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화 〉 [후일담] 누나의 생일까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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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는 끝났어요?”
“앗...네.”
취한 엄마와 대화를 끝낸 저는 엄마를 침대에 눕히고 재운 뒤, 방으로 돌아왔어요.
저는 멍하니 동생 옆으로 다가가 침대에 누웠고, 동생은 잠시 저를 가만히 보고 있더니 한숨을 쉬며 안아줬어요.
저는 동생한테 안겨서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겼어요.
취했으면서도 자기가 말실수를 했다며 도망치려던 엄마한테 술을 좀 더 먹이자 엄마는 제가 누군지 알아보기 힘들어하는 정도가 되어서야 실실 웃으면서 예전 얘기를 해줬어요.
전에 취했을 때 들은 얘기와는 다른...아니, 엄마는 똑같은 얘기를 했지만 제가 조금 다르게 이해한 얘기는 상당히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마음이 복잡해지는 내용이었어요.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도, 이해가 잘 되질 않았어요.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고 자라다가 어느 순간인가 남자와 경험을 하게 되었고, 그때 안쪽을 자극당하는게 기분 좋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후로 혼자서 자극하다가 뭔가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엄마의 언니와 대화하며 그런게 엄마 뿐만 아니라 유전적인...집안 여자들이 다들 조금씩은 공감하는 얘기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엄마와 엄마의 언니, 엄마의 동생은 골반이 크고...안쪽이, 약한...이런 걸 듣고싶었던 건 아니지만...그런, 체질이라고 했어요.
다른 여자들이 전부 이런 걸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난 뒤 엄마는 이런게 안 좋게 보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런데도 엄마는 외모 때문인지 자꾸만 남자들이 다가왔고, 그 중에서도 자기가 크다는 걸 은근하게 티내는 남자들을 볼 때마다 힘들어했다고 해요.
계속해서 참던 엄마는 어느 순간인가 펑 하고 터져버린 욕구에 휩쓸려 문란하게 지내게 되었어요.
그러던 와중에 아빠를 만나고, 꼭 안쪽을 자극받지 않아도 좋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엄마는 아빠를 생각해서 예전에 어떻게 살았는지를 전부 끊고, 아빠에게 만족하고 살았어요.
정말로 이전에 모든 걸 다 끊고 살았지만…엄마가 예전에 문란하게 살았단 걸 숨기고 잘 사는 걸 질투한 예전 친구가 아빠한테 엄마가 섹스하는 영상을 보여줬다고 해요.
아빠는 자기가 본 적 없는 모습의 엄마한테 충격을 받았고, 그래도 결혼 전 일이라는 생각에 괜찮다고...넘어갔지만…그때부터 아빠는 엄마와 관계하는 걸 피하거나 힘들어하게 됐어요.
예전부터 남자가 많이 다가왔던 엄마는 결혼 후에도 계속해서 남자가 접근했어요.
엄마는 그런 남자들을 아빠를 생각해서 전부 밀어냈고, 아빠는 그런 걸 엄마같은 미인하고 결혼했으니 남들이 부러워하는 거라고 웃어 넘기고는 했지만...엄마의 섹스 영상을 본 후의 아빠는 더는 웃어넘길 수 없었어요.
고민끝에, 아빠는 엄마에게 바람펴달라고 요청했고...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던 엄마는 결국, 아빠가 원하는 대로 해주게 되었어요.
하지만, 아빠는 엄마가 바람피거나 다른 남자에게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걸 버티지 못했고...이혼하게 되었다고 해요.
엄마는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부정하지는 않았어요.
결국, 문란하게 지내서 그런 거에 푹 빠져버린 건 엄마였고, 아빠가 몇년간 부탁했다 해도 넘어가버린 건 엄마고...아빠가 이혼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엉망으로 느끼고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여버린 것도 엄마였어요.
엄마는 아빠가 헤어지자고 하자 자책에 빠져 순순히 헤어져줬고, 아빠에게 저와 동생을 맡기고 나오려다가 엄마를 걱정한 아빠가 저를 데리고 가라고 했다고 했어요.
