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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화 〉1부 (70/315)



〈 70화 〉1부

원래였다면 가영의 침대 위로 올라타는 게 아니라 그 옆에 무릎을 꿇고 앉은 뒤 한없이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입을 맞췄을 것이다.

그게 평소 루틴이었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가영을 이 행위에 적응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으니까.


허나 어제 일을 겪으면서 깨달았다.


조심스럽기만 해서는 언제까지고 이 단계에 머무르게  거라는 걸 말이다.

평소처럼 입맞춤으로 가영을 깨우지 않고 일단 그녀의 위로 올라타고 봤던 건 다 그래서였다.


가영이 정해놓은 '선'을 단번에 넘어버리는 행위였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명분은 가영이 아닌 내게 있었으니까.

일전에 자는 척을 하고 있던 가영을 상대로 고해성사라도 하듯 토해냈던 말들.

그건 지적도, 직시도 아닌 '회피'라는 최악의 선택을 해버리고 만 가영에게 내가 내민 제안이자 간청이었다.

네가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가정이 망가지지 않도록 널 향한 내 마음을 평소에는 드러내지 않을테니 자고 있을 때만이라도 허락해줄  없겠냐는 간청.


그리고 가영은   뒤로 이어진 내 행동을 묵인함으로써 그런 내 간청을 받아들였다.


그래놓고서는 어제 목에다가 키스마크 좀 남겼다고 기껏 합의한 걸 물리려 했던 것이다.


되도 않는 연기까지 해가면서 그토록 애절하게 간청했던 입장에서는 화가 안 날래야 안  수가 없는 상황.

드디어 가영의 몸에 손을 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자꾸만 헤실헤실 풀리려고 하는 얼굴에 힘을 빡 줘서 정색하는 듯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어디까지나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 위함이었다.


숨소리가 고른 걸 보면 아직 깨어난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만약이라는 게 있으니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을 터.

그런 식으로 딱딱한 표정을 유지한채 슬그머니 몸을 앞으로 숙였다.

목표는 말할 것도 없이 가영의 입술이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침대 위로, 가영의 몸 위로 올라타긴 했지만 그렇다고 늘 하던 입맞춤을 포기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혹시라도 몸이 가영의 몸을 짓누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면서  뻗은 손으로 가영이 베고 있는 베개를 짚었다.

"으음ㅡ"

드디어 뭔가를 좀 느낀 것일까.

고운 선을 그리고 있던 가영의 눈썹이 살짝이지만 찌푸려졌다.

그와 함께 오늘따라 유독 촉촉해보이는 연분홍빛 입술이 슬며시 벌어졌고,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가영의 입술을 훔쳤다.

쪽-

가벼운 입맞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살짝 이를 세워서 가영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다가 벌어져있던 입술 사이로 혀를 쑥 밀어넣었다.

 문제 없이 이어지던 호흡이 갑자기 방해받기 시작하니 거슬렸던 것일까.


가영의 눈썹에 깃들어있던 꿈틀거림이 약간이나마 짙어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대로 가영의 목구멍까지 혀를 밀어넣을 기세로 평소 하던 것보다 훨씬 더 진득하게 그녀의 입 안을 탐했다.


가영이 잠에서 깨어난 건 그 와중이었다.


맞닿은 입술을 통해 전해져오는 움찔하는 떨림과 부자연스럽게 흐트러진 호흡.

그 두 개가 내게 속삭이고 있었다.

지금 네 밑에 깔려있는 아름답고 음탕한 육체의 주인이 잠에서 깨어났다는 걸.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게 입을 맞추던 왕자의 기분이 이러했을까.


상대방의 호응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일방적인 키스가 선물해주던 쾌감 위로 묘한 흥분이 덧씌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까보다 더욱 진득하게 가영의  안을 탐했다.

"으응..!"

간지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일부러 혀끝만을 이용해  안쪽의 연한 살을 자극하니 가영에게서 미약한 신음성이 터져나왔다.


스스로가 낸 소리에 놀라기라도  것일까.

혹시라도 자기도 모르게 눈을 뜨지는 않을지 걱정이라도 됐는지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던 가영이 흠칫하며 몸을 굳혔다.

그러거나 말거나 쉬지 않고 그녀의 입 안을 혀로 간질였다.

쉬지않고 이어지는  입맞춤에 가영이  수 있는 것이라고는 두 눈을 꼬옥하고 감은 채 제 입 안을 마구잡이로 헤집어대는 혀가 선물해주는 쾌감을 꾹 참아내는 것 뿐이었다.


슬슬 호흡이 달리는 것일까.


아까보다 몸에 힘이 좀 더 들어간 걸 보니 아무래도 그런 것같아서 깊숙하게 밀어넣고 있던 혀를 슬그머니 빼내며 꾸욱하고 눌러붙이고 있던 입술도 같이 떼어냈다.

