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23화 〉1부 (223/315)



〈 223화 〉1부

'도전'

끽해봐야 두 음절밖에는 되지 않는 그 단어에는 절로 침을 꼴깍 삼키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간단한 이야기다.
오줌을 참으면  뿐인 간단한 이야기.
유한이 그곳을 건드리는 동안 흘리지 않고 참는다면?
유한은 즉시 그쪽에서 손을 떼기로 했었다.
그런 내용의 약속이었고, 지금 유한은 그것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다.
그러니 만약에 참는다면··· 이 수치스럽고 민망하면서도 굴욕적인 행위에서도 벗어날 수 있겠지.

"도전,  거야?"

하지만 실패한다면?
여태것 그랬듯 유한은 아끼는 장난감이라도 가지고 놀듯 이쪽의 몸을 가지고 놀겠지.
그렇기에 재촉하듯 던져진 유한의 물음에도 망설일 수밖에는 없었다.
성공해도 실패해도 커다란 것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그럴 수밖에는 없었다.
어떻게 해야할까.
여기서 대체 어떻게 해야··· 라고 고민하고 있던 것도 잠시, 다시  번 던져진 유한의 물음에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새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도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물끄러미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던 유한의 얼굴 위로 천사같은 미소가 내걸렸던 건.

"알겠어. 도전하겠다는 거지?"

흡족함마저 느껴지는 목소리에 몸이 제멋대로 반응했다.
배 안쪽이 꽈악하고 죄어들며 허벅지가 아무 이유없이 흠칫거렸다.

"그럼, 자."

몇 번이나 썼다고 이제는 익숙하게까지 느껴지는 안대가 자연스레 얼굴 앞으로 들이밀어졌다.
조심스레 그것을 건네받아 얼굴에 두르니 피식 웃는 소리와 함께 뻗어온 유한의 손이 안대의 끈을 단단하게 조였다.
눈가가 부드럽고 푹신한 것으로 꾸욱하고 짓눌리는 감각, 마치 앞으로 닥쳐올 것들을 예고라도 하는 듯한 그 감촉에 그것을 기억하고 있던 몸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으···"

딱히 뭔가를 한 것도 아니고, 당한 것도 아니건만 벌써부터 숨이 막 가빠졌다.
동시에  그래도 긴장에 젖어있던 몸으로 힘이 바짝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쥐날 것 같아···'

특히나 하체 쪽이 제일 긴장하고 있었다.
유한에게 만져지고 나면 매번 그곳이 녹아서 없어지는 듯한 감각에 시달렸기 때문일까.
발가락 끝에서부터 엉덩이에 이르기까지 전부 힘이 바짝 들어가 있었다.

"몸에 힘, 빼야지?"

어느샌가 뻗어온 유한의 손이 배를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한  그렇게 바짝 긴장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스윽··· 스으윽···
"흐, 흐으···"

이제 시작해야 되니까 얼른 몸에서 힘을 빼라고 경고라도 하는 듯한  손길이 몸에 깃들어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며 오싹오싹거리는 것이 등골을 타고 쭉 솟구쳤다.
그래서 몸이 제멋대로 벌벌 떨렸다.

'힘, 힘 빼야···'

빼야되는데 되지가 않았다.
오히려 힘을 빼려고 하면 할수록 힘이 더 들어가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뭐야, 설마 반항하는 거야?"
"흐윽, 그, 그런 거 아니야아···"

그럴 리 없었다.
뭣하러 그런 짓을 한단 말인가.
유한을 향해 다급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던 건 자신에게 그럴 의지가 없다는 걸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면 왜 몸에서 힘  빼는데?"
"빼고 싶은데 힘이, 흐윽···"

여전히 배 위를 노닐고 있는 손이 말을 더 잇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자신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유한에게 전달되기에는 충분했던 모양이지만.

"몸에서 힘이  빠져?"

인정하기 부끄럽지만 그랬다.

"으, 응···"

그래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더니만 뒤이어 들려온 것은 '푸흐'하고 한숨소리인지 웃음소리인지  수 없는 것이었다.

"정말··· 어쩔 수 없다니까. 누나는."

어쩐지 흡족하게 들리는 목소리와 함께 배를 살살 쓰다듬으며 뭔가를 자극하는데 쓰이고 있던 유한의 손이 슬그머니 밑으로 향했다.
그게 밑으로, 다리 사이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순간 다시  번 몸에 힘이 들어갔지만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그럼 힘부터 빼놓고 시작해야겠네."

그 말과 함께 자연스레 허벅지 사이로 파고 들어온 손이 보지를 꾸욱하고 누르며 덮는  느껴졌다.

