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7화 〉1부 (77/315)



〈 77화 〉1부

내가 세나에게 다른 것도 아닌 '안마'를 주문했던 건 사실 별 이유 없었다.

그것말고는 시킬만한  딱히 없었으니까.

말이 노예라는 거지 세나가 실제 노예도 아니지 않은가.

실제 노예였다면 진짜 빠꾸없이 '노예년아 다리나 벌려'부터 박았을 것이다.


허나 그게 아니지 않은가.

그렇기에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세나에게 시킬만한 게 뭐 있을까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고, 그 와중에 떠오른 게 안마였을 뿐이다.

솔직히 다른 것도 같이 떠오르긴 했는데  사이에서 쓸만한 게 그것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것들은 죄다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거나 어떤 식으로든 선을 넘는 행동이었으니까.


어디까지나 그런 이유로 안마를 주문했던 것인데ㅡ

'..왜 잘하지?'

놀랍게도 세나의 안마는 꽤 그럴 듯했다.

'어디서 좀 하더 놈인가?'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설마 학원같은데 가서 배우기라도 한 것일까.

문득 그 생각이 들었지만, 솔직히 그랬을 것 같지는 않았다. 옷 입는 것도 귀찮다고 허구한날 후드티랑 트레이닝복 바지만 입고 다니던 게 세나니까.

그런데 안마를 배운다고 학원을 다닌다?


그보다는 차라리 지나가 운동을 끊는 게 더 현실적이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차라리 방송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었다면 그래 방송 때문에 다녔나보구나 했겠지만 안마는 그런 것도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이건 아마도 지나의 영향일 가능성이 컸다.

지나가 학창시절부터 운동 쪽이었다는 것쯤이야 지나의 방 한쪽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장식장 속의 트로피들만 봐도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어디가서 트로피를 뜯어오려면 좀 잘하는 수준 가지고는  된다. 존나게 잘해서 상대방의 입에서 '재능차이 개같네 씨발..'라는 말이 저절로 흘러나오게 만드는 수준이어야 가능하지.

문제는 어떤 운동이든 간에 재능만으로는 정점에 오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 재능을 뒷받침해줄 노력또한 있어야 정점에 오를 수 있는 것이 바로 그쪽 세계니까.

그렇다면 지나는 방에 있는 그 수많은 트로피들을 따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뭐, 내가 직접 본 건 아니지만 분명 피를 토하는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런만큼 학교 다니는 내내 상처와 욱씬거림이 그녀의 몸을 떠나지 않았겠지.

그렇게 하루가 멀다하고 쑤시는 몸을 지나가 과연 가만히 내버려두었을까?

세나라는 부려먹기 딱 좋은 쫄따구도 있는데?

고로 지금 내 몸을 열심히 조물대는 세나의 손길이 이리도 능숙한 건 지나의 영향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나가 학교다니는 내내 그녀 전용 안마기로 살았을텐데 안 능숙해질리가 있나.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거절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거절하는 순간 '그냥 할래? 아니면 맞고 할래?'라는 멘트가 지나의 입에서 튀어나올 거라는 사실을 뻔히 아는데 어떻게 거절한단 말인가.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데 지나가 대충 중학생 시절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치더라도 중학교 3년에 고등학교 3년해서 무려 6년이다.


그 정도면 서당개도 풍월이 아니라 공자왈 맹자왈하고 있지 않을까.

개조차도 그럴진데 최소 6년이라는 세월을 언니 전용 안마기로 살아야했을 세나는 어땠겠는가.

당연히 누군가의 몸을 안마한다는 행위에 익숙해지는 수준을 넘어 능숙해질 수밖에 없었겠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세나의 손이 어깨를 주무를 때마다 약간의 통증과 함께 어마어마한 시원함이 몰려왔다.


'씨발 녹는다앗..'


덕분에 더는 되도않는 연기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근육 안에 쌓여있던 피로가 세나의  아래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 하도 좋아서 연기따위가 아닌 진심으로 앓는 소리가 자꾸만 입밖으로 튀어나왔으니까.


"으.. 아.."


천국이 있다면 바로 여기가 아닐까.


