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화 〉1부
평소 내던 것보다 낮게 깔린 목소리.
그것이 귓속으로 흘러들어온 순간, 등골이 제멋대로 오싹거렸다.
'설마..'
드디어 못 참고 저질러버릴 생각인 걸까.
너같이 야한 장난이나 치는 못된 남동생은 꽉 조이는 누나 보지로 좀 혼나봐야 한다면서 내가 조신남이 될 때까지 날 자기 밑에 깔아뭉개고 열심히 착정야스를 해버릴 생각인 걸까.
침묵이 길어지니 정말 별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물론, 실제로 그리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우리가 드러누워있는 장소가 어디던가.
주방이다 주방.
그것도 폐쇄형이 아니라 사방이 탁 트여있는 주방이란 말이다.
'시발 생각해보니까 전망 너무 좋고.'
그런데 이런 곳에서 날 보지로 때찌때찌하며 참교육 한다?
그렇게 되려면 지나가 만취라도 해서 이성이라는 것 자체가 그녀의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아야만 가능했다. 혹은 발정제 한 병을 원샷한 상태라던지.
그게 아니고서야 언제 가영이나 세나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이런 장소에서 날 건드리려 할 리가 없었다.
'아직 그 정도로.. 흔들린 것 같지도 않고..'
그러니까 지금 저렇게 두 눈 부릅 뜬 채 날 향해 이글이글거리는 시선을 던져대는 건 어디까지나 분위기를 잡기 위함일 거다.
그래야 내가 깨갱하고 반성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을테니까.
그렇다면?
마땅히 거기에 어울려줘야겠지. 즐길 건 또 즐겨주면서 말이다.
"그.. 누, 누나? 혹시.. 화났어?"
지나의 눈치를 살피는 척 그녀의 얼굴을 힐끔힐끔대며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그리 말했던 건 다 그래서였다.
물론, 몸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실시간으로 내 몸을 깔아뭉개고 있는 지나의 몸에서 벗어나려는 것처럼 몸을 열심히 꿈틀거려 주었다. 정확히는 하체 위주로 꿈틀거려 주었다. 덕분에 탄력적인 지나의 아랫배에 꾸욱하고 억눌려있던 물건이 그녀의 배에 대고 애교라도 부리는 것처럼 머리를 부비적대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아마 지나도 그 감촉을 느꼈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잔뜩 화가 난 척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못 참고 몸을 움찔댈리가 없으니까.
'어때? 못 참겠지?'
아직 남동생이라는 인식이 강하기는 해도 지나에게 있어 '이유한'은 분명 매력적인 남성일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이 세계 여자들이 환장하는 곱상한 얼굴의 끝판왕에다가 심지어는 꼬추까지 크니까.
남동생이라는 필터를 씌워놓기는 했지만 그런 놈이 따먹어달라고 애원이라도 하는 것마냥 자기 아랫배에다가 대고 물건을 부비적거리고 있으니 아마 모르긴 몰라도 지금쯤 지나는 자궁이 큥큥하고 떨리고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분위기 그만 잡고 얼른 비키라고.'
아니면 뭐 사고라도 치시게?
라고 생각하며 속으로 히죽히죽 웃고 있었는데 지나도 그리 만만한 인물은 아닌 듯 했다.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까부터 날 향해 던지고 있던 뜨겁기 그지없는 눈빛에는 조금의 변화도 없었으니까.
"..누나가 분명 그만하라고 했지."
평소보다 더 허스키해진 목소리가 귓속으로 흘러들어올 때마다 묘하게 오싹거렸다.
"미, 미안.."
"다치기라도 했으면 어쩔 뻔 했어."
"아, 아니 그렇게 당황할 줄은.."
몰랐다고 중얼거리듯 말하니 지나가 순간 허를 찔린 듯 살짝 몸을 움찔거렸다.
그것도 잠시 다시금 표정을 다잡은 지나가 예의 그 엄한 목소리로 날 꾸짖었다.
"또 그럴꺼야?"
"으, 응?"
"또 누나말 안 듣고 그럴 거냐고."
"아, 아니.."
강렬하기 그지없는 지나의 시선에 압도되기라도 한 것처럼 살짝 눈을 크게 뜬 채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또 그러면 그때는 이렇게 안 넘어갈 줄 알아."
