〈 234화 〉1부
세나의 질구가 많이 좁은 편이라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했고, 그런만큼 괜히 배려한답시고 느릿하게 밀어넣었다가 그게 그녀를 더 괴롭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단숨에 밀어넣었던 것이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고통이 본인이 내심 상상하고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렬했던 모양이다.
저렇게 눈물을 쪼르륵 흘려대는 걸 보면.
"흐윽··· 흑···!"
아직 미처 다 밀어넣지 못한 부분이 조금 남긴 했는데 지금 들어간 것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운 걸까.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입을 한껏 벌린 세나가 금방이라도 숨이 꼴딱 넘어갈 것 같은 소리를 냈다.
그럴 때마다 새하얗고 말랑말랑해보이는 배 위로 힘이 팍 들어가며 그것이 흠칫흠칫하고 떨렸고.
문제는 그런 식으로 힘을 줄 때마다 조임또한 더 강렬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충분히 좁은 것이 힘이 바짝 들어간채 물건을 꽈아아악하고 조여댔다.
'시발···'
거의 쥐어짜는 느낌에 가까운 속살의 감촉에 슬쩍 입 안쪽 살을 깨물며 배와 마찬가지로 힘이 바짝 들어가있는 세나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봤지만 그게 효과를 보이는 건 잠깐 뿐이었다.
쓰다듬은 순간 세나가 '흐으···'하고 숨을 탁 내뱉으며 몸에서 살짝 힘을 빼긴 했지만 바로 다시 몸에 힘을 꽈악하고 주었으니까.
"흐으, 흐으윽···"
"그··· 누나? 많이 아파?"
"흐, 헤엑··· 아, 아파서 뒤질 것 같아···"
"아픈 건 알겠는데 그··· 몸에서 힘좀 빼봐."
"흐으으윽··· 몰라··· 빨리 빼애애··· 빼라고오···"
다른 건 몰라도 그 말만큼은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대로 다시 빼게 되면 거기서 끝일 것이고, 그리 되면 다시 기회를 잡는 건 상당히 요원한 일이 될테니까.
"누나···? 아픈 건 알겠는데···"
"아픈 거 알면은 빨리 빼라고오···! 팔 뿌러진 것보다 더 아프다고···!"
"아니, 빼고 싶어도 움직일 수가···"
"씨발··· 신고할 거야···"
대체 무슨 죄로 신고를 하시겠다는 걸까.
"폭행범 새끼··· 이런, 흐윽, 이런 걸로 누나 보지 막 쑤시기나 하고 이거 가정 폭력이야아···"
나중에 가서 떠올리게 되면 틀림없이 이불킥을 한 열 번쯤은 날리게될 헛소리까지 해대는 걸 보면 진짜 많이 아프긴 한 모양이다.
"폭행범 새끼··· 신고할 거라고오, 읍···?!"
이 이상은 세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좋지 않았기에 슬그머니 몸을 기울여 실시간으로 흑역사를 적립하고 있는 것을 입을 써서 틀어막았다.
"흐읍, 웁···"
처음에는 그래도 좀 몸부림치는 것 같더니만 그래도 키스를 하고 있으니까 아랫쪽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좀 잦아드는 것 같았던 걸까.
버둥거리던 팔다리의 움직임이 차츰 잦아들기 시작하더니 그것이 완전히 멎고 나서부터는 오히려 세나 쪽에서 더 적극적으로 입을 맞춰오기 시작했다.
"흐움, 쯉···♡ 쬽···♡"
끈적끈적한 것들끼리 이리저리 뒤섞이며 나는 소리와 뭔가를 음탕하게 빨아대는 소리가 병실 안으로 쉬지 않고 울려퍼졌다.
그런 식의 키스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리고 서로 입술을 꼬옥 맞붙이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딱딱하게 굳어있던 세나의 몸또한 차츰 본래의 부드러움과 말랑말랑함을 되찾아갔다.
이윽고 그것이 적당하게 풀렸을 때 입술과 함께 꾸욱하고 밀어붙이고 있던 몸을 슬그머니 떨어뜨렸다.
"이제 좀 괜찮아졌어?"
그 상태로 밑에 깔려있는 이를 내려다보며 그리 물으니 입을 살짝 벌린 채 부족한 숨을 가쁘게 들이키고 있던 세나가 얼굴을 화악하고 붉히며 고개를 옆으로 팩 돌렸다.
당연한 말이지만 물어본 것에 대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한 번 더 물어봤다.
"그래서 정말 신고할거야?"