"흐윽···"

솔직히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미 살짝 젖어버렸다는  유한에게 들켰다는 것만으로도 몸 안에서 쾌락이라는 전류가 번쩍번쩍 튀기 시작했으니까.
아랫배가 꽈악하고 조여들면서 짜르르 울리는 듯한 느낌.
순식간에  구석구석까지 파고든  감각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으려니 금방이라도 쑤욱하고 파고 들어올 것처런 질구 주변을 부드럽게 문질러대던 유한의 손가락이 끈적끈적한 소리를 내며 살짝 위로 올라왔다.

'아, 앗···'

그렇게 약점이라고  수 있는 부분을 유한에게 붙잡힌 순간 몸이 벌벌 떨렸다.
두려워서 그런 게 아니었다.
···기대가 됐다.
이제  있으면 유한에게 붙잡힌 곳에서부터 피어나기 시작할 쾌락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몸을 젖어들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 유한도  사실을 눈치챘겠지.
그래서 수치스러웠다.
아직 제대로 만져주지도 않았는데, 그저 손이 닿았다는 것만으로도 보지가 젖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유한에게 들켜버린 게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
수치스러워서···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아랫쪽이 좀 더 젖어들기 시작했다.
눈이 가려졌기 때문일까.
어느새 벌렁대기 시작한 질구의 움직임이, 그 구멍에서 흘러나와 주륵하고 흘러내리는 끈적끈적한 액체의 감촉이 너무나도 또렷하고 선명했다.
그 느낌을, 얼굴이 화르륵 타오르는 듯한 수치심을 견디기 힘들었다.
그래서 빨리 기분 좋게 만들어줬으면하고 바라게 되었다.
다른 생각같은 건 하지 못하도록 얼른 머릿속을 새하얗게 물들여줬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었다.

"흐, 어, 얼르은···"
"지금 나한테 보지 만져달라고 재촉하는 거야?"

순간 울컥하기라도  것일까.
안대 때문에 얼굴을 볼 수가 없으니 알 수가 없었다.
그나마 멀쩡한 청각에 의지하기에는 유한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태연했고.
확실한 건 민감한 돌기를 양옆에서 부드럽게 압박하고 있던 손가락 안으로 조금씩이지만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으읏···"

그것만으로도 지금의 자신에게는 적잖은 쾌감이었다.
금방이라도 옆으로  비틀어질  같은 아슬아슬함.
어느새 그것으로 젖어든 허벅지가 부들부들 경련하고 있었다.

"하여간에··· 진짜 조루 보지라니까? 아직 제대로 만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잔뜩 싸버리기나 하고 말이야."
"아,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어처구니 없어하는 목소리와 함께 평소보다 훨씬 민감해진 클리토리스를 뭔가가 타악하고 치고 지나갔다.

"···힉?!"

허리가 제멋대로 파악하고 튀어오르더니 이쪽의 의지와는 하등 상관없이 허벅지에 힘이 꽈악하고 들어가며 질구에서 뭔가가 퓻퓻하고 쏟아져나오는  느껴졌다.

"뭐야, 설마 클리에 딱밤맞은 걸로 가버린 거야? 누나?"

그랬구나.
그건 손가락이었구나.
그리 생각한 순간 머릿속으로 자연스레 펼쳐지기 시작한 것은 유한이 짖궃은 미소를 얼굴에다가 머금은 채 놀고 있던 손을 움직여 클리를 향해 딱밤을 먹이는 광경이었다.

"헥, 히이이♡, 힛···?!"

 옆에서 클리를 고정시키는 용도로 쓰이고 있던 손가락들이 슥슥하는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
살짝 가버린 상태에서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치명적이었다.

"으으으읏···♡"

유한의 손이 앞뒤로 움직이며 클리를 자극할 때마다 머릿속으로 전류같은 것이 파악하고 튀는 느낌이었다.
아니, 이건 전류 따위가 아니었다.
번개, 머릿속으로 번개가 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에 적중당해버린 머리는 어느새 새하얗게 덧칠이 되어 쾌감 외에 다른 것들은 전부 배제하고 있었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몸이 발작이라도 하듯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동시에 쾌감과는 사뭇 다른 감각이 조금씩 몸 안으로, 아랫배 안으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흔히 '요의'라고 부르는 감각.
그것이 몸 안으로 차올라 어느새 넘실넘실대고 있었다.

"히이···"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뭔가가 쪼르르 하는 소리를 내며 좁은 구멍을 타고 쏟아질 것만 같았다.

'참아, 참아야 되는데에···'

평생 이렇게 유한에게 관리당하며 살 생각이 아니라면?
지금 느껴지는 이걸 참아야 했다.
참아야만 했다.
그것만이  신세에서 벗어날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그러니 참아야만 하는데···

'왜···?'

