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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5화 〉 [후일담] 누나의 생일까지 (13) (155/156)

〈 155화 〉 [후일담] 누나의 생일까지 (13)

* * *

저는 동생이 엄청 화난 것 같아 깜짝 놀라며 가만히 서있다가, 반사적으로 신발을 신었어요.

뭔지 모르겠지만, 빨리 가서 화를 풀어줘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저를 본 엄마는 울먹이며 다시 캐리어를 잡고 말했어요.

“엄마 역시 나갈게! 미안!”

“아뇨, 여기 있어요.”

“아니, 엄마 정말로….”

“방 청소든 뭐든 하고 있어요. 저 돌아왔을 때 없으면 진짜 다신 안봐요.”

저는 멋대로 다시 나가려는 엄마를 집안에 붙들어두고, 현관을 나섰어요.

다행히 아직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지 않았는지 엘리베이터 앞에 동생이 서 있었고, 저는 저를 한번 힐끔거리고 고개를 돌리는 동생의 옆에 다가가 옷소매를 잡아당겼어요.

“화났어요…?”

“...아뇨.”

“화났잖아요….”

“저 수업 가야 돼요.”

저는 동생이 제 말을 들어주지 않고 말을 돌리는 걸 보고 지금까지 본 것 중 제일 화난 것 같다고 생각하며 동생의 눈치를 봤어요.

왜 화가 난건지는...아마도 엄마 때문일 거라고 생각되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어요.

동생이 화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갑갑해진 저는 하루종일 동생이 기분이 안 좋을까봐 걱정하며 동생에게 매달렸어요.

“잘못했어요...화 풀어주세요….”

그러자 동생은 저를 한번 힐끔거리더니 다시 차갑게 시선을 돌렸어요.

저는 가슴 속이 쿵 하고 내려앉는 걸 느끼며 갑자기 울 것 같아져 입술을 깨물었어요.

그때, 엘리베이터가 도착해 문이 열렸고 동생이 제게서 등을 돌리고 안으로 들어갔어요.

저는 곧바로 동생의 옆에 따라들어가,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같이 섰어요.

“잘못했어요….”

저는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서 계속해서 동생의 눈치를 살피며 사과했고, 동생은 그런 저를 완전히 무시했어요.

저는 살을 조금씩 깎아내는듯한 분위기에 숨이 막혀 동생에게 더 안겼고, 다행히 동생은 제가 안기는 것까지 막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1층에 도착하자 동생은 여기까지라는 듯이 제 어깨를 잡아 밀며 저를 떼어내려 했어요.

“...따라오지 말고, 집에 와서 얘기해요.”

“어? 자, 잘못…잠깐, 안돼....”

동생이 저를 떼어낸다는 것 자체에 겁먹은 저는 당황해서 동생의 옷을 꽉 쥐었어요.

그러자 동생은 한두번 저를 밀어내다가 한숨을 쉬며 손을 멈췄고, 울 것 같은 표정이 된 저를 내려다보며 팔짱을 끼고 한숨을 쉬었어요.

저는 제가 보지 못한 동생의 차가운 모습에 상처받으며 눈물이 맺힌 눈을 깜빡거렸어요.

“뭘 잘못했는데.”

“어? 어?”

“누나가 뭘 잘못했는데?”

저는 급하게 제가 뭘 잘못했는지를 떠올리고, 동생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며 하나하나 말했어요.

“아침에...거절해서….”

“그게 왜 잘못이야? 엄마한테 들킬만한 상황을 막아준 거잖아.”

“어? 그럼...섹스, 많이 하기로 했는데...못한….”

“...그것도 누나가 잘못한 건 아니지.”

“...생일에 데이트 제대로 못한 거 때문이에요?”

“그건 좀 화나는 게 맞는데, 괜찮아. 나중에 또 하면 되고.”

“엄마한테 며칠 더 묵고 가라고 한 거….”

“후우….”

“엄마 바로 나가라고 할게요….”

저는 동생의 한숨소리를 듣고 이게 정답이구나 싶어 곧바로 해결책을 내놨어요.

아침에 엄마를 동정한 것 때문에 동생이 화났구나, 하고 생각한 저는 엄마를 괜히 좀 더 머물고 가라고 했나 하는 후회가 들면서도 동생이 이렇게까지 엄마를 싫어한다는 사실에서 복잡한 감정이 들었어요.

동생도 이렇게 엄마를 싫어하는 건 바라지 않는데...동생은 좀 더, 저보다 정상적이기를 바라는데….