쉬지않고 움직이며 숨 쉬는  자꾸만 방해하던 것이 물러가니 그제서야 숨통이 좀 트였던 것일까.


"흐으.."

사실상 흐느낌에 가까운 소리와 함께 자길 떠나간 내 혀를 그리워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슬며시 벌어져있던 분홍빛 입술 사이로 주변의 공기가 빨려들어가며 나는 소리가 귓가로 울려퍼졌다.


무턱대고 숨을 쉬었다간 잠에서 깬 상태라는  내게 들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걸까.

자꾸만 가빠지려 하는 호흡을  번이고 나눠서 내뱉는 가영의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호흡이 부족했던 건 나또한 마찬가지였기에 누구와는 다르게 입에서 튀어나오는 대로 숨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그게 가영에게는 유난히도 자극적이었던 모양이다.

부족한 호흡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도화빛으로 발그레하니 달아올라 있던 가영의 얼굴이 살짝이지만 좀 더 붉어졌다.


여전히  눈을 꼬옥하고 감고 있기에 눈에 보이는 거라고는 새까만 어둠 밖에 없을 가영은 아마 꿈에도 모를 거다.

얼굴을 발그레하니 물들인  내 것인지 그녀의 것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 촉촉하게 젖은 입술 사이로 가쁘게 숨을 내쉬고 있는 본인의 모습이 얼마나 야해보이는지, 얼마나 남자를 미치게 만드는지 말이다.


'미치겠네 진짜..'

그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느낌이었다.


해서 바짝 마른 입 안을 축여줄 수 있는 것을 향해 다시금 몸을 기울였다.

삐거억ㅡ

올라탈 때를 제외하고는 조용하더니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은 무리였던 것일까.


내 몸이 기울어지는 타이밍에 맞춰서 가영과 내 몸을 떠받치고 있던 매트리스가 비명을 터뜨렸다.


그제서야 뭔가 좀 이상하다는  깨달은 것일까.


가영이 몸을 흠칫하고 떨더니 꼬옥하고 감겨있던 그녀의 두 눈이 금방이라도 떠질 것처럼 미약한 꿈틀거림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아랑곳하지 않고 혀를 살짝 내밀어 촉촉하게 젖어있는 가영의 입술을 핥았다.

마치 그곳에 묻은 걸 청소라도 하는 듯한 내 움직임에 미약한 꿈틀거림을 보이고 있던 가영의 두 눈이 다시금 질끈하고 감겼다.

혀로 가영의 입술에 묻은 것을 닦아내듯 움직이긴 했지만, 사실 아무 소용없는 행위라는 것쯤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


기껏 닦아내면 뭘하겠는가.

닦아냄과 동시에 다시 젖어드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울 때까지 가영의 입술을 혀로 간질였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몸을 일으키니 드디어 끝났다 판단한 건지 뭔가를 꾹 눌러 참기라도 하는 것처럼 얼굴을 딱딱하게 굳히고 있던 가영이 조심스레 한숨을 내쉬었다.


정확히 그 순간이었다.

내가 이 몸으로 낼 수 있는 것중에서 가장 나지막한 목소리로 가영을 불렀던 것은.

"고모."

그렇게 입밖으로 튀어나간 것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놀라울 정도로 평소와는 완전히 달랐다.

말 그대로 애가 닳을 대로 닳은 목소리라고 해야할까.


아마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끝났다는 사실을 두고 안도한 듯 몸에서 슬며시 힘을 빼고 있던 가영이 언제 그랬냐는  몸을 흠칫하고 떨면서 거기에 힘을 바짝 주었던 것은.

 반응을 눈에 새기며 말을 이어나갔다.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

당연한 말이지만 대답같은 건 돌아오지 않았다.

물론, 애초에 그런 걸 바라고서 내뱉은 말도 아니었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잠깐의 침묵만을 사이에 둔 채 말을 이었다.

"제가ㅡ"


"..."

"주무시고 계신 동안만이라도 허락해달라고 그토록 간절하게 부탁드렸었는데.."

이 얼마 안 되는 시간마저도 뺏어가려 했던 이유가 무엇이냐.

그러한 뉘앙스로 내뱉어진 내 말을 듣고 어제 아침식사  있었던 일을 떠올리게 된 것일까.


꼴깍하고 작게 침을 삼키는 소리와 함께 가영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리고  떨림은 내가 혹시라도 가영에게 닿지 않도록 일부러 띄워놓고 있던 몸을 살짝 밑으로 내린 순간 한층 더 격렬해졌다.

'드디어..'

 변화를 목도한 순간 직감했다.

내가 계속해서 힌트를 던져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는 탓에 지금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가영이 드디어 자기가 어떤 상태인지 제대로 인지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을.

