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화 〉1부
이 세계에는 남아일언중천금대신 여아일언중천금이라는 속담이라도 있는 걸까.
지나는 본인이 내뱉은 말을 철저하게 지켰다.
그리고 '내일'이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솔직히··· 이틀 차까지는 그럭저럭 견딜만 했다.
아침부터 기가 쭉쭉 빨려서 다리가 좀 후들거리긴 했지만, 그와는 별개로 지나의 헌신적이면서도 집요한 착정펠라가 기분좋긴 했으니까.
특히나 퓻퓻 싸지르고 있으면 귀두만 집중적으로 자극해대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그걸 당하고 있으면 좆이 징징 울리는 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였으니까.
그래도 첫날처럼 나도 처음보는 것이 자지 끝에서 퐁퐁 솟아오르고 그러진 않더라.
아무래도 첫날의 경우가 좀 특별했던 모양.
아무튼 그렇게 아침부터 지나한테 정액을 삥뜯기는 나날이 삼일차로 접어드니 내 몸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쪽···♡ 오늘도, 쪽···♡ 고생많았어?"
고생하긴 했지.
얼마나 고생했으면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내일 또 보자? 쪽···♡"
아니야··· 그거 아니야.
동생 자지는 단백질 디스펜서가 아니에요···
속으로 힘없이 읊조리고 있는 동안 지나는 최근들어 부쩍 가벼워진 불알을 혓바닥으로 핥짝핥짝 핥아대고 있었다.
그게 꼭 내일 마실 걸 빨리 충전해놓으라고 협박이라도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등골이 오싹오싹했다.
동시에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한때 내 편집자였던 김장붕 씨가 결혼하고 나서 시시각각 피폐해졌던 이유를.
어쩐지 사람이 날이 갈수록 피골이 상접하더라니 매일같이 쥐어짜여서 그랬던 거였구나.
에스프레소마냥 찐한 현자타임을 느끼고 있으려니 지나가 따로 준비해온 물티슈를 이용해 번들번들 거리는 본인의 입술과 내 자지를 조심스레 닦아냈다.
덕분에 힘이 빠져서 축 늘어진 좆에서 싸한 느낌이 올라오는데 앓는 소리를 안 낼래야 안 낼 수가 없었다.
"으···"
그런 내 반응이 귀엽기라도 했던 것일까.
피식하고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은 지나가 무릎에 닿기 직전까지 벗겨놓은 팬티를 올려 내 물건을 덮어주었다.
그러더니 내 얼굴을 살살 쓰다듬기 시작하는데 그런 지나의 얼굴은 누가봐도 뭔가를 꾹 눌러 참고 있는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그만큼 새빨갰다.
턱에 꼬불꼬불한 털이 붙어있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한채 가늘게 숨을 몰아쉬며 내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대는 지나의 모습은 지독할 정도로 야했다.
그렇게 잠시동안 착정 후의 여운을 만끽하던 그녀가 이내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들어갔다.
타악하고 문 닫히는 소리 뒤로 울려퍼진 건 가글하는 소리였다.
귓속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한 그 소리에 감고 있던 눈을 슬쩍 떴다.
그리고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딱봐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으니까.
일단 손부터 달달 떨리고 있지 않나.
손이 이 정도인데 쾌감에 지배당했던 하체의 상태야 솔직히 안 봐도 뻔했다.
이런 몸 상태로 어제처럼 지나한테 다른 의미로 쥐어짜이게 되겠지.
그래, 진짜 문제는 그것이었다.
지나가 내게 시키는 운동의 강도가 날이 갈수록 빡세지고 있다는 것 말이다.
아침부터 이렇게 쥐어짰으니 미안해서라도 강도를 좀 낮춰줄만도 한데 오히려 강도를 높여버리더라.
덕분에 어제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상대적으로 몸 상태가 괜찮았던 어제도 그런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오늘은 어떨까.
운동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긴 할까.
혹시라도 지나한테 들릴세랴 속으로나마 허허로이 웃고 있으니 그새 가글을 다 끝냈는지 화장실 쪽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났다.
그에 즉시 감고 있던 눈을 질끈 감으니 자박자박하고 지나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소리가 방 안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내 볼 위로 내려앉은 건 살짝 차가운 느낌이 드는 입술이었다.
아니, 화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렇게 두어번 정도 내 볼에 입을 맞춘 지나가 소근소근대는 목소리로 날 부르기 시작했다.
"유한아, 일어나야지."
"···"
"얼른 안 일어나면···"
안 일어나면?
불길하기 짝이 없는 울림이었다.
"으, 으음···"
바로 그런 소리부터 내고 봤던 건 그래서였다.