그 뒤로 엄마는 집에서 자꾸 술을 마시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어린 제가 집에서 술 마시지 말라는 말을 해 밖에 나가 마시게 되고, 자포자기하듯 술을 마시면 남자들이 자꾸 노리고,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면 집으로 데려가서….
엄마는 엄마대로 술과 쾌감에 현실을 잊을 수 있으니까...자꾸 빠져버렸어요.
그게 제게 나쁜 영향을 줄 걸 알아서 밖에 떠돌게 되고, 제가 클수록 미안해서 얼굴을 보기도 힘들어지고, 그래도 중요한 날에는 같이 있고 싶어서 가면...제가 같이 있기 싫어하는 티를 내고.
우울해져서 술을 마시러 가면 남자들이 덮치고, 집에 가고싶다고 울면 집으로 데려와서 덮치고, 그러면 또...기분 좋아지고….
취했을 때마다 제게 엄마처럼 될수도 있으니까 조심하라고 하던 이상한 충고는 엄마 나름대로 진심이 담긴 충고였어요.
엄마는 제가 대학을 졸업하게 되자 더 이상 집에 찾아갈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고, 제가 엄마를 거부하는 것보다도 제가 혼자 있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고 해요.
만날때마다 느껴진 차가운 모습도, 남자친구같은 건 사귀는 것 같지 않은 것도, 엄마 때문에 동생하고 제가 떨어진것도, 전부...이대로 계속해서 혼자 살면서 혼자 있는거에 익숙해져가는 저를 볼때마다 힘들어지고 자기가 무슨 짓을 저지른건지가 느껴져 일, 술, 쾌감만 찾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했어요.
그래서, 동생 소식을 듣고 아빠한테 동생을 중국으로...정확히는 저한테 보내자고 부탁했고...아빠는 동생한테 좋은 선택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 제 생각을 해 동생을 보내게 되었다고 해요.
사실은, 엄마가 제게 한 충고는 나름대로 진심을 다해 한 거였어요.
사실, 엄마가 다른 남자들과 계속해서 섹스하고 그런 건 자기가 불러들였다기보다는 남자들이 엄마를 덮친 것에 가까웠어요.
집에 오지 않는 것도 저한테 피해간다는게 느껴져서, 같이 있고 싶지만 자꾸 자기가 망가뜨리는게 무서워서.
엄마는 저를 싫어하는 건 아니었지만 서툰거였고, 어리고, 실수할까봐 무섭고, 그런데도 상대가 원하는 건 해주고 싶고, 욕망에 약하고, 열심히 참고, 결국 터지고, 망가지고, 그런데도 열심히...나름대로 열심히 어떻게든 해주려고….
이제 동생하고 제가 잘 지내는걸 확인하고 난 엄마는 저와 동생 사이에서 빠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같이 있고 싶다는 외로움에 자꾸만 어리광을 부리는 거였고, 동생과 제가 엄마를 싫어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현실을 마주하자 조금씩 상처받고 있었어요.
각오를 다졌는데도 각오가 무의미할정도로 아파서, 자기가 잘못을 저지른 건 아는데도 벌 받는게 힘들어서….
엄마의 얘기를 전부 듣고난 저는 큰 거부감을 느꼈어요.
엄마랑 아빠의 그런 관계 얘기는 듣고싶지 않았는데...이해도 안되고, 듣기 싫은 얘기들 뿐이었어요.
그런 짓의 책임을 왜 나랑 동생이 져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엄마는 결국 바람을 핀거고, 아빠는 왜 엄마한테 바람을 펴달라고 한거고, 자기들이 하라고 해놓고, 자기들이 하기로 해놓고…왜 그게 이혼까지 가는건지.
결국, 엄마가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된 게 아니라 그냥 가해자가 하나 더 늘어난 것 뿐이었어요.
아빠가 원해서 바람폈다고 해도, 엄마가 이혼했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아요.
아빠가 이혼하자고 해서 이혼했다고 해도, 엄마가 자꾸 다른 남자와 집에 와 섹스했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아요.