이미 새하얗게 물들어버려 더 많은 쾌락 외에 다른 것은 생각 못하게 되어버린 머리가 의문을 제기해왔다.
왜 참아야 하는 걸까.
이렇게 기분 좋은 걸 대체 왜 참아야하고, 그만 둬야 하는 걸까.
여기서 그냥 참지 않고 쏟아내버리면은 틀림없이 더 기분 좋아질텐데.
유한의 앞에서 쏟아낼 때마다 느꼈었던, 그 무엇과도 바꿀 수없는 오싹오싹한 쾌감을 떠올린 순간 침이 목구멍을 타고서 꼴깍 소리를 내며 넘어갔다.
애초에 자신은 왜 참으려고 했던 걸까.
유한이 동생이라서?

'하지만···'

친동생은 아니잖아.
피로 이어진 혈연관계도 아니지 않나.
그렇다면··· 괜찮은 거 아닐까?
여자하고 남자일 뿐이니까.
물론, 일반적인 관계라고 말하긴 힘들겠지만··· 유한도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만약 유한이 자신을 정말로 싫어했다면?
애초에 이런 짓도 하지 않았겠지.
오히려 철저한 무관심으로 일관했을 것이다.
그러니··· 참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닐까.
조금씩 쾌락 속에 잠겨들어가는 정신 속에서도 세나의 생각이 어찌어찌 거기까지 다다른 순간이었을 것이다.

"어디 보자···  정도면 몸도 충분히 풀린 것 같으니까···"

 말과 함께 보지를 살짝 누르고 있던 유한의 손이 떨어져나가는 느낌에 세나는 하던 생각을 그대로 끊어냈다.
그리고는 꼴깍하고 침을 삼켰다.
준비가 끝났다는 소리는 이제 곧 있으면 그게 온다는 소리였으니까.

"이제 넣어줄게."

아니나 다를까 몸에 절로 힘이 들어가게 하는 발언이 유한으로부터 흘러나왔다.

"누나가 제일 좋아하는 거."

스윽하고 뭔가를 집어드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 뒤로 이어진 건 쯔윽쯔윽하고 끈적끈적한 액체를 어딘가에 펴바르는 듯한 그런 소리였다.
 소리만으로도 허벅지가 부르르 떨리며 발가락에 힘이 꽈악하고 들어가는  했다.
그리고 언제까지고 이어질 것만 같은 그 소리가 뚝 하고 멎은 순간 자연스레 깨닫게 되었다.
이제 정말 곧이라는 걸.

'온다··· 온다아···♡'

어느새 허벅지까지 다가와 그것을 툭툭 두들기기 시작한 유한의 손길이 커다란 것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예고했다.

"다치면 안 되니까 최대한 몸에 힘 빼고."

미끌미끌하면서도 딱딱한 것이 스스로 느끼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격렬하게 벌렁대고 있던 질구 말고 또다른 구멍에 닿은 건 그 직후였다.
입구 부분을 슬며시 누르는 기구의 감촉에 그것만으로도 안쪽에서 뭔가가 울컥하고 새어나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저 닿은 것만으로도 이 정도인데 이걸 참아야 한다고?

'이런 거어···♡'

조금씩 조금씩 동글동글한 표면을 가진 막대가 좁디 좁은 구멍을 벌리며 안쪽으로 파고 들어오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
안쪽이 딱딱한 것으로 오독오독 긁어지는 느낌.
그것만으로도 벌써부터 하체에서 힘이 쭉 빠지면서 몸이 안을 채우고 있던 것들을 쪼르륵 내보낼 준비를 하는데ㅡ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어···♡'

이걸 대체 어떻게 참는단 말인가.

"흐으, 흐으, 흐···"

벌써부터 숨이 미친듯이 벅차올랐다.

"그러면··· 킨다?"

잠시동안 조용하던 유한이 다시 입을 연 것은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렇게 던져진 물음에 답을  수가 없었다.
어차피 답을 기대하지 않았던  유한또한 마찬가지였던 걸까.
질문이 들려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딸칵하고 스위치같은 걸 누르는 소리가 났다.
브즈즈즈즈즈ㅡ
미약한 진동음.
그것이 울려퍼지기 시작한 순간 아랫배서부터 '터엉ㅡ!'하는 느낌이 올라왔다.
꼭 손바닥같은 걸로 배를 세게 얻어맞은 듯한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내장 전체가 진동하는 듯한 그런 느낌과 함께 소리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한 쾌감이 몸을 덜컥덜컥 흔들어댔다.
그에 허리를 위아래로 미친듯이 펄떡거리고 있던 순간ㅡ

'아··· 아아···'

몸 안을 제멋대로 뒤흔들고 있던 얇고 가느다란 것이 힘이 바짝 들어가 평소보다 좁아진 구멍을 드드득 긁으며  빠져나갔다.
그와 함께 몸 안쪽서부터 왈칵 새어나온 것이 좁은 구멍을 통해 쪼로로록 쏟아져나오는 느낌에···

"으그그그극···!"

머릿속에서 뭔가가 툭 끊어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새까맣게 물들어있던 시야가 새하얀 것이 팍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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