일부러 목소리에 살짝 웃음기를 담아서 그리 물었더니만 안 그래도 빨개져있던 얼굴이 금방이라도 펑하고 터질 것처럼 새빨개졌다.
그러더니 입술 사이에서 뿌드득하는 소리가 흘러나오더라.
"죽는다 진짜아···"
"화내는 거보니까 괜찮아졌나보네."
아까는 진짜 화같은 것도 못내고 열심히 도리질만 쳐댔으니까.
"그러면··· 이제 움직여도 돼?"
아까부터 세나의 보지가 자지를 진공포장할 기세로 조여대고 있는 탓에 슬슬 가만히 있는 것도 한계였다.
이대로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더 빨리 싸게 될 것 같은 느낌?
맨날 조루 보지라고 놀렸었는데 그런 세나의 앞에서 조루처럼 넣자마자 찍 싸기라도 했다간 그 업보가 어떻게 돌아올지 상상하는 것조차 두려웠기에 그리 물으니 옆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던 세나가 입술을 살짝이지만 삐죽하고 내밀며 퉁명스런 목소리를 냈다.
"···움직이든가 말든가."
이건 움직여도 된다는 소리겠지.
"아프면 말해야 돼?"
물론, 그렇다고 바로 움직이진 않고 대신 세나를 향해 그런 당부부터 했다.
방금도 아프다고 눈물을 주륵주륵 흘렸던 세나이니만큼 아프면 바로 티가 날 것 같기는 했지만 혹시나 자존심 때문에 아파도 티내지 않고 꾹 참아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가 없었으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세나하고 하드한 플레이를 할 때 썼던 그 사탕을 좀 챙겨오는 거였는데 말이다.
아쉬운 마음에 살짝 입맛을 다시고 있으려니 알겠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인 세나가 이내 자그마한 목소리를 냈다.
"야동이고 망가고 다 구라나 치고 말이야··· 대체 이딴게 뭐가 기분 좋다는 거야···"
소리는 거의 내지 않고 입으로만 벙긋거리면은 내가 알아차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애석하게도 병실이 하도 조용한 탓에 그 얼마 안 되는 작은 소리마저도 다 들리더라.
"글쎄··· 적어도 난 기분 좋은데?"
그래서 그리 말했더니만 자꾸만 뭐라 꿍얼꿍얼대고 있던 세나가 움찔하고 어깨를 떨어댔다.
"누나 보지 말이야. 꽉꽉 조여서 되게 기분 좋거든."
그 틈을 놓치지않고ㅡ
"그리고 곧 있으면 아마 누나도 알게 되지 않을까?"
슬쩍 그녀 쪽으로 몸을 기울여 그리 속삭이고는 그대로 허리를 느릿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유한이 느릿하게나마 움직임을 재개했을 때 세나는 방금처럼 혼자 중얼거리는 말을 유한에게 들키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제멋대로 나불대려는 입을 꾹 닫고 대신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곧 있으면 알게 될 거라고?'
그거야말로 몰라서 할 수 있는 소리였다.
지금도 이렇게 욱씬거리는데 그럴 리가 있나.
어쩌면 야동이나 야한 만화같은데서 나오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유한이 느릿하게라도 움직이고 있는 지금 느껴지는 걸 보면 그렇지도 않은 듯 했다.
가끔씩 신세를 졌던 것들에 나오는 섹스 장면을 떠올려보면 일단 여자가 남자 위에 올라타서 보지로 자지를 집어삼킨 다음에 몇 번 허리를 흔들다보면 바로 쾌감에 빠져서 허덕거리곤 했는데 지금 느껴지는 건 쾌감이 아닌 욱씬거리는 둔통이 전부였으니까.
'이딴 게 대체 뭐가 좋다고···'
다들 그렇게 못 해서 안달인 걸까.
처음에는 아프다는 것쯤이야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여기서 몇 번 더 한다고 해서 지금 느껴지는 이 감각이 극명하게 변화하거나 그럴 것 같지는 않았다.
'이러면 오히려 남자만 좋은 거 아닌가?'
오죽하면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흘깃 시선을 던져 유한의 모습을 곁눈질해보니 꼭 틀린 생각만은 아닌 듯 했다.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있는 것도 그렇고, 그··· 허리를 이따금씩 움찔거리는 것도 그렇고 누가봐도 '느끼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으니까.
'저걸 보니까 살짝 기분 좋은 것 같기도 하고···'
들키지 말아야할 것을 들켜버리고만 그 날 이후로 유한과의 관계가 어땠는지를 떠올려보면 늘 위에 군림하는 쪽은 유한이었다.