엄마는 술을 마셨을 뿐인데 다른 남자들이 자꾸 엄마를 꼬셔서 덮친거였다고 해도, 엄마가 그런 일을 몇번이나 겪고도 술을 마셨다는 사실은 사라지지 않아요.
그럴 때마다 제가 스트레스를 받고, 혼자 살고 싶어지고, 혼자 살게 되고, 혼자 있게 된 건...결국, 전부, 제가 책임지고, 제가 부담받고, 제가 힘들어야야 했던 건….
변명같은걸로, 사실 이랬던거야 하는 얘기같은 걸로, 사과 정도로 없어지는게 아니었어요.
지금까지 저는 엄마와 길게 대화하고 싶어하지 않았고, 엄마도 제 앞에서 이렇게까지 술에 취한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대화하지 못한 얘기를, 못 들었던 사실을 이제서야 듣기는 했지만, 그걸로 제가 엄마를 좋아하게 되거나 용서하게 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전부, 하나도 이해되지 않는 얘기들 뿐이지만...이해하기 싫어도 이해되어 버리는 게 있었어요.
하면 안 되는 관계인데...그 사실을 알고 있어도 거절해야 하는 걸 거절할 수 없게 되는 때가 있다는 것.
너무 좋으니까, 원하는 거라면 말도 안 되는 말을 해도 들어주고 싶었다는 것.
가족하고 같이 지내고 싶다는 것….
안쪽을 자극받는건 한번 겪어보면 잊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기분 좋다는 거….
숨기고 있던 걸 들키고, 상대가 받아주려고 하면...기대고 싶어지는거….
공감하기 싫은데,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이해하기 싫은데...조금이라도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해버리는게 제게는 너무 답답했어요.
그런데도 엄마가 왜 그랬는지 약간은 알 것 같아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제가 엄마였어도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된다는게...예전에는 공감하지 못했겠지만, 동생하고 이런 관계가 되어서...공감해버린다는게…복잡했어요.
결국, 이런 것도...엄마는 그냥 힘들다고 불평하는 걸로 나를 힘들게 하는구나...그치만, 엄마도 지금까지 말하지 않으려 한 걸 내가 억지로 들은거고...엄마도 내가 힘들어하는 걸 알아서 말하지 않으려 했던 거였고...그래도, 결국은...말했고….
아빠 얘기를 하지 않은 건 저랑 동생이 아빠까지 미워하게 될까봐,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혼자 감당하려고 한거고.
다른 남자들이 유혹하는 걸 못 참은 것도...엄마는...그럴 수밖에 없었을지도...모르고….
동생하고 잔뜩 섹스해버렸으니까,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알아도 넘어갈 정도로 기분좋은 게 있다는 걸 아니까….
저한테는 동생이 있지만, 엄마는...아빠랑 이렇게 기분 좋았던 게 아니라면, 그걸 참고 참다가 아빠가 자꾸 괜찮으니까 하라고...정말 괜찮다고...해달라고 부탁했으면….
대체 왜 그런 걸, 다른 남자랑 섹스하는걸 부탁한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지만...정말, 만약에...동생이 저한테 그래달라고 부탁하면...동생이 그거에 흥분된다고 하면...동생은 절대 안 그럴 테지만...정말, 동생이 그런 걸 원한다고 애원하면...거절할 수 있을까….
“하아아아아….”
저는 한숨을 쉬며 동생을 끌어안았어요.
아무리 남처럼 생각한다 해도 엄마랑 아빠의 성관계와 성벽을 알게 되었다는게 싫고, 엄마에게 공감하는 제가 싫고, 엄마랑 제가 닮은점이 있다고 생각하는게 싫었어요.
생각하기 싫고, 머릿속을 비우고 싶어진 저는 가만히 저를 안아주고 있는 동생을 올려다봤어요.
섹스하면 아무 생각도 못 하게 될텐데….
안쪽 자극받으면, 기분 좋으니까...이런 갑갑한 생각 안 해도 되는데….
현실도피하듯이...기분 좋으니까, 엄마도 나도 동생 것처럼 커다란 거에 안쪽 깊숙이 자극당하면 아무 생각도 못 하게 되니까….
결국, 저도 엄마랑 똑같은 짓을 하려고 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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