그렇게 여전히 힘이 없는 몸을 억지로 움직여 '일어날게요! 일어났습니다!'라는 어필을 해주니 피식하고 웃는 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솔직히 말하면 그 마저도 자극적이었다.
그 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옴과 동시에 잔뜩 쥐어짜여서 민감해질대로 민감해진 몸을 타고 오싹오싹한 느낌이 내달리는데 덕분에 물건이 살짝이지만 꿈틀거렸으니까.
'···!'
발기 멈춰!
제발 멈춰···
이 이상은 진짜 위험하다고.
필사적으로 물건의 반응을 억누르고 있는 동안 다시 한 번 내 볼에 쪽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춘 지나가 귀에 대고 쿡쿡소리를 내며 웃어댔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내 물건이 발기할 때까지 그러고 있을 것만 같아서 잠든 척이고 뭐고 바로 눈을 떴다.
문제가 있다면 내가 눈을 뜬 타이밍이 하필 지나가 내게 다시 뽀뽀를 하려던 타이밍이었다는 것 정도?
솔직히 말하면 난 지나가 당황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볼에 입을 맞추기 직전에 나와 눈이 딱 마주쳤으니까.
그야말로 잠들어있는 동생을 상대로 나쁜 짓을 하려다가 딱 걸린거나 다름없는 꼴이니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그대로 굳어버리든 당황해서 허둥지둥 뒤로 물러나든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ㅡ
쪽···♡
둘다 아니더라.
멈칫했던 것도 잠시 자연스레 움직임을 재개한 지나가 그대로 내 볼에 입을 맞추었다.
"누, 누나···?"
그리 되니 당황은 내 몫이 되었다.
연기따위가 아니고 진심으로 당혹스러워서 그에 걸맞는 표정을 얼굴 위로 띄워올리니 지나가 내쪽을 향해 기울여놓고 있던 상체를 바로 하며 날 향해 싱긋 웃었다.
"왜?"
왜라니.
진심으로 몰라서 묻는 걸까.
짓고 있는 표정만 보면 그랬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 방금 그거···"
"그거? 아, 뽀뽀?"
그리 말하는 지나의 목소리는 태연하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꼭 내가 뽀뽀하고 싶어서 한 것뿐인데 뭐 문제될 거라도 있냐고 묻는 듯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문제될 거야 많았다.
아니, 오히려 문제 투성이였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바로 조금 전에 지나의 입술과 부딪혔던 부분에 손을 올린 채 벙찐 표정을 지었던 것도 그래서였다.
지나의 얼굴 위로 서운해하는 표정이 떠오른 건 그 와중이었다.
"유한이 너는 누나가 뽀뽀해주는 게 싫어?"
아니, 그야 좋고 나쁨을 따지면 당연히 좋은 쪽이긴 한데··· 같은 한가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나 하고 앉아있을 틈은 주어지지 않았다.
서운함에 이어 섭섭함까지 얼굴에 추가한 지나가 얼른 대답하라고 재촉을 해댔으니까.
"···싫어?"
"아,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그럼 좋다는 거네?"
"으, 응···"
그 순간 지나의 얼굴 위로 번져나간 건 내 입에서 그 말이 흘러나오기만을 기다렸다고 말하는 듯한 미소였다.
대충 그런 느낌으로 씩 웃는 지나의 모습을 목도한 순간 함정에 빠졌음을 직감했지만, 내가 아차하는 것보다 지나가 움직이는게 더 빨랐다.
지나의 몸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쪽ㅡ
손으로 덮고 있던 곳 말고 반대쪽 볼 위로 말캉한 것이 내려앉은 건 그 직후였다.
둘다 깨어있는 건 똑같은데 잠든 척을 하고 있을 때 받는 뽀뽀와 멀쩡히 일어나있는 상태에서 받는 뽀뽀는 느낌 자체가 달랐다.
묘하게 부끄럽다고 해야할까.
대체 왜 그런 기분이 들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더라.
얼굴로 피가 확 쏠렸던 것도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거울을 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아마 지금쯤 내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얼굴이 이토록 뜨끈뜨끈할 이유가 없으니까.
자신으로 인해 빨갛게 달아오른 내 얼굴이 그리도 보기 좋았던 것일까.
가영의 것과 꼭 닮아있는 입술을 길게 늘리며 보기좋게 웃은 지나가 기울이고 있던 몸을 바로하며 내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일어났으면 얼른 씻어."
"어, 어···"
그러더니 그대로 몸을 홱 돌려 내려가버리더라.
지나의 만행은 그걸로 그치지 않았다.
