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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화 〉1부 (99/315)



〈 99화 〉1부

술자리에 앞서 지나의 체력을 좀 빼보겠다고 아둥바둥 하느라 덩달아 녹아버리긴 했지만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싸온 보충제를 쭉 들이키는 것으로 금세 회복할 수 있었다.


'이거 섹스할 때 옆에 놓고 마시면 좋을 것 같은데··'

그렇게 운동을 끝마치고 날 데리러온 세나와 합류했다.

그리고는 중간에 마트에 들려서 필요한 재료들을 모두 쓸어담은 뒤, 집에 도착하자마자 안주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시간상 아직 좀 이르긴 했지만 손이 많이 가는 메뉴가 몇  있었으니까.


'안주가 맛있어야 술도 꿀떡꿀떡 잘 넘어가지.'


암 그렇고 말고.


 같아서는 아까 마트에 들렸을 때 아예 술까지 같이 구매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술은 퇴근하는 길에 자기가 사오겠다며 지나가 본인의 입으로 직접 말했으니까.

그렇게 밑작업에 시간을 쏟아붓고 있으니 옷 좀 편한 걸로 갈아입고 오겠다며 방으로 향했던 세나가 슬금슬금 기어나와 옆으로 합류했다.

나왔으면 얼른 돕기나 할 것이지 제 버릇  못준다고 만들어둔 카나페를 쏙쏙 집어먹기 시작한 세나의 등을 찰싹 소리가 나도록 두들겼다.


"아!  때리는데?!"

"적당히 드시고 얼른 도와주시기나 하시죠? 바쁜 거  보여?"


"씨이이·· 귀찮게···"

"저번에 도와준다고 했잖아."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헹하고 코웃음을 치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얄미웠다.


"뭐? 안주는 매운탕하고 회가 좋겠다고?"


"··뭐, 도와주면 되는데."

어차피 도와줄 거면서 튕기기는.


속으로 피식 웃고는 세나도 할 수 있을만한 단순작업들을 그녀에게 떠넘겼다.


그렇게 정신없이 안주를 준비하다보니 어느새 바깥이 어둑어둑해졌고ㅡ


"뭐야, 엄마 아직 퇴근  하신 거야?"


의외로 가영보다 지나가 먼저 돌아왔다.

"응,  더 걸리시려나 봐."

"그래? 오늘은 마감 직원한테 맡기고 일찍 퇴근할 거라고 그러셨었는데··"


"금방 오시겠지."

"흠."


아니, 그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손에 들린 저 묵직해보이는  대체 뭘까.


일을 끝마치고 돌아온 지나의 손에는 쇼핑백들이 들려있었는데 어째 그것들이 하나같이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처럼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설마..'

저거  술은 아니겠지?


"그거 술이야?"

"응? 아, 어."

그 말대로 쇼핑백 안에 든 건 전부 술이었다.

그것도 하나같이 도수 높고 비싸보이는 것들 뿐이었다.


쇼핑백 안을 채우고 있던 것중에서 그나마 도수가 낮아보이는 게 와인일 정도니  다했지 뭐.

'아니, 뭔 놈의 술을··'

이리도 많이 사왔단 말인가?


그것도 이렇게 쎈 것들로 말이다.

혹시 지나는 먹고 죽을 때까지 달리는 스타일이라도 되는 걸까.


쇼핑백 안을 들여다보며 헛웃음을 흘리다가 무슨 말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생각나는대로 내뱉었다.


"다 엄청 비싸보이네."

"··워, 원래 비싼 걸 먹어야 다음날 숙취가 없는 거야."

정말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었는데 어째 지나의 반응이 좀 이상했다.

뭔가 찔리는 구석이라도 있는 것 같은 반응이라고 해야할까.

'설마..'

 팬티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날 꽐라로 만들어버린 다음에 실컷 따먹을 속셈인 걸까.

는 그럴  없겠지.


그보다는 차라리 내가 저번처럼 자기한테 엉겨붙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이런 것들만 사온 게 아닐까.

취기가 올라올 틈조차 주지 않고 훅 가게 만들어버리면 애초에 엉겨붙지조차 못할테니까.

아무래도 대비를 좀 해야할  같았다.

지나의 노림수대로 훅 가버리기라도 하면 곤란하니까.

어차피 안주 준비도 얼추 끝났겠다 잠시  좀 갈아입고 오겠다고 말한 뒤ㅡ


"히에에엑·· 도수 미쳤는데?"

어느새 지나의 쇼핑백 셔틀로 전락해버린 세나가 쇼핑백 안에 들어있는 것들을 확인하고는 기겁하는 현장을 뒤로한채 그대로 내 방까지 올라왔다.

'어디보자··'


그리고는 바로 상점을 뒤지기 시작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런 상황을 위한 물건이 하나 있었던 걸로 아니까.