그리고 이쪽의 몸을 제 마음대로 농락하면서 제게 길들이려는 것처럼 행동하곤 했었다.
그랬던 유한이 저렇게 쾌락에 젖어있는 걸 보고 있으려니 뭔가 좀 요상한 기분이었다.
여자로서 무언가가 막 채워지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만족스럽다고 해야할까.
자꾸만 유한의 얼굴을 곁눈질하게 되었던 것도 사실은 그 탓이 컸다.
그렇게 곁눈질을 하고 있으려니까 유한이 살짝 깨물고 있던 입술을 슬쩍 벌리며 그 사이로 뜨거운 숨을 탁 내뱉더니 이내 이쪽을 향해 시선을 던져왔다.
"후우··· 누나?"
하필이면 한창 곁눈질을 하고 있을 때 그래버리니까 꼭 몰래 훔쳐보고 있었다는 사실 뿐만아니라 이쪽의 속내마저도 고스란히 들켜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 탓에 당혹감이 배 안쪽에서부터 부글부글 들끓었지만ㅡ
"···뭐."
티를 내는 대신 살짝 인상까지 써가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했다.
"그, 혹시···"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까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는 걸까.
저렇게 천사같은 얼굴을 한 주제에 말도 안 되는 행동이나 말같은 걸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곤 하는 유한이었기에 내심 긴장이 될 수밖에는 없었다.
"손··· 잡아도 돼?"
없었는데··· 정작 유한이 요구한 건 간단하기 그지없는 것이었다.
손이야 잡고 싶으면 잡으면 되는 걸 가지고 뭐 이렇게 쓰잘데기없이 조심스럽단 말인가.
괜히 듣는 사람 긴장되게 말이다.
아니, 그 부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왜 하필 손을 잡고 싶다는 걸까.
그 순간 세나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것은 언젠가 방송에서 노가리를 깔때 주워들었던 잡지식이었다.
'그러니까···'
남자들은 본격적인 섹스보다는 그 와중에 이루어지는 스킨십이나 혹은 그 전후에 이루어지는 접촉을 더 선호한다곤 하던데 혹시 얘도 그런 걸까.
손을 잡아달라고 하는 것도 그래서고?
'···귀엽기는.'
유한이 알았다면 코웃음을 쳤겠지만 세나는 진심으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뭐, 그런 거면···'
못 잡아줄 것도 없었다.
"···잡든지 말든지."
그래도 흔쾌히 허락해주기는 뭔가 좀··· 괘씸해서 일부러 퉁명스럽게 말했는데 유한은 전혀 신경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말만으로도 충분히 기껍다는 듯 바로 손을 뻗어서 왼손을 꾸물꾸물 잡아오는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손가락 사이사이로 파고들어와 깍지까지 껴버리는 유한의 움직임을 자각한 순간 세나는 저도 모르게 눈을 동그랗게 떴다.
유한하고 손을 잡게 된 순간 깨달아버렸으니까.
예전같았다면 지랄하지 말라며 거절했을, 유한과 손을 잡는다는 낯간지럽기 그지없는 행위를 어느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어버렸다는 것과ㅡ
'뜨거워···'
마주잡은 손이 뜨겁게 느껴질 정도로 유한이 잔뜩 흥분한 상태라는 것을.
그 자그마한 깨달음들이 머릿속을 스친 순간, 세나는 때마침 쑤욱하고 밀고 들어와 안쪽을 쿵하고 두들기는 유한의 물건 끝에서부터 이전과는 다른 감각이 싹트는 걸 느꼈다.
"흑···?!"
여전히 아팠다.
아픈데··· 그 아픔 속에 뭔가가 있었다.
씨앗이라고 해야할까.
딱딱하고 뜨거운 것으로 안쪽을 쿵하고 두들겨지는 둔통 속에 자그맣게 뭔가가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자, 잠깐···!"
알 수가 없어서 당혹스러웠다.
이쪽의 사정도 모르고 다시 한 번 물건을 밀어넣기 위해 엉덩이를 슬금슬금 뒤로 빼고 있는 유한을 마주잡고 있는 손에 꼬옥하고 힘까지 줘가면서 다급하게 제지했던 건 그래서였다.
"후우··· 미안, 누나."
그런데··· 유한은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이쪽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것처럼 아까 키스할 때처럼 의외로 탄탄한 몸으로 이쪽의 몸을 꾸욱하고 짓눌러왔다.
츠으윽···
어느새 입술 밖으로 삐져나온 유한의 혀가 목덜미를 쭉 핥아올리는 게 느껴졌다.
