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3화 〉1부
내심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소설을 토대로 삼고 있는 세계라지만 이건 말이 되질 않았으니까.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방에서 나온다고?'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로 타이밍에 공교로웠다.
소설보다도 소설같은 타이밍이라고 해야할까.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등쪽에 제멋대로 힘이 들어가며 심장이 콩닥콩닥하고 빠르게 질주해대고 있었다.
몸이 당황으로 굳어지는 느낌은 그리 기분 좋지 않았다.
하물며 그게 내 의지와는 하등 상관없는 것이라면 말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그새 고개를 바짝 치켜든 초조함을 곱씹고 있으려니 눈으로 들어온 건 누가봐도 입 안에 뭔가를 잔뜩 머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또렷하게 부풀어있는 지나의 볼이었다.
'아니···'
저걸 아직도 안 삼켰다고?
설마 나처럼 당황해서 굳어버린 건가?
티가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는 지나의 모습이 시야 속으로 박혀들어온 순간 침이 목구멍을 타고 꼴깍하는 소리를 내며 넘어갔다.
무슨 일이 있어도 듣고 싶지 않았던 말이 귓속으로 흘러들어온 건 그 소리가 울려퍼진 직후였다.
"입에 그건 뭐니···?"
의아함이 듬뿍 담겨있는 목소리.
그것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 내쪽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데도 가슴 속에서 뭔가가 덜컥하고 흔들렸다.
어느새 내 두 눈은 제멋대로 움직여 질문의 대상이 된 지나 쪽을 쫓고 있었다.
역시나 나만큼이나 당황했던 것일까.
가영의 질문에 지나가 몸을 잘게 떨었다.
누가봐도 당황한 것이 분명한 그 모습에 티나지 않게 입 안쪽 살을 꾹 깨문 순간 그제서야 지나가 입 안에 있던 것을 조심스레 삼키기 시작했다.
아까 확인했을 때 분명 침하고 섞여있어 엄청 묽어져있었는데 그럼에도 목구멍에 달라붙는 느낌이라서 삼키는 게 쉽지 않았던 걸까.
꼴깍꼴깍하고 뭔가를 삼키는 소리가 연달아서 울려퍼졌다.
그 소리 외에 다른 소리같은 건 귀에 들어오질 않더라.
애초에 지나가 그러고 있는 동안 다른 소리같은게 울려퍼지긴 했는지조차 의문이긴 했지만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는 그랬다.
엄마가 지켜보는 앞에서 입 안에다가 잔뜩 받아낸 내 정액을 조심스레 삼키는 상황 자체가 성욕덩어리나 다름없는 지나에게는 너무나도 자극적으로 느껴졌던 것일까.
"하아···♡"
꾹 다물고 있던 입술을 살짝 벌린 채 그동안 제대로 쉬지 못했던 숨을 몰아쉬는 지나의 얼굴은 뭔가에 취하기라도 한 것처럼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 상태로 가늘게 숨을 몰아쉬던 것도 잠시, 지나가 뒤늦게 가영의 물음에 답을 하기 시작했다.
"아, 새로 나온 단백질 보충제라길래 한 번 먹어보고 있었지."
나로서는 내쪽을 힐끔하고 쳐다보는 것만큼은 피해줬으면 하는게 내 솔직한 심정이긴 했지만.
"괜찮네. 근데 좀 찐득찐득하긴 하다. 역시 물을 더 탔어야 했나?"
뭐, 따지고보면 단백질 보충제가 맞긴 했다.
단백질 그 자체니까 말이다.
아무튼 중요한 건 가영이 저 말을 믿느냐는 것인데ㅡ
여전히 심장이 콩닥콩닥하고 불안하기 짝이 없는 박자로 뛰어대는 걸 느끼며 조심스레 가영의 반응을 살폈던 건 다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니?"
참으로 다행히도 가영은 딱히 의심하지 않는 듯 했다.
하긴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탁 트인 거실에서 나하고 딸인 지나가··· 그런 짓을 했으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겠지.
과격하기 짝이 없는 야한 동영상을 즐긴다는 특성과는 별개로 현실에서만큼은 그런 쪽으로 상당히 보수적인게 바로 가영이니까.
'···잘 넘긴 건가?'
일단 눈에 비치는 것만 보면 그런 듯 해서 티가 날까봐 차마 입밖으로 내뱉지는 못하고 속으로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제 막 차오르기 시작했던 안도감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람 앞에 놓인 촛불마냥 훅 꺼져버렸다.
그것을 만끽하려는 찰나 눈으로 박혀들어온 풍경 때문이었다.
아까 내 물건을 한창 빨아댈 때 자지에다가 말랑말랑하고 쫀득한 볼을 비비적대며 애교 비스무리한 것을 부려댔기 때문일까.
지나의 왼쪽 볼과 턱을 구분짓는 경계에는 꼬불거리는 털 하나가 눈치도 없이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시발?'
누가봐도 내 자지털이었다.
그래서 눈동자가 제멋대로 흔들리는 걸 감히 막을 수가 없었다.
