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화 〉입학시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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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치느라 고생했을 동생에게 동생이 좋아하는 요리들로 저녁을 맛있게 먹도록 해주고, 다음 시험은 아침부터 시작되는 탓에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동생과 함께 일찍 잠이 든 저는 두 번째 시험날 아침이 되고 동생과 함께 나가려다가 현관에서 잡아 세워졌어요.
“…안 오면 안 돼요?”
“어…? 왜, 왜요?”
그런데 동생은 갑자기 고민 끝에 꺼낸 얘기처럼 묘하게 찡그려진 얼굴을 하며 말했고, 저는 정말로 당황해서 이유를 물었어요.
혹시 누나가 따라가는 게 친구들한테 창피한 걸까 싶었지만, 동생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제가 상상하지 못한 문제였어요.
“…시험에 집중 안 될 것 같아요.”
“…네?”
저는 대체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었어요.
제가 가는 것만으로 시험에 집중이 안된다니…근처에 보이거나 하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집중이 안 된다고 하는 걸까 싶었고, 살짝 서운한 마음도 들었어요.
제가 가는 게 사실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하며 조금 울상을 지어 보이니 동생은 다급하게 손을 저으며 말했어요.
“아니…누나가 오는건 좋은데…그, 기다리는 동안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무슨 일이라뇨?”
“…그냥, 제가 너무 신경 쓰이고 걱정돼서 그래요.”
저는 될 수 있으면 시험을 치러 가며 예민해져 있을 동생의 의견을 따라 주고 싶었지만…이것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따로 살면서 동생의 입학식이라거나 중요한 시험 같은걸 한 번도 보지 못한 제게 있어서 대학 입시 시험은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었고, 앞으로 없을 일이기도 했어요.
저는 정말로 확고한 의사를 담아서 동생의 눈을 가만히 올려다보며 말했어요.
“안돼요…이런거 원래 같이 가 주는 거에요. 그리고 저도 배웅해주고 싶은걸요.”
“하아….”
“그, 그렇게 신경쓰이면…멀리서 몰래 보기라도 하게 해주세요….”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하아…알았어요.”
결국, 동생은 제 의사를 존중해 주는 건지 한숨을 내쉬면서도 현관문을 열었다가…갑자기 닫았어요.
“…잠깐만.”
“어? 하읏…자, 잠까안…읏….”
그리고 갑자기…또다시 전날 밤처럼 제 목에 대고 키스를 하기 시작하고,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목을 가만히 깨물고 있기까지 했어요.
“앗, 아읏 잠까안…왜 무는거에요…아파요오….”
“가만 있어.”
“읏, 우윽…하아…잠까안…잠까안….”
아프면서도 저는 동생의 열기가 잔뜩 느껴지고, 숨소리가 바로 귀 옆에서 느껴지자 어째서인지 점점 몸이 뜨거워지고 흥분되어갔어요.
결국, 이빨자국이 나진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잔뜩 물고 나서야 저를 놔준 동생은 왠지 개운해진 얼굴로 현관문을 열고 나갔어요.
“이제 와도 돼요.”
“무, 뭐였던거에요….”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저는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려고 손으로 잔뜩 부채질하며 동생을 따라 나갔어요.
첫째 날은 모두 같은 곳에서 시험을 치게 되어 있어서 학원에서 모두 모이게 해 줬지만, 지망하는 곳마다 다른 건물에 가서 시험을 쳐야 하는 둘째 날은 시험장까지 직접 찾아가야 했어요.
대학에 도착한 후엔 제가 길을 안내해줘서 헤매는 일없이 시험 시간보다 조금 더 빠르게 도착할 수 있었고, 시험장의 분위기에 익숙해지도록 미리 건물 안에 들어가서 초콜릿을 먹여주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오늘도 화이팅, 화이팅. 잘 할 수 있어요.”
“그거 야하니까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으, 응원한거잖아요….”
평범한 응원인데 왜 야하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남자애가 느끼는 야함은 역시 여자랑은 다른 거겠지 생각하면서 저는 동생을 시험장으로 보냈고…시험이 끝날 때까지 건물 근처의 대학 카페로 가 외부 벤치에 앉아 동생을 기다렸어요.
