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화 〉1부
시선에도 형태가 있다면 지금 지나가 날 향해 던지고 있는 것은 분명 뾰족뾰족한 가시모양을 하고 있겠지.
그 정도로 얼굴이 따끔거렸다.
그럼에도 자꾸만 가영 쪽을 힐끔거리게 되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
'아니···'
상식적으로 저걸 어떻게 안 보냐고.
물론, 몸에 쫙 달라붙는 검은색 스패츠를 입고 있는 지나의 모습도 꼴리긴 했다.
허나 그건 말 그대로 일상이나 다름없는 풍경이 아니던가.
그에 비해 가영의 요가복 차림은 희소성 자체가 달랐다.
뽑기 게임으로 따지면 둘다 5성이고 1티어인건 똑같은데 '요가복 가영'은 그 중에서도 더럽게 안 나오는 카드라고 해야할까.
그런 게 눈앞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데 눈이 안 갈 수가 있나.
'몰라 시발.'
볼 거야.
운동에 집중하고 있을 때하고는 다른 느낌으로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걸 보면 어쩌면 오늘 이후로 다시는 입어주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이때라도 실컷 봐둬야 하지 않겠는가.
선조님들도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부터가 다르다고 하셨다. 그러니 이왕 이렇게 된 거 나중에 눈이 돌아간 지나의 손에 쪽쪽 빨리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실컷 먹고 죽은 귀신이 되는 편이 내게는 훨씬 이득일 터.
"아, 다시 자려고 했는데 갑자기 잠이 안 오더라고···"
"ㅡ그래?"
"응,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티비나 보면서 잠이나 좀 깨려고."
여전히 따끔따끔한 지나의 시선을 한몸에 몰아받으며 소파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던 건 그래서였다.
이왕 볼 거라면 특등석에서 편안하게 감상하는 게 최고 아니겠는가.
그리고 운동에 열중하는 가영의 뒷태를 감상하기에는 그만한 자리가 또 없었다.
"어디보자 리모컨이···"
리모컨을 찾는 척 하며 위아래로 움직이는 가영의 엉덩이에 시선을 때려박았다.
위로 올라가면서 엉덩이에 꽈악하고 힘이 들어가는 광경도 좋았지만 역시 대미는 엉덩이를 밑으로 내릴 때였다.
레깅스가 살짝 작기라도 한 건지 가영이 엉덩이를 내릴 때마다 새하얀 것이 쭈욱하고 늘어나면서 그 안에 숨겨져있는 스포츠용 속옷이 고스란히 드러나곤 했으니까.
거기에 이따금씩 레깅스가 살짝 밑으로 딸려내려가며 엉덩이 골까지 살짝 드러나는데 솔직히 그럴 때마다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맘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저 골을 따라 손가락을 쭉 미끄러뜨려서 가영의 보지에 아침부터 꼴리게 만든 벌을 주고 싶었지만ㅡ
"자, 여기 리모콘."
어느새 나와 가영 사이로 끼어들어 자연스레 내 시선을 차단하는 지나 때문에 차마 그리할 수가 없었다.
"···아, 고마워."
입은 웃고 있는데 눈만큼은 웃고 있지가 않더라.
바로 조금 전에 자기한테 자지 빨려놓고 가영이나 바라보고 있는게 그토록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두고 보자고 외치는 놈들 중에 무서운 놈 하나 없다고 하더니만 다 개구라였다.
아무튼 그렇게 지나가 내미는 것을 건네받으니 그대로 내게서 돌아선 지나가 가영의 뒤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 식으로 내 시선을 차단하겠다는 걸까.
보아하니 그런 생각인 것 같은데ㅡ
'시발 엉덩이가 복사가 된다고?'
까만 스패츠와 하얀 요가바지.
찹쌀떡처럼 말랑말랑할 것 같은 육감적인 엉덩이와 손가락으로 쿡 찌르면 그대로 팅하고 튕겨져나올 것 같은 탱탱한 엉덩이.