보아하니 엄한 누나 모드를 유지하는 것도 슬슬 한계인가 보다.
하긴 아까 전부터 몸을 바짝 밀착한 상태였으니까.
설정상 가영이나 세나에 비해 월등한 성욕을 지닌 지나이니만큼 거기서 오는 흥분을 억누르는 것만으로도 심력 소모가 장난 아니었을테지.
그나저나 다음에는 이렇게 안 넘어갈 줄 알라니.
뭐 어떻게 하겠다는 걸까.
좀 구체적으로 말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내 위에서 슬그머니 몸을 일으키는 지나를 보고 있으려니 그런 의문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떠올랐다. 동시에 아쉬움을 느꼈다. 지나의 팬티가 땀으로 흠뻑 젖어있지만 않았어도 방금까지 행한 내 필살의 꿈틀거림을 받고 그녀가 흥분했을지 어땠을지를 확인할 수 있었을테니까.
'아까보다 좀 더 젖은 것 같기도 하고..'
라고 생각하고 있으려니 먼저 몸을 일으킨 지나가 날 향해 손을 쑥 내밀어왔다.
잡아줄테니 잡고 일어서라는 것일까.
아무래도 그런 듯해서 불쑥 들이밀어진 것을 조심스레 움켜쥐었다.
"머리는? 부딪힌 것 같던데 괜찮아?"
"으, 응.."
다 좋은데 막상 지나와 떨어지고 나니 아쉬웠다.
있을 때는 모른다더니만 몸을 꾸욱하고 눌러주던 탱탱한 것들이 사라지고 나니 그걸 좀 더 느껴보지 못한게 후회스러웠으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버둥대는 척 하면서 좀 만져보고 그랬을텐데 말이다.
라고 생각하기 무섭게 몸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나 쪽으로 홱 딸려갔고, 그 어마어마한 힘에 속으로 감탄하던 것도 잠시 나는 균형을 잡는 대신 상체를 살짝 앞으로 기울였다. 마치 갑자기 일으켜진 탓에 중심잡는 걸 깜빡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렇게 앞으로 푹 고꾸라질 것처럼 휘청대고 있으니 아까 가슴을 꾸욱하고 짓누르고 있던 탱탱한 것이 내 얼굴을 찰싹하고 두들겼다.
말할 것도 없이 지나의 가슴이었다.
"아, 미, 미안..!"
바로 조금 전까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평소와는 달리 몸에 팬티 외에는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일까.
살짝 숨을 들이킨 순간 콧속으로 빨려들어온 지나의 체향은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짙었다.
맘같아서는 그대로 그녀의 품 안에 안겨 그것을 만끽하고 싶었지만 당황한 척 황급히 몸을 떨어뜨렸다. 그 와중에 손으로 지나의 몸을 살짝 밀쳐낸 건 덤이었다.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한 행동이었는데 돌아온 반응이 꽤 재밌었다.
설마 내가 먼저 자길 밀쳐낼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지 지나의 얼굴 위로 살짝이지만 충격이라도 받은 듯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으니까.
'흐음..?'
뭘까 저 표정은.
느긋하게 탐구해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지나가 그럴 시간을 주질 않았다.
당황한 걸 숨기기 위함인지 그러니까 조심 좀 하라고 짧게 툭 내뱉은 지나가 그대로 주방을 떠나버렸으니까. 걷는 게 어찌나 빠른지 붙잡을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졸지에 주방 안에 홀로 남겨진 내 정신을 일깨운 건 다름아닌 빵 타는 냄새였다.
'아, 맞다 미친..'
그러고보니까 빵 굽는 중이었지.
애석하게도 구조 시기가 너무 늦어버린 바람에 팬 위에 올려놓았던 것은 못 쓰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래봐야 한쪽면만 탔을 뿐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탄 걸 먹으라고 대접할 수는 없으니까.
해서 그것들을 대신할 것들을 열심히 구워내고 있으니ㅡ
'다들 오늘따라 오래 걸리는구만..'
놀랍게도 그 누구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뭐, 가영이야 오래 걸리더라도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었다. 충분히 그럴만한 상황이니까.
놀라서 콩닥콩닥대는 심장도 진정시켜야할 것이고, 복잡한 머릿속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할테니 당연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겠지.
겸사겸사 목 뒤에 내가 남겨놓은 것도 어떤 식으로든 감춰야할테고 말이다.
