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화 〉1부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과 데구르르 굴러가는 눈동자.
감고 있던 눈을 슬그머니 뜬 순간 가장 먼저 마주하게된 것을 말로 묘사해보자면 그랬다.
불시에 이루어진 내 기습 때문에 많이 놀란 걸까.
평소보다 훨씬 크게 뜬 눈을 꿈뻑꿈뻑대는 것이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러웠다.
"어, 언제부터···?"
그런 모습을 한채 한참동안이나 어쩔 줄 몰라하던 가영이 처음으로 던진 질문은 다름아닌 그것이었다.
대체 언제부터 깨어있었던 것이냐.
꼭 몰래 나쁜 짓이라도 하다가 딱 걸려버린 사람처럼 당혹감으로 흠뻑 젖은 얼굴을 한채 날 향해 그리 묻는 가영을 향해 보란듯이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웃었다.
동시에 톡하는 느낌으로 입술을 건드리고 있던 그녀의 손가락을 입 안으로 받아들여 잘근잘근 깨물어주니ㅡ
"읏···"
안 그래도 붉은 얼굴이 더욱 붉게 변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고민했다.
'어쩐다···'
사실대로 말해버려?
사실은 그녀가 방 안으로 들어선 순간부터 깨어있었다고?
진실을 전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그것도 대답으로 써먹기에 나쁘지 않을 듯 했지만··· 때로는 진실보다 거짓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
그리고 내가 볼 때는 지금이 바로 그때였다.
가영을 향해 싱긋 웃으며 손을 들어올려 코를 톡톡 두들겼던 건 그래서였다.
물론, 당연히 그녀가 내 코를 손가락으로 건드렸을 때 잠에서 깼다는 의미였다.
'실은 그 전부터 깨어있긴 했지만···'
사실대로 말해버리면 가뜩이나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 가영의 얼굴이 정말 펑하고 터져버릴지도 모르니까.
이건 그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하얀 거짓말이라 할 수 있었다.
넋두리처럼 중얼거렸던 말을 내가 들어버렸다는 것 때문에 부끄러운 건 똑같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깨어있지 않았다는 게 어딘가 싶기라도 했던 걸까.
여전히 붉게 물들어있는 가영의 얼굴 위로 약간이지만 안도의 기색이 번져나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고모."
"으, 응···?"
"지금 혹시 몇 시에요?"
"그, 아직 여덟 시는 안 됐을 거야."
"그런데 벌써 퇴근하신 거예요?"
다른 이도 아니고 그 가영이 무려 여덟 시에 퇴근을 하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그래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더니 가영이 '읏···'하고 작게 숨 들이키는 소리를 내며 슬쩍 내 시선을 피했다.
그러더니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린 채 천천히 그것을 위아래로 흔들어댔다.
"왜요?"
"···으응?"
"혹시 저 때문에 일찍 퇴근하신 거예요?"
이것 참,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런 걸 들어버린 탓에 자꾸만 입꼬리가 근질거렸다.
아니, 이건 따지고 보면 불가항력같은 거 아닐까.
저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눈앞에 있는데 미소를 어떻게 참냐고.
"응··· 그, 유한이 네가 아프다고, 그래서···"
지금도 봐라.
속눈썹을 살짝 내리깐채로 세상 수줍게 말하는데 그 모습이 꼭 사랑스러움이라는 단어를 사람의 형상으로 빚어놓은 듯 했다.
"하아···"
그래서 한숨밖에는 나오지가 않았다.
"혹시 아직도 많이 안 좋니···?"
그런 내 한숨을 아파서 그런 거라고 받아들였던 걸까.
걱정가득한 얼굴을 한채 그리 묻는데 그래서 또 한숨이 나왔다.
내가 왜 그러는지 정말 몰라서 묻는 걸까.
"네, 이쪽이 조금···"
그래서 가영으로 하여금 보란듯이 얇은 티셔츠로 덮인 가슴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켜봤다.
"이쪽이 좀··· 답답하고 그러네요."
"거기가? 거기가 왜? 어떤 식으로 답답한데? 아니,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당장 병원에 가보는 게 좋겠다면서 구급차라도 부르려는 것인지 눈치도 없이 휴대폰을 꺼내드는 가영의 손을 잡아 다시 밑으로 내렸다.
"병원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고모가 좀 도와주시면 괜찮아질 것 같아요."
"그, 어떻게···"
말만 하면 뭐든 해줄 것처럼 말을 하는 가영을 향해 살포시 웃으먀 양팔을 슥 내밀었다.
물론, 당연히 안아달라는 의미였다.
그런 식으로 가영을 향해 양팔을 벌린 채 포옹을 기다리고 있으려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날 덮쳐온 건 가영의 뭉클하고 보들보들한 육체··· 가 아니라 통한의 볼꼬집기였다.
"악ㅡ!"
"진짜··· 놀랐잖니!"