시험이 끝나면 결과발표까지는 2주에서 3주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저는 동생과 여행을 갈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공부하는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에도 좋았고…계속 공부하던 집이랑 방에서 쉬는 것보단 그렇게 다른 환경을 가서 쉬고 노는 게 훨씬 더 마음도 편하고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어요.
홍콩여행을 갔을 때처럼 재미있는 걸 많이 보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저는 홍콩여행을 갔을 때 있었던 일들이 떠올라서 여름 햇빛보다도 얼굴이 더 뜨거워졌어요.
문득 동생이 자꾸만 골반과 엉덩이가 커서 시각적인 자극이 너무 크다고 하던 게 생각난 저는 허리 밑을 살짝 쓸어내렸어요.
생각해보면 동생도 저도 그때부터 지금까지…계속해서 섹스하고 싶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지를 푹푹…음란하게 찌걱찌걱 하고 누나 보지에 잔뜩 섹스…커다란 걸 가득, 자궁 입구를 쪽쪽 해 주면서 짐승처럼 조금도 참지 않고 근친…섹스하다가 정액을 가득…퓨웃…퓨웃 하고….
“하아아아….”
저는 머리를 저으며 머릿속에 가득 차오른 야한 생각과 자극적인 단어들을 흩어버리려 했어요.
부끄러울 정도로 변태적인 단어들이 자꾸만 떠올라 저를 자극했어요.
자꾸만 안쪽을 자극당할수록 쌓여가는 욕구가 이젠 정말 한계 직전인 것처럼 느껴졌고…날이 더워져서 그런지 제 몸도 평소보다 더 뜨거운 것 같았어요.
어쩌면…빨리 동생이 대학에 합격하길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갑자기 야한 생각이 잔뜩 들자 그러고 보니 배란기가 언제였지…하고 생각에 빠진 저는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떠올렸어요.
비행기 표를 찾아보니 여행을 하기 제일 좋은 시기와 배란기가 겹쳐있었고, 동생의 대학 합격 발표는 시험을 보고 난 후 아무리 적어도 3주 정도 후 였으니….
저는 이상한 걸 계산해 보고 있다가 또 부르르 떨며 머리를 흔들었고, 정말 야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여행 계획을 열심히 짰어요.
그런데 왠지 오늘따라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어요.
근처까지 다가왔다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고 해야 할까, 순찰하는 것처럼 제 쪽까지 다가왔다가 저를 내려다보고는 갑자기 흠칫 놀라면서 돌아가는 사람이 세 명 정도 있었어요.
저는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싶었지만…아무 말 없이 가는 걸 보면 별일 아니겠지 하고 카페에서 산 수박 주스를 마시고 비행기 표를 예약하면서 동생을 기다렸어요.
“오.”
“어?”
그리고…또 다시 어제 만났던 선배와 마주쳤어요.
선배는 제가 먼저 앉아있는 카페 쪽으로 다가와서 제 맞은편에 앉았고, 정말 편하게 다리를 꼬고 완전히 기대는 것처럼 앉으며 말했어요.
“뭐…여기 있으려나 했는데 있네.”
“또보네요…?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이긴. 우리 여동생이 네 남동생에게 민폐 끼치고 있어서 근처 카페로 온 거지.”
“…네?”
“네 동생이 여기에서 시험을 치니까 시험 끝나면 좀 잡고 있어 달랜다. 뭐 시험 친 애들끼리 뒤풀이 하기로 했는데 거기 안 온다고 해서 여기에서 또 고백한다고.”
저는 선배의 말을 듣고 굉장히 오묘한 기분이 되었어요.
누나로서 여자친구가 생기는 건 당연히 기뻐해 줄 만한 일이지만…누나가 아닌 저로서는, 정말로…기분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배는 그런 제 얼굴을 힐끔거리더니 피식 웃으면서 말했어요.
“민폐지?”
“아, 아뇨…그건….”
“어차피 잡을 생각도 없어. 걔를 내가 어떻게 잡냐? 한 손으로 들어서 던지면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슨 늑대인간처럼 생겼어.”