허나 지나는 달랐다.
평소에도 오랫동안 씻는 편이었다면 그러려니 했을텐데 그런 것도 아니었으니까.
길어봐야 10분 정도?
헌데 지나가 내 앞에서 내뺀지도 벌써 15분이 훌쩍 넘었는데 어째 오늘따라 소식이 없었다.
아무래도 평소보다 땀을 더 많이 흘린 만큼 씻는 것도 그만큼 오래걸리는 것일까.
'아니면..'
욕실 안에서 샤워는 안 하고 다른 짓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든지..
설마 그렇겠냐만은 상대가 지나라면 가능성이 있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지나가 그토록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그런 식으로라도 남들보다 훨씬 강한 편인 성욕을 해소하기 위함이니까.
그건 내가 '유지나'라는 존재를 빚어낼 때 삽입했던 주요 설정 중 하나였고, 그렇기에 틀릴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이건 당연히 확인해봐야지.'
어차피 빵도 진작에 다 구워서 할 것도 없는 상태였다.
그러니 굳이 참을 이유도 없었고.
'그러면..'
올라가 보실까.
아, 그전에 빈손으로 그냥 올라가긴 좀 그래서 지나의 방에 들려 핑계거리가 되어줄만한 것들을 챙겼다.
그냥 서랍을 연 다음에 아무거나 집히는 대로 집었을 뿐인데ㅡ
'오, 오우..'
생각치도 못한 거물이 걸려버렸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검은색 레이스 속옷 세트라니.
지나가 그것들을 몸에 걸치고 있는 걸 잠깐 상상해봤는데 그것만으로도 물건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이건 챙겨야지.'
속옷만 달랑 챙겨가긴 또 그래서 겸사겸사 옷장 안에서 흰색의 티셔츠와 검은색 돌핀팬츠를 꺼내 그것으로 속옷을 감쌌다.
그리고는 그것들을 들고 지나가 기다리고 있을 2층의 욕실로 향했다.
'후..'
대충 10칸정도 되는 계단을 오른 다음에 그대로 오른쪽으로 꺾으면 나오는 게 바로 2층 욕실이었다.
그만큼 얼마 안 되는 거리건만 100미터 달리기라도 한것마냥 심장이 쿵쾅쿵쾅하고 미친듯이 뛰어댔다.
그리고 욕실 문 앞에 선 순간 들을 수 있었다.
쏴아아아ㅡ
지나가 샤워중임을 알리는 소리를.
'..아니었나?'
그것 외에 다른 소리같은 건 들리지 않아서 내심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살짝 열려있는 겉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자 날 반긴 건 짤막한 복도와 그 끝에 자리하고 있는 불투명한 유리문이었다.
누가 감히 그딴 짓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뭐라도 발라놓은 것마냥 뿌옇게 흐려져서 욕실 안쪽의 모습을 꽁꽁 감추고 있는 그것의 위로 지나의 것으로 추정되는 실루엣이 아른거리고 있었다.
'어라..?'
그런데 자세가 왜 저러실까.
요즘 샤워는 막 벽에 기대서 하나?
그러면 등을 씻을 수가 없을텐데.
참 이상한 일이라 생각하며 슬그머니 시선을 밑으로 향하니 지나가 벗어던지고 간 허물 하나가 날 향해 반갑다는 듯 손을 흔들고 있었다.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서 본래의 색을 잃어버리고만 여성용 스포츠 팬티.
벗어던진 모습 그대로 널브러진 그것의 가운데 부분에는ㅡ
'이것봐라?'
딱봐도 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투명하고 끈적해보이는 액체가 묻어있었다. 그것도 꽤 많이.
그 모습을 확인한 순간, 제멋대로 쓱 말려올라가는 입꼬리를 감히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유한이 지나가 벗어놓은 팬티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며 의미심장하게 웃고 있던 그때 지나는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차갑기 그지없는 냉수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 겨울이라 그런 걸까.
이빨끼리 저절로 부딪힐 정도로 차가운 물이 샤워기에서부터 쏟아져나왔다.
평소였다면?
기겁을 하며 온도조절용 손잡이를 옆으로 돌려버렸을 것이다. 남들보다 추위를 덜 타는 편이기는 하지만 일부러 몸을 혹사시키는 취미따윈 없었으니까.
허나 오늘만큼은 그러지 않았다.