항복이라는 의미로 침대를 팡팡 소리가 나도록 두들겨봤지만 볼을 움켜쥔 가영의 손을 떨어질 줄을 몰랐다.
오히려 처음보다 좀 더 힘이 들어가는게 벌써부터 욱씬거리는 느낌이 장난 아니었다.
당장 근처에 거울같은게 없어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마 모르긴 몰라도 볼에 벌겋게 손자국이 남지 않았을까.
"으으···"
"그래서 몸은? 몸살난 건 좀 괜찮니?"
"네에, 여기만 빼면요."
"쓰읍, 또!"
오늘따라 더 사랑스러운 색을 하고 있는 가영의 입술 사이에서 새어나온 위협적이기 짝이 없는 소리에 작게 혀를 차며 아쉬워하고 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 고모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솔직하게 말하렴."
살짝 떨리는 목소리와 함께 부드러운 천으로 감싸인 육감적인 육체가 몸을 꼬옥하고 감싸왔다.
"···아까처럼 괜히 이상한 거짓말같은건 하지 말고."
그러면서 그리 말하는데 저 말을 듣고 어찌 참을 수가 있겠는가.
"정말요? 정말 그래도 돼요?"
"···으,응."
"그러면···"
그래서 가영의 귀에 대고 조심스레 속삭여봤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을.
그랬더니 그런 내 속삭임을 들은 가영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그으,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안 돼요? 부탁하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해보라고 하셨잖아요."
"읏···"
허를 찔린 듯한 소리를 내던 것도 잠시, 감히 그런 소리를 내버린 입술의 죄를 묻기라도 하듯 가영이 그것을 잘근잘근 씹으며 괴롭혀댔다.
"그건··· 굳이 고모가 도와주지 않아도 되잖니. 그러니까 그거 말고···"
"그렇지만 지금 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데요."
그리 말하고는 가영으로 하여금 보란듯이 팔을 살짝 들어올렸다가 힘없이 툭 떨어뜨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니 가영이 다시 입술을 꼭 깨물었다.
그 상태로 얼마나 지났을까.
"후우··· 그래."
가영이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신···!"
"대신?"
"씻고 난 후에는 죽이랑 약 먹고 착실하게 쉬는 거야? 알겠지? 괜히 무리하거나 그러면··· 내일 더 아플 수도 있으니까···"
솔직히 말하면 이게 웬 떡인가 싶더라.
평소였다면 분명 세나의 핑계를 대며 거절부터 하고 봤을텐데 말이다.
역시 아까 혼자 중얼거렸던 말을 내게 꼼짝없이 들켜버리고 만 것이 가영의 마음 속에서 뭔가 커다란 변화라도 일으킨 것일까.
아무튼 알겠다는 뜻으로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더니만 그새 또 얼굴이 새빨갛게 변한 가영이 침대 끄트머리에서 스르륵 몸을 일으켰다.
"그럼, 그, 일어나렴. 씻어야 되니까···"
그러더니 날 향해 그리 말하고는 화장실 쪽으로 향하더라.
그런 가영의 뒤를 따라 화장실로 향했다.
정확히는 화장실 겸 욕실이었지만.
"고모가 벗겨주세요."
"정말··· 아프다고 어리광이나 부리고 애기 다 됐네."
살짝 눈을 흘기는 것치고는 그리 기분이 나빠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자기한테 어리광을 부렸다는 사실을 기꺼워하는 느낌?
어느새 내쪽을 향해 손을 뻗어 내 옷을 벗기기 시작한 가영의 얼굴은 흥분으로 발갛게 물이 들어있었다.
그렇게 티셔츠와 반바지가 벗겨졌고, 이제 남은 건 속옷 뿐이었다.
어느 정도 미리 각오를 다져두기는 했지만 자신의 손으로 직접 내 옷을 벗기는 경험 자체가 몇 번 되지 않다보니 긴장이 될 수밖에는 없었던 것일까.
자지의 모양이 살짝 도드라져 있는 팬티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긴장감으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군침인지 알 수 없는 것을 꼴깍꼴깍 삼켜대던 가영이 이내 화장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러더니 조심스레 내 팬티를 벗겼다.
그런 가영은 알고 있을까.
그녀의 앙증맞은 콧망울이 아까 전부터 쉬지않고 움찔거리고 있다는 걸?
'이럴 때보면 진짜 닮았다니까···'
지나도 그러더니만 가영도 내게서 풍겨져나오는 진한 수컷의 냄새에 정신을 못차리고 넋을 놓고 있었다.
"후우··· 흐···"
그리하여 마침내 가늘게 울려퍼지는 숨소리와 함께 팬티 속에 갇혀있던 것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가영이 보여준 표정은 그야말로 황홀함 그 자체였다.
아직 완전히 발기하지 않은 상태라고는 하지만 몇 번이나 자신의 보짓속을 드나들었던 내 자지를 눈앞에 두니 슬슬 보지가 근질근질하기라도 한 것일까.
