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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화 〉1부 (86/315)



〈 86화 〉1부
내 팬티를 몰래 챙겨간 상황에서 지나의 방쪽에서 끙끙하고 앓는 듯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건 빼박이지.'

라는 깨달음이 머리를 스친 즉시 나는 발뒤꿈치를 들어올린채 굳게 닫혀있는 문쪽으로 향했다.

그렇게 자그마한 소리조차 내지 않고 그 앞에 도달하는데 성공한 순간 다시 한 번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지나가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라는 걸 말이다.

-흐으으..

아까보다 한결 또렷하게 변한 흐느낌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얼굴이 확 뜨거워지면서 심장이 쿵쿵하고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지나가 반찬으로 삼은 것이 얼마 전까지 내가 입고 있었던 팬티일 가능성이 커서 더 그랬다.

내 팬티를 반찬으로 쓰고 있다면 어떻게 쓰고 있는 걸까.

그것을 꼬옥하고 움켜쥔채 젖은 부분에다가 코를 가져다댄 상태로 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설마 젖은 부분을 입에 문채 혀로 핥짝핥짝하며 맛을 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대충 그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의아하기도 했다.


대체 어쩌다가 저렇게 된 건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됐으니까.

지나가 브라콤이라는 단어가 절로 생각나게 할 정도로 유한을 각별히 아낀다는 것도, 남들과는 비교할  없을 정도로 거대한 성욕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지나가 저런 짓을 하고 있는 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내가 최근들어 기회가 생길 때마다 그녀를 자극했다는 점까지 고려하더라도 그랬다.


그렇기에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난 후라면 모를까 당장은 저런 반응을 기대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금 귓속으로 흘러들어오는 지나의 애달프기 그지없는 음성은 분명한 현실이었다.


문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목소리가 이리도 선명한데 이런 게 꿈일 리 없었다.

'어떻게 된 거지..'


당장 생각나는 건 하나였다.

내가 예상하지 못한 무언가가 개입했을 가능성.


'문제는 그게 뭐냐는 건데..'

조심스레 턱을 쓰다듬고 있던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건 이 세계에 떨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우연찮게 접하게 되었던 정보들 중 하나였다.

정확히는 이 세계의 상식 중 하나라고 해야할까.

가뜩이나 강한 성욕을 지닌  세계의 여성들은 배란기가 가까워지면 안 그래도 강한 것이 거의 폭발하는 수준이 된다고 한다.

만약 지나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안 그래도 남들의  배는 되는 성욕이 배란기의 영향을 받아 폭주한 거라면?

저런 식으로 내가 파악한 지나라면 절대 할 리 없다 생각했던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고 있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

'어쩐지..'


최근들어 운동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격렬하게 한다 싶더니만.. 그래서 그랬던 거였구만.


저러다가 쓰러지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될 정도로 몸을 혹사시키길래 조마조마했던 적도 몇  있었는데 그게 다 과할 정도로 끓어오르는 성욕을 달래기 위함이었을 줄이야.


'그러고보면 평소보다 가슴이 좀 더 컸던 것 같기도 하고..'

체육관에서 보았던 지나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는 와중에도 애달프기 그지없는 음성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더는 생각을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

"하아, 흐, 흐으으.."

문틈을 통해 새어나오는 소리들이 그만큼 음탕했으니까.

아무래도 지나는 내 냄새에 푹 빠진 듯 했다.


신음성보다도 숨을 크게 들이키는 소리가 압도적으로 자주 들려오는 걸 보면 필시 그런 거겠지.

'동생 냄새를 맡으면서 발정하는 누나라니..'


너무 야한  아니냐는 생각과 함께 호기심이라는 것이 미친듯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건 다름아닌 문 너머에서 한창 달아오른 몸을 위로하고 있을 지나에 대한 것이었다.

지나가 자위 중이라는 거야 굳이 확인해보지 않아도 뻔한 사실이었기에 내가 진짜로 궁금한 건 지금 그녀의 포즈였다.

지나는 어떤 자세를 한채 자위에 열중하고 있을까.


엄마인 가영처럼 어딘가에 걸터앉아서? 아니면 침대 위에 누워서?

'어쩌면..'


발정난 암캐처럼 바닥에 납작 엎드려있을지도 모르지.


모델 뺨치는 비율과 몸매를 지닌 지나가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엉덩이만 위로 치켜든  자위에 열중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진짜 미친듯이 꼴렸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물건이 빨딱하고 설 정도로.


'시발..'


어디서 투시안경같은 거라도 하나 안 떨어지나?

그런 생각마저  정도로 그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는 욕망이 미친듯이 솟구쳤다.

