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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1부 (6/315)



〈 6화 〉1부

집단 광기라는 건 분명 이런 걸 위해 탄생한 말이겠지.

[엄마.. 아빠 어디갔어..? 엄마.. 아빠 어디갔어..? 엄마.. 아빠 어디갔어..? 엄마.. 아빠 어디갔어..? 엄마.. 아빠 어디갔어..? 엄마.. 아빠 어디갔어..?]

[아빠.. 언제와? 나 두고 가지마.. 아빠.. 언제와?  두고 가지마.. 아빠.. 언제와? 나 두고 가지마..]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전능하신 아카라트시여 빛으로 날 보호하소서.. 전능하신 아카라트시여 빛으로 날 보호하소서.. 전능하신 아카라트시여 빛으로 날 보호하소서..]

[하시네 소리요 카제노 요니 츠키니 하라오 파도루- 파도루- 하시네 소리요 카제노 요니 츠키니 하라오 파도루- 파도루-]

[인간형 남편이죠? 고티죠? 고티죠?]


[채팅창 지랄났네 ㅋㅋㅋㅋㅋ]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혼틈섹!!]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아 섹스! 섹스 하고 싶다! 아가방에 찐한 수정액 받고 싶다!]

[진짜 세나 방송 이대로 가면.. 라이더! 진짜 세나 방송 이대로 가면.. 라이더! 진짜 세나 방송 이대로 가면.. 라이더!]

[어우 씨바 발정난 년들 개많네 채팅 실화냐;;]

[ㄹㅇ 뇌가 탈착식이신가 왜 뇌가 자궁에 달려있누]


이리 되니까 아주 살짝 당황스럽긴 했다.

반응이 폭발적일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설마 이 정도로 격렬할 줄은 몰랐으니까.


그래서 싫냐고?


'아니, 오히려 좋아.'

그만큼 이 얼굴이 가진 파괴력이 엄청나다는  아니겠는가.


덕분에 날로 먹는 인생이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진  느끼며 쉬지 않고 올라가는 채팅창을 바라보았다.


대기업 방에서 합법적으로 난장을 피울 수 있는 상황.

덕분에 어그로라면 사족을  쓰는 년들까지 소식을 듣고 싸그리 몰려온 모양이다.

바로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잘만 올라가던 채팅창이 버벅이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은 그걸 가지고 또 개지랄을 떨어대기 시작했고.

상황을 아는 내가 봐도 충분히 당황스러운데 방송켰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 막 접속한 이들에게는 어땠겠는가.

[아니 오늘 채팅창 왜 이럼?]

[뭔일 터짐? 방송 중에 야동이라도 걸림?]

[아 ㅋㅋ 윗 년들 뉴비 티내네]


[야한 냄새 너무 나자너~]


[그건 사실 선생님 방에서 나는 거 아닐까요?]


[딸아 제발 딸좀 그만치면 안 되겠니?  방에서 오징어 썩은 내가 아주 진동을 하는 구나;;]

[아 ㅋㅋ 퇴근하고 이제 왔다고]


[일하느라 인생 손해봤네 나처럼 백수였으면 낭낭하게 세나 동생 봤을텐데]

[세나 동생 실시간으로 본 내 인생이 레전드다]


[ㄹㅇ 개쩔었는데 그걸  보네 ㅋㅋ 인생 왜 사냐~]

[그건 선생님 아버님이 선생님께 하고 싶은 말 아닐까요?]

[10련이  너 어디살아!!]

[아, 그래서 진짜 뭔데 뭔일 터졌음?]


[그건 말이죠..]


[알려드렸습니다^^]

[와 정말 도움이 되는 정보였어요!]

[10련들 이럴 때만 꼭 단합력 쩔더라.]


이제  방송에 들어온 이들이 채팅창을 보고 토해낸 의문어린 채팅들이 기존 채팅과 맞물리면서 세나의 방송 채팅은 혼돈 저 어딘가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덕분에 세나의 표정은 실시간으로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슬슬 그녀도 깨달은 거겠지.

이건 무시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라는 걸.