그런 것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으니 '1+1=2'라는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지극히도 당연한 사실이 갑자기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어쩌면 일 더하기 일은 이가 아니라 십이 아니었을까.
'시발···'
둘다 입고 있는 거 허벅지까지만 내려놓은 다음에 손으로 하나씩 잡고 주무르고 싶네 진짜.
다리를 꼬고 앉은 건 그래서였다.
눈에 비치는 광경이 너무나도 꼴릿해서 아까 전부터 물건이 미친듯이 꿈틀대고 있었으니까.
솔직히 하도 크다보니 그런다고 숨겨지긴 할지 확신이 없었지만, 그래도 발기하고 있는 걸 대놓고 보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게 다리를 꼬고 앉은 채 티비를 켜 적당히 채널을 둘러보는 척 했다.
'이럴 때는 역시···'
뉴스가 최고지.
뉴스를 틀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지루해지는 느낌이라 자꾸만 '우리 그거하자 그거!'하고 낑낑대던 것이 조금씩 수그러들기 시작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무지성 채널 돌리기를 하다가 마침 등장한 뉴스 채널에 채널을 고정시켰는데ㅡ
'오···'
데스크에 앉아 뉴스를 진행하고 있던 아나운서의 미모에 내심 감탄하고 있으려니 심상치 않은 멘트가 그녀의 입에서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다음 소식입니다. 요즘 건강기능식품들 많이 드시죠? 헌데 그젯밤 효과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이 돌도록 만들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에 남성용 발정제를 섞어서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되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한서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그젯밤 열시 이십분쯤···
'시발 이건 또 뭔 개같은···'
뭐에다가 뭘 섞었다고?
남성용 발정제?
어처구니가 없어 속으로 헛웃음을 흘리고 있으려니 뒤이어 흘러나온 멘트는 더 가관이었다.
글쎄 동기가 잘 안 팔리는 재고를 처분하기 위해서였단다.
베이스가 복분자이니만큼 남자에게 좋다는 말로 적당히 속여서 팔아치우면 효과를 본 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사갈 줄 알았다고.
'미친 놈들인가 진짜···'
아니, 이 경우에는 미친 년들이 맞겠지.
식약처인지 어디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다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먹을 거로 장난치고 그러면 쓰나.
-또한 경찰은 해당 상품이 범죄에 악용될 여지가 있으므로 회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
"먹을 걸로 장난치고 그러면 안 되는 건데···"
"그러니까요."
모처럼 가영하고 뜻이 맞는 것 같아 흡족하게 웃고 있으려니 땀으로 젖어 피부에 철썩 들러붙은 스패츠가 찝찝하기라도 했는지 지나가 옷 좀 갈아입고 오겠다며 방으로 쏙 들어갔다.
'아니, 이걸 이렇게···'
자리를 비워준다고?
해서 곧바로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지나가 언제 다시 나올 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잠깐 즐길 틈 정도는 있을테니까.
그렇게 엉거주춤한 자세로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가영을 향해 성큼 다가가 어서 만져달라고 어필이라도 하는 듯한 요가복 엉덩이를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
"유, 유한아?!"
역시나 놀란 걸까.
가영이 거의 제자리에서 펄쩍 뛰어오르다시피 하며 자세를 바로했다.
그 와중에 목소리를 작게 낸 건 지나에게 들릴 걸 걱정한 것일까.
"고모···"
아무튼 덕분에 똑바로 선 가영의 허리를 남은 팔로 꽉 끌어안으며 그새 빨갛게 달아오른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읏···♡"
그러자 헛숨을 들이키는 소리와 함께 품 안에 갇혀버린 가영의 육체가 흠칫흠칫하고 떨렸다.
그렇게 가영이 어쩔 줄 몰라하는 틈을 놓치지 않고 허리를 감싸안고 있던 팔을 위로 전진시켜 아까 전부터 엉덩이만큼이나 격렬하게 움직이며 자꾸만 내 눈길을 사로잡던 커다란 가슴을 조심스레 틀어쥐었다.
"이, 이러면···"
지나가 언제 다시 방에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일까.