정신 차리고 보니 손은 이미 문고리를 향해서 뻗어나가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문고리에 닿기 전에 뒤로 잡아당겨서 회수했다.

지금 저 문을 열고 들어간다면?

어쩌면 지나와 맺어질 수 있을지도 모르지.

동생의 팬티를 반찬으로 쓰고 있는 현장을 발각당한 지나가 가만히 있을  없으니까.


하물며 지금 그녀는 성욕에  쩔은 상태가 아니던가.


그런만큼 지나가 이성을 잃고 폭주하게 되면 그게 어떤 식으로 발현이 될지야 솔직히 뻔했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지금 몸 담고 있는 이 공동체가 산산조각나버릴지도 몰랐다.

최악이 그렇다는 것이고 그리 되도록 내버려둘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 아마 거기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나오는 결과들은 내가 원하는 방향하고 정반대일 가능성이 컸다.

그러니 지금은 참아야했다.

문 바로 앞에다가 가져다놓고 있던 몸을 슬그머니 뒤로 물리기 시작한 건 다름아닌 그래서였다.

'그래, 따먹을 거면 세 명다 따먹어야지..'


암, 그렇고 말고.

라고 생각하며 물러다나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물러나자니 뭔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말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되지만..'

문을 두들기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동생이 벗어놓은 팬티를 반찬으로 쓴다는 말도  되는 짓을 저지른 지나에게 경고도 할겸해서 말이다.

샤샤샥 뒤로 물러나던 것을 멈추고 그새 살짝 멀어진 문을 향해 조심스레 손을 뻗었던 건 다름아닌 그래서였다.

똑똑-

"누나? 혹시 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문틈 사이로 슬그머니 새어나오던 것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멎었다.


그게 왠지 모르게  웃겼다.

문 두들기는 소리와 함께 울려퍼진 내 목소리를 듣고는 언제 자위에 열중하고 있었냐는 듯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은 채 놀란 듯 눈을 부릅 뜨고 있을 지나의 모습이 직접 보기라도  것처럼 아주 선명하게 그려졌으니까.


그리고 그 와중에도 지나의 몸은 쉬지않고 움찔대고 있겠지.


한창 자위에 열중하다가 딱 끊겨버린 바람에 그 쾌감에 몸 안에 고스란히 남아있을테니 말이다.

 부름에 답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아마 그것 때문일 것이다.


지금 입을 열어  물음에 답을 하게 되면 어떤 목소리가 흘러나올지 모르니까.


평소같은 목소리라면 다행이겠지만 만약 그렇게 흘러나온 것이 아까 열심히 입밖으로 흘리던 것과 비슷한 것이라면 지나에게는 그것만큼 참담한 상황이 또 없을 터.

그래서 답을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컸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물론, 문을 두들겨주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쿵쿵쿵-


"지나 누나?"

대답은 그제서야 돌아왔다.


"으, 응..? 왜..?"

목소리를 정돈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던 모양인지 지나가 기껏 대답이랍시고 내놓은  누가봐도 동요한 상태라는  알 수 있을 정도로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아니, 방금 빨래 끝나가지구.. 혹시 오늘   중에서 급하게 말려야 된다거나 뭐 그런 거 있어?"


"어, 없어."

"그래? 그러면 그냥 다 널어놓는다?"


"..어."


그런 식으로 대화를 마무리하는 척 하다가ㅡ

"아, 맞다. 누나."


"..왜?"

"그.. 괜찮아?"

지나가 안도하고 있는 틈을  훅 찌르고 들어갔다.

딱히 소리같은 건 들리지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지나가 흠칫하고 몸을 떠는 모습이 눈앞으로 그려지는 듯했다.

아무 말도 없는 건 틀림없이 내가 던진 것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느라 바빠서 그런 거겠지.


덕분에 아마 지금쯤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두근대고 있지 않을까.


그럴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혹시 들킨 건 아닐까하는 걱정과 불안감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을테니 말이다.


"아니.. 목소리가 잠겨있는 것 같아서.."


그런 지나의 쓸데없는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슬그머니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그 뒤로 오늘 입맛 없다고 아침도 거의 거르다시피 하지 않았느냐는 말을 슬그머니 덧붙여주었다.

이러면 누가봐도 혹시 몸이 안 좋은 건 아닐지 걱정하는 걸로 보이겠지.

그렇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다음 발언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방금 그.. 끙끙거렸잖아."

아파서 그런 소리를  게 아니었느냐.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던진 내 물음에 지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야 뭐..'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 짓을 한다고 냈던 신음소리들을 내가 들었다고 생각하니 민망함이 장난 아닐테니까.

거기에 당혹스럽기도 할 것이다.