“앗!”
저는 선배의 말에 깜짝 놀랐어요.
늑대인간이라니…그러고 보니 제가 가지고 있던 동생에 대한 이미지에 정말 딱 맞는 표현이었어요.
근육도 너무 과하지 않게 있으면서 덩치도 크고…묘하게 눈매가 날카로워지기도 하고, 밤에 뭔가 짐승같고…강아지 같이 귀여운 면이 있을 때도 있었어요.
멍하니 머릿속으로 늑대인간! 늑대인간! 하고 외치고 있던 저는 선배의 말소리가 들려 정신을 차렸어요.
“뭐, 그냥 건물 앞에 도착해서 사진 보내라고 해서, 시험에나 집중하라고 장단 맞춰주다가…기다리다가 생각해보니까 네가 동생 기다리고 있으면 여기쯤 있으려나 해서 온 거야.”
“어떻게 잘 찾아왔네요….”
“너 여기 수박 주스 좋아했잖아. 나도 오랜만에 먹고 싶네….”
“수박 주스요?”
“…아니, 다른 거 먹을게. 먹고 싶기는 한데 안 땡겨.”
“말이 조금 이상하지 않아요?”
선배는 카페 안으로 들어가서 케이크와 차가운 밀크티를 가지고 나왔어요.
그대로 다시 저와 같은 테이블에 앉은 선배는 햇빛을 받으면서 광합성을 하는 것처럼 멍하니 앉아있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어요.
“어렵냐?”
“…갑자기 뭐가요?”
“감이야 감. 예전부터 나 이런 이상한 감만 좋았잖아.”
저는 선배의 말이 굉장히 뜬금없다고 생각하면서도…고민에 빠졌어요.
확실히 선배는 예전부터 머리도 잘 돌아가지만 그런 만큼 본능적인 직감도 뛰어나서, 개인적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얼마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했어요.
동생을 보기 전에는 굳이, 반드시 누군가 사귀어야 한다면 이런 사람이 낫지 않을까 싶기도 했어요.
어디까지나 지구상에 저 말고 다른 여자가 한명도 남지 않았다면 누구랑 사귈 것인가 같은 얘기였지만…그런 생각을 한 게 더 거리를 두고 싶어지는 이유가 되었기도 했어요.
일부러 만나지 않으려고 하긴 했지만 막상 이렇게 만나보면 역시나 묘하게 마음을 읽는 듯 하거나, 예리하거나…그러면서도 이해심 있게 말한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어요.
“뭐…동생이야 너 닮았으면 대학 시험 정도야 간단할 테고 요즘 네 친구 일로 고민이 많을 텐데, 어제 너무 얘기를 조금밖에 안 해주고 간 것 같아서.”
“로미오와 줄리엣이요?”
“내가 모든 상황을 다 알고 있는 건 아니니까 말이야. 어디까지나 불가능한 이유가 거기에 국한된다면 그것도 방법이라는 얘기였던 거지.”
선배는 말하면서 가슴주머니를 뒤지더니…갑자기 전자담배를 꺼냈어요. 저는 선배가 전자담배를 입에 무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며 큰 소리로 말했어요.
“담배 펴요?!”
“아, 니코틴은 없는데…이거 고민 있을 때마다 피면 플라시보처럼 머리가 갑자기 잘 돌아가더라고.”
“아니…니코틴이 없어도 몸에 안 좋아요. 피지 마세요.”
“난 누구처럼 육상선수들하고 같이 놀 수준으로 운동하진 않아서 괜찮아. 원래 맑은 물에 물감 한 방울 떨어진 거랑 진흙에 물감 떨어트린 거랑은 다르잖아.”
“그것 참 굉장한 궤변이시네요….”
“간접흡연 안 되게 한 모금만 할게.”
그렇게 말한 선배는 정말로 딱 한 번만 깊게 들이마시더니…제 쪽으로 연기가 향하지 않도록 뒤를 보며 바닥 쪽으로 연기를 내뱉고, 주문해 온 케이크를 먹으며 말했어요.
“어제 보고 생각했는데 무지막지 예뻐졌더라. 놀랐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