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화 〉1부
큰 박스를 뜯었다.
그리고는 그 안에 차곡차곡 담겨있던 작은 박스 하나를 꺼내 뜯는 곳이라고 적힌 부분을 손으로 잡고 쭉 잡아당겼다.
트드드득···
누구 한 명 말하는 이 없이 조용해서 그런지 몰라도 유난히도 크게 울려퍼진 그 소리에 구석까지 도망을 가 있던 가영이 움츠리고 있던 어깨를 흠칫하고 떨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뚜껑이 열린 것을 반대로 뒤집어 침대 위에 대고 탈탈 털어내니 그 안에서 비타민 같은 것들이 우수수 쏟아졌다.
밤에 신세를 졌던 건 색깔이 새빨간 것이 꼭 딸기맛 같았는데 이번에는 또 노란게 레몬 맛 같았다.
안에 품고 있던 것을 전부 토해내고 텅 비어버린 것을 대충 등뒤로 내던졌다.
그리고는 방금 뜯은 것 말고 새로운 상자에 손을 댔다.
마찬가지로 그것도 깔끔하게 무장을 해제시키니 이번에는 콜라맛마냥 새까만 색을 띄고 있는 것이 우수수 쏟아졌다.
"유, 유한아···?"
콘돔을 한 박스도 아니고 두 박스나 까니 놀란 것일까.
살짝 떨리는 눈동자로 수북하게 쌓인 스무 개의 콘돔을 바라보던 가영이 침을 꼴깍 소리가 나도록 한 번 삼키더니 조심스럽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날 불렀다.
"고모."
"으, 응···?"
"콜라맛하고 레몬맛중에 어느게 좋으세요?"
두 가지 콘돔 중에서 어떤 것이 좋으냐.
그 질문에 가영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채 차마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거기서 어느 한쪽이 좋다고 택한 순간 그것이 그대로 내 물건에 끼워지는 광경을 보게 될테니까.
"아니다. 그냥 둘다 한 번씩 써보면 되겠네요."
바들바들 떨리는 눈동자로 내 손에 들린 걸 번갈아 바라보던 가영을 향해 그리 말한 뒤 곧바로 입고 있던 것들을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유, 유한아···!"
뒤늦게 가영이 그런 날 만류하려 들었지만 그때는 이미 팬티 한 장만을 남겨둔 채 모두 벗어던진 뒤 오래였다.
그렇게 벗어던진 것들을 발로 슥 밀어 대충 구석에다가 박아둔 뒤 그대로 가영이 있는 침대 위로 올라갔다.
졸지에 두 명 분의 무게를 감당하게된 침대가 죽겠다며 끼익하고 비명을 질러댔지만, 싸그리 무시한 채 구석에서 안절부절 못 하고 있던 가영의 앞까지 접근했다.
순식간에 가까워져 버린 거리에 어찌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일까.
이불을 꼬옥하고 움켜쥐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가더니 가영이 이내 눈을 질끈 감았다.
"고모."
바짝 움츠라든 가영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그러자 맞닿은 부분을 통해서 흠칫하는 떨림이 전해져왔다.
"이, 이러면··· 안 돼··· 고모랑 이러면···"
"약속하셨잖아요."
"그, 그래도 이건···"
"둘이 되면 바로 할 수 있도록 아까 미리 콘돔도 사다놨단 말이에요."
그에 내가 편의점에서 콘돔을 고르는 광경을 상상하기라도 한 것일까.
안 그래도 힘이 잔뜩 들어가있던 눈가가 좀 더 구겨지더니 가영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제가 고모하고 또 '자위'하는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역시 가영이라고 해야할까.
만만치가 않았다.
보통 다른 여자들같았으면 이쯤에서 이런 괘씸하고 음탕한 놈이라고 날 매도하며 콘돔이고 뭐고 그대로 날 깔아뭉개고 착정섹스로 돌입했을텐데 말이다.
