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08화 〉입학시험 (8) (108/156)



〈 108화 〉입학시험 (8)

이미 저는…남매니까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이 점점 흐려지고 있었어요.
오히려 남매라는 사실이 장애물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게 싫은  아니었지만, 다른 것도…같이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이 계속됐고, 그건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들을수록 더 심해졌어요.
생각해보면 동생을 만나고  시간이 빨리 지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겨울에 처음 만났는데 어느새 반년이 지나고, 여름이 되어서 대학 시험도 끝나고….

나무 그늘 밑에서 사이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오며 눈을 크게   놀란 얼굴로 가만히 저를 내려다보는 동생을 저는 수줍은 마음으로 올려다봤어요.
동생은 저를 가만히 내려다보며 눈을 맞추다가…점점 얼굴이 풀어졌어요.
조금 날카롭고 남자다운 인상이 아니라 정말 또래 나이에 걸맞은 어리숙한 얼굴이 되어서 부끄러워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어요.

“…안 괜찮아요.”

계속해서 서로 숨겨오고, 막아오던  여름 햇빛에 녹아내리는 것처럼 조금씩 새어 나왔고, 동생은 얼굴을 살짝 붉힌  열망이 가득한 눈으로 정말 햇빛보다 더 반짝이는 눈빛을 제게 향하며 말했어요.

“질투 나요, 잔뜩 표시하고 해도 불안해요. 누가 봐도, 누나 좋아할 테니까. 야하고, 귀엽고…똑똑하고, 상냥하고, 자상하고…매력이 너무 많아서 불안해요.”

순수한 마음이라기엔 서로 조금 어긋나있었어요.
육체적으로…정말 이것보다 더 우월한 남자를…찾을  있을까?  우수하고, 내 마음에 드는 이런 몸이…이런 쾌감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과, 끈적하고 찐득한 야한 욕구가 아슬아슬할 정도로 가득 차 있었고, 독점욕과 소유욕이 가득했어요.
누나랑 동생이라는 정말 영구적인 결속에 매력을 느끼면서도, 그러려면 해선 안 되는 금기시 된 욕망이 자꾸만 눈앞에서 아른거리고 유혹해대니 참을 수가 없었고, 정말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그리고…그리고….”

그런데도 서로 참고있는건…저는 동생을 망쳐서 동생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까 봐, 그랬다가 다시 동생과 멀어질까 봐, 동생이 아니게 될까 봐 하는 불안감에서였고.
동생은…좀더, 육체적인 성욕도 참기 힘들지만…정말 저를 거칠게, 수컷으로서 암컷을 지배하듯 다루고 싶지만, 남매로서 그보다도  위험한…제 마음마저도 받고 싶어서 참고 기다린다는 게 느껴졌어요.

“이런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한입만 살짝 베어 물고, 조금만 맛보는 게 아니라…완전히 저를 입안에 넣고 잔뜩 음미하고 벗어날 수 없게 가둬서 몸도 마음도 자신의 색을 가득 덧입혀서….
그리고 저도, 동생에게 그렇게 소유 당한다는 생각을 할수록 위험하고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침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욕망이 흘러 몸속에 가득 찼어요.
완전히…정말로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동생에게, 누나로서도 여자로서도, 그리고 사냥감…소유물로서의 흔적을 잔뜩, 수컷의 욕구를 잔뜩 받아내고 싶다는 음습하면서도 순수한 욕망이 가득했어요.

“…난, 내 거는 누구한테 양보 못 하겠어요.”

동생은  두 손을 잡아 쥐며 정말 안 놔준다는 것처럼 소유욕이 가득 담긴 말을 했어요.
저는 동생의 말을 듣고 온몸이 오싹오싹 떨리고 움찔거렸어요. 뱃속이 꾸욱 쥐어지는 것처럼 애달프고 안타까운 느낌이 안쪽에 가득해졌고  손을 꼬옥 쥐고 움찔거리며 동생을 올려다봤어요.

“누, 누나는…동생 소유물이 아니에요.”

동생에게 가득 차 있는, 짐승 같은 욕구도 입학시험이 끝난 걸 기점으로 온몸으로 느껴질 정도로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정말 본능적으로 느껴버릴 정도로 진하게 동생의 온몸이 저를 엉망으로 만들고 싶어하는걸 참는 게 느껴졌어요.

“그치만…아무도, 없을 때는, 혹시라도, 들킬지도 모르니까…조심하지 않아도 되면…둘 만일 때는….“

아니, 엉망으로 만든다기보다는…자신의 흔적을 잔뜩 새겨넣고 싶어하는 위험한 느낌이었고, 동생의 손은 정말 잔뜩 긴장해 핏줄이 불거져있으면서도 제가 혹시 아프진 않을까 신경 써서 어색하게 제 어깨 위에 올려져 있었어요.
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정말 점점 더 참기 힘들어져 끈적해지는 눈빛을 동생에게 보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네에…해주세요, 맘대로…여자친구, 처럼.”

