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6화 〉고민 (2) [완] (136/156)



〈 136화 〉고민 (2) [완]

“밤은 어떠셨나요?”
“조, 좋았…어요.”

그렇게 밖으로 나가자 료칸 입구에 무녀가 조심스럽게 앉아있었어요.
저는 뒤늦게 무녀도 이 근처에서 잤을 거라는 생각이 떠올랐고, 어젯밤 섹스하는 걸  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얼굴이 빨개졌어요.
무녀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오히려 동생과 제가 섹스한  기쁜 듯 입을 가리고 웃으며 인사했고, 저도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어요.
저는 숙박비라고 하기에는 조금 큰돈을 일부러 방에  정리해서 상 위에 올려 뒀지만, 혹시나 지금 찾아가 돌려주려 할까 봐 입을 다물고 있었어요.

“라인…교환할까요?”
“앗, 괜찮으시겠어요?”

하지만 그걸로도 제가 받은 걸 다 갚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저는 메신저 아이디를 서로 교환하자고 했어요.
나중에라도 또 돈을 보내주거나 선물을 보내줄 생각이었고, 혹시 기회가 되면 동생과 또 찾아오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같이 식사라도 하고 싶은데…저희가 비행기 시간 때문에….”
“하룻밤 잘 묵으셨으면 저는 만족해요. 제가 처음 맞이한 신혼부부가 저희 마을에서 불편한 일 없이 즐기다 가시는 거니까요.”
“정말 고마워요.”
“아니에요, 저야말로…후후, 참….”

동생과 저는 무녀를 따라 다시 산길을 걸어 번화가로 내려갔고, 무녀는 앞장서서 가다가 천천히 제게 가까이 다가와 얘기를 나눴어요.

“온천이 조금 특이했죠?”
“앗, 네….”
“아주 옛날부터 저희 마을에서 아이를 점지해 주고 부부의 연을 이어주는 온천이에요. 무녀가 정리해주고, 남편과 아내가 서로 들어가는 게 저희 마을의 결혼식 이어서 탕이 나뉘어 있는 거예요.”
“네?”
“재미있는 결혼식이죠? 부부 사이는 따뜻한 온천처럼  서로의 체온으로 데워주며 떨어져 있어도 하나로 이어지게…여러가지 얘기가 있다지만 저희 마을만의 특이한 결혼식이에요.”
“그, 그러면…그게….”
“바로 앞의 방이 신방이었어요. 이제는…마을에 젊은 분들이 적어져서 자연스럽게 문을 닫게 되었지만요….”

안 그래도 어젯밤 탕에 들어가며  이런 작은 탕이 나뉘어있는 걸까 하고 궁금해했던 얘기를 들으며 그래서 남탕, 여탕이 나뉘어있던 거구나 하고 생각하던 저는 한 박자 늦게 밤 동안 동생과 제가 한  이 마을에서는 결혼식이었다는 얘기라는 걸 깨달았어요.
조심스럽게 왼손을 들어 커플링을  저는 얼굴을 붉히고 양손을 감싸 쥐었고, 동생을 몰래 힐끔거렸어요.
동생은 무녀와 제가 일본어로 무슨 대화를 하는지 몰라 가만히 대화가 끝나길 기다려주고 있었고, 저는 동생에게 어젯밤 둘이 한 게 이 마을에서는 결혼식이었다는 얘기를 해줄지 말지 고민했어요.

“결혼식을  번 하신 거에요. 그런 만큼 앞으로 힘들기도, 즐겁기도 할 부부관계에서 한 번  생각하시는 계기가 되면 좋겠네요.”
“그, 그럴…게요.”
“아참…그리고 하나 더….”

동생은 어느새 제 옆에 다가와  손을 꼬옥 잡아주고 있었고, 무녀는 제 귀에 대고 조금 두근두근 하게 되는 얘기를 해줬어요.

“그 온천, 별명은 쌍둥이 온천이에요.”
“…네?”
“저도 쌍둥이인 자매가 있어요.”

저는 저도 모르게 시선을 피했고, 한쪽 손을 배꼽 밑에 살짝 올렸어요.
어쩐지 뱃속이 무척 두근두근했고, 아직도 동생의 것이 들어온 것처럼 열기가 느껴졌어요.
가만히 동생을 올려다보던 저는 정말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며 무녀와 인사했고, 동생과 손을 잡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어요.
온천 리조트에서 따로 운영하는 공항 직통버스에 탑승한 저와 동생은 일부러  뒷좌석에 앉아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는 소리 없이 조용히 몇 번이고 입을 맞췄어요.

“에…이 버스, 나리타공항, 나리타 공항 가는 버스입니다. 저는 오늘 이 버스를 운행하게 된….”

시간이 지나 어느새 버스가 출발할 시간이 되었고, 일본 버스 특유의 안내방송이 나오며 운전기사가 버스에 시동을 걸었어요.

“왼쪽 문제 없음, 오른쪽 문제 없음. 발차합니다.”
“앗….”

버스가 출발하고 흔들리며 안쪽이 살짝 출렁거린 저는 놀라서 동생과 서로 깍지끼던 손을 꼬옥 잡았어요.

“왜 그래요?”

동생은 갑자기 제가 놀라고 움찔하자 뭔가 두고 온 거라도 있는지, 아니면 어디 아프기라도 한 것인지 걱정스럽게 물었고, 저는 얼굴을 붉히며 동생의 귀에 속삭였어요.

“정액, 가득해서 기분 이상해요….”
“후우….”

동생은 제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면서도  손을 꽉 쥐며 가만히 내려다봤어요.
뭔가 고민하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동생은 갑자기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봤어요.

"영상, 왜 삭제하지 말라고 한 거에요?"

