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화 〉1부
다른 것도 아니고 하필이면 절정의 순간을 내게 딱 걸려버렸기 때문일까.
가영은 당혹감에 젖은 채 말 그대로 어쩔 줄 몰라했다.
그 와중에 웃겼던 건 테이프를 이용해 클리토리스 쪽에 붙여놓은 로터만큼은 여전히 기세좋게 진동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었다.
"흐으으읏··?!"
덕분에 얼굴과 더불어 뻣뻣하게 굳어있던 새하얀 허벅지가 언제 그랬냐는 듯 바들바들 경련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다시 한 번 암컷즙을 울컥하고 토해내는 보지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니 그제서야 좀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일까.
크게 흡 떠져있던 가영의 눈동자가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하더니 침대보를 꽈악하고 움켜쥐고 있던 가영의 손이 그녀의 보지와 얼굴 사이를 미친듯이 배회하기 시작했다.
꼴사나운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는 없으니 어디든 가려야하긴 하는데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부터 가려야할지 아니면 지금도 여전히 암컷즙을 질질 흘려대고 있는 보지부터 가려야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던 것일까.
그런 식으로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던 가영의 선택은 결국 얼굴을 가리는 것이었다.
자위하는 모습을, 그것도 절정에 올라 애액을 질질 싸지르고 있던 모습을 내게 들켜버리고만 이 현실을 직시할 자신이 없었던 것일까.
양손으로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가린 가영이 얼른 와서 박아달라고 애원이라도 하는 것처럼 쫙 벌려놓고 있던 허벅지를 황급히 오므렸다.
그리고는 날 상대로 애원하기 시작했다.
"보, 보지마·· 흐으으·· 고, 고모 보면 안대에··♡"
그런 가영이 깜빡한 게 하나 있다면 클리토리스에 붙여놓은 로터를 떼는 것 정도?
덕분에 안 그래도 강렬하던 진동음이 한층 더 강해졌다.
그제서야 그것부터 어떻게 해야했음을 깨달은 것일까.
얼굴을 덮고 있는 손을 차마 떼어낼 수는 없었는지 가영이 가운데로 꼬옥하고 모은 허벅지를 미친듯이 꼬아대기 시작했다.
그런다고 테이프로 고정시켜놓은 것이 떨어질 것같지는 않았지만.
"흐윽··! 흐으으윽··♡"
격렬해서 더 애처롭게 느껴지는 가영의 몸짓을 눈에 담으며 문부터 잠궜다.
철컥-
자물쇠 돌아가는 소리를 들을 정신은 남아있었던 것일까.
가영의 어깨가 움찔하고 떨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대로 몸에 걸치고 있던 것들을 모조리 벗어던졌다.
계속해서 뭔가가 툭 떨어지는 소리가 나니 궁금하기라도 했던 것일까.
"유, 유한아··?!"
얼굴을 덮고 있던 손가락 틈 사이로 어느새 알몸이 되어 빳빳하게 발기한 물건을 드러내고 있는 내 모습을 확인한 가영이 기겁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 와중에도 허벅지만큼은 계속해서 움찔움찔 떨어대고 있는 게 지독할 정도로 음탕했다.
진짜로 당황한 건 맞나 싶을 정도로.
저벅ㅡ
일부러 발소리를 크게 내며 가영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가영이 잔뜩 움츠리고 있던 몸을 황급히 뒤로 물렸다.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가영이 조금 더 뒤로 물러났다.
다시 한 번 더 다가섰다.
가영이 다리로 침대를 걷어차듯 움직이며 좀 더 뒤로 물러났다.
그런 그녀의 몸에 채인 노트북이 침대보를 따라 쭉 미끄러졌다.
노트북 화면 속에는 누가봐도 야동임을 알 수 있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여성이 곤히 잠들어있는 남자 위에 올라타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어대고 있는 영상이었다.
'수면간이라··'
쓴웃음을 지어야할지 아니면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흡족해 해야할지 알 수가 없어서 애매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린채 화장대에 딸려있던 의자를 끌어와 그 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가영에게 밀려나 침대 끄트머리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던 노트북을 무릎 위에다가 올리고는 그 안에서 재생되고 있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척 했다.
곧 닥쳐올 무언가에 대비하게 위해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정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 의아했던 것일까.
딱 맞붙어있던 가영의 손가락이 슬며시 벌어지더니 그 사이로 눈동자가 살짝 드러났다.
그렇게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 중인지를 확인한 가영이 다시 한 번 눈을 크게 떨었다.
"유, 유한아·· 그, 그건 그러니까··"
"··좋으셨어요?"
내 질문의 의도를 알 수가 없었던 것일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좋으셨냐구요."
"무, 뭘··"
"이 새끼 따먹히는 거 보면서 자위하니까 기분 좋으셨어요?"