입구 근처까지 빠져나갔던 것이 서서히 닫혀가던 질을 즈붑하고 긁으며 쑥 밀고 들어온 것도 바로 그때였다.
"읏···♡"
몸 안쪽이 쿠웅하고 두들겨지는 듯한 느낌.
틀 자체는 전과 비슷했지만 정작 안에 담겨있는 것은 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스스로 듣기에도 달콤함이 잔뜩 섞여있는 소리가 그 사실을 증명했다.
그렇게 안쪽을 가벼우면서도 묵직하게 두들긴 것이 다시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느낌또한 전과는 달랐다.
전에는 그저 갑갑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몸 안을 가득 채우다시피 하고 있던 것이 빠져나갈 때마다 긴장이 타악하고 풀릴 정도로 묘한 해방감이 몸을 타고 쭉 솟구쳤다.
목덜미 쪽에 멈춰있던 유한의 혀가 아래를 향해 미끄러지기 시작한 건 그렇게 유한이 다시 허리를 뒤로 빼기 시작했을 때였다.
순식간에 쇄골을 지나친 것이 가슴을 타고 기어올라 이내 그 끝에 자리한 유두에 닿았다.
그러더니 유두를 콕콕 찌르다가 이내 그것을 느릿하게 핥아대기 시작했다.
유한에게 핥아진 부분에서 간질간질하면서도 오싹오싹한 쾌감이 팍 터졌다.
그것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치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굵고 뜨거운 것이 질을 좌우로 밀어젖히며 즈북하고 파고 들어왔다.
"으··· 흑?!"
이전보다 한층 거칠어진 그것이 안쪽을 가볍게 두들긴 순간 깨달았다.
진짜 섹스는 이제 시작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실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유한이 놀고 있던 손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이 클리토리스를, 유한에게 잔뜩 길들여진 요도 입구를 부드럽게 문지를 때마다 몸이 제멋대로 벌벌 떨리며 몸 안쪽서부터 뭔가가 자꾸 울컥울컥 쏟아졌다.
익숙한듯 하면서도 사뭇 다른 쾌감.
"하, 하지마아···"
그것이 자꾸만 뭔가를 불러들이려고 했다.
그게 너무나도 두려워서 애원해봤지만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한 유한의 손은 집요하면서도 가차없었다.
"하, 하지, 흐윽···! 하지, 말라고오···"
잔뜩 만져져서 약해질대로 약해져버린 곳을 집요하게 괴롭히면서 쾌감이라는 것을 몸 안에다가 억지로 욱여넣는 방식은 이미 몇 번이나 당해본 적 있는 것이기에 익숙했다.
익숙한만큼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또한 이미 알고 있었다.
"힉··· 끅!?"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했다.
참아보려고 했는데··· 참으려고 할 때마다 유한의 자지가 안으로 쑤욱하고 밀고 들어오며 몸을 무장해제시켰다.
"누나, 나 이제 쌀게."
"···힉, 흑!"
"후우··· 안에, 누나 안에다가 싸도 돼?"
"싸, 싸도 되니까아···"
제발 손만큼은 멈춰달라고 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던 걸까.
약한 곳을 동시에 자극해대던 손놀림이 뚝하고 멎었다.
대신 입구까지 빠져나갔던 것이 그 어느때보다도 거칠게 밀고 들어와서 가장 깊숙한 곳에 쿠웅하고 부딪히더니ㅡ
"후우··· 윽···"
배 안으로 뜨거운 것이 콸콸콸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
그렇게 몸 안으로 뜨거운 것이 차오르기 시작한 순간 깨달았다.
유한이 손을 멈췄던 건 이쪽의 애원 때문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움직였기 때문이었다는 걸.
여전히 기세 좋게 쏟아지고 있는 것이, 그것이 품은 뜨거움이 주는 안락함이 몸에 깃들어있던 힘과 긴장을 사르르 녹여버렸다.
"히윽···!"
안 돼···
안 되는데···
정말 안 되는데···
조금씩 조금씩 숨이 가빠졌다.
"누나도··· 싸고 싶은 거지?"
그 어느 때보다도 달콤하게 느껴지는 속삭임이 귓속으로 흘러들어온 건 그 와중이었다.
"싸고 싶으면 싸. 뒷수습은 내가 어떻게든 해볼테니까."
그 말 뒤로 따라붙은 '쉬이ㅡ'하는 소리가 몸 안을 가득 채운 순간, 세나는 쭉 참고 있던 것이 쪼르륵 쏟아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눈앞이 새하얗게 물드는 걸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