'뭐···'
다른 여자들같았으면 날 향해 절하고도 남았을 상황을 눈앞에 두고도 가영이 이토록 망설이기만 하는 이유가 뭔지 알 것도 같았기에 굳이 그녀를 채근하지 않았다.
"고모···"
그저 애달픈 목소리로 가영을 부르기만 했을 뿐.
역시나 효과는 확실했다.
부르면 부를수록 가영의 눈동자가 흔들리더니 그 속으로 망설임이라는 감정이 떠오르기 시작했으니까.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겠지.
남자가 자존심이고 뭐고 한 번만 해달라고 매달리고 있는 꼴인데 안 흔들리고 배기겠는가.
"약속하셨잖아요···"
"고, 고모가···"
"네? 고모···"
"아, 아직 준비가··· 준비가 안 돼서 그래···"
준비라면 뭘 말하는 걸까.
마음의 준비?
아니면 보지의 준비?
둘 중에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 뒤늦게 뭔가를 깨달은 것처럼 탄식을 내뱉었다.
"아···"
그것도 모자라 뭔가 이해하기라도 한 것처럼 고개까지 끄덕끄덕 해보이니 가영의 얼굴이 민망함으로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얻어내긴 해야된다고 판단한 건지 입술을 한 차례 가늘게 떤 가영이 이내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그, 그러니까··· 자, 잠깐만 밖에서 기다려주면 안 될까? 준비, 금방 끝낼테니까···"
가영은 지금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지 알고 있기는 한 걸까.
사실상 보지 좀 적실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것이나 다름없는 가영의 요구에 마침 잘 됐다는 것처럼 목소리를 밝게했다.
"잘 됐네요."
"으, 응···?"
"안 그래도 밤에 저만 기분 좋고 고모는 그렇지 않으셨던 것 같아서 그 점이 좀··· 마음에 걸렸거든요."
속삭이듯 말하니 밤동안 느꼈던 무자비한 쾌락을 떠올리기라도 한 것인지 가영의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그녀의 목울대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그 모습을 하나하나 눈에 담으며 속삭임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혼자 공부를 좀 해봤어요."
자길 만족시켜주기 위해 무려 공부까지 했다는 내 말에 어찌 반응하면 좋을 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일까.
가영이 애꿏은 입술만 가늘게 떨어대고 있는 동안 슬그머니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제가 대신 준비해드릴게요."
그렇게 움직인 손을 가영의 몸을 감싸고 있던 이불 사이로 쑥 밀어넣었다.
"유, 유, 흐읏···?!"
쑥 파고들어간 것이 얇은 반바지로 덮여있던 부분을 톡 건드리기 무섭게 내 손을 떨쳐내기 위해 몸부림을 쳐대던 가영의 몸이 파드득 떨렸다.
그것도 잠시, 가영이 황급히 허벅지를 오므려 그 사이로 파고 들어가있는 내 손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지금 더 해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무, 뭐?!"
"제가 손 못 빼게 허벅지로 이렇게 꼬옥하고 조이셨잖아요."
"이, 이건 그런, 읏···♡"
아까 꽤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부분을 책상 두들기듯 손가락으로 툭툭 두들겨주니 내 손을 꼬옥하고 감싸고 있던 가영의 허벅지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여기가 좋으신거죠?"
"으으읏···♡"
그에 그치지 않고 톡톡 두들기고 있던 부분을 손가락으로 꾸욱하고 누르면서 원을 그리듯 빙글빙글 돌려주니 얇은 반바지 위로 느껴지던 콩알만한 것이 살짝 딱딱해지며 가영의 허벅지가 부들부들 경련하기 시작했다.
"이게 클리토리스죠?"
"읏, 흐으, 읏···!"
"클리토리스 만져주는 거 좋아하시는 구나."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었지만 지금 가영의 반응을 보며 새삼 깨달은 것처럼 말을 하니 가영의 눈가가 수치심과 민망함으로 가늘게 떨렸다.