자신의 아랫배를 꾸욱하고 짓누르는 무게감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친아들처럼 생각했던 아이가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타 있다는 상황 때문일까.

한없이 부드럽기만 하던 가영의 몸이 점차 뻣뻣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바라마지 않았던 반응이었기에 나는 기꺼운 마음으로 하려던 행동을 이어나갔다.

"..이건  고모 때문이에요."

네가 그러지만 않았어도 내가 그것 때문에 화가  일도, 분노에 눈이 멀어 이런 짓을 저지를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 뉘앙스로 툭 내뱉고는 몸을 뻣뻣하게 굳히고 있는 가영을 향해 슬그머니 몸을 숙였다. 그리고는 흐트러진 머리칼 사이로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는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러니까..  화나게 한 벌이라고 생각하세요."

가영이 베고 있던 베개를 짚고 있던 손을 떼어내어 그녀의 몸을 덮고 있던 이불 쪽으로 옮겼다.

그리고는 그것의 끝자락을 움켜쥔  슬그머니 밑으로 내렸다.

어제와는 달리 저항같은  없었다.

그렇게 이불을 걷어낸 순간 드러난 건 아이보리 색 슬립으로 감싸인 가영의 육체였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하기라도  것처럼 참으로 벗기기 쉬워보이는 그것의 모습에 속으로  웃으며 어깨에 걸린 끈을 향해 손을 뻗었다.

스윽-

조심스레 뻗은 손가락이 가영의 살결을 스친 순간  그래도 뻣뻣하던 가영의 몸이 한층 더 굳어졌다.


허나 그뿐이었다.

날 말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가영은 차마 그러질 못했다.

그렇겠지.

여기서 눈을 뜨게 되면 기껏 회피를 택했던 게 무색하게도 많은 것이 무너져버리고 말테니까.


그 무엇보다도 가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영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으, 으음.."

그렇기에 가영이 할  있는 것이라고는 금방이라도 잠에서 깨어날  같은 모습을 내게 보여줌으로써 내가 부디 여기서 멈추길 간절하게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평소였다면 가영이 눈을 꿈틀거린 시점에서 행동을 멈췄을테지만 오늘은 그럴 생각따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전보다  적극적으로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이대로 가영이 깨어나도 상관없다는 것처럼, 오히려 그녀가 잠에서 깨어나길 바라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거칠게 손을 놀리니 그녀도 오늘의 내가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꼈던 것일까.

언제 깨어날 것처럼 행동했냐는 듯 가영이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덕분에 별다른 방해없이 무사히 가영이 입고 있던 슬립을 젖혀낼  있었다.

아예 벗긴 것도 아니고 그저 어깨끈만 내렸을 뿐인데 그 안에 답답하게 갇혀있던 것에게는 그것만으로도 해방감이 장난 아니었던 모양이다.

출렁하고 새하얀 가슴이 쏟아지듯 튀어나왔다.

튀어나온 반동 때문인지 그것이 요리저리 흔들리는 광경이 눈을 어지럽혔다.

가영도 자신의 가슴이  눈앞으로 드러나버렸다는  깨달은 것일까.

 그래도 안쓰럽게 움츠러 들어있던 가영이 어깨를 바짝 움츠렸다.

허나 거기에 신경 쓸 겨를같은 건 없었다.

마침내 마주하게된 가영의 맨가슴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빴으니까.

우유빛을 띈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슬그머니 그것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어느 한쪽을 차별하지 않고 양쪽 모두를 동시에 움켜쥐었다.


부드럽고, 말캉했다.


그리고 따뜻했다.


손바닥 위로 착 감겨드는  따뜻함마저도 자극적이었다.

우유빛을 띄고 있는 것 사이로 손가락이 파고 들어가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흠칫하고 몸을 떨었다. 그만큼 전율적이었으니까.

 탓일까.

나도 모르게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꾸욱하고 가슴을 움켜쥐는 손길에  밑에 깔려있던 가영의 몸이 흠칫하고 튀었다.


아까보다 한층 더 격한 떨림에 슬그머니 가영을 향해 시선을 던져보니 그녀가 입술을 꾸욱하고 깨물고 있는  확인할 수 있었다.

신음성따윈 절대 흘리지 않을 거라고 선언이라도 하는 듯한 그 모습에 괜스레 오기가 치솟았다.

해서 가영의 가슴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조심스레 위로 들어올렸다.


그러자 그것에 잡혀있던 가영의 가슴이 손을 따라 쭉 딸려왔다.

동시에 그것을 마중나가듯 천천히 고개를 기울였다.


그렇게 입 앞으로 들이밀어진 두 개의 돌기를, 서서히 몸을 일으키고 있던 것들을 살짝 벌린 입술 사이로 밀어넣고는 그대로 베어물었다. 그리고는ㅡ

츕-


볼을 살짝 오므리며 가볍게 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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