내가 추측한대로 그녀가 내 팬티를 반찬으로 삼고 있는 상태였다면 틀림없이 그렇겠지.

그래서일까.

침묵이 상당히 길어졌다.

그에 다시 한 번 의아해하는 목소리를 내주었다.


"누나?"

"우, 운동하느라..! 운동 중이었어."

"또? 아까 운동 너무 많이 해가지고 입맛 없다면서."


"모, 몸이 살짝 찌뿌둥해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며 횡설수설해대는 지나를 상대하고 있으려니 자꾸만 웃음이 새어나오려 했다.

"그래도 적당히 해. 보니까 컨디션도 안 좋은 것 같던데."

"으, 응.."

난 그랬지만 아마 지나는 지금쯤 얼굴이 수치심과 민망함으로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지 않을까.


"배는 안 고프고? 배 고프면은  죽이라도 끓여줄테니까ㅡ"

"아, 아냐..!"

그런 식으로 지나를 좀 혼내주다가 남은 빨래를 마저 건조대 위에 널어놓고는 그대로 내 방으로 올라왔다.


조금 있다가 세나와 마트에 가기로 했으니 그 전까지 상점에 새로 입고되었다던 상품들을 하나하나 둘려보며 시간이나 때울 생각이었다.

그리고 뭣보다 내가 1층을 비워주어야 내 팬티를 훔쳐간 깜찍하기 그지없는 도둑이 얼떨결에 훔쳐버린 것을 원래 있어야할 자리에다가 돌려놓을 수 있지 않겠는가.

'..돌려놓겠지?'

우발적으로 챙긴 내 팬티에 아주 그냥 푹 빠져있던 지나의 모습을 떠올리니 솔직히 확신이 서질 않았지만 어쩌겠는가 그녀에게 이성이라고 할만한 것이 남아있기를 믿는 수밖에.

아무튼 그렇게 느긋한 마음으로 상점을 둘러보고 있으려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물건들이 새롭게 추가된채 내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 딱 하나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저번에 세나를 도와줄 때 구매했었던 그 500만 캐쉬짜리 네잎클로버는 한정상품이기라도 했는지 그때 이후로 보이질 않는다는 것 정도?

'아깝네..'

어떻게 하나 더 구할 수 있으면 그걸  다음에 바로 복권이든 뭐든 긁으러 달려갔을텐데.

돈복사 버그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다고 생각하니 아쉽긴 했지만 아쉬울 지언정 후회되진 않았다.


그 대가로 세나와의 관계를 좀  진전시킬  있었으니까.

'자, 그래서..'


뭐, 쓸만한 것 좀 없으려나.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조금 많이 특이한 상품이 눈으로 들어왔다.

우선 가격이 굉장히 저렴했다.

새롭게 추가된 상품들이 기존의 것들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자랑하는 반면에 그건 단돈 100만 캐쉬짜리였으니까.


현금으로 따지면 100만원인 셈인데 다른 것들은 자릿수부터 다르다보니 왠지 엄청나게 싼 것처럼 느껴졌다.

가격란에 100만원이라고 적혀있었다면  이딴 걸 100만원씩이나 쳐받고 파냐면서 기겁했겠지만 옆에 붙은 단위가 원이 아니고 캐쉬다보니 더 그랬다.


문제는 모처럼 저렴한 물건이 내게는 하등 쓸모가 없어보인다는  정도?

[집에서 직접 해보는 DIY세트 '딜도편'-100만 캐쉬]

그도 그럴 것이 딱 보니 딜도 만드는 도구인 것 같은데 남자가 딜도를 대체 어디다가 쓴단 말인가.


'팔 거면 오나홀 세트나  것이지.'

라는 불만과는 별개로 솔직히 호기심이 생기긴 했다.

수제딜도 만들기 세트라니.


이건 어떻게 쓰는 물건인 걸까.


궁금한 마음에 슬그머니 설명란을 눌러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자세한 설명이 그곳에 적혀있었다.


정확히는 제작 과정이라고 해야할까.

어처구니 없는 건 설명이랍시고 적어놓은  끝부분에 캐치프레이즈마냥 적혀있는 멘트였다.


'연인에게 직접 만든 딜도를 선물하세요라니..'


누구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걸 만든 놈은 미친 놈인게 틀림없었다.

그게 아니고서야 저딴 말도 안되는 멘트를 아주 그냥 보란듯이 자랑스럽게 적어둘 이유가 없으니까.

여자친구한테 자신의 자지를 본따서 만든 자위기구를 선물하라니.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ㅡ'


속으로 그리 중얼거리고 있던 것도 잠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상황을 거기까지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게 관건이긴 하지만, 그래도 잘만하면  쓸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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