'분명 숙취해소제 밑에 있었던 것같은데··'

속으로 숙취해소제라는 단어를 몇 번이고 되뇌이며 계속해서 스크롤을 내리다보니 마침내 원하는 걸 찾아낼 수 있었다.

그래도 상점에 파는 것들 중에서는 나름 저렴했던 숙취해소제와는 달리 이쪽은 가격이 꽤 나갔다.


덕분에 다시  번 캐쉬를 충전해야 했지만 전혀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로써 나는 술자리의 신이자 무적으로 거듭나게 되었으니까.

취기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했겠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가벼운 차림새를 한채 다시 1층으로 향했다.

이제 딱 가영만 도착하면 되는 상황.

호랑이도  말하면 온다더니만 1층에 도착하기 무섭게 가영이 현관문을 열고 집 안으로 돌아왔다.


그런 그녀의 얼굴은 아침에 출근할 때하고 비교하면 한결 편안해보였다.

아침에는 한껏 달아오른  때문에 묘하게 초조해 보이더니만 시간이 지나서 좀 진정이 된 것일까.

신발장을 손으로 짚은 채 신고 있던 구두를 벗고 있는 가영을 향해 그대로 쪼르르 달려갔다.

"오셨어요? 고모?"


"으, 응·· 지, 지나는? 지나는 퇴근했니?"

"네, 누나도 온지 얼마 안 됐어요."

그러니 이제 술만 마시면 된다고 어필을 해주면서 가영의 손에 들려있던 가방을 자연스레 받아들었다.


그렇게 가영에게 뜸을 들일 시간조차 주지 않은 덕분에 한결 편해보이는 옷차림을 한  사람과 자리에 앉을  있었다.


 와중에 유독 눈에 띄는 이가 있다면 그건 바로 가영이었다.


집이니만큼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지나와 마찬가지로 외출복이 아닌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오긴 했는데 편해보이는 것과는 별개로 몸을 꽁꽁 싸매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했으니까.

아무래도 내가 술에 취하는 상황을 우려한 건 지나만이 아니었던 모양.

"자, 그러면·· 일단 건배부터 하고 시작할까?"

그런 식으로 시작된 술자리는 비교적 평온하고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내가 자제하기도 했을 뿐더러 가족끼리 모여서 마시는 것이니만큼 술게임같은 걸 하기도  애매했으니까.


그렇다고 분위기가  좋은 건 또 아니라서 오히려 더 술이 꿀떡꿀떡 넘어갔다.

'비싼 술이라서 그런가··'

확실히 도수가 세긴 센데 자꾸만 손을 뻗게 만드는 마력같은게 있었다.


거기에 안주까지 훌륭하니··

거실에 놓아둔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여앉은 이들의 얼굴은 어느새 술기운을 잔뜩 머금은 채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물론, 빨갛게 변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안주 먹는 척 하면서 유리로 된 테이블에 얼굴을 비춰봤는데 아주 그냥 토마토마냥 새빨갛더라.

"후우··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가  덥네··"

중간에 안주를 챙겨오는  하며 난방의 온도를 높여놨더니 슬슬 반응이 오기 시작한 것일까.

지나가 발그레하니 달아오른 얼굴을 한채 입고 있던 티셔츠의 앞섬을 손으로 잡고 펄럭거렸다.

잘 마시는 편인 지나가 그 정도인데 알쓰인 세나야 말할 것도 없었다.

지나야 말을 할 정신이라도 있었지만 세나는 그런 것도 없는 듯 했으니까.


'자나··?'

아까 전부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걸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가영은  그 둘의 중간이었다.


잘 마시는 것도 못 마시는 것도 아니라고 해야할까.

말이 없는 건 그녀또한 마찬가지긴 했는데 아예 고개까지 푹 숙이고 있는 세나와는 달리 가영은 일단 멀쩡히 앉아있긴 했으니까.


표정이 뭔가 좀··

'야하네···'


그래, 그래서 그렇지.


안 그래도 묘한 색기가 도는 얼굴이 발그레하니 달아올라 있는 것도 모자라 눈까지 게슴츠레하게 뜨고 있으니 마치 날 어떻게 따먹는게 좋을까 고민이라도 하고 있는  같은 느낌이었다.

"안 되겠다. 여기까지 마셔야겠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지나가 결국 총대를 메고 나섰고, 그렇게 술자리의 끝을 선언한 지나가 가장 먼저 한 행동은 가영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엄마? 괜찮아?"

확인 차 던져진 지나의 물음에 말없이 고개만 끄덕끄덕하는 가영의 모습은 묘하게 귀여웠다.


"그러면 일단 얘부터 올려다 놔야겠네··"

그리 말한 지나가 세나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기 시작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진작에 맛이 가버린지 오래인 세나는 아무 반응도 보여주지 않았다.

결국 참다못한 지나가 세나를 억지로 일으켜 세우더니 그대로 자신에게 기대게 만들었고, 그렇게 지나가 세나를 부축한  2층으로 사라졌다.