그 어느 때보다 저항이 거칠었다.
이대로가면 그대로 뒤로 떠밀려 넘어질 것만 같아서 가영의 몸에 닿기 무섭게 딱딱하게 변한 것으로 가영의 엉덩이를 쿡쿡 찔러주었다.
그게 좀 효과가 있었던 걸까.
내 몸을 꾸욱꾸욱하고 떠밀어대던 손이 움찔하고 떨리더니 이내 거기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고모 때문에 또 이렇게 됐어요···"
"그, 내가 뭘 했다구···"
정말 몰라서 묻는 걸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서 몸소 알려주기로 했다.
"고모가 이렇게 야하게 입고 계시니까···"
"이건 그냥 운동복···"
"팬티랑 엉덩이가 다 보이던데요?"
어쩌면 가영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한 상태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그리 말했던 것인데ㅡ
'···어라?'
어째 가영의 반응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다.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당혹스러워하는 것까지는 예상한 모습 그대로긴 했는데 어째 느낌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어 당혹스러워하는 반응이라기 보다는 정곡이라도 찔린 사람의 그것에 가까웠으니까.
'설마···'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한 건가?
"저 유혹하신 거죠?"
"아, 아냐··· 그런 건···"
"거짓말."
놀랍게도 그런 듯 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짧게 툭 내뱉은 말에 저토록 동요할 이유가 없으니까.
달려들때마다 안 된다면서 뒤로 뺄때는 언제고 운동하는 척 하면서 팬티하고 엉덩이를 보여주면서 유혹이나 하고 말이야.
이 앙큼한 마망을 어떻게 혼내주면 좋을까.
"고모 때문에 이렇게 커졌으니까··· 고모가 책임지세요."
"그, 지나가···"
역시 그 점이 마음에 걸리는 걸까.
내게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만 지나의 방쪽을 힐끔거리길래 집중하라는 의미로 엉덩이에다가 꼿꼿하게 발기한 물건을 비벼주었다.
그러면서 가영에게 딜을 걸었다.
"고모가 먼저 키스해주시면··· 참아볼게요."
거절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일까.
그리 말하며 슬쩍 입술을 내밀기 무섭게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내쪽으로 돌린 가영이 황급히 내게 입을 맞추었다.
지나가 나오기 전에 빨리 날 어떻게든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지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안 그런 척 하면서도 은근히 흥분하기라도 한 것일까.
"하웁, 츕···♡ 후우움···♡"
평소 가영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저돌성이 느껴졌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내 입안을 혀로 자극해대는 가영의 움직임을 느끼며 슬금슬금 허리를 움직여 자지로 가영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찔렀다.
그럴 때마다 몸을 움찔움찔하고 떨어대는게 야하면서도 귀여웠다.
"흐으, 흐··· 이, 이제···"
"한 번만 더 해주세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내가 야속하기라도 했던 걸까.
입술을 꾹 깨물고 있길래 이번에는 내가 먼저 가영을 덮쳤다.
설마 먼저 달려들 줄은 몰랐는지 흠칫하며 몸을 뒤로 빼던 것도 잠시, 가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내게 호응해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느새 등뒤로 돌린 손을 이용해 슬그머니 내 물건을 움켜쥐는게 아닌가.
"흐움, 가마니, 츄웁···♡ 가마니 이써···♡"
그렇게 난 가영의 가슴과 엉덩이를, 가영은 내 자지를 움켜쥔채 서로에게 찰싹 달라붙어 타액을 주고받고 있던 와중이었을 것이다.
철컥하고 문고리 돌아가는 소리가 주방 쪽에서 들려왔고, 그에 꼬옥하고 붙이고 있던 입술을 뒤로 물리며 겸사겸사 가영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운동하고 있었던 척 하세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흥분한 와중에도 그 말을 인식할 겨를 정도는 남아있었던 것일까.
허둥지둥 고개를 끄덕인 가영이 엉덩이를 엉거주춤하게 뒤로 빼며 운동하는 척을 했다.
