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화 〉1부
"그러면 위에 가서 반지 가져올게요."
그리 말하고는 팬티를 추켜올리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하니 가영이 다급하게 손을 뻗어 그런 날 막아세웠다.
"그, 잠깐만."
받던 건 마저 받고 가라 뭐 그런 걸까.
정말 그런 거라면 굳이 사양할 이유가 없었기에 다시 얌전하게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그렇게 다시 벽에 몸을 기대고 앉으니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슬금슬금 내 눈치를 살피던 가영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소, 소원부터 말하고 가렴."
"소원이요? 아."
뜬금없이 왜 붙잡았나 했더니만 그래서였구만.
뭐, 말해주고자 한다면 말해주지 못할 것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확보한 두 개의 소원권을 어떻게 써먹으면 좋을지는 이미 생각해둔 상태였으니까.
우선 하나는···
"데이트 해주세요."
"으, 응?"
"데이트요."
그래, 거기에 쓸 예정이었다.
보나마나 또 야한 일을 부탁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작 내 입에서 흘러나온 건 풋풋하기 그지없는 것이라 당혹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던 것일까.
가영이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어쩔 줄 몰라했다.
그것도 잠시, 내가 소원이라는 거창하기 그지없는 수단까지 동원해가며 요구한 게 데이트라는 사소하기 그지없는 것이라 양심같은게 콕콕 찔리기라도 했던 걸까.
"···정말, 그걸로 괜찮겠니?"
날 향해 그리 묻는 가영의 목소리는 살짝이지만 잠겨있었다.
"네."
"그, 알겠어···"
"대신 제가 원하는 날짜에 원하는 방식대로요."
배시시 웃으며 그리 덧붙이니 가영이 그런 내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리며 그것을 살짝 끄덕였다.
"음, 그리고 다음은···"
내심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평범하기 그지없는 요구가 내 입에서 흘러나오니 전처럼 걱정이 되고 그러진 않았던 걸까.
슬쩍 말꼬리를 늘어뜨리며 가영의 반응을 살펴보니 전과는 다르게 한결 편안해진 얼굴을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웃음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더라.
안심하기에는 아직 좀 많이 이른 타이밍인데 벌써부터 안심하고 있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귀여웠으니까.
"고모 잠시 귀좀···"
뭔가 좀 부끄러운 부탁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가영을 향해 그리 요구했던 건 그래서였다.
그에 가영이 내쪽으로 살짝 고개를 기울인 순간, 그렇게 들이밀어진 귀에 대고 짧게 툭 내뱉었다.
"···자위하는 거 보여주세요."
당연한 말이지만 그런 내 부탁에 가영은 어깨를 퍼뜩하고 떨 정도로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아, 아침에는···"
많이 당황하긴 했나 보다.
저렇게 목소리를 덜덜 떨어대는 걸 보면 틀림없이 그런 거겠지.
그나저나 뭔가 좀 착각한 것 같은데···
"저랑 하는 거 말고요. 고모 혼자서 하는 '자위'요."
해서 곧바로 가영의 착각을 정정해주니 안 그래도 빨갛던 가영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확 달아올랐다.
"그, 유한아? 그게 대체 무슨···"
"가끔 새벽에 물 마시러 내려올 때마다··· 들었거든요. 고모 자위하는 소리."
물론, 당연히 지어낸 말이다.
허나 이미 패닉에 빠져버린지 오래인 가영에게 그 말의 진위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정신이 남아있을리 만무했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그녀는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어쩔 줄 몰라했다.
"그럴 때마다 궁금하더라구요. 고모는··· 혼자서 할 때 어떻게 하는지."
"유, 유한아 그건, 그거는···"
"보여주실거죠? 소원, 들어주겠다고 약속하셨으니까."
뒷말은 굳이 듣지 않았다.
들을 생각도 없었고.
할 말도 다 했겠다 벽에 기대놓고 있던 것을 떼어내 그대로 침대를 벗어났다.
전과는 다르게 가영은 그런 날 붙잡지 않았다.
그야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겠지.
아마 지금쯤 머릿속에 '어떡하지?'라는 단어밖에 없을텐데 그 와중에 다른 곳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있을 리 없으니까.
"그럼, 얼른 가지고 올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리고 계세요?"
그렇게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로 굳어버린 가영을 뒤로 하고는 그대로 내 방으로 향했다.
유한이 방을 빠져나가기 무섭게 타악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울려퍼졌지만 고작 그것만으로는 패닉이라는 늪에 빠져버린 가영의 정신을 건져올릴 수 없었다.
