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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화 〉1부 (44/315)



〈 44화 〉1부

여우에게 홀린 사람같은 얼굴을 한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유린을 보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선언했다.


"난 가만히 있을테니까 하고 싶은대로 해봐."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정확히  순간 꿀꺽하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화장실 안으로 울려퍼졌다.


그에 그 소리를  장본인을 향해 물끄러미 시선을 던지니 유린이 그런 내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옆으로 홱 돌렸다.

"안 할 거야?"


"하, 할 거에요.."

깔고 앉은 자신의 점퍼가 더러워지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조심스레 몸을 일으킨 유린이 아까 내가 그녀에게 그랬던 것처럼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에 그녀가 좀 더 편히 내 물건을 즐길 수 있도록 손을 등 뒤로 뻗어 그곳을 짚었다.

그러는 동안 유린은 꼿꼿하게 선  물건을 열심히 힐끔거리고 있었다. 내가 자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쁜 걸까.

살짝 위를 향해 치솟은 유린의 입꼬리가 쉬지않고 움찔움찔댔다.

가만히 있으면 언제까지고 그러고 있을 것만 같아서 속으로 애국가를 제창하기 시작했다.

역시 애국가라고 해야할까.

성능이 확실했다.

그것이 머릿속으로 울려퍼지기 무섭게 꼿꼿하게 발기해있던 것이 조금씩 수그러들기 시작했으니까.

그 변화를 알아차린 건 유린또한 마찬가지였는지 그녀가 몸을 움찔움찔거리며 안절부절 못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내 눈을 질끈 감은 유린이 내 물건을 향해 얼굴을 불쑥 들이밀었다.


그녀치고는 퍽 과감한 움직임.


그에 감탄하고 있으니 유린이 내 물건에서 나는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냄새는 맡지 말고."

"네, 넵..!"


하지 말라고 했는데 들은 척도 안 하고 계속 하더라.

냄새를 맡다보니 조금씩 적응이 되기 시작한 걸까.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한 유린의 손이 이내 내 물건을 조심스레 움켜쥐었다.

문제는 조심스레 움켜쥔  치고는 힘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는 것 정도?

"윽.."

"아, 아프세요?"

"..살짝?"


"죄, 죄송해요."

그 점을 지적하니 유린이 금세 시무룩하게 변했다.


눈꼬리까지 밑으로  처진 것이 그대로 내버려두면 눈물이라도 왈칵 쏟아낼 기세였다.

"아냐, 그럴 수도 있지. 그.. 계속 해줘."

"..네!"


고개를 끄덕인 유린이 양손을 이용해 내 물건을 조물조물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웃겼다.


꼭 장난감이라도 가지고 노는 듯한 느낌이었으니까.


"뜨거워.."


"손난로 같아?"


그에 유린이 고개를 붕붕 흔들어댔다.

"근데 유린아."


"네..?"


"이제 오빠라고  부르네?"


"네?!"


"아까 나한테 그랬잖아. 오빠라고."


내  덕분에 강렬하기 그지없었던 절정의 순간이 떠오르기라도 했던 것일까. 흥분으로 발그레하니 달아올라있던 유린의 얼굴이 확 붉어졌다.

"죄, 죄송해요.."


"아니, 혼내려는 게 아니고."


 말에 반응한 유린이 고개를  치켜든 순간,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녀의 시선을 피하는 척 했다.

"그.. 둘만 있을 때는 그렇게 불러도 돼."


"네..?"

"아, 아니 별뜻은 없고 그냥.. 내가 위에 누나들 뿐이라서.."


오빠라는 호칭을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고 적당히 지어낸 핑계를 덧붙이니 유린이 꼴깍하고 침을 삼켰다.


그러더니ㅡ


"네, 네에.. 그럴게요. 오, 오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와 함께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큼, 생각보다 좀.. 부끄럽네."


호칭이 달라진 탓일까.