사장님의 심기가 좋지 않음을 깨달은 매니저들이 총출동해 어떻게든 채팅창 분위기를 다잡아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지만 그녀들이 매너채팅을 요구하고 채팅을 삭제하는 속도보다 새로운 채팅이 올라오는 게 몇 배는  빨랐다.

"아오.. 씨.."

이 상황이 퍽 곤란한지 애꿏은 머리만 벅벅 긁어대는 세나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살짝이지만 미안해졌다.

저녁에 합방도 있다고 했는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컨텐츠가 제대로 진행될리 만무하니까.


이대로 가게 되면?


같이 합방을 하기로 한 다른 스트리머들에게 민폐가 될 거다.

여기서 날뛰는 년들이 다른 방에 가서 날뛰지 않을 리 없으니까.

대기업 스트리머답게 이미지 관리에 힘쓰고 있을 세나로서는 그것만큼 난감한 상황도 또 없을 터.


얼굴 위에 자리한 곤란함은 분명 그 때문이겠지.


라는 유한의 추측은 일정 부분 들어맞았다.

일정 부분만.


실제로 지금  순간 세나는 곤혹스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허나 그녀가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이유는 유한이 추측한 것하고는 전혀 달랐다.


'봊 됐네..'


무슨 맡겨놓기라도  것처럼 유한을 내놓으라고 땡깡을 부리는 채팅이 채팅창을 가득 메우는 걸 보며 그녀는 내심 쓰게 웃었다.

분명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서 방송 중일때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했던 건데.


'하 씨..'

지금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들의 상황이 어떨지 안봐도 훤했다.


분명 아까 잠깐 방송화면에 비춰졌던 유한의 얼굴을 캡쳐떠서 여기저기로 열심히 퍼나르고 있겠지.


'남자친구인데 얼굴 품평좀.'같은 어그로성 다분한 제목과 함께 말이다.

거기에 홀리듯 이끌려 들어간 년들이 또 유한의 얼굴이 찍힌 사진을 다른 곳에다가 퍼나를테니.. 아마 한 1시간 쯤 뒤에는 인방 보는 년들이라면 다 유한의 얼굴을 알게 되지 않을까.

그게 곤란했다.


이 짓으로 밥 벌어먹고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알게된 사실 중에 하나가 유명세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었으니까.

큰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어느 히어로 영화 속 대사처럼 유명세에는 늘 그에 따른 부작용이 존재하는 법.


이제는 빠르게 올라가는 수준을 넘어 채팅창이 버벅거릴 정도로 더럽기 짝이 없는 채팅들이 쉬지않고 보면 알 수 있듯 이 세상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미친 년들이 훨씬 많다.


덕분에 악플은 물론 살해협박까지도 받아봤다.

물론, 싸그리 다 인생이 실전이라는 걸 알게 해줬지만.


자신이야 방송과 유명세로 밥 벌어먹는 신세이니만큼 그런 것들을 충분히 감당할 준비가 되어있다.

하지만 유한은?

유한도 그 준비가 되어있을까?

'되어있기는 개뿔-'


특출난 외모 탓에 이래저래 골치 아픈 일을 많이 겪었던 유한이다.

심지어는 어느 미친 년이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유한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며 스토커 짓을 해댔던 적도 있었다. 나중에 그 스토커가 사실은 유한이 다니는 학교의 교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는 원치 않는 전학까지 해야했었고.

물론,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유한은 별 거 아니라는 듯 웃어넘기고는 했지만.. 옆에서 지켜봐왔기에 알고 있다. 진짜로 괜찮은 게 아니라 애써 괜찮은  하는 것뿐이라는 걸.

여태껏 번 돈의 대부분을 투자해 이 동네로 이사를  것도 사실 유한 때문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주택 단지는 보안 하나만큼은 확실해서 거주민이 아닌 사람은 절대 이 안에 발을 들여놓을 수가 없으니까.

그렇게까지 했는데 유한한테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그대로 벌어진다?

감히 상상하기도 싫었다.

한 명의 개인이 쏟아내는 악의와 다수가 쏟아내는 악의는 아예 본질부터 다르니까.

'미치겠네 진짜..'

어떻게 해야할까.

어떻게 하면 유한을 향해 쏟아질 관심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까.

'그러니까  들어와서는..!'