입꼬리를 쭉 끌어올리며 날카롭게 웃으니 가영의 눈동자 속에 깃들어있던 떨림이 조금 더 심해졌다.
그러더니 다시금 손가락 사이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고모."
"····"
"고모, 대답 안 하실 거예요?"
노트북을 탁 소리가 나게 접으며 그리 말하니 거기에 반응하기라도 한듯 가영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침대 위로 손을 뻗어 마침 눈에 띈 것을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중간 단계에 고정되어 있던 스위치를 최고라 적힌 곳까지 밀어올렸다.
우우우우우우웅ㅡ
무슨 말벌 소리같은 게 났다.
"흐으으읏···?! 흣, 흐으읏··!"
그와 함께 안 그래도 움찔거리던 가영의 육체가 더욱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중간 단계는 그럭저럭 견디는 것 같더니 두 단계나 높은 최고는 또 달랐던 것일까.
"흐으으응···! 안, 안, 흐으읏···♡"
허리까지 꺾어가며 흐느끼는 가영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스위치를 최하로 내렸다.
"헤엑·· 헤으읏···"
잠깐 맛본 최고 강도가 그리도 충격적이었던 것일까.
꼭 마치 혀를 쭉 빼문 채 숨을 몰아쉬는 듯한 꼴사나운 소리가 가영에게서 흘러나왔다.
딱 5초만 쉬게 해준 뒤 다시금 강도를 최고로 올렸다.
"흐? 흐으으으읏···?!"
그러자 힘없이 축 늘어져 있던 것이 언제 그랬냐는 듯 팍 튀어올랐다.
그렇게 가영이 깜빡하고 놓고간 리모컨을 이용해 로터의 강도를 올렸다 내리길 반복하니ㅡ
"그, 흣··! 그만 두지 못해에···! 고, 고모한테헷··! 호, 혼나고 싶어···♡"
나름대로 단호한 목소리가 가영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솔직히 말하면 어이가 없었다.
보지에서 올라오는 쾌감 때문에 헐떡거리기 바쁘면서 대체 누가 누굴 혼내겠다는 걸까 지금.
"해보세요."
"뭐, 뭐···?"
"혼내 보시라구요."
해볼테면 해보라는 뜻으로 로터 강도를 다시 최고로 높이니 추욱하고 늘어져있던 가영의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호오옥···!"
대체 얼마나 쌓였길래 저렇게 짐승같은 신음성을 내는 걸까.
슬슬 지켜만 보는 것도 한계라서 로터의 강도를 그대로 유지해둔채 그대로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무릎 걸음으로 가영을 향해 다가가니 스윽하고 무릎이 침대 위를 스치는 소리를 들었던 것일까.
"하으으읏··· 후으으응···!"
가영이 이불을 향해 황급히 손을 뻗길래 그런 그녀의 손을 그대로 낚아챘다.
그리고는 그것을 벽까지 밀어붙인 뒤 구석에 몰린 가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리고 혼나야하는 건 제가 아니라 고모죠."
"무, 흣, 무슨··"
"무슨 뜻인지 정말 모르시겠어요?"
"나, 나는, 흣··!"
"맨날 잠든 척 하면서 즐길 거 다 즐기고."
그 순간 가영의 얼굴을 꼬옥하고 덮고 있던 손이 스르륵 흘러내렸다.
그와 함께 드러난 것은 경악으로 물들어있는 눈동자였다.
그것과 똑바로 시선을 맞추며 입술을 삐죽 말아올렸다.
"그러면 설마 제가 모를 거라 생각하셨어요?"
"유, 유한아·· 그, 그건···"
어떻게든 변명을 해야하는데 뭐라 변명하면 좋을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일까.
크게 당황한 가영을 대신해 말을 이어나갔다.
"남자를 이렇게 흥분시켜놓고 책임질 생각은 안 하고 계속 참게만 하고."
꼬옥하고 움켜쥐고 있던 가영의 손을 물건 쪽으로 잡아당겨 그것과 닿게 했다.
아플 정도로 부풀어올라 딱딱한 것과 톡하고 닿은 손가락이 확 움츠러들었다.
그에 그것을 조금 더 끌어당겨 아예 내 물건을 감싸게 했다.
"이, 이러면 안 돼··· 이런 거는···"
"그래놓고서 자기는 다 잠들어있는 틈을 타 저딴 거나 보면서 혼자만 해결하고."
물건과 맞닿은 손이 자꾸만 움찔거렸다.
"제가 그동안 참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세요?"
한껏 움츠려든 가영을 내려다보며 말하니 어디선가 꿀꺽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니까 저도 이제 더는 안 참을 거예요. 그러니까 싫으면 밀어내세요."
그 말과 함께 고개를 옆으로 꺾어 가영의 입술을 훔쳤다.