그때부터 유린의 태도가 달라졌다. 여전히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조금 더 과감해졌다고 해야할까.


"흐, 흔들어봐도 돼요?"


"말했잖아.  가만히 있을테니까 네 마음대로 하라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답이 됐나 보다.


그때부터 유린이  물건을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그 손길이 처음치고는 굉장히 능숙했다.


"..처음인데 잘하네?"


해서  점을 지적하고 들어가니 어쩐 일인지 유린의 얼굴이 새빨갛게 변했다.

부끄러운 것과는 별개로 내게 오해를 남기긴 싫었던 것일까.


"그.. 동영상같은데서 이렇게 하길래.."


"따라한거야?"


"네.."

"그러면 그 다음에는?"

"..네?"


"동영상에서 계속 이렇게 흔들기만 했어?"


궁금하다는 투로 물으니 유린이 고개를 붕붕 흔들어댔다.


"그러면?"

"하, 핥기도 하고.. 침같은 것도 흘리고.."

"그리고? 끝이야?"


"그, 그러다가 거, 거기에 넣고.."

"거기? 아."

"..."


"보지?"

기습적으로 툭 내뱉으니 유린의 얼굴 위를 점령하고 있던 붉은 기운이 목덜미와 귀로 확 번져나갔다.

"흐음, 여자들이 보는 야동은 그런 식이구나."


"꼬, 꼭 그렇지만은ㅡ"

"한 번 그대로 해볼래?"

슬쩍 건네  제안에 유린이 눈을 크게 떴다.

동시에 꿀꺽하고 침 삼키는 소리가 노골적으로 울려퍼졌다.

"싫어?"


"아, 아뇨! 그런 건ㅡ!"

"나도 너.. 싸게 해줬잖아. 그러면 너도  싸게 해줘야 되는 거 아냐?"

"그, 그런.."


"잘할  있지?"

'잘할  있어?'하고 '잘할 수 있지?'는 다르다.

후자의 것은 사실 경고에 가까우니까.


그 사실을 알아차릴 정도의 눈치는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해, 해볼게요.."

유린이 긴장한 얼굴을 한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내 물건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조심스레 흔들기 시작했다.

"윽.. 쓸려서 좀 아프다."

그런 유린을 향해 그 말을 툭 내뱉으니 잠시 우왕좌왕하던 유린이 이내 입을 살짝 벌려 내 물건 위로 침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행위는 곧 펠라로 변했다.


이미 침으로 범벅이   좀 핥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판단한 것일까.

힐끔힐끔  눈치를 보던 유린이 이내 입밖으로 혀를 베하고 내밀더니 그것의 끝부분을 이용해 내 물건 끝부분을 핥짝핥짝 핥았다.


"윽.."


반응해주면 좋아할  같아서 눈을 살짝 감고 몸을 부르르 떠는 척을 해주니 그러기 무섭게 유린의 혀놀림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내가 혀를 뾰족하게 세워서 갈라진 틈을 자극하던 걸 기억해뒀던 것일까.


유린이 혀 끝을 뾰족하게 세우더니 그것을 이용해 물건 끝에 위치한 갈라진 틈을 조심스레 훑었다.


내보내기만 해봤지 뭔가를 넣어본 적은 없는 곳으로 혀가 살짝 파고 들어가니  감각이 기묘하기 짝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진심으로 앓는 소리를 낼 정도로.

좋아하는 남자가 자신이 해주는 애무에 앓는 소리까지 낼 정도로 쾌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


이 세계 여자라면 싫어할래야 싫어할 수가 없는 상황이 눈앞으로 도래하자 유린의 눈동자가 조금씩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유린의 보지를 한 번 빨았고, 지금은 유린이  껄 쪽쪽 소리가 나도록 빨고 있으니 그녀에게 접근했던 목적은 이미 달성된 상황.