덕분에 거실 안에 단둘이 남겨지게된 나와 가영 사이로 어색하고 묘한 침묵이 흘렀다.

몸에 와서 휘감기는 그 묘하디 묘한 분위기를 만끽하면서 가영에게 들리도록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는 정확히  맞은 편에 앉아있는 가영을 물끄러미 바라보기 시작했다.

술에 잔뜩 취한 가영은 평소보다 몇 배는  예뻐보였다.

발그레하니 달아오른 얼굴이 그랬고, 평소보다 더 촉촉해보이는 분홍빛 입술이 그러했으며 살짝 풀린 눈동자가 그랬다.


이게 바로 홀린다는 느낌인 걸까.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어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그런 내 시선이 부담스럽기라도 했던 것일까.


가영이 안 그래도 빨간 얼굴을 더욱 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내 시선을 피했다.


"··고모."

그 반응이 왠지 모르게 불만스러워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를 부른 순간이었을 것이다.

"응? 엄마한테 뭐 할 말이라도 있어?"


뒤에서부터 지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려오는 소리를 못 들었는데 대체 언제 돌아온 것일까.


갑작스레 들려온 지나의 목소리에 놀라 몸을 흠칫거리고 있으니 내 맞은 편에 자리하고 있던 것또한 덩달아 떨리고 있는   수 있었다.

"··아냐."


"그래? 흐음··"

의아하다는 소리를 내던 것도 잠시, 지나가 가영을 향해 물었다.


"방으로 모셔다 드려요?"

"··아냐, 바로 옆인데 뭘."

갑작스레 등장한 지나 때문에 이성이라는 게 살짝 돌아오기라도  것일까.

가볍게 손을 내저으며 사양을 표한 가영이 이내 내쪽을 힐끔하고 쳐다보았다.

"··엄마는 됐으니까. 유한이부터 데려다 줘."

3층이니만큼 혼자 올려보내면 위험하지 않겠냐면서 우려를 표하는 가영의 발언에 지나가 '으음··'하고 뭔가를 고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유한아."

"응?"


"오늘은 그냥 네가 누나  가서 자. 난 그냥 소파에서 잘테니까."


지나가 나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없는 말을 입밖으로 내뱉었다.


지나 방에서 자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지나가 거실 소파에서 자게 되면 가영의 방에서 몰래 뭘 하기 힘들지 않겠는가.

해서 한사코 고집을 부려 지나를 3층에 있는 내 방으로 올려보냈다.


그리고는 지나의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아니, 청하는 척 했다.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는 것도 지치기 시작했을 때 혹시라도 누가 문을 열고 들어올세랴 꼬옥하고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는 벽에 걸린 시계부터 확인했다.


그랬더니 그 잠깐 사이에 1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더라.

'이만하면··'

충분히 기다렸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


해서 슬그머니 지나의 방을 빠져나와 2층으로 올라갔다.

'세나는..'

잠들어 있었다.

문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도롱도롱하는 소리가  증거였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3층까지 올라가 확인해보니  침대가 아니고 소파에 누워 잠들기라도 했는지 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지나의 것으로 추정되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미리 체력을 녹여놨던게 효과가 아예 없지는 않았던 것일까.


 깊게 잠든 듯한 지나의 숨소리를 들으며 그대로 1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가영의 방으로 이어지는 문 앞에 서서 그것을 향해 귀를 기울여보니ㅡ

이번에도 들려온 건 숨소리였다.


다만 전에 들은 것들하고는 본질적으로 달랐다.


 다 작은 건 똑같았지만 가영의 방에서 나지막하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은 지나나 세나가 내던 것처럼 고르지도 않았고, 편안하지도 않았으니까.


"하아·· 하아···"


거칠고, 헐떡이는 듯한 숨소리.

"후읏·· 후으응·· 흣··♡"

그것이 문 너머에서부터 들려오고 있었다.

웅웅하고 휴대폰이 진동하는 듯한 소리는 덤이었다.

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달콤해지고 높아졌다.


"흣··! 앗··♡ 흐으읏♡"


지금 강도로는 좀 부족했던 것일까.


가영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것들 밑으로 깔리던 진동음이 한층 더 강렬해졌다.

"하으·· 후으읏···!"

그리고 소리가 높은 수준을 뛰어넘어 날카롭게 들리기 시작했을 때ㅡ

"흐으으으응·····!"

때마침 들려온 날카롭기 그지없는 신음성에 맞춰 문을 벌컥 열고 가영의 방으로 들어갔다.


 순간 눈으로 들어온 것은 몸을 일으키다가 만 자세로 굳은 채 경악한 듯  눈을 부릅 뜨고 있는 가영과ㅡ

"흐으으읏···?! 유, 흐읏··! 유한아?!"


핑크색 로터를 클리토리스에 대롱대롱 매단채 투명한 암컷즙을 질질 흘리고 있는 선홍빛 보지였다.


"히읏··!  보, 보지마··♡ 앙··! 보면, 안 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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