아니, 다 끝난 줄 알았더니만 설마 이만한 지뢰가 하나 더 남아있었을 줄이야.
지금이야 각도가 워낙 절묘해서 가영이 있는 위치에서는 저것의 모습이 보이지 않겠지만 여기서 지나가 조금이라도 더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면?
그야 보이겠지.
지나의 볼에 떡하니 붙어있는 꼬불꼬불한 자지털의 모습이 말이다.
어쩌면 보고도 저게 자지털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할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 불확실하기 짝이 없는 것에 모든 것을 걸 수는 없었다.
가영이 실물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태라면 또 몰라도 가영은 이미 저것하고 비슷한 걸 몇 번이나 본 경험이 있으니까.
이 와중에 날 더 환장하게 만드는 건 볼에다가 그런 걸 떡하니 붙여놓고 있으면서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태연하기 짝이 없는 얼굴을 하고 있는 지나의 모습이었다.
'제발 눈치 좀 채라고···!'
그게 내가 아까 전부터 눈에 바짝 힘을 줘서 눈짓으로라도 신호를 보내고 있는 이유기도 했다.
"그, 보충제인가 하는 거 있잖니."
"···응?"
"혹시 엄마도 먹으면 도움이 될까?"
"뭐어··· 글쎄."
환장하겠네 정말로.
심장이 하도 빨리 뛰어서 머리가 다 어질거릴 정도였다.
이 느낌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아마 높이가 대충 백미터쯤 되는 건물 사이에다가 줄 하나 걸어놓고 그 위에서 외줄타기를 하면 대충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먹으면 당연히 도움이야 되겠지만··· 나도 방금 그건 선물받은 거라서···"
"그러니? 으음, 그러면 지나 네가 먹어본 것들 중에 괜찮은 거 하나만 추천해줄래?"
"흠, 나도 일일히 다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니라서 찾아봐야될텐데···"
"그럼 한 번 찾아봐줄래?"
"음, 뭐··· 일단은 알겠어."
더는 안 되곘다.
심장 뛰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이러다가 심장마비가 오든 심장에 쥐가 나든 둘 중 하나는 필히 벌어질 것만 같았다.
"누나."
"으, 응?"
"이제 슬슬 씻는 게 좋지 않을까? 밥도 먹어야할 거 아냐."
"어, 음··· 방금 보충제 잔뜩 먹어가지고 안 먹어도 괜찮을 것 같긴 한데···"
그놈의 보충제 타령은 진짜.
갑자기 눈치라는 게 증발해버리기라도 한 것인지 어벙하게 행동하는 지나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이를 악물 수밖에 없더라.
"아냐, 빨리 씻는 게 좋을 것 같아. 누나 지금 땀 장난 아니야."
해서 단호한 목소리로 그리 말하며 지나의 옆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주는 척 하며 그녀의 얼굴을 손으로 가볍게 훑었다.
'휴···'
그리하여 마침내 대전차용 지뢰급 덩치와 파괴력을 지니고 있던 것을 무사히 제거하는데 성공한 순간, 그제서야 좀 안도할 수 있었다.
"봐. 이러다가 소파 다 젖겠다."
"그, 솔직히 그 정도까지는···"
"아무튼 빨리 씻고 와."
눈을 가늘게 뜬채 경고 비스무리한 것을 던지니 그제서야 지나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진짜 잔소리는···"
그러더니 세나먀낭 꿍얼꿍얼대며 갈아입을 옷을 챙겨들고는 그대로 2층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지나를 떠나보내고 난 후에야 가영 쪽으로 고개를 돌릴 수가 있었는데 그렇게 고개를 돌린 순간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영이 눈을 살짝 가늘게 뜬채 내쪽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으니까.
대체 뭘까 저 눈빛은.
"···고모?"
불씨하나 남기지 않고 다 꺼뜨렸다고 생각했는데 그새 또 피어오르기 시작한 불안함이라는 연기를 느끼며 조심스레 가영을 불러봤다.
당연히 왜 그렇게 쳐다보냐는 의미였다.
"혹시 뭐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
머릿속은 이미 '설마 걸렸나?'라는 중얼거림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티내지 않고 대신 의아해하는 표정을 얼굴 위로 띄우며 가영을 향해 물었다.
아마도 그 직후였을 것이다.
피식하고 바람빠지는 소리와 함께 가영의 얼굴 위로 미미하게나마 흐뭇한 미소가 번졌던 것은.
"아니··· 둘이 친하게 지내니까 보기 좋아서."
"네?"
"그게··· 그, 유한이 너는 지나를 좀 어려워했었잖니."
"아."
뭐랄까 맥이 탁 풀리는 느낌이었다.
설마 그런 이유 때문이었을 줄이야.
솔직히 나는 흠칫했던 것과는 별개로 가영이 나와 친밀해보이는 지나의 모습을 보며 '질투'를 느끼기라도 한 건 아닐까하고 내심 좀 기대했었었는데 말이다.
살짝 실망하고 있던 것도 잠시, 그것을 마음 속에서 비워내고는 가영을 향해 생긋 미소를 지었다.