상황이 하도 막막하다보니 순간적으로 유한에 대한 짜증이 울컥하고 치솟았지만, 이미 알고 있다. 유한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쯤은.


이건 명백히 자신의 실수였다.


저녁에 방송을 한다고만 했지 몇 시에 방송을  꺼라고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았으니까.

그렇기에 유한은 평소처럼 여덟 시에 방송을 킬 거라 생각했을 것이고, 그래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거겠지.


공방에서 음향 때문에 방송 사고가 터졌을 때도 이렇게 당황스럽지는 않았었는데..

끽해봐야 30초 정도 얼굴 비춘 걸로 가지고 사람을 이토록 당혹스럽게 만들 줄이야.

'진짜 쓸데없이 잘생겨서는..'

속으로 툴툴대며 해결책을 강구했다.

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만한 뚜렷한 방법이 떠오르질 않았다.


"아니, 님들 남자 얼굴 처음봐요? 왜 이리들 유난이야?"

그래서 그냥..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사실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남자들은 남자가 아니었던  아닐까?]

[그거 마따]


[ㄹㅇ ㅋㅋ]

[네 처음보는데오]


[선생님, 선생님 아버님께서 선생님이 방금 치신 채팅을 봤다면 대성통곡을 하셨을 겁니다]

[아빠가 왜 남자야 아빠는 아빠지]

[응애  애기 트수 남자 얼굴 보여조]

역시나 저항이 거셌다. 스스로 생각해도 얼토당토 않은 소리였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걔가 잘생겼다고..? 진심으로?"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뻔뻔한 태도를 고수했다.

정말로 모르겠다는 것처럼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까지 갸웃해보였더니 채팅이 폭발했다.


[비틱 쳐내!!]


[그럼 방금 누나 자리 나한테 양보해 10련아]

[새치기 하지 말고 줄서라]


[줄 서봅니다]

[22]

[누나 말고 부인은 안 될까요? 급해요;;]

[아 ㅋㅋ 세나 이 년 그동안 우결각 보일 때마다 걷어찬 이유가 있었누]

[누? 신고합니다]


[남스들한테 눈길도  주길래 솔직히 세나 레즈인줄 알았는데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자너~]


[저런 얼굴을 맨날 보고 사는데 다른 놈들 얼굴이 눈에 차기나 하겠냐고 ㅋㅋ]


[속보) 우결코인 연속 상장실패의 비밀 드디어 밝혀져..]


[10련이 이걸 기만하네]

"어디서 욕질이야. 매니저 님 방금 욕한  밴해주세요."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좋아.'

여기까지는 생각했던 대로였다.


소통 좀 해주고, 눈치없이 나대는 년들을 콕 찝어서 본보기 삼아 밴을 먹여주니 렉까지 걸릴 정도로 소란스럽기 그지없었던 채팅창 분위기가 조금씩 평소 모습에 가까워지는 게 눈으로 들어왔으니까.

이제 비슷한 걸  번 더 반복해준 다음에 유한이 일반인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혹시라도 무단으로 사진을 도용하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 단단히 경고를 해놓으면 조금이라도 눈치가 있는 년들은 알아서 사리겠지.


물론, 그럼에도 유한의 사진이 여기저기로 퍼져나가는 걸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테지만.


어찌어찌 급한 불은 끈 것 같아서 화제를 자연스레 곧 있을 합방쪽으로 돌리려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빰빠바밤~!


['하나두나세나내놔'님께서 1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그런데 둘이 진짜 가족은 맞음?

후원이 들어왔음을 알리는 효과음과 함께 사람을 흠칫하게 만드는 내용이 귀에  이어폰을 통해 흘러들어왔다.

내용이 내용인지라 반응하는 게 늦기는 했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이 정도야 충분히 수습할 수 범위 내였으니까.


마치 채팅에 집중하고 있다가 뒤늦게 후원을 확인한 척 보란듯이 시선을 움직여준 다음에 슬며시 인상을 찌푸리며 후원으로 들어온 내용에 대꾸했다.

"나랑 걔랑 가족 맞냐고요? 당연히 아니지."

[???]