그만큼 당혹스럽고 민망했으니까.
유한이 자신이 새벽마다 몰래··· 그, 야한 걸 보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도 그랬지만 그보다는 유한이 소원이라고 툭 던져놓고 간 요구의 탓이 컸다.
자위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니.
'대체 왜 그, 그런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민망하기 짝이 없는 요구였다.
그래서일까.
심장이 고장이라도 난 것처럼 쿵쿵뛰면서 뭐라 이루말할 수 없는 초조함이 몸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이미 유한에게 알몸은 물론 못 볼 꼴까지 다 보여준지 오래지만 그래도 이건 뭔가 좀 느낌이 달랐다.
그렇다고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한과 함께 카페에 갔었던 그 날 이후로 유한에게 다른 건 몰라도 거짓말만큼은 하지 말자고 다짐한 상태였으니까.
헌데 여기서 유한의 요구를 거절해버린다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던 것은 거짓말이 되어버릴테지.
그리되면 유한은 틀림없이 실망할 것이고.
그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꼴 사납게 혼자서 쾌락에 몸부림치는 민망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유한에게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난감하기 그지없는 상황.
하다못해 생각할 시간이라도 충분히 주어지면 좋으련만 그것도 슬슬 끝인 듯 했다.
문틈 사이로 자박자박하고 이쪽을 향해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흘러들어오기 시작했으니까.
'차라리···'
저 발자국 소리의 주인이 지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최소 하루는 벌 수 있을테니까.
허나 발자국 소리 뒤로 이어진 것은 끼릭하고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였고, 그에 가영은 반사적으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곧 유한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간신히 진정시킨 얼굴이 다시금 화악하고 달아오르며 차마 유한의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져버렸으니까.
그렇게 눈을 질끈 감고 있었던 탓에 가영은 보지 못했다.
유한의 손에 신발 박스만한 크기의 상자가 들려있는 것을 그녀는 보지 못했다.
"가져왔어요. 고모."
타악하고 뭔가를 바닥에다가 내려놓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지만 그럼에도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어떤 얼굴로 유한을 마주하면 좋을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으니까.
그저 민망하고 부끄럽기만 했다.
자꾸만 귓속으로 흘러들어오는 유한의 목소리에 기대라는 감정이 듬뿍 담겨있어서 더 그랬다.
틀림없이 꼴사납기만 할텐데 기대라니.
만약 자신이 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유한이 실망하기라도 한다면···
생각을 하면 할수록 초조해지는 느낌에 애꿏은 입술만 잘근잘근 깨물어대고 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고모? 손좀 내밀어 보실래요?"
유한이 손을 좀 내밀어달라고 요구를 해왔지만 차마 그 요구에 응할 수가 없었다.
몸이 말을 듣질 않았으니까.
자신의 상태가 그렇다는 걸 유한도 눈치챘던 것일까.
스윽하고 뭔가가 뻗어오는 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오더니 이내 유한의 손으로 추정되는 것이 왼손을 꼭 움켜쥐는 게 느껴졌다.
"사실은··· 몰래 버리려고 했어요. 이거."
뒤이어 울려퍼진 뭔가를 꾹 눌러 참고 있는 듯한 목소리에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못하겠다라구요."
"···"
"고모가 슬퍼하실게 뻔한데 어떻게 그래요."
"···!"
"그래도··· 설마 제 손으로 직접 다시 끼워드리게 될 줄은 몰랐지만요."
어딘가 회한어린, 그래서 더 슬프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뭐, 그래도 괜찮아요. 나중에 틀림없이 더 비싸고 좋은 걸로 바뀌어 있을테니까."
그리 말하는 유한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스스로에게 다짐이라도 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리고··· 이번에 끼워드린 건 저잖아요? 저랑 나눠가진 반지는 아니긴 하지만 어쩄든."
그러니 당분간은 그걸로 참아보겠다고 말을 하는 유한의 목소리에··· 심장이 이상할 정도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약속한대로 반지 돌려드렸으니까··· 이제 고모 차례네요."
뒤이어 울려퍼진 유한의 말을 듣자마자 언제 그렇게 뛰었냐는 듯 철렁하며 바닥으로 내팽개쳐지긴 했지만.
유한에게 자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딱 그 문장 하나로 정의할 수 있는 현실이 코앞까지 들이닥치니 어떻게하면 좋을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아까 전부터 질끈 감고 있었던 눈을 뜰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은 그래서였는데···
"아, 그전에 고모한테 드리고 싶은 게 하나 있어요."