아니, 그러질 못했다.
이렇게라도 몸을, 머리를 식히지 않으면 정말 무슨 일이라도 저질러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미친 년..'
그러니까 쓸데없이 거기서 옷은 왜 벗어서는.
아무리 찝찝해도 그렇지 방이 그리 먼 것도 아닌데 그 조금 귀찮은 걸 못 참고 결국 이런 꼴을 낸단 말인가.
속으로 자조하기 무섭게 머릿속으로 떠오른 건 자신의 밑에 깔려 이리저리 꿈틀대던 유한의 육체가 선물해주던 감각들이었다.
눈으로 볼 때는 가슴만 안달려있을 뿐이지 여자들의 것하고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아니 어찌보면 여자들보다 더 연약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던 것은 실제로 확인해보니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연약한 것도 맞고, 부드러운 것도 맞았다.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오직 남자만이 가질 수 있는 탄탄함이 있었다.
그래, 유한은 남자였다.
그 사실을 맞닿은 피부를 통해 자각하게된 순간 심장이 미친듯이 뛰면서 배 안쪽에서부터 뜨거운 뭔가가 확 피어오르는 듯 했다.
동시에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볼때마다 이해가 안 된다고 싸잡아서 욕을 했던 강간범년들이 어쩌다가 그런 짓을 저지르게 되었던 건지를.
몸이 배 안쪽에서부터 확 달아오르는 느낌은 여자라면 절대 저항할 수 없는 본능같은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밑에 깔려 몸부림을 쳐대는 유한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머릿속으로 불쑥 고개를 치켜들었다.
열심히 자신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저 얼굴이, 저 곱상한 얼굴이 쾌락으로 일그러지게 되면 대체 어떤 모습일까.
그 때도 이토록 사랑스러운 모습일까.
유한이 몸을 꿈틀거릴 때마다 아랫배를 마구잡이로 스쳐대는 큼지막한 물건이 그런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알고 있다.
그런 걸 상상해서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는 것쯤은.
남들은 유한과 자신의 관계를 두고 혈연으로 이어진 것도 아닌데 어떻게 가족이냐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유한과 자신은 가족이었다.
자신은 누나.
그리고 유한은 동생이었다.
남동생에게 성욕을 느끼고 동생의 몸을 탐하는 누나라니.
그런 건 오직 야한 동영상 속에서나 허락되는 일이었다.
그 사실을 분명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이상한 상상을 하게 되는 건.. 쓸데없이 힘만 넘치는 이 몸 때문이겠지.
배란기가 가까운 탓에 평소보다 성욕이 더 들끓는 것만 같아서 어떻게든 그걸 해소시켜 보겠다고 평소 하던 것보다 더 격하게 뛰었었는데..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드는 걸 보니 아무래도 그걸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하긴.. 요즘.. 좀 뜸하긴 했으니까..'
참으로 다행히도 자신은 그간의 경험을 통해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그 방법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였다.
벽에 붙여놓고 있던 손을 슬그머니 떼어내어 다리 사이로 가져갔던 건 그래서였다.
아무래도 바로 조금 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보니 왠지 모르게 유한을 반찬으로 삼는 것만 같아서 죄책감이라는 것이 울컥하고 올라왔지만, 그와는 별개로 꿋꿋이 손을 움직였다.
어떤 식으로든 해소시켜놓지 않으면 또 이상한 생각이나 하고 있을 게 뻔했으니까.
계속 그것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잠깐 죄책감을 느끼는 대신 머릿속을 깔끔하게 비워버리는 편이 여러모로 나을 터.
해서 중심부를 향해 가져간 손을 움직여 균열 사이로 삐져나와 있던 자그마한 돌기를 꾸욱하고 눌렀다.
"흣ㅡ!"
찌릿찌릿한 감각이 벽에 기대놓고있던 등을 타고 쭉 내달렸다.
꼬리뼈 부근이 근질근질하게 변할 정도로 짜릿한 감각.
그렇지만..
'부족해..'
속으로 그리 되뇌인 순간 눈으로 들어온 건ㅡ
쏴아아아-
세찬 물줄기를 열심히 쏟아내고 있는 샤워기의 모습이었다.
꽤 쓸만해보이는 그것의 모습에 침을 한 번 꿀꺽 삼키고는 조심스레 그것을 향해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