덕분에 뒤로 쑥 내밀어진 엉덩이가 내 물건을 꾹꾹 짓눌러대며 떨어지기 싫도록 만들었지만 그 욕망을 애써 외면하고는 잔뜩 딱딱해진 것을 손으로 눌러서 허벅지 옆에다가 딱 붙도록 만들면서 가영의 측면에 자리를 잡았다.
"그게 아니라 의자에 앉는 것처럼 해보시라니까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가영은 눈치없는 이가 아니었으니까.
"이, 이렇게 말이니···?"
마치 선생님에게 숙제를 검사받기라도 하는 것처럼 가영이 내쪽을 힐끔 쳐다보며 날 향해 물었다.
"아, 이 느낌이 아닌데···"
그에 분명 문제가 있긴 한데 어디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처럼 난감한 얼굴을 한채 목 뒤쪽을 손으로 슥슥 문지르고 있으니 때마침 방에서 빠져나온 지나가 그런 나와 가영을 발견하고는 우리 쪽으로 성큼 다가왔다.
"뭐 하냐?"
"아, 그··· 고모 자세가 좀 이상해가지고···"
봐주고 있던 중이라고 말하니 지나가 가소롭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피식하고 웃었다.
"뭐야, 운동 선배라고 엄마 앞에서 폼 잡는 거야?"
"아니, 그··· 누나가 맨날 그랬잖아. 운동할 때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흠, 하긴 그렇긴 하지. 잘못된 자세로 해봤자 몸만 망가지니까."
솔직히 말하면 지나가 약간이라도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뭘까 이 순순하기 그지없는 반응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상황에 속으로 어리둥절해하고 있으려니 지나가 잡상인이라도 내쫓듯 날 향해 손을 휘휘 내저었다.
"그러니까 엄마 자세는 전문가인 내가 잡아줄테니까 넌 보던 거나 마져 보셔."
그렇게 다시 소파 쪽으로 쫓겨나고 난 후에야 깨달을 수 있었다.
지나의 복장이 방에 들어가기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옷좀 갈아입고 오겠다고 했던 건 빈말이 아니었던 걸까.
흥미로운 점은 하필 지나가 입고 나온 게 가영이 입고 있는 것과 굉장히 유사한 스타일이라는 것이었다.
다른 게 있다면 흰색인 가영과는 달리 지나의 몸을 감싸고 있는 건 형광색에 가까운 하늘색이라는 것 정도?
아무래도 내가 자꾸 가영을 쳐다봐서 그런 류를 좋아한다고 착각한 모양인데ㅡ
'이런···'
애석하게도 지나의 선택은 정답이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건 그냥 요가바지가 아니라 흰색 요가바지니까.
그게 가장 잘 비치니 말이다.
'그래도 뭐···'
귀엽긴 하더라.
어떤 마음으로 요가바지를 입고 나왔을지 알 것도 같아서 더 그랬다.
상황 자체가 꼴리기도 했고.
남동생의 시선을 독점하는 엄마를 질투해서 같은 복장을 입고 견제하는 누나라니.
어디서 이런 상황을 경험해볼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흐뭇하게 지나가 가영을 가르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는데ㅡ
"자, 다시 보여줄테니까 잘 보고 따라해봐."
지나가 가영을 상대로 시범을 보이기 시작한 순간 깨달았다.
그녀가 괜히 하늘색을 택한 게 아니라는 걸.
하늘색 요가바지에 감싸인 지나의 엉덩이가 슬그머니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와함께 그 위를 덮고 있던 것이 쭈욱하고 늘어나면서 그 안의 풍경을 살짝 드러냈다.
문제는 그렇게 드러난 풍경이었다.
어째 이쯤되면 마땅히 얼굴을 비춰야할 것의 모습이 보이지가 않았다.
대신 보이지 말아야할 것의 모습이 쭉 늘어나서 얇아진 요가바지 위로 슬그머니 비춰지고 있었다.
그랬다.
강적인 가영에게 대항하기 위한 지나의 선택은ㅡ
'이 미친 누나가···!'
노팬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