저는 동생의 말을 듣고도 제가 한 생각이 조금 부끄러워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동생은 제 대답이 없어도 이미 그 영상을 어떻게 쓸  있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고, 제게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어요.

"나 이런  주면 누나 힘들 정도로 욕심낼지도 몰라요."
"괜찮아요."
"아니…누나, 자꾸 모르면서 야한 말 하거나…그런거…."
"알고 하는 말이에요."

저는 곧바로 동생의 말에 대답하며 동생과 눈을 마주쳤어요.
동생은 조금 놀란 듯 눈을 약간 크게 뜨고  가만히 보고 있었고, 정말 괜찮냐고, 모르고 하는 소리 아니냐고 혼내는 것 같기도 했어요.
저는 그런 동생에게 조금은 무섭고, 조금은 오싹하지만…그래도 무척 두근거리게 되는 말을 해줬어요.

"욕심내주고, 독점하려고 망가뜨려 줘도 괜찮아요…다른사람 근처에 가지도 못하게, 완전히…."
"아니, 하지만…."
"그렇게,  주세요…."

저는 두근두근하면서 동생을 가만히 올려다봤고, 서로 눈을 마주친 채 잠시 입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한 동생은 정말 조심스럽게, 작은 목소리로 제게 말했어요.

“나 졸업하면…나중에….”
“네…?”
“아니…하….”

다시 조용해진 동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제 손을 잡고 있었지만, 그 손안에서도 두근두근 거리는 게  느껴질 정도로 무척 긴장해있었어요.
저는 동생의 손을 살짝 당겨   쪽에 대고 얼굴을 가만히 보면서 혀를 살짝 내밀었어요.

“쪼옥…쪽…하아….”

저는 여자친구이기도 하지만 누나로서 동생을 달래주고 부추겨주려는 생각에 손으로 동생의 얼굴을 잡고 주변에서 혹시나 누가 볼지도 모른다는 걸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입술을 맞췄어요.
동생은 당연한 것처럼 저와 키스해줬지만 어쩐지 평소보다 조금 소극적이었어요.
동생이 왜 이러는지 말하지 않아도 무슨 일인지  수 있었어요.

“동생으로서 참아주지 않아도 돼요.”

저는 어젯밤 일이 실수라는 것처럼 얌전해지고 조용해진 동생의 귀에 대고 속삭였어요.

“남자로 보고 있으니까요.”

더는 동생이 남자로 보여서 고민할 일도 없었어요.
이미 동생은 제게 남자일 뿐이고, 저도 남자로밖에는 보지 않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여자로밖에 볼  없는 눈으로 동생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애정이 어린 목소리로 말했고, 동생도 제 감정을 느낀 것인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다가…제 어깨를 감싸 끌어안았어요.
그대로 동생과 버스 뒷좌석에서 조용히 키스하던 저는 천천히 손을 맞잡고 안다가 동생이 짐승처럼, 정말 난폭하면서도 낮은음으로 귀에 속삭여준 얘기를 듣고 부르르 떨었어요.
동생은 제 귀에 대고 상상도 하지 못한 말을 해줬고, 저는 제가 한 말을 잊어버린 것처럼 당황해 얼굴을 붉히고 부끄러워하며 말했어요.

“그, 그래도 누나한테 그런 건….”
“누나라고?”

그리고 전혀 누나로 보고 있지 않은듯한 목소리에 가슴이 두근두근하는 걸 느끼며 저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어요.
집에 가면…이제…절대 못 멈추겠구나, 매일매일 잔뜩 해버리겠구나.
매일 침대 위에서, 동생에게 누나가 아닌 여자의 모습만 보일 수밖에 없겠구나….
오싹한 기대감과 고삐가 풀려버려 저도 어쩔 수 없게 된 욕망이 느껴지자 저는 동생에게 보이지 않게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몰래 뜨거운 숨을 길게 내쉬었어요.

“그렇게, 해…주세요.”

두근두근 하고, 심장이 빠르게 뛰는 걸 느끼며 저는 애정어리고 순종적인 얌전한 눈으로 동생을 올려다봤어요.
동생은 그런 제 허리에 손을 대고 꽈악 끌어안아 도망치지 못하게 잡아주고는, 아무도 보지 못할만한 위치에서  엉덩이를 잡아 쥐었어요.

“앗….”

저는 완전히 함락당해버린 걸 증명해주듯 조금도 반항하지 않고 오히려 엉덩이를 살짝 들어 마음대로 만지기 좋게 해주며 몸을 내줬고, 뜨겁게 달아오른 곳에 손끝이 살짝 닿아 눌러져도 몽롱한 눈으로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어요.
그렇게 가만히 동생을 올려다보며 저는 두근두근, 두근두근 하고 새로운 고민에 빠졌어요.
동생은 고민에 빠진 제게 입술을 맞추고 가만히 내려다보더니, 말하지 않아도 제가 뭔가 생각하고 있다는  알아차린 것인지 조금 궁금해하며 물었어요.

“무슨 생각해요?”



뭔가를 고민하던 저는 동생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며 이상하게 고민이 사라지는걸 느꼈어요.
딱히 답이 나온 건 아니지만, 어떻게든 될테니까…만약 안 좋은 일이 되어도, 나쁜 일이 되어도 동생이 같이 있어줄 거니까….
혼자가 아니니까, 괜찮아요.

하지만 그래도 아직  고민은 동생한테 얘기해 줄 수 없었어요.
아직 확실하지도 않고, 어떻게  지도 모르는 거였으니까요.
저는 궁금해하는 동생을 보고 잠시 고민하다가…살짝 웃으며 대답했어요.

“아직은…비밀이에요!”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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