그 말에 결국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꼭 감고 있던 것을 뜬 순간, 눈으로 들어온 것은 수줍어서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어설프게 포장한 상자 하나를 이쪽을 향해 내밀고 있는 유한의 모습이었다.
"그건···"
"그, 한 번 열어보실래요?"
하필 이 타이밍에 선물이라니.
상황이 이렇지만 않았어도 제대로 기뻐해줄 수 있었을텐데.
그렇다고 받지 않을 수도 없어서 살짝 떨리는 손을 움직여 상자를 받아들었다.
신발 박스만한 크기의 상자는 가벼우면서도 묵직했다.
혹시 정말 신발이라도 들어있는 걸까.
그런 거라면 왜 하필 이 타이밍이어야만 했는지 유한을 향한 자그마한 원망을 속으로 곱씹으면서 잘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을 움직여 상자의 포장을 뜯었다.
지익하고 포장지 찢어지는 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울려퍼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포장을 모두 해체하고, 마침내 드러난 뚜껑을 조심스레 들어올려 그 안에 들어있던 것을 확인한 순간 눈을 부릅 뜰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상자 안에 들어있던 건···
"그, 유, 유한아? 이건 대체···"
그래, 딜도였으니까.
사고가 정지한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다른 생각같은 건 들지 않고 오직 상자 안에 고이 담겨있는 딜도의 모습만이 눈에 아로새겨졌다.
그만큼 컸다.
굵기도 굵었고.
거기에 색깔도 뽀얀 살색인 것이 꼭··· 바로 조금 전까지 혀로 열심히 핥고 있었던 유한의 물건을 보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일까.
분명 낯설어야할 그것이 익숙하다 못해 친숙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들려온 유한의 한 마디는 아예 거기에 대고 한술을 더 뜨고 있었다.
"얼른 한 번 써보세요. 분명··· 마음에 드실거예요."
어디서부터 지적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어 침묵하고 있으니 훅 뻗어온 유한의 손이 상자 안에 들어있던 것을 집어들었다.
그러더니 벽같은데 붙이기 위해 달려있는 부분을 바닥에 대고 꾸욱꾸욱하고 누르기 시작했다.
"자, 얼른요."
그것도 모자라 이제 올라타기만 하면 된다며 이쪽을 재촉하기까지 했다.
덕분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걸 느끼고 있으려니 3층에 다녀온다고 다시 입은 것들을 모조리 벗어던진 유한이 화장대에 딸린 의자를 끌어와 그 위에 걸터앉았다.
그런 유한의 물건은 이미 천장을 뚫을 기세로 발기해있었다.
"보이세요 고모? 저 기대되서 미칠 것 같아요."
그 말을 들은 순간 깨달았다.
결국 하기는 해야한다는 걸.
유한의 기대를 배신할 생각이 아니라면 그래야겠지.
분명 순수한 아이였는데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혹시 자신이 거절한 것 때문에 이상한 취향이라도 생겨버린 걸까.
말 그대로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결국 몸을 일으켰던 건 그래서였다.
우스운 건 이 와중에 보지는 러브젤같은 건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흠뻑 젖어있는 상태라는 것이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 사실 하나가 미친듯이 부끄러웠다.
유한을 바로 잡으려고 하지는 못할 망정 누가봐도 비상식적인 상황을 눈앞에 두고 흥분하고 있는 꼴이라니.
'하, 하지만···'
저렇게나 기대해주고 있는데··· 차마 유한의 기대를 배신할 수가 없었다.
힘이 잔뜩 들어간 탓에 괴롭기라도 한 건지 자꾸만 움찔움찔대는 유한의 자지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고 싶었다.
'딱 한 번만이니까···'
아마 유한도 한 번 보고 나면 다시 보여달라고 하진 않을 거다.
틀림없이 그럴 거라고 생각하며 가영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버린 팬티를 조심스레 벗었다.
분명 조심스럽게 벗으려고 했는데··· 손이 자꾸 떨려서 그만 그걸 놓쳐버리고 말았다.
철퍽···!
"읏···"
그렇게 놓쳐버린 것이 바닥하고 부딪히면서 난 소리가 너무나도 민망했다.
그래서 몸을 흠칫흠칫 떨고 있으려니 뒤이어 들려온 유한의 목소리가 수치심을 배가시켰다.
"야한 거 잔뜩 흘리셨네요? 덕분에 로션같은 건 안발라도 되겠어요."