그러자 동생의 손이 굳은 것처럼 갑자기 멈추고, 쥐고 있던 제 손을 놓아줬어요.
정말로 놀란 것처럼…얼굴이 붉어져서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는 저를 동생은 점점 얼굴에 그늘이 질 정도로 고개를 숙여서 가까이 다가왔고, 묘한 분위기에 휩싸인 저는 고개를 돌리면서 부끄러운 마음에 다급하게 말했어요.

“그, 그치만…섹스는, 합격…하고 나서, 부터에요.”
“…네.”
“그때까지 참을 수 있어요…?”
“네….”
“히, 힘들지 않겠어요…? 한계…아니에요?”
“네.”

제게 동생의 대학 합격은 마치 증명서처럼 느껴졌어요.
제가 함께 있어도 동생의 인생을 망치지 않는다는 심리적인 불안감을 없애주는 스위치가 될 것 같았고, 그런 만큼 합격을 하고 난  정말 안심한 상태에서 동생을 받아 주고 싶었어요.
저는 저도 한계인 게 느껴지는 만큼, 계속해서 참아왔던 동생은  힘들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이제 시험이 끝났을 뿐 아직 합격이 정해진 건 아니었으니 아직은 불안했어요.
그런데 질문할수록 동생의 반응이 뭔가 이상했어요.

저는 고개를 숙인 채 질문하다가 어? 하고 고개를 들어 올렸고, 정말 멍하게…몰입한 것처럼 가까이에서 저를 반쯤 감은 눈으로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동생의 눈과 마주쳤어요.
최고로 아름다운 예술품을 보고 감탄한 것처럼, 너무 맛있는 음식을 보고 기뻐하는 것처럼, 어쩌면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 같은 정말 황홀해 하고 희열이 가득 찬 게 느껴지는 표정이었어요.

“괜찮아요…?”

저는 멍한 동생을 보고 걱정스럽게 동생의 가슴을 손끝으로 톡톡 건드렸고, 동생은 갑자기 눈에 초점이 돌아오는 것처럼 눈을 크게 뜨더니 멍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뭐라고 했어요?”

저는 정말 걱정되어서 동생을 가만히 올려다보다가 동생이 저를 가만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빛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다는 게 느껴져서 움찔거리며 시선을 피했어요.
확실하게 뭔가 달라진 게 느껴졌고,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좋은 변화로 보이면서도 살짝 오싹한 느낌이 있었어요.
뭔가, 우리에 갇혀있던 맹수가 풀려난 것 같은…뭔가 위험한 걸 놓친 듯한 느낌이었고 조금이지만 친구가 기르던 커다란 개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갔다가 목줄을 놓쳤을 때의 느낌하고 비슷했어요.
그보다 훨씬 더  무언가가 느껴진 저는 오싹한 느낌에 동생의 눈치를 잔뜩 살피며 했던 말을 다시 했어요.

“세, 섹스는…그게에…합격, 통지…오고 나서…그게, 안 그러면…불안해서요.”
“불안해요?”
“네에, 나랑…이런거, 나쁜 영향 줄까 봐….”
“좋아요.”
“어?”

저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바로 들려온 대답에 깜짝 놀라 동생을 올려다봤다가 그대로 굳어버렸어요.
눈의 모양이나…얼굴이나, 목소리는 그대로였고, 키도 전혀 변한 게 없었지만 왠지…정말로 어째서인지…눈빛이 너무 달랐어요.
 잠깐 사이에 눈동자에서 느껴지는 느낌 자체가 달라져서 보기만 해도 정말 위험하다는 느낌이 가득했어요.

“2주 정도? 그 정도는 더 참아줄게요.”
“어? 어…저, 정말 괜찮아요…? 참을 수 있어요…?”
“솔직하게 말하면 힘들  같긴 한데…참아주면 상으로 뭐해줄 거에요?”

저는 동생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면서도 그만큼 참아주면 뭘 해줄 거냐는 말에 동생에게 뭘 해주면 좋을지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동생의 시험이 끝나기 전에 일본 여행 계획을 짜고 있었던걸 떠올리고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일본 여행….”
“일본 여행요?”
“네, 네에…그, 합격 통지 오기 전에…같이, 공부 열심히 했으니까…가려고.”
“…홍콩 여행 때 처럼요? 이미 샀어요?”
“네에…이번 주에 바로 가려고…그, 계획도…전부 했으니까, 다른 대학 입학시험 치러 가기 전에 돌아올 거에요.”

동생은 제가 나온 대학을 가고 싶다면서 오늘  시험에 제일 집중하고 있었고, 다른 대학들은 사실 동생의 지금 수준으로는 떨어지지 않을  확실한 정도의 대학이었어요.
나쁘지는 않지만 특출나지는 않은 정도였고, 그런 만큼 오늘 시험을 치고 난 것만으로도 긴장을 풀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에 제일 적당한 날짜를 잡은 거였는데…동생은 제 말을 듣고 가만히 있더니 조금 당황스러운 대답을 했어요.