뜨끈뜨끈한 물로 샤워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몸은 스스로 느끼기에도 따끈따끈하지 빵빵하게 돌아가고 있는 난방 덕분에 주변 공기까지 훈훈하니 거기서 오는 안락함이 장난 아니었다.


거기에 운동 후의 피로까지 겹쳐지니 몸이 노곤함이라는 놈에게 집어삼켜지는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이었다.


조금씩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아.. 촬영 중인데..'

아무리 그래도 자는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머릿속으로 떠올랐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그것마저도 노곤노곤한 느낌에 잡아먹혀버렸으니까.


툭-

꼬옥하고 쥐고 있던 휴대폰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더니 그것이 소파 위로 엎어지며 난 소리가 귓가로 울려퍼졌다.

그에 어떻게든 그걸 다시 잡아보겠다고 열심히 손가락을 움찔대봤지만 아무리 노력해봐도 잡히는  없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노곤함은 점점 더 커져서 어느새 눈꺼풀이 더 들고 있기 힘들 정도로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대로 어떻게든 눈을 떠보겠다고 그것을 자꾸만 껌뻑껌뻑하고 있던 것도 잠시, 결국 눈을 감아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그것이 무겁게 느껴졌으니까.

그렇게 새까맣게 변한 시야 속에서 중얼거렸다.


'그래..'


저번에 옷사러 갔을 때처럼 생방송 중인 것도 아니지 않은가.


촬영해야할 장면이 남아있는 상태라면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기 위해 뺨이라도 쳤겠지만 심지어 그런 것도 아니었다.


세나가 말했던  필요한 장면들의 촬영은 이미 끝난지 오래니까.

그러니까 잠깐  좀 붙이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춥기라도 했다면 좀 더 고민해봤을텐데 난방을 하도 빵빵하게 틀어놓은 탓에 이불같은  덮고 있지 않음에도 전혀 춥지가 않았다.


그래서ㅡ

그렇게..


까무룩 골아떨어졌다.

그런 식으로 유한이 까무룩 골아떨어지고 나서 얼마나 지났을까.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다른 건 전부 집어치우고 오롯이 유한의 몸을 안마하는데만 온 신경을 쏟아붓고 있었던 세나는 뒤늦게 유한이 골아떨어졌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에 세나의 표정이 불퉁하게 변했다.


비록 쓸데없는 생각이 드는 걸 막기 위함이었다고는 하지만 자신은 이렇게 구슬땀까지 흘려가며 열심히 안마를 해주고 있는데 안마 받는 사람이 쿨쿨 자고 있으니 뭔가 기분이 좀 그랬으니까.


'뭐야..'

그 탓에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 있던 것도 잠시, 세나가 좋은 생각이라도 난 것마냥 씩 웃으며 유한의 어깨를 움켜쥐고 있던 손을 풀었다.

그리고는 그것을 그대로 유한의 목덜미를 향해 뻗으려다가ㅡ

그대로 멈칫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곤히 잠들어있는 유한을 향해 손을 뻗고 있으니 기분이 뭐라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이상했으니까.

애초에 그런 의도는 절대 아니었지만 두 눈을  감은 채 곤히 잠들어있는 유한의 얼굴과ㅡ


"으음.."


그런 유한을 향해 자신의 손이 슬그머니 뻗어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뭐라고 해야할까..  마치 유한이 곤히 잠든 틈을 타 그의 몸을 몰래 만지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으니까.


아마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아까도 그랬던 것처럼 얼굴로 피가 확 몰리며 그곳이 뜨끈거리기 시작했던 것은.


간신히 잠재우는데 성공했건만 결국 되살아나 버리고만 그 감각에 세나는 허둥지둥 유한의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까처럼 얼굴이 뜨끈거리는 탓인지는 몰라도 자꾸만 묘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던 예의  달달한 샴푸냄새가 유한으로부터 뿜어져나와 콧속으로 흘러들어오기 시작한 탓이었다.