그렇기에 남은 건 느긋하게 유린의 애무를 즐기는 것 뿐이었지만, 사정감이 슬금슬금 등골을 간지럽히기 시작할 때 내 물건을 애무하는데 푹 빠져있던 유린을 조심스레 밀어냈다.


허벅지에 걸쳐있던 바지에서 느껴지기 시작한 진동 때문이었다.

"그, 그만. 전화왔어."

그리 말한 순간 유린의 얼굴 위로 떠오른 표정은 말 그대로 허망함 그 자체였다.


꼭 마치 잘 먹고 있던 사탕을 강제로 빼앗긴 듯한 그런 얼굴이라고 해야할까.

물론, 모르는 척 하며 바지를 치켜올렸다.


그리고는 여전히 허망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린을 향해 말했다.

애들이 우릴 찾고 있는 것 같으니 여기까지 해야할 것 같다고.

물론, 유린은 전혀 납득하지 못한 눈치였다.

그야 그렇겠지.


조금만 더 하면 날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거기서 딱 끊겨버린 셈일테니까.


"얼른  입어. 들어가게."

그런 유린을 일으켜 세운 뒤,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더러워지지 않은 그녀의 야구 점퍼도 집어들었다.


"음, 이건.. 그냥 들고 있는 게 낫겠다."


그래도 혹시 몰라 휴지로  닦아준 뒤, 그것을 유린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고는 어딘가 멍해보이는 유린을 데리고 잽싸게 화장실에서 빠져나왔다.


"유린아?"


"네, 네.."


"들어가야지. 자자 얼른 가자."

그리 말하며 유린의 등을 떠미니 그제서야 좀 움직이기 시작하더라.

'흠..'


많이 낙담한 모양이네.

이럴 줄 알았으면 굳이 참지 않고 그냥 싸줄 걸 그랬나.


라고 생각하다가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이 상황을 좀 이용해보기로 했다.

'하긴, 마냥 쉽게 느껴지기만 해도 좀 그렇긴 하지.'


유한이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유린은 유한에게는 들키지 않도록 주의하며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하면 됐을텐데.

그럼 유한을 만족시켜줄  있었을텐데.


자신은 만족했는데 유한은 만족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사무쳤다.

망설이지 말걸.


처음에 망설이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유한을 만족시킬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쫄보도 아니고 쓸데없이 왜 망설여서는ㅡ

속으로 그리 되뇌인 순간 유한에게 전화를 건 누군지 모를 년에 대한 원망이 울컥하고 솟구쳤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년이 전화만 걸지 않았더라도 그 꿈같은 순간을 좀 더 만끽할 수 있었을테니까.

물론, 그 사람도 유한을 걱정해서 그런 행동을 한 거라는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당연히 걱정이 됐겠지.

아마 자신이라도 그랬을 거다.

하물며 유한은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던가.


그러니 더더욱 걱정이 될 수밖에.


그런 사실들을 '머리'로는 분명히 이해하고 있음에도 자꾸만 짜증이 났다.


그만큼 초조하고 걱정이 됐으니까.

'이러다가..'

유한이 '별로'라고 생각해버리면 어쩌지.

더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어쩌지.


실망했으면 어쩌지.

유한은 분명 말했었다.

'잘할 수 있지?'라고.

그 말은 자신을 믿었다는 거다.

본인을 만족시켜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거다.

그런데 하질 못했다.

그러니 당연히 실망했을 수밖에.

어쩌면 여자구실도 제대로 못한다고 자신을 속으로 헐뜯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녀는 만족했는데 유한은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 하나가 자꾸만 그러한 상상을 불러일으켰다.

여자친구의 테크닉에 만족하지 못한 남자가 이별을 선언하는 경우가 굉장히 흔했으니까.


하물며 그녀와 유한은 사귀는 사이도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실망한 유한이 이대로 그녀를 향한 관심을 거둬버린다 해도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딱히 없었다.

그 사실이 너무나도 사무쳤다.

화장실에서의 일이 그녀에게는 너무나도 꿈 같았기에  그랬다.