그리고는 늘 그러던 것처럼 혀를 밀어넣어 그녀의 입 안을 탐닉했다. 그런 날 가만히 둘 수는 없었던 것일까.
벽에 딱 달라붙어있던 가영의 또다른 손이 내 가슴팍을 뒤로 떠밀기 시작했다.
다만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아침마다 그랬던 것처럼 진득하게 가영의 입 안을 탐할 수 있었다.
아침마다 반복된 키스와 애무에 익숙해진 몸이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응하기 시작하기라도 한 것일까.
"응··· 츕··· 츄웁···"
입을 맞추는 소리 사이사이로 달콤한 소리가 섞여들기 시작했다.
소리가 귀가 아닌 입을 통해 뇌로 그대로 전달되는 듯한 낯설고 묘한 감각을 만끽하며 여태까지 단 한 번도 허락받지 못한 곳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것이 뜨겁고 축축한 곳에 닿은 순간이었을 것이다.
힘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모습은 다 연기였다는 것처럼 가슴팍을 팍 떠미는 힘이 느껴졌다.
가녀려보이는 가영이 낸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강한 힘.
그에 방심하고 있던 몸이 기우뚱하고 뒤로 기울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엉덩방아라도 찧은 듯한 모양새로 침대 위에 주저앉게 된 순간 깨달았다.
지금이야말로 가영의 방을 찾기 전에 눈에다가 뿌려두었던 것의 힘을 사용할 때라는 걸.
상품 설명에 적혀있던 키워드를 속으로 읊조린 순간이었을 것이다.
뭔가가 볼을 타고 또르륵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딱 오른쪽 볼에서만 그 느낌이 느껴졌다.
그렇게 눈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주륵주륵 흘리고 있다가ㅡ
"하···"
탄식하듯 그 소리를 입밖으로 흘리며 고개를 푹 떨구었다.
그 상태로 잠시 기다리다가 이내 침대에서 스르륵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최대한 비참하게 보일 수 있도록 어깨를 축 늘어뜨린채 터덜터덜 가영의 방을 빠져나가려고 하니ㅡ
손을 꼬옥하고 잡아오는 손길이 느껴졌다.
딱 예상했던대로라 입꼬리가 방정맞게 움찔거리려 했지만 꾹 눌러 참으며 가영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다시 방을 빠져나가려 했다.
"자, 잠깐만··· 유한아 잠깐만··· 고모하고 이야기 좀 할까···?"
그러자 내 몸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대쪽으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아니, 무슨 힘이···'
엉덩이하고 가슴만 빼면 가녀리기 그지없는 몸 어디에서 이런 힘이 솟아나는 것일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힘에 내심 당황하고 있으니 가영이 날 그대로 자신의 침대 위에 눌러앉혔다.
"자, 잠깐만··· 눈, 좀 감고 있을래···? 고, 고모가··· 금방 옷만 입을테니까···."
그에 한숨과 함께 눈을 감으니 바닥에 널브러져있던 슬립을 주워 몸에 걸치기라도 했는지 스윽하고 부드러운 것과 부드러운 것이 비벼지는 소리가 귓가로 울려퍼졌다.
"이, 이제 눈 떠도 괜찮아···."
이내 눈을 떠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지만 눈을 뜨는 대신 잠시 멈춰놓았던 것을 다시금 주륵주륵 흘리기 시작했다.
가까운 곳에서 안절부절 못 하는 기색이 전해져오기 시작한 것도 다름아닌 그때부터였다.
그 상태로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꼭 감은 채 눈물만 주륵주륵 흘려대는 내 모습을 더는 두고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는지 부드럽고 뭉클한 것이 얼굴을 포옥하고 감싸왔다.
살짝 우유향이 나는 것은 다름아닌 가영의 가슴이었다.
"고모가, 고모가 미안해··· 그러니까 그만 울어, 응?"
가영의 품 안은 포근했다.
그 와중에 유두로 추정되는 것이 내 어깨부근을 콕콕 찔러대는 게 좀 거슬리면서도 꼴리긴 했지만.
"유, 유한이 네가···"
막상 말을 하려니 긴장되기라도 했던 것일까.
꿀꺽하고 침을 한 번 삼킨 가영이 다시금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 일까지 할 정도로··· 고모를 좋아해줬는데··· 고모가 그 마음을 몰라줘서 섭섭했지?"
그걸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거의 화염구급의 초월번역에 머릿속이 살짝 멍해지는 걸 느끼고 있으니 내가 이제 좀 진정이 되었다고 생각한 건지 가영이 내 몸을 꼬옥하고 끌어안고 있던 팔을 풀더니 대신 내 손을 꼭 움켜쥔 채 내 옆에 앉았다.
그 상태로 눈을 꼭 감은 채 한숨을 푹푹 내쉬던 것도 잠시, 가영이 바닥을 향해 내던지고 있던 시선을 슬쩍 들어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 정도로··· 좋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