맡으면 맡을수록 얼굴 위를 점령한 뜨거움또한 강렬해지는 느낌이라 일단 유한과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탓에 서두르느라 거실 바닥에 엎어질 뻔 하기도 했지만 어찌어찌 소파 위에서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그렇게 유한의 위에서, 소파 위에서 내려와 딱 먹기 좋게 익은 호빵마냥 뜨끈뜨끈한 얼굴에 대고 손부채질을 하고 있으니 문득 눈으로 들어온 건 빨간 점을 요사스럽게 빛내고 있는 카메라의 모습이었다.

마치 자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보고 있었다고 으름장이라도 놓는 것처럼 위협적으로 빛나는 빨간 점의 모습에 세나의 입에서 흘러나온  헛웃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빨간 점 때문에 깨달았으니까.

바로 조금 전에 자신이 보인 추태같은 것들이 하나도 남김없이 동영상으로 촬영되어 카메라 안에 남겨져있을 거라는 사실이 말이다.

'..편집해서 보내야겠네.'


당장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장면만 해도 수십 개나 되니 저걸 절대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했다.

평소처럼 생방송으로 진행했다면 이런 고민조차 사치였을테니까.

만약 저 카메라 안에 든 게 생방송으로 그대로 나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머릿속으로 떠오른 것은 아침에 편집자들과 회의할 때 봤었던 브이튜브 댓글 중 하나였다.


유한과 자신을 한데 묶어서 자신의 적나라한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던 그 댓글이 머릿속으로 떠오른 순간 세나는 표정을 와락 구겼다.

어쩌면 그 댓글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으니까.


그러니까 평소와는 다르게 유한을 상대로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말이다.


'누군지 몰라도 절대 그냥 안 놔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잡아서 인생이 실전이라는 걸 알려주고 말리라.


'합의? 봊이나 까라고 그래.'

가족까지 들먹였으면서 합의는 무슨 합의란 말인가.

그런 식으로 그 댓글을 쓴 당사자를 잘근잘근 씹어대던 것도 잠시, 이내 카메라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뒤에 쓸데없는 게  많이 찍히기는 했지만 어찌되었건 필요한 것들은 전부 다 찍었을 뿐더러 유한이 잠들어버린 이상  이상 촬영을 이어나가는 것도 무리였으니까.

엎드려 있어서 불편할텐데도 저렇게 순식간에 골아떨어진  보면 운동하느라고 많이 피곤했던 모양인데 유한은 저도록 자게 내버려두고 위에 올라가서 뒤에 찍힌 쓸데없는 장면들이나 쳐내자.

라고 생각하며 촬영종료 버튼을 누르고 거치대 위에 올려놓았던 카메라를 회수한 순간 눈으로 들어온  여전히 소파 위에 엎드려 잠들어있는 유한이었다.


다만 아까같지는 않았다.


자세가  불편한지 표정이 살짝 찡그려져 있었으니까.

'으이구..'

 모습을 보며 속으로 쯧쯧하고 혀를 차고 있던 것도 잠시, 그새 다 접은 거치대를 카메라와 함께 잠시 바닥에다가 내려놓고는 유한이 누워있는 소파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괜히 저대로 내버려뒀다가 나중에 일어나서 허리가 아프다며 찡찡대기라도 하면 곤란하니 자세라도  고쳐주기 위함이었다.


참으로 다행히도 유한을 돌아눕게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소파하고 어깨 사이에 나있던 좁은 틈에다가 손을 밀어넣은  그대로 꾸욱하고 떠미니 그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유한이 벌러덩 돌아누웠으니까.

딱 하나 문제가 있다면 그러면서 티셔츠가 살짝 말려올라가며 배가 살짝 드러나버렸다는  정도?

그곳이 간지랍기라도 했는지 티셔츠 아래로 살짝 드러난 말랑해보이는 배를 손으로 긁적긁적해대며 '으음..'하고 잠꼬대를 해대는 유한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럴 때보면 정말 자신보다 애라는 게 확 체감이 됐으니까.

'엄마 방에서 이불이라도 하나 가져다 줘야하나..'


난방을 빵빵하게 틀어놓은 덕분에 겨울임에도 춥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지만 저렇게 배를 까고 있으면 배탈이 날지도 모르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고 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살짝 드러난 유한의 배쪽에 고정해놓고 있었던 시선이 지맘대로 슬그머니 밑으로 내려갔다.