그렇게 서서히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 하체하고는 다르게 상체 쪽은 조금씩 힘이 빠져가는게 눈에 훤히 보여서 속으로 적당히 타이밍을 재다가 아까 전부터 묘하게 눈에 거슬리던 이불을 그대로 홱 잡아당겼다.
"자, 잠, 흐으으읏···♡"
최후의 보루마냥 쥐고 있던 걸 빼앗겨버리니 당황한 걸까.
언제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냐는 듯 허둥지둥 몸을 움직여 빼앗긴 이불을 되찾으려 하는 가영의 가랑이에 툭툭하고 약한 딱밤을 먹여주며 빼앗은 이불을 저 멀리 던져버렸다.
"···유두가 섰어요. 고모."
"이, 이건, 흐윽···♡"
"느끼신 거죠? 저한테 보지 만져지면서?"
답은 듣지 않았다.
대신 티셔츠 위로 확 도드라진 돌기를 티셔츠 째로 와앙하고 베어물었다.
그 상태로 보지와 유두를 동시에 자극해대니 보지를 톡톡 두들겨대고 있던 손가락 끝으로 조금씩 습기가 어리기 시작했다.
어느새 벽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린 가영의 몸은 마치 밤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놓기라도 한 것처럼 내 밑에 깔려있었다.
어떻게든 참아야하는데 자꾸만 쾌감을 느끼고 마는 몸이 그리도 원망스러웠던 것일까.
차마 날 밀어내지는 못하고 눈을 질끈 감은채 양손을 꽉 움켜쥐고 몸에 힘을 잔뜩 주고 있는 가영의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그녀가 잠옷 삼아서 입고 있던 반바지 속으로 손을 밀어넣었다.
"거, 거긴···!"
그에 당황한 가영이 황급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내 몸으로 그녀의 몸을 꾸욱하고 눌러서 막았다.
그렇게 팬티하고 바지를 동시에 끌어내린 뒤 슬그머니 몸을 움직여 하체 쪽으로 내려갔다.
"무, 뭘···"
"제가 아까 공부했다고 했잖아요."
어느새 허벅지를 점령한 내 손길에 당황한 것일까.
가영이 허둥지둥 상체를 일으키는 틈을 타 어디가지 못하도록 양손으로 꽉 움켜쥐고 있던 것을 슬그머니 좌우로 벌렸다.
쯔으으읍···♡
허벅지와 함께 덩달아 벌어진 것이 음탕하기 짝이없는 소리를 사방으로 퍼뜨렸다.
그 소리를 가영도 들었던 것일까.
날 만류해보겠답시고 황급히 몸을 일으키던 가영이 우뚝하고 정지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귀까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가영의 허벅지를 살살 쓰다듬다가 이내 그녀와 똑바로 시선을 맞추며 입을 열었다.
"이런 거··· 처음이라서 솔직히 자신 없긴 하지만··· 그래도 혼자서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
"공부한 거··· 지금 보여드릴게요."
그리 말하며 투명하고 끈적끈적해보이는 것을 찔끔찔끔 토해내고 있던 가영의 보지를 향해 고개를 기울였다.
내 얼굴과 자신의 보지가 서서히 가까워지는 광경에 화들짝 놀란 가영이 황급히 몸을 뒤로 빼려했지만 허벅지가 붙잡힌 상황에서 도망을 쳐봐야 솔직히 거기서 거기였다.
그렇게 무사히 목적지 앞에 도착한 나는 그대로 슬쩍 입술을 내밀어 가영의 몸에서 제일 많이 사용되었을 성감대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쪽ㅡ♡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세계 여자들은 남자가 자기 클리토리스에 쪼옥하고 키스를 해주는 것에 아주 환장을 했다.
'클리키스라고 하던가?'
그런 것을 다른 이도 아닌 아들처럼 생각했던 내게 받아버리고 만 현실이 그리도 믿기지가 않았던 것일까.
