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화 〉 [후일담] 여행에서 돌아온 뒤 (4) [220714]
* * *
정말로, 인생중에서 이렇게까지 화가 난 건 처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생과 엄마는 처음 들어보는 제 목소리와 태도에 깜짝 놀라며 제 눈치를 봤고, 저는 눈치를 보면서도 나오지는 않는 두 사람에게 한번 더 화를 냈어요.
“나오라고요!”
“어...자, 잠깐...저기….”
“어? 어?”
“아, 진짜! 빨리 샤워 해요, 나오고!”
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꾸만 서로의 몸을 힐끔거리는 둘을 정리했어요.
다 씻고 머리를 말리지도 못한 엄마는 밖으로, 이제 막 씻으려 하는 동생은 샤워실 안으로.
엄마를 끌고나온 저는 거실로 데려와 엄마를 소파에 앉히고, 제 방에서 엄마의 옷을 꺼내 던졌어요.
그러자 엄마는 제 눈치를 보며 속옷을 주섬주섬 입고는 편한 옷을 입은 채 아무말도 하지 않게 되었어요.
“후우우….”
저는 엄마의 옆에 앉아 이 황당하고 짜증나고 어이없는 상황에 긴 한숨을 쉬었어요.
남동생이랑 데이트하러 가야되는데...엄마한테 들키지 말았어야 하는데….
이대로 어떻게 해야 남동생이랑 나갈 수 있을까….
남동생은...저랑 데이트 할 생각에 빨리 와준 것 같아 고마웠지만, 문제는 제멋대로 찾아온 엄마였어요.
안 그래도 안하던 짓을 해서 짜증나는데...조금 전 봤던, 동생의 것을 보는 엄마의 눈빛이 기억에 깊이 새겨져 지워지지 않았어요.
Slut….
가끔씩, 엄마가 흑인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면 섹스하는 방에서 들리고는 하던 영어단어가 저절로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남자친구니?”
한동안 혼란에 빠져있었을 동생의 샤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엄마는 저를 힐끔거리며 조심스럽게 질문했어요.
저는 엄마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엄마를 노려봤어요.
엄마는 동생을 본 적 없으니까...동생은 잘생겼고, 키도 크고 덩치도 크고 근육질에...그것도 크니까...엄마 취향의 남자이긴 할테지만...아무리 그래도 동생인데, 엄마한테는...자식인데, 그런 눈을 하다니.
정말,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일이었어요.
“엄...마가...조금 눈치 없게 집에 온건가…? 하긴, 이제 어른이고...남자친구 사귀고 싶을테고...그러고보니...어머, 화장했니? 오늘 옷도 예쁘게 입었네…?”
“쯧.”
저는 동생이 아닌 사람에게 첫 칭찬을 빼앗겨 고개를 홱 돌리며 짜증스럽게 혀를 찼어요.
술을 마시지 않으면, 남자가 옆에 없는 동안에는 비교적 정상인인 엄마는 그런 제 눈치를 보며 입을 다물었지만, 이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동생이 나올때까지 이 분위기가 지속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다시 제게 말을 걸었어요.
“나, 남자 취향은...엄마랑 같구나? 정말...그, 큰, 아니, 대단...멋...지더라.”
“뭐라고요?”
“아, 아니...응? 그게...이상한 얘기가 아니라, 엄마도...여자잖니? 여자로서, 매력적인 남자라는 얘기를….”
“하, 하, 하….”
저는 정말 어떻게 이런 소리를 할 수 있지 하고 생각하며 엄마를 보고 웃었어요.
너무 어이없으니까 오히려 웃음이 나온다는걸 처음으로 겪게 된 제 귀에는 엄마의 말이 다르게 들렸어요.
커다란 걸 좋아하는 건 엄마랑 같구나.
동생 거기가 엄청 크고, 멋있더라.
엄마도 여자로서 동생의 몸과 외모, 커다란 물건에 매력을 느낀다.
아무리 동생이라는 걸 모르고 있다고 해도...아니, 딸의 남자친구라고 착각했으면 더더욱 해선 안 될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동생한테...제 남자친구, 제 동생...어떻게 이런...그런, 자지를 그런 암캐같은 눈으로….