[이게 머선129]

"원수지 원수. 님들 그거 몰라요? 원래 이 세상 모든 형제들은 태어날 때부터 서로를 증오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거? 아, 후원은 감사드립니다."

[그거 마따  동생 10련 맨날 지랄함]

[아 ㅋㅋ 동생 생각하니까 꿀밤 쥰내 마렵네]

[왜? 동생 있으면 좋지 않나? 난 막 챙겨줄 것 같은데.]

[절대 아님 ㅆㅂ]

[즈이 오빠는 영상하고 책속에만 있어오 현실에 있는 건 즈이 오빠가 아니에오..]

[헤으응 오빠..]


그렇게 무사히 넘겼나 싶었는데..


[근데 다시 생각해봐도 둘이 진짜  닮긴 한듯 ㅋㅋ]

[ㄹㅇ ㅋㅋ 둘이 어떻게 남매냐고~]


[그 정도면 사실상 둘이 다른 종족인 거 아닐까?]


"응, 그러면 너도 나랑 같은 종족 아니야."

[확실히 한쪽이 진화  된  같기는 해 ㅋㅋ]


[둘 중 어느쪽이?]


[그걸 몰라서 물음? ㅋㅋㅋ]

미처 다 치우지 못한 의혹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그 채팅들에 관심을 두진 않았다. 반응해서 좋을 게 없었으니까.

"뭐, 확실히 걔보다는 제가  괜찮긴 하죠. 인정?"


[??????]

[갈고리 수집가신가]

[선생님.. 그동안 에임이 개똥이었던 이유가 있었군요]

[눈이 그렇게 안 좋은데 채팅은 대체 어떻게 읽었누;;]


[그래서 동생 분 성함이?? 그래서 동생 분 성함이?? 그래서 동생 분 성함이?? 그래서 동생 분 성함이??]

"아니, 킹반인 이름은 알아서 뭐하게. 님들 내 동생 보려고 방송 들어왔어요?"

[ㅖ]


[네 맞워요~]


[그세누? 그세누? 그세누? 그세누?]

[세나..? 으윽.. 기억이.. 세나..? 으윽.. 기억이.. 세나..? 으윽.. 기억이..]

[어라..? 나.. 어째서 눈물이..? 어라..? 나.. 어째서 눈물이..? 어라..? 나.. 어째서 눈물이..?]


"진짜 지랄났네. 아오, 지금부터 그 '일반인' 언급 일체 밴하겠습니다."


[동생  한 순간에 그 일반인행 ㅋㅋ]

"하지말라고 했으면 하질 말아야지. 매니저님?"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멀리 안 나간다~]

[ㅂㅂ]

[아니 그래서 그 일반인이 대체 누군데]


[그건 말이죠..]

[알려드렸습니다^^]


[아오 10련들 진짜]


[쉿! 그 이름을 불러선 안 돼]

[이걸 질투하네 ㅋㅋ]

[세하다 추나야;;]

[이분  논란 있을듯?]


"응, 계속 추할 거야아 응, 논란 있어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삭제된 메시지입니다.]

[한 번에  명 ㄷㄷ]

[싹둑이 칼춤춘다 ㄷㄷㄷ]

[다들 사려!]

[예민하네~ 화났나 보네~?]

[자! 잠시 소련이 있었어요~]


[소련?]


[저  잡어!]


[우라!!!!!]


그렇게 어찌어찌 수습이 되는 듯 했다.

수습에 힘쓰다보니 어느새 합방을 하기로 한 시간이 훌쩍 다가와 있어서 허겁지겁 디스코드에 접속한 순간 들려온 합창만 아니었다면.


""오셨습니까 형님!""

형님.

흔히 아내가 남편의 누나를 부를  사용되는 그 호칭에 세나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형님, 제가 미리 싹  준비 끝내놨으니까 초대받고 접속만 하시면 됩니다."


"뭔 개소리야. 내 형님인데?"

"아닌데 아닌데? 우리 형님인데?"

"세나야 앞으로 날 올케라고 불러주지 않을래?"


'이 씹련들이 진짜..'

그랬다.


세나가 수습에 힘쓰는 동안 유한이 그녀의 등에다가 꽂아넣은 빨대는 복사버그에 걸려 다섯 배로 불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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