지나가 방을 떠나고 난 후에 화장실로 기어들어가 확인해보니 살짝이지만 눈밑이 퀭한 것이 이대로 가면 상큼 미소년이었던 게 피폐, 병약 미소년으로 진화할 기세라서 반찬이랍시고 차려놓은 것들 중에 단백질 위주로 집어먹고 있던 와중이었을 것이다.
"그래, 운동할 때는 단백질 위주로 먹어야지."
지나의 입에서 그런 말이 흘러나오더니 그녀 몫의 샐러드 위에 올려져있던 훈제 닭가슴살들이 내 밥그릇 안으로 배달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너무 급하게 먹으면 체할 수도 있으니까···"
커다란 고깃덩어리를 내 숟가락 위에다가 올리며 지나가 날 향해 생긋 웃었다.
"소화 잘되게 꼭꼭 씹어먹어야 돼?"
솔직히 말하면 기쁘다기 보다는 두려웠다.
"···고, 고마워."
"하나 더 줄까?"
운동량이 남다르다보니 그 누구보다 먹는 것에 있어 진심인 사람이 바로 지나였다.
그런데 그 지나가 내게 먹을 것을, 그것도 고기를 양보하다니.
하긴, 지나의 입장에서는 지금 먹으나 내일 아침에 먹으나 그게 그걸지도 모르지.
오히려 지금 내게 단백질을 많이 먹여두면 그걸 내일 아침에 고스란히 페이백 받을 수 있을테니 지나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쪽이 더 땡기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더 달라고 하면 자기 몫을 다 내어주기라도 할 기세였다.
"이것도 먹을래? 오늘따라 계란이 안 땡기네."
"아, 아냐···"
지금 저걸 받아먹으면 되로 받고 말로 주는 꼴이 되어버릴게 뻔한데 어찌 저걸 받을 수가 있겠는가.
"흐음, 그래? 그렇다면야 뭐···"
그래서 사양했더니만 계란이 안 땡긴다고 할 때는 언제고 지나가 후라이를 그대로 홀라당 집어삼켰다.
'이게 그···'
완전한 사육인가 뭔가하는 그건가.
덕분에 안 그래도 퍽퍽한 닭가슴살이 한층 더 퍽퍽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거라도 먹어두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꾸역꾸역 씹어삼키고 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 유한아?"
갑자기 가영이 날 부르길래 그쪽을 돌아보니 눈으로 들어온 건 걱정스러워하는 낯빛을 한채 내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가영의 모습이었다.
그런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건 가영뿐만이 아니었다.
가영의 옆에 앉아있는 세나도 가영과 비슷한 표정을 한채 날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괜찮니?"
"네?"
"아니, 그··· 많이 피곤해보여서."
"내 말이. 혹시 뭐 밤이라도 샜냐?"
가영과 세나가 날 향해 걱정을 내비춰왔지만 그렇다고 사실대로 밝힐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애매하게 웃고 있으려니 가영이 뺨을 불그스름하게 물들인채 다시 한 번 걱정을 내비춰왔다.
"그, 최근 들어서 하는 게 많아서 그런 건 아니니?"
최근 들어 매일같이 운동에다가 알바까지 하느라고 피곤해서 그런 건 아니냐.
가영은 그리 말했지만, 정말 그것 뿐이었다면 저렇게 볼을 빨갛게 물들일 이유가 없었다.
고로 가영이 진짜로 걱정하고 있는 건 그런 게 아니라 본인과 했던 이런저런 일들에 대한 것이 틀림없었다.
내가 마음만 앞서서 정도 이상으로 많이 해버린 건 아닐까.
그래서 내 상태가 이리된 건 아닐까.
자신이 좀 더 단호하게 거절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대충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럴만 하긴 했다.
지나한테 하도 빨려서 요 며칠동안은 가영과 제대로 '자위'를 하지 못했으니까.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농담하는 게 아니라 좆이 서질 않는데 어떻게 한단 말인가.
눈앞에 가영이 있는데 먹지를 못한다는 게 원통하기 짝이 없어서 한 번은 진짜 억지로 억지로 세워서 해봤는데 하고 나니까 진짜 뒤질 것 같더라.
가영이 내 피로의 원인이 자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아마 그 영향이 아닐까.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요즘··· 밤에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가 봐요."
"밤에? 왜?"
"그냥 뭐··· 브이튜브도 좀 보고 하다보니까···"
"으이구··· 니가 애냐."
어색하게 웃고 있으니 세나로부터 핀잔이 날아들었다.
금세 세나와 투닥거리기 시작한 유한은 보지 못했다.
옆에 앉아있던 지나가 입술을 낼름 핥으며 흡족하게 웃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