화장실 밖으로 나와 마주하게된 또다른 현실은 지금 주변으로 부는 바람만큼이나 차갑고 서늘했다.


그 차이가 꼭 귀에 대고 선고라도 하는  했다. 꿈 같았던 순간은 이제 다 끝났다고. 이제 끝이라고.

'아니야..'

그럴  없다.


유한이 그럴  없다.

유한은 착한 사람이니까.

그럴  없어야 하는데ㅡ


유한이 취한 상태라는 게 실수로 삼켜버린 생선가시마냥 목을 쿡쿡 찔러댔다.

여자하고 그런 일을 하는 건 처음이라 했던 유한이 하필이면 자신에게 그런 제안을 했던 이유가 뭘까.


자신처럼 상대에게 반했기 때문에?

아마, 그건 정답이 아닐 거다.

그보다는 차라리.. 술김으로 인한 반발심 때문이었겠지. 아마 유한은 지긋지긋했던 게 아니었을까. 자신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년들이 자길 두고 걸레니 어쩌니 하며 떠들어대는 상황이 지긋지긋해서 술김에 이럴거면 차라리 그년들이 말하는대로 해보자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을까.


자신을 선택했던 건, 그곳에 그 순간 유한의 앞에 있던 게 그녀뿐이라 그랬던 거겠지.

거기에 자신이 유한의 물음에 솔직하게 답했던 탓도 어느 정도는 있을테고.

중요한 건 술김에 저지른 일이라는 거다.

그렇다면 술이 깨고 나면 어떻게 될까.


그야 뻔했다.

당황스럽고 당혹스럽겠지.

아마 자신이라도 그랬을테니까.

그리 되면?

유한은 자신을 피하려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쪽의 얼굴을 볼 때마다 술김에 저질러버린 흑역사가 새록새록 떠오를테니까.


'흑역사..'


그래, 자신과는 달리 유한에게 있어 화장실에서 있던 일은 한시라도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 흑역사일 것이다.

그럴 확률이 높았다.

남자들은 야한 걸 싫어하니까.


하물며 평소에 그런 적도 없던 사람이 취해서 원나잇 비스무리한 걸 해버렸다면 어떻게든 그 기억을 잊으려고 하겠지.


유한을 만족시키기라도 했다면?

'그래도 좋았는데..'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렇기에 자신과의 기억은 유한에게 있어 '흑역사' 밖에는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럴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지워버리고 싶은 흑역사 말이다.


그 사실이 너무나도 따끔했다.

"차라리.."

하도 따끔해서 순간 머릿속으로 떠오른 나쁜 생각이 입밖으로 새어나올 정도였다.


물론, 그건 바로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그래선 안 되는 거니까.

자신을 도와주었던 유한한테 그래선  되는 거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하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ㅡ

"..린아."

"..."


"유린아?"


"네, 네?"


"먼저 들어가봐. 같이 들어가는 것도 좀 그러니까."

그 순간 목구멍까지 차오른 건 '화장실에도 같이 들어갔는데 왜 저기는 같이 들어가면 안 되는데요?'라는 질문이었다.

"아, 선배들한테 혼날까봐 걱정되서 그래? 그러면 차라리 내가 먼저 들어갈까? 내가 심부름 시켰다고 하면ㅡ"

"오, 오빠."


"응?"


또다른 내용의 질문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허나 정작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온 건 전혀 다른 것이었다.


"그.. 옷, 죄송해요.. 저 때문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걸음.

딱  걸음만 내딛으면 되는데 혹시라도 유한이 난색을 표할까봐, 난감하다는 표정을 얼굴 위로 띄워보일지도 모른다는 게 겁이 나서 그러질 못했다.

"아냐, 추울텐데 얼른 들어가봐."


그래서 얼른 들어가보라는 유한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비참한 심정만을 곱씹으며 호텔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타박타박-

울려퍼지는 발 소리가 공허했다.

마음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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