“그게 왜 상이에요?”
“어?”
“합격통지 오기 전까진 섹스 금지라면서요. 그럼  참기 힘들게 해주겠다는 거잖아요?”

듣고보니…동생의 말이 맞았어요.
그렇지만 저는 조금 섭섭해져서 고개를 떨구고 눈치를 보면서 조금 속상한 마음에 울먹이는 목소리로 중얼거렸어요.

“일본은…둘밖에 없잖아요. 계속…다들 모르는 사람이니까 단둘인데.”
“…좋아요, 엄청 좋아요. 같이 가요.”

그러자 동생은 갑자기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말했고, 저는 급격한 변화에 조금 웃어버렸어요.
동생은 제가 속상했을까 봐 걱정하면서 눈치를 보고 있었고, 저는 동생의 말도 일리가 있기는 하다는 생각에 조용히 입을 다물고 동생이 좋아하는 걸 가만히 떠올렸어요.
문득 지금 배란기 근처 같다는 생각과…합격 통지가  때쯤이면 아마 안전할 때일 것 같다는  떠올랐고, 집 안에 아직 남아있는 엄마의 피임약을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그러면…합격, 통지 오면….”

저는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도…정말 너무 부끄러워서  번이고 입을 다물었어요.
동생은 그런 제 말이 이어지길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고, 저는 정말 계속해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것처럼 더듬거리고 움찔거리다가…점점 작아지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아, 안에 잔뜩 해도 좋아요….”
“…네?”

그런 제 말을 동생은 잘 듣지 못한 듯했고, 저는 배란기가 가까워서인지 이런 생각을 하며 말을 할수록 자꾸만 배꼽 아래쪽이 쿠웅 쿠웅 하고 울리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터질 것처럼 뜨거워진 얼굴을 부끄러운 마음에 살짝 숙이면서 눈을 치켜뜨고 동생을 올려다봤어요.
그대로 저는 가만히 제 말을 기다리는 동생에게 저도 모르게 조금 끈적한 목소리로 뜨거운 숨을 섞으며 말했어요.

“다른 사람…다가와도 질투하지 않게, 누나 아가방에, 아기씨, 가득…해, 주세요.”

조심스럽게 올려다본 동생의 얼굴은 마침 햇빛이 구름에서 나와 제 얼굴을 비쳐  보이지 않고 있었어요.
저는 고개를 올린  그대로 가만히 눈을 감아버렸고, 동생은 제 말을 듣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있었어요.
동생은…정말 조용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선 채 점점 숨이 거칠어지더니…사람이 언제 지나갈지 모르는 길거리의 나무 그늘 밑이라는  잊은 것처럼  허리에 손을 감아 꼬옥 끌어안으며 잔뜩 커진 것이 배에 밀착되게 했어요.
정말로 주변이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로 뜨거워서 저는 잔뜩 떨리는 목소리로 동생을 올려다보며 말렸어요.

“누, 누가…봐요….”
“아직 아무도 없어요.”

그대로 얼굴이 가까워지도록 허리에 감은 팔을 더욱 꽈악 안으며 저를 끌어당기듯 안아올린 동생은, 제 발끝이 잔뜩 세워지게 만들더니 고개를 숙이며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어요.

“누구 있을 때는 누나죠.”
“네….”
“지금은?”

저는 귓가에 속삭여진 단어 하나하나에 머릿속이 살살 긁어지고 있는 것처럼 오싹하게 떨려왔어요.
동생의 말을 듣고 저는 길에 아직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고, 저도 모르게 주변을 살짝 두리번거리다가…가만히 동생을 올려다봤어요.

“싫으면 피해요.”
“아, 안돼요…키스….”
“안되면…막아.”

동생은 정말로 막으려면 막아보라는  저를 끌어안던 팔을 놓아줬고, 정말 저를 자유롭게 놔준 채 턱밑을 손끝으로 살며시 잡아서 고개를 젖히게 만들었어요.
그대로 한쪽 손만을 조심스럽게 잡아서 살짝 들어올리고…잡아당기면서, 서서히 얼굴이 가까이 다가왔어요.
그리고, 결국…저는 눈부신 햇빛에 눈을 감으면서 조용히…발끝을 세웠어요.

“쪼옥….”
“하아….”

정말로…전혀, 음란하지 않고…야하지 않은, 살짝 닿기만 하는 순수한 키스였어요.
저는 입술이 살짝 부딪히고 살며시 떼었다가 몸속에 가득 찬 두근거림에 취한 것처럼 반쯤 눈을 떴고, 정말 몽롱한 눈으로 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동생의 얼굴을 마주했어요.
그대로 저는 발끝을 세운  다리를 살짝 떨면서 동생에게 물어봤어요.

“키스도…누나랑 연습, 하려는 거예요…?”
“아뇨.”

그러자 동생은 제 손을 잡고 있던 손을 놔주더니, 다시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허리를 감싸 꽈악 안아주면서 말했어요.

“진짜 키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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