그렇게 풀 죽은 목소리로 말하며 복잡한 생각을 하고있던 저는, 동생의 말을 듣고 혼란에 빠졌어요.

“...누나가 잘못한 거 없으니까 사과하지 마. 진짜 화날 것 같으니까.”

“어?”

잘못한 게 없으면 왜 화가 난 걸까...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저를 가만히 보던 동생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긴 한숨과 함께 화를 식혔어요.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더니, 교수님한테 늦을 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좀 전해달라는 말을 했어요.

다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동생은 제 앞에서 조금은 불량하게 벽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낀 채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제게 왜 화가 났는지 말하기 시작했어요.

“왜 화를 안 내?”

“화를요…?”

“왜 저 사람 좋은 일을 누나가 해줘야돼?”

“제가요?”

“왜 누나가 저 사람때문에, 나랑 한 약속을 깨거나 뒤로 미뤄야돼?”

“그건….”

동생이랑 제가 한 약속은, 곧바로 생각나는 것만 해도 집에 있을 때 섹스시간이 있다는 거랑, 섹스하는거랑...둘이 사귀기로 했으니까 집에서는 서로 여자친구, 남자친구라는 거...그리고, 생일에...정말, 잔뜩, 마음대로 하게 해주기로 한 거…엄마가 온 순간부터 동생의 말대로 하나도 지킬 수 없게 되어 있는 것들 뿐이었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안 좋은 취급 받아서 열 받는 거니까, 잘못도 없으면서 잘못했다고 하지 마.”

“어...어….”

“누나가 착한건 좋아...희생적인거, 마음 약한 거...진짜, 너무 좋은데...이건, 그걸 이용당하는 것 같아서 싫어.”

“이용당하는 건 아니에요….”

“누나가 이러고 싶어서 하는거라는 것도 알고, 저 사람도 누나를 이용하려고 이러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아. 근데 결과적으로는 누나를 이용하고, 누나만 희생시키잖아. 자기 힘들다고 이거 해줘라, 저거 해줘라? 나도 속상하다고 이거 해줘라, 저거 해줘라? 그럼 누나는? 누나는 안 힘들어? 누나는 저 사람 며칠 더 묵고 가도 괜찮아?”

“저는...괜찮은데….”

“내가 안 괜찮아.”

저는 동생의 말에 약하게 반박하면서도 자꾸만 얼굴이 뜨거워졌어요.

동생의 말을 들으며 혼나는 것 같은데 그래도 싫어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과, 나때문에 화가 난 건 맞지만 원인이 나인 건 아니구나 하는...보호받고, 아껴진다는 느낌이랑...부끄러움과 미안함과 고마움을 한번에 느끼게 된 저는 머릿속이 엉망이 되어버렸어요.

“누나는 당사자니까 당연히 나보다 더 싫고, 힘들었을거고...그런데도 저 사람 신경써서 며칠 더 있다 가라 하고...하아...누나가 이런 성격인 건...좋아...엄청, 진짜, 너무 좋은데. 근데 누나가 다른 사람한테까지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러지 않는다는게...어떤 거요…?”

“...나한테만 희생하고, 나한테만 잘해주면 좋겠다고.”

“그렇구나아….”

저는 저도 모르게 동생에게 찰싹 달라붙어 동생의 목에 팔을 감아 매달렸어요.

분명 혼나고 있는건데, 화내고 있는건데...동생이 저를 좋아한다는게, 애정이 느껴져서, 두근거려서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어요.

저는 멍한 눈으로 동생을 올려다보며 몸을 밀착시켰고, 동생은 말을 하다 말고 아직 화가 난 얼굴로 저를 내려다봤어요.

“...왜 그래요.”

“키스….”

"갑자기 왜...저 화내고 있는데...."

"키스으...."

저는 저도 놀랄 정도로 녹아내린 목소리로 동생에게 키스를 졸라댔고, 동생은 그런 저를 보며 아직도 인상을 쓴 채 주변을 힐끔거렸어요.

주변에는 아직...아무도 없었지만, 그래도 여기는 언제 사람이 올지 모를 바깥...그것도 저와 동생이 사는 집의 1층이었어요.

누군가 봐 버렸다가는 정말 큰일날지도 모르는 위험한 곳이었고, 동생도 제가 몇 번이나 그런 얘기를 해서 그런지 제게 아직 화가 풀리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이런데에서 하면 들킬수도 있으니까 안된다면서요.”

“몰라요...키스....”