Slut...Bitch...Hooker….
저는 머릿속으로 엄마에게 해선 안 될 단어들을 떠올리며 화를 힘겹게 삭였어요.
“그...미, 미안….”
제 눈은 더이상 엄마를 보는 눈이 아니었어요.
짜증나는 사람, 방해꾼...지금까지중에서 가장 경멸하고 증오하는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자 엄마는 제 눈을 보고 자기가 무슨 말을 한건지 뒤늦게 깨달은 듯 사과하며 고개를 떨어뜨렸어요.
저는 고개숙인 엄마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겼어요.
...갑자기 와서 짜증나긴 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제 생일을 축하해주겠다고 온건데...선물도 제가 마음에 들지 않긴 해도 생일선물이라고 사왔는데...너무 이러는 것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짜증나는 건 짜증나는거고, 제 머릿속에는 어떻게 엄마를 떼어놓고 동생하고 섹스하러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가득해졌어요.
그냥 엄마의 착각대로 남자친구라고 해버릴까…그치만, 그건 얼마 가지도 않을 거짓말이고….
예쁘게 꾸민 건 어차피 엄마는 저랑 같이 밥먹으러 나가준 적도 별로 없으니까, 대학생이 되고나서는 아예 없었고...원래 이렇게 꾸민다고 하면 될 것 같았어요.
그치만 동생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동생하고 밥먹으러 간다고 하면 분명 따라나올테고….
“저...누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샤워를 마친 동생이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밖으로 나왔어요.
약간 퇴폐적이게 된 날카로운 턱선과 큰 키...전보다도 선명해진 근육이 살짝 젖어있는 모습은 참기 힘들정도로 야하고, 섹시해서 저절로 제게 침을 삼키게 만들었어요.
그리고...바로 옆에 있는 엄마라는 여자도 동생의 몸을 보고 침을 삼켰어요.
저는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엄마의 여우같은 음탕한 모습에 혀를 차며 동생의 옆에 다가갔어요.
“왜 옷을 벗고 나와요.”
“아니...옷을 안 들고 가서….”
“빨리 입고 나와요!”
“아, 잠깐…!”
저는 동생을 방안으로 들여보내려고 온 몸으로 밀어냈어요.
그러자 동생의 허리에 아슬아슬하게 둘러져 있던 수건이 툭 하고 떨어져 내렸고, 동생은 깜짝 놀라며 얼굴을 붉히고 수건을 잡았어요.
동생의 커다란 거는 다행히 수건에 걸려 보이지 않았지만, 오히려 수건이 걸리면서 그 크기와 윤곽이 아주 잠깐이나마 그대로 드러났어요.
“꿀꺽….”
저는 선명할 정도로 큰 소리를 듣고 살벌하게 고개를 돌려 엄마를 노려봤어요.
동생은 제 화난 모습을 보고 눈치를 보며 방안으로 들어갔고, 저는 동생이 없어지자마자 엄마에게 다가갔어요.
저는 너무 화가 나고 황당해서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엄마에게 말했어요.
“엄마...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아?”
“아, 아니...저기….”
“엄마가 할 짓이야?”
“아니! 미안...근데, 너도...엄마...알잖니….”
엄마의 대답에는 정말 많은 뜻이 들어가 있었어요.
엄마가 흑인하고 섹스할 정도로 큰 자지 좋아하는 거 알잖니.
네 남자친구한테도 이래서 미안하다.
그치만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하는거 알잖니.
“이건...너도 남자친구가 저러면 이해할테지만...저절로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고….”
너도 저렇게 큰 걸로 안쪽 깊숙이 자극해줄 수 있는 남자가 남자친구면,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잖니.
자꾸 눈길이 가는 것도, 매력적인 남자니까 어쩔 수 없는 것도...여자니까, 저런 남자를 볼 때 이럴 수밖에 없다는 걸 이해해줘라.
엄마가 하는 말의 속뜻을 이해한 저는 화가 치밀어올라 입술을 깨물었어요.