그건 이미 이쪽도 알고 있으니까 부디 그만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음은 그랬는데 몸은 또 달랐던 걸까.
품평이라도 하듯 덤덤하게 내뱉어진 유한의 말에 배 안쪽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보지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안쪽에서부터 왈칵 터져나온 것이 기존에 고여있던 것들을 집어삼키더니 그렇게 하나가 된 것들이 허벅지를 타고 스멀스멀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그 사실을 유한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부끄러워해야 마땅할 말을 들으며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애액이 줄줄 흘러나올 정도로 흥분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한에게만큼은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새 땀으로 살짝 젖은 슬립의 끝자락을 손으로 꼬옥하고 움켜쥔 뒤 밑을 향해 꾹꾹 잡아당겨 혹시라도 안쪽의 풍경이 드러나지 않도록 했던 건 그래서였다.
그렇게 혹시라도 보이지 않도록 조심조심하며 유한이 바닥에 붙여놓은 물건을 향해 천천히 몸을 숙였다.
"읏···!"
그렇게 쪼그려앉은 상태에서 맞이하게된 딜도는··· 아까 상자 안에 곱게 누워있을 때하고는 느낌 자체가 달랐다.
안 그래도 커다란 것이 몇 배는 더 커보인다고 해야할까.
이 정도면 정말··· 유한의 자지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닿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닿을지도 몰랐다.
그 사실을 긍정하듯 보지가 뜨겁게 달아오르며 끈적끈적한 것을 바깥으로 줄줄 흘려보내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
누가봐도 딜도를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라 그것만으로도 얼굴이 미친듯이 화끈거렸지만··· 그새 벅차오른 숨을 푹 내쉬며 쪼그려앉았던 자세를 풀고 슬쩍 몸을 띄워올리며 그것을 슬립 안쪽으로 받아들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딜도의 끝부분이 보지하고 쪼옥하고 입맞춤을 한 순간 가영이 느낀 것은 기시감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왠지 익숙하게 느껴졌다.
자지로 따지면 귀두에 해당하는 부분이 보지를 좌우로 밀어젖히며 안쪽으로 파고 들어오는 느낌마저도 그랬다.
마치 이전에 몇 번이나 써본 것처럼.
허나 그럴 리 없었기에 기분 탓일거라 치부하며 팔을 등 뒤로 뻗어 뒤에 있던 침대를 짚었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허리를 밑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쯔으으으읍···♡
"흐으으으···♡"
커다랗고 굵은 것이 끈적끈적하게 젖은 것을 반쯤 억지로 벌리는 소리가 기이할 정도로 선명했다.
그래서 민망했다.
민망한데···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일까.
보지가 군침을 질질 흘려대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
그게 너무 이상했다.
다른 것들은 이렇지 않았으니까.
이렇게 기분 좋지 않았으니까.
유독 이것만 이토록 기분좋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유한이 보고 있기 떄문에?
그리 생각하니 유한이 어떤 표정을 한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을 지가 궁금해졌지만 차마 시선을 그쪽으로 향할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아버릴 것만 같은데 유한이 이쪽을 보며 잔뜩 흥분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걸 보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땐 정말로 풀썩 주저앉게 될지도 몰랐으니까.
"흐으, 흐우윽···"
몸 안으로 파고 들어와있는 것의 감촉이 기이할 정도로 선명했다.
그리고 익숙했다.
그래서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었다.
유한과 콘돔 따윈 쓰지 않고 한 명의 여자와 남자로 뒤엉켰던 순간의 기억이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그 때도 이랬다.
그 때도 이렇게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질 안을···
'···어?'
머릿속을 스치듯 지나간 어떤 생각 때문에 시야가 흔들렸다.
흥분으로 물들어 평소보다 한껏 거칠거칠하게 변한 유한의 목소리가 들려온 건 그 와중이었다.
"제가 그랬죠? 고모?"
"유, 유한아, 흐윽, 이거, 흐으읏···♡"
"틀림없이 마음에 드실거라고."
퍼뜩 고개를 치켜든 순간 눈으로 들어온 건 흥분으로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한채 이쪽을 향해 배시시 웃고 있는 유한의 모습이었다.
틀림없이 사랑스러워야할 그 모습이 시야속으로 박혀든 순간···
"어때요? 제 자지랑 완전 똑같죠?"
그 미소와 함께 귓속으로 흘러들어온 말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렇기에 가영도, 가영의 치태를 감상하는데 푹 빠져버린 유한도 눈치채지 못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꽉 닫혀있었던 문이 어느새 살짝이지만 열려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