흐릿한 눈을 한채 가늘게 숨을 몰아쉬길래 흘깃하고 아랫쪽을 향해 시선을 던져보니 가영이 새까만 원피스 아래에 숨겨놓은 허벅지를 서로 바짝 밀착시킨채 슬쩍슬쩍 비벼대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고모는 안 벗으세요?"
"으, 응?!"
"옷이요. 젖으면 안 되잖아요."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그리 말하니 살짝 멍해보이는 얼굴로 날 물끄러미 바라보던 가영이 이내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스르륵 몸을 일으키더니 그대로 내게 등을 내보였다.
역시나 검은색 레이스로 이루어진 원피스와 가영의 조합은 사기였다.
특히나 레이스로 된 부분 너머로 가영 특유의 새하얀 살결이 얼핏얼핏 보이는데ㅡ
"고모 등에 있는 지퍼 좀··· 내려줄래?"
그래서 그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지이익ㅡ
내 손에 잡혀버린 지퍼가 밑으로 내려가며 가영의 몸에 철썩 들러붙어있던 원피스가 좌우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딱히 잡아당기거나 그런 것도 아닌데 가영의 살결을 타고 스르륵 흘러내리더니 지 혼자 알아서 벗겨지더라.
내친 김에 아예 가영의 가슴을 속박하고 있는 브래지어의 후크까지 풀어버렸다.
"앗-!"
아예 어깨끈하고 연결된 부분까지 풀어버리니 지탱해주던 것을 잃어버린 것이 가슴의 탄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정말···"
지퍼만 내려달라고 했는데 브래지어까지 벗겨버린 내가 야속하기라도 했던 걸까.
어느새 다시 내쪽으로 돌아서선 가영이 날 향해 슬쩍 눈을 흘겼다.
양팔로 자신의 가슴을 끌어안은채 곱게 눈을 흘겨대는 가영을 보니까 더는 참을 수가 없어져서 그녀를 향해 성큼 다가섰다.
그런 내 행동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몸을 움찔하고 떨던 것도 잠시, 뒷걸음질을 칠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가영은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보다 수월하게 그녀의 몸에 내 몸을 밀착시킬 수 있었다.
"정말··· 고모가 그렇게 좋니···?"
몰라서 묻는 걸까.
한탄하듯 말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알려주기로 했다.
"네."
"그, 그러니···?"
"고모 몸은요. 꼭 마시멜로 같아요."
"마시멜로···"
표정을 보니까 내가 택한 단어를 마음에 들어하는 눈치는 아니였다.
혹시 살쪘다는 소리로 들리기라도 했던 걸까.
"그래서··· 핥고 싶어요."
"으, 응?"
"전부 녹아서 없어질 때까지 핥아먹고 싶어요."
두터운 가드 사이로 손을 밀어넣어 슬그머니 가슴을 움켜쥐니 뭉클하고 보들보들한 감촉이 손바닥을 가득 채움과 동시에 가영이 몸을 잘게 떨었다.
"그거 아세요 고모? 고모 몸에서 우유냄새 나는 거?"
"우, 우유 냄새라니···"
그런 게 날 이유가 없다며 당혹스러워하는 가영의 반응을 눈에 담으며 그새 빨기 좋게 선 젖꼭지를 입으로 가져가 물었다.
그리고는 쮸웁소리가 나도록 강하게 빨아주니ㅡ
"그, 그렇게 빨아도··· 흣···♡"
가영이 당혹스러워했다.
그런 그녀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몇 번이고 더 빨아주니 가영의 얼굴 위에 내려앉아있던 당혹감의 크기가 좀 더 커졌다.
"가슴 빨면서 졸라도··· 우, 우유 이제 안 나오니까···♡"
"왜요?"
"그으, 그건···"
어느 정도 나에 대한 마음을 고쳐먹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임신이라는 단어를 쉬이 입에 담을 수가 없었던 것일까.
눈을 데록데록 굴리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가영의 가슴에다가 머리를 파묻은 다음 열심히 얼굴을 부볐다.
"저도 먹고 싶어요. 고모 우유."
"으읏···"
"지나 누나나 세나 누나한테는 주셨으면서."
"그건··· 어렸을 때니까··· 아기였을 때니까···"
떼를 써도 안 나오는 건 안 나오는 거라고 가영치고는 퍽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길래 그녀의 가슴 사이에다가 파묻고 있던 고개를 슬그머니 들어올리며 그녀의 주장을 맞받아쳤다.
"안 나오면 다시 나오게 하면 되잖아요."
"무, 뭐···?!"
놀란 걸까.
가영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잔뜩 해요."
그런 가영과 똑바로 눈을 맞추며ㅡ
"맨날하던 '자위'같은 시시한 거 말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내뱉었다.
"아이만들기용 진짜 섹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