“어, 엄마 말 좀 들어보렴...이게, 이상한 얘기가 아니라...엄마가 네 남자친구를 어떻게 할 것도 아닌데, 응? 그냥 저렇게 대단한 남자가 내 딸 남자친구라니까 기쁜….”
“어떻게 한다고?”
“그렇게 하겠다는게 아니라아…그리고 왜 엄마한테 갑자기 반말...아니, 아니야....”
제가 엄마한테 이렇게까지 화내는 건 처음이었고, 엄마가 이렇게까지 제게 겁먹은 모습을 보이는 것도 처음이었어요.
저는 계속해서 엄마를 내려다보며 하, 하 하고 헛웃음 소리를 냈고, 엄마는 점점 더 몸을 움츠리며 남자를 여럿 홀릴 법한, 겁먹고 약해진 여우같은 표정을 지었어요.
“엄마도 엄마가 이런게 싫은데, 진짜, 진짜 이러고싶은게 아닌데...그냥, 몸이 저절로 반응한 걸 어떡하니...그걸로 화내지 않아도….”
엄마는 정말 풀이 죽은 모습으로 자꾸만 이상한 말을 해댔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어이가 없어 하려던 말도 잊어버렸어요.
자기 자식한테 몸이 반응해?
정말...이걸 어떡해야하지?
“누나...저기….”
눈을 치켜뜨고 주먹을 꽉 쥐며 분을 삭이고 있자, 옷을 다 입은 동생이 방에서 나왔어요.
그러자 엄마는 조금 전에 말한, 네 남자친구를 어떻게 할 것도 아닌데라는 말을 잊어버린 것처럼 교태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동생을 힐끔거렸어요.
저는 정말 발정난 짐승같은 엄마의 모습에 경멸의 시선을 보냈어요.
“왜요.”
“아, 이제 슬슬 나가야...근데….”
동생은 제게 시선을 향한 채 엄마를 힐끔거리며 질문했어요.
그러자 엄마는 제가 말리거나, 중간에서 서로를 소개시켜 줄지 말지 고민할 생각도 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동생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어요.
“아...안녕하세요, 죄송해요...아까는, 제가 실례를….”
커다란 가슴이 출렁거리며 처지고, 동생에게 가슴골이 훤히 보이는게 보였어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동생에게 가슴골을 보여주는 걸레같은 몸짓에 입을 벌리고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엄마의 어깨를 잡아 강제로 일으켰어요.
“뭐 하는 거야!”
“아니, 사과...사과는 해야지...갑자기 그런 걸 보여버렸는데…그리고 네 남자친구한테 인사도 못하니…? 소개정도는 해줘도….”
“저...누구...세요?
동생의 질문에 엄마는 제 눈치도 보지 않고 얼굴을 붉히더니 암캐같이 눈을 치켜뜨며 입꼬리를 올렸어요.
그리고 제가 말릴 새도 없이 엄마는 동생에게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어요.
“아, 저는 이 애 엄마...에요, 처음 뵙겠습니다….”
“...엄마?”
“조...조금 어려보이죠? 유전이라서….”
엄마 말대로 엄마는 지금도 흑인 대학생이든 동양인 대학생이든 마음대로 꼬실 수 있을 정도로...상대가 대학생이나 직장인하고 관계했다고 착각할 정도로 젊어보이는 미인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기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건지 엄마는 입가를 가리고 웃으며 자기 자신이 동안이라는 사실을 직접 입으로 말했어요.
“...엄마에요?”
그러자 동생은 정말 깜짝 놀란 얼굴로 엄마와 저를 번갈아 봤어요.
저는 한숨을 쉬며 동생에게 고개를 끄덕여줬고, 엄마는 수줍어하며 작게 웃었어요.
“네, 엄마...에요.”
“엄마…?”
“네, 엄마…?”
엄마는 콧소리 가득한 애교섞인 목소리를 내다가, 당황한 동생의 목소리를 듣고 눈을 깜빡였어요.
그리고 저와 동생을 번갈아 보고 눈살을 찌푸리던 엄마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다가, 자기 자신을 떨리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어요.
“혹시...제가, 엄마...?”
동생과 제가 고개를 끄덕이고, 엄마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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