"그야 뭐··· 언제까지고 그럴 수는 없는 거니까요."
"응?"
"혹시 또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리 말하며 의미심장하게 씩 웃어보였더니 내 말을 대체 어떻게 해석한건지는 몰라도 가영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동시에 바로 조금 전까지 본인이 운동복 삼아 몸에 걸치고 있던 것들을 움켜쥐고 있던 손에 꽈악하고 힘이 들어가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거기까지 확인하고는 그대로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가영을 좀 흔들어놓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으니까.
그래야 쓸데없는 생각을 못 할 거 아닌가.
"왜 그러세요? 고모?"
"무, 무슨 소리니···"
"얼굴이요. 지금 엄청 빨개요."
"이건 그, 운동! 운동 때문에···"
횡설수설하기 시작한 가영을 향해 성큼 다가서니 그녀가 어깨를 움찔하고 떨며 뒤로 주춤 물러났다.
허나 그렇게 물러나는 데에도 한계는 있었고, 결국 가영은 내게 따라잡혀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가영을 따라잡아 그녀를 벽까지 몰아붙이는데 성공한 순간 살짝 떨리는 눈동자로 조심스레 날 올려다보는 가영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유, 유한아 여기서는···"
천천히 가까워지는 내 얼굴을 보며 '키스'를 생각한 것일까.
그녀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렇게 가영의 눈동자 위로 비치는 내 모습이 커질수록 그녀의 눈동자를 뒤흔들고 있던 떨림또한 거칠어졌다.
흔들리고 있는 건 눈동자 뿐만이 아니었다.
목울대또한 꼴깍하는 소리에 맞춰서 위아래로 자꾸 흔들리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참으로 많은 것들을 흔들어대던 가영이 이내 눈을 질끈 감았다.
도톰하게 부풀어오른 연분홍빛의 입술은 어느새 기대라는 감정을 제 몸에다가 듬뿍 머금은채 파르르 경련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라도 이대로 입을 맞춰주고 싶었지만··· 입술 대신 머리카락 사이로 슬며시 드러난 귀를 향해 입술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속삭였다.
"거짓말."
아마도 그렇게 속삭인 순간이었을 것이다.
가영의 어깨가 퍼뜩하고 떨리며 꼭 감겨져있던 눈이 커다랗게 뜨였다.
그렇게 다시 모습을 드러낸 눈동자 속에는 당황이라는 감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제 말 듣고 상상하신 거죠?"
"그, 유, 한아? 그게 그러니까··· 나는··· 고모는···"
"혹시 또 모르는 일이라는 게 대체 뭘까··· 하고 상상하셨던 거잖아요."
아무래도 정곡이었던 모양이다.
꿀꺽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울려퍼지더니 가영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가영이 반응이랍시고 보여주는 것이 하도 생생하고 좋다보니까 자연스레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대체 그녀는 내 말을 듣고 뭘 상상했던 걸까.
그거야 오직 가영만이 알겠지만··· 어느 정도 추측하는 것 정도는 나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가영이 상상했던 풍경은 아마도··· 내가 그녀와 결혼해 지나나 세나에게 새아빠 소리를 듣는 풍경같은 게 아니었을까.
사실 그게 아니고서야 이토록 민망해할 이유가 없긴 했다.
'새아빠라···'
확실히 한 번 생각해볼만한 문제기는 했다.
뭐,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요망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한채 서 있는 눈앞의 여자를 혼내주는게 먼저인 듯 했지만.
"후우··· 일단 방으로 갈까요?"
가영의 귀에 대고 숨을 불어넣는 느낌으로 슬쩍 한숨을 내쉬다가 이내 그리 속삭이니 가영이 몸을 작게 움츠렸다.
땀으로 젖은 옷가지들을 움켜쥐고 있던 손은 어느새 살짝 떨리고 있었다.
그걸 보고 당연히 늘 그랬던 것처럼 안 된다는 말부터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ㅡ
'···응?'
가영의 대답이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달랐다.
늘 그랬듯 당혹스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고개만큼은 착실하게 위아래로 움직이며 날 향해 수락의 의사를 밝히고 있었으니까.
솔직히 말하면 이게 웬 떡이냐 싶더라.
그래서 가영의 손을 잡고 그대로 그녀의 방쪽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방 안에 입성한 순간 문부터 걸어잠구고는 곧바로 가영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그동안의 성과를 확인하는 마음으로 평소 가영이 아침마다 하는 스쿼트 자세를 취하게 한 뒤ㅡ
"에? 후으읏, 후으우윽···!"
경찰한테 체포라도 당한 사람마냥 양손을 뒤통수에다가 붙여놓은 탓에 훤히 드러난 겨드랑이를 손가락으로 살살살살 긁어주면서 뒤로 엉거주춤하게 내밀어져서 살짝 벌어진 엉덩이 사이로 보이는 가영의 보지를 격렬하게 빨아주었다.
"헥, 헤엑···♡"
가영이 발정난 암캐처럼 숨을 할딱거릴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