그와 함께 눈으로 들어온 건 얇은 반바지 위로 슬며시 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무언가였다.

시야에 가득차는 느낌으로 파고들어온 그것의 모습에 흠칫하며 주춤 뒤로 물러났던 것도 잠시, 세나가 슬쩍 표정을 찌푸렸다.

'그것'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아침에 있었던 사고에 대한 기억이 다시금 머릿속으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는, 새기다만 문신처럼 생겨먹은 정체모를 것의 모습이라고 해야할까.


솔직히 처음에는 당황한 나머지 털을 잘못 본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절대 털일 수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게 털이려면 그 위치에 닿을 정도로 길어야한단 소린데ㅡ

'머, 머리카락도 아니고..'

아무튼 그런 이유로 아침에 봤던 그건 절대 털이 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그건 대체 뭐였던 걸까.


'생긴  꼭.. 글자처럼 생겼었는데..'


새기다만 문신처럼 생겼다고 했던 것도 사실은 그래서였다.

문제는 다른 곳도 아니고 그런 곳에 글자같은게 적혀있을 리가 없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자신이 봤던 건 대체 뭐였던 걸까.

'그게.. 길이었나?'

걸이었던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거기에 왜 적혀있었던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꿍얼대던 것도 잠시, 곤히 잠들어있는 유한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세나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은..


'..걸?'


표정을 절로 굳어지게 만들 정도로 불길하기 짝이 없는 한 가지 가능성이었다.


최근 들어 뭔가 좀 달라진 것 같다고 생각했던 유한의 행동들 하나하나가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만약 그게 뭔가를 숨기기 위한 가면이었다면?

그러자 머릿속으로 떠오른  유한이 며칠 전에 2박 3일로 새터를 다녀왔다는 사실과ㅡ

'술..'

유한이 술이 굉장히 못 마신다는 점이었다.

애초에 맥주  캔만 마셔도 헬렐레하게 변하는 것이 유한이다.

헌데 자신이 기억하는  맞다면 유한은 분명 새터에서 돌아온 다음날 말하기를 술을 많이, 자주 마셨다고 했었다.

그게 유한의 의지였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필시 다른 이들이, 그러니까 유한과 함께 술자리를 갖게  년들이 억지로 권했겠지.

본래 주량보다 훌쩍 넘긴 양을 마시고 결국 의식을 잃은 남자.


그리고 그걸 노리고 억지로 술을 권한 여자들.


그 뒤에 남자에게 벌어질 일이야 솔직히 뻔했다.


하물며 유한은 어지간한 연예인 이상의 외모를 가지지 않았던가.


남자라면 사족을  쓰는 년들이 그런 유한을 순순히 놓아주려고 했을까?

순식간에 머릿속을 가득 채워버린 불길하기 그지없는 상상에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한채 잠들어있는 유한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것도 잠시ㅡ

꿀꺽-


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와 함께 세나의 얼굴 위로 모종의 결심이 서렸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자신이 상상하고 있는 그게 맞다면 유한을 이대로 방치해둬선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이대로 유한을 방치해 둔다면?

어쩌면 정말 최악의 상황과 직면하게 될지도 몰랐다.

당장은 괜찮아보이더라도 사실은 절대 괜찮을 리 없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괜찮은 척조차 하기 힘든 수준이 된다면.. 그때는 정말 끝이겠지.


만약 유한이 정말로 그런.. 일을 겪은 거라면 유한이 본인의 입으로 그에 대해 털어놓을  같지는 않았다.


애초에 유한은 그 스토커 년한테 한창 시달릴 때도 그에 관해서 일절 말을 하지 않았으니까.

그나마 언니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손을 썼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더라면 유한은 정말 남자로서 최악의 일을 겪게 되었을지도 몰랐다.

그런 유한이니만큼 진짜 무슨 일이 생긴 것이라해도 이번에도 입  닫고 있겠지.

그게 곪아서 터질 때까지 말이다.

그래서였다.

'..확인해봐야 해.'


곤히 잠들어있는 유한을 향해 조심스레 손을 뻗었던 것은.

부디 자신이 상상한 것만은 아니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세나는 곤히 잠들어있는 유한을 향해 조심스레 자신의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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