불길한 무언가라도 바라보듯 가늘게 떨리고 있던 가영의 눈동자가 쿠웅하는 느낌으로 흔들리더니 이내 그녀가 제게 닥친 현실을 외면하기라도 하듯 질끈 눈을 감았다.
위쪽의 반응은 그랬는데 그에 비해 아래쪽은 어땠는가 하면···
'설마 방금 그걸로 간 거야?'
보지가 격렬하게 벌렁거리며 투명하고 뜨끈뜨끈한 것을 왈칵 쏟아내고 있었다.
그 반응이 너무 귀여워서 다시 한 번 키스를 해주었다.
"히흐으으으으윽···!"
"쪽ㅡ 고모 보지 엄청 귀여워요."
"흑, 흣···♡"
"이렇게 쪽, 입맞춰 줄 때마다 자꾸만 야한 거 질질 흘려대는게···"
입맞춤만으로 그치지 않고 그 콩알만한 것을 아예 입술 사이에다가 끼워넣고 잘근잘근 뭉개주니 가영이 허벅지를 부들부들 떨며 또 한 번 애액을 울컥 쏟아냈다.
쪽, 쪼옥, 쪼오옥···!
쉬지않고 퍼부어지는 키스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던 것일까.
"거기, 힛···♡ 그마한···♡"
"거기요? 거기가 어딘데요?"
어느새 달콤하게 녹아내린 목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오길래 어딘지 한 번 말해보라는 뜻으로 다시 한 번 입을 맞춰주었다.
"보, 흐윽···♡"
입맞춰 줄 때마다 가버리는 보지라니.
클리토리스를 대체 얼마나 만져댔길래 이렇게 된 걸까.
"보?"
"ㅡ흐, 학···♡"
무슨 오줌이라도 싸는 것마냥 투명한 것을 쉬지않고 토해내는 보지의 모습이 너무나도 외로워보였다.
벌렁대는 구멍에다가 뭐라도 물려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을 정도로.
계속해서 가영의 보지에다가 키스 세례를 퍼부으면서도 슬그머니 손을 움직여 한쪽에 가득 쌓여있던 콘돔을 향해 손을 뻗었던 건 다름아닌 그래서였다.
'콘돔을 꼭 자지에만 끼우라는 법은 없으니까.'
돌기가 더 미세한 쪽이 어느 쪽이었더라.
레몬맛과 콜라맛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레몬맛 쪽이 돌기의 크기는 더 작았다는 걸 생각해내곤 그걸로 두 개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잡아서 뜯은 뒤 그것들을 각각 검지와 중지에다가 끼웠다.
'어우···'
그러자 손가락이었던 것이 손가락 쥬지로 암흑 진화를 해버렸다.
그 정도로 흉악한 물건이었다.
이 콘돔은.
농담 아니고 이거 끼고 미친듯이 쑤셔대면 여자가 차라리 콘돔 빼고 생으로 하라고 애원하지 않을까.
그러니 미리 체험을 좀 시켜줘야겠지.
그래야 가영도 이 흉악하기 그지없는 것에 당할 준비를 하지 않겠는가.
해서 기능형 콘돔으로 무장한 손가락 쥬지를 아까부터 쉬지않고 벌렁거리고 있던 가영의 보지 속으로 서서히 밀어넣기 시작했다.
찌이걱···
"읏···♡"
벌써부터 보지에 힘을 꽉 줘서 조여대는 건 들어오지 말라는 뜻일까 아니면 얼른 들어오라고 환영해주는 걸까.
둘 중에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지만ㅡ
"···히이잇?!"
일단 딱 하나는 확실했다.
역시 전문가가 고른 것답게 성능이 아주 그냥 확실하다는 것.
콘돔에 난 돌기들이 민감하게 변한 질벽을 살살 긁으며 지나가는 느낌이 그리도 좋았던 것일까.
언제 눈을 질끈 감고 있었냐는 듯 가영의 두 눈이 번쩍하고 뜨이더니 그녀의 허리가 붕 떠오르며 보지가 손가락을 콱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