“아니...하아….”

“빨리….”

동생은 아무도 없는 주변을 계속해서 둘러보면서 천천히 제 허리를 감싸 안았어요.

그대로 집에서 하는 것처럼...동생과 저는 혀를 섞어 끈적하게 키스하기 시작했어요.

밖에서 누가 올까봐 긴장해서 그런지 심장은 평소보다 훨씬 격렬하게 뛰었고, 그런데도 서로 멈추지 못해 계속해서 야한 키스를 이어갔어요.

“하아...하아...쪽, 하아...쪼옥….”

“잠깐...누나, 밖에서….”

“쪼옥...하아...더어, 혀, 이쪽, 더....”

“아니, 진짜, 그만...하아….”

저는 여기가 밖이라는걸 잊어버린 것처럼 동생에게 몸을 밀착해 허리를 살랑거렸고, 동생은 제가 섹스하고 싶어한다는 걸 느끼고 당황하며 제게서 조금 떨어졌어요.

저는 아쉬워하며 동생을 안고 있다가 조금 늦게 정신을 차리고 제가 무슨 짓을 한건지 깨달았고, 얼굴을 붉힌 채 동생의 눈치를 봤어요.

“후우….”

동생은 그 잠깐 사이에 완전히 화가 풀려있었어요.

아직 얼굴은 화가 난 것처럼 보였지만, 제게는 동생이 그냥 부끄러워하고, 흥분하고 있을 뿐이라는게 느껴졌어요.

그런 동생을 가만히 보고있던 저는 어째서인지 갑자기 안쪽이 엄청나게...꾸욱 조여와서, 동생의 옷을 잡고 올려다보며 속삭이듯 말했어요.

“...하고싶어요.”

“갑자기 왜….”

“엄청 좋아서, 잔뜩 하고싶어요….”

동생한테 지금까지 들려준 적 없는 목소리로, 미안해하거나 사과하기보다는 정말 순수하게 애정과 욕정이 가득한 목소리를 속삭이자 동생은 당황하며 제 시선을 피했어요.

저는 잔뜩 흥분한 동생의 것을 배에 꾸욱 누르며 허리를 살랑거렸고, 동생은 밖에서 이러는 제게 당황했는지 제 허리를 꽈악 안아 멈춰세웠어요.

“여기...밖이에요.”

“하고싶어요….”

“수업 가야돼요….”

“그건….”

저는 잔뜩 흥분했는데도 동생이 수업에 가야 된다는 생각에 잠시 멈칫거렸어요.

수업은...섹스하다가 수업을 빠지게 하는 건 안되는 일이었어요.

동생한테 피해주면 안되니까...저는 아쉬움 가득한 숨소리를 내며 동생한테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그럼...갔다와서...수업 끝나고….”

“...오늘 수업 저녁에 끝나요.”

“저녁에, 저녁에….”

“...집에 엄마 있어서 안된다고 했잖아요.”

“그러면….”

저는 동생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했어요.

엄마를 밤에 밖으로 내보내는건 어려울테고...동생하고 비즈니스 호텔에 가는 것도...하지만, 둘 다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엄마가 저랑 동생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게, 의심도 하지 못하게 해야만 했어요.

생각을 마친 저는 동생에게 매달려 귀에 대고 저도 제 목이 간지러울 정도로 달콤하게 녹아내린 목소리로 속삭였어요.

“엄마 재워둘게요….”

“아니...하아….”

“몰래, 안들키게...섹스할 수 있게 해둘게요….”

“후우….”

“오늘까지는 안에 싸도 괜찮아요….”

“하, 아아아….”

엄마는 술을 정말 많이 마시면 자니까...제가 술을 따라주면 잘 마시니까, 자기전에 잠깐 술 마시자고 하고 술 상대를 조금 해주면...분명 잠이 들 거였어요.

안전일도...어제랑 오늘까지는, 해도 괜찮은 날이니까...오늘 밤이라면 동생이 마음껏 섹스해도 괜찮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동생을 잔뜩 유혹하며 애원하듯 손끝으로 동생의 몸에 매달렸어요.

그러자 동생은 한계까지 흥분했을때나 들려주는, 떨리는 숨소리를 길게 내더니 갑자기 저를 몸에서 확 떼냈어요.

그리고 잔뜩 붉어진 얼굴을 한 손으로 가리더니 제게서 멀어져 떨리는 손으로 저를 가리키며 화내듯이 말했어요.

“가, 갔다, 와서 봐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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