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화 〉거리감 (8)
기밀처럼 다루는 것 같았지만…중국은 기상조작을 굉장히 많이 일으키고 있어서, 북경의 공기가 안 좋거나 다음날 스포츠 경기가 있거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면 이렇게 비를 내리고는 했어요.
대학에 있을 때 친한 교수님이 이러한 연구를 돕고 있다며 살짝 흘리듯 말해준 적이 있어 알고 있는 얘기였고, 그 때문에 기상조작을 하고 난 후에는 지금처럼 예고에 없는 갑작스러운 이상기후처럼 비가 내리는 일이 있었어요.
가벼운 봄비처럼 보이던 비는 어느새 점점 거세져 장마처럼 굵어져서 창문을 때려댔어요.
딜도를 동생의 방 의자 위에 올린 채 동생의 자지를 상상하며 혀를 낼름거리고 클리를 자극해 자위하던 저는 동생이 우산을 들고 가지 않았던 것이 생각났어요.
좀 있으면 학원이 끝날 시간이어서 다급하게 제 방으로 가 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 나갔어요.
북경은 애초에 비가 잘 오지 않는 곳이기도 해서, 이런 폭우는 정말 이상기후가 있을 때만 있었어요.
그런 만큼 우산을 많이 사두지도 않은 탓에 집에 남아있는 우산은 제가 쓰던 우산 하나뿐이었어요.
그 탓에 같이 쓰고 간다는 생각을 하자 저는 얼굴이 빨개지면서도 두근두근했고, 약간 기대감에 여러 빗줄기 사이를 뚫고 동생의 학원 앞에 도착했어요.
그리고 쏴아아아아 하고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빗줄기 너머로 동생이 친구들과 함께 건물 밑에 나와 있는 게 보이고…다른 친구들이 다들 하나 둘 씩 우산을 쓰고 가는 걸 보고 빨리 다가가려고 했던 저는…발걸음을 멈췄어요.
…본 기억이 있는 여자애, 술집에서 봤었던…동생한테 왜 벌써 가냐고 했던, 가슴도 크고 스타일도 좋은…여자애가 잔뜩 얼굴을 붉히면서 주변 애들에게 빨리 가라고 동생 뒤에서 보이지 않게 몰래 손짓하고 있었어요.
왠지 모르게 감각적으로 저는 저 멀리 동생이 있는 곳에 이상한 기류가 느껴졌고, 역시나 동생이 비 오는 걸 보고 난감한 듯 가만히 서 있자, 여자애가 우선을 펼치면서 동생에게 씌워줬어요.
그리고 그대로 동생이 가만히 서 있자 올려다보면서…부끄러워하는, 망설이는 눈빛으로, 조심스러운 몸짓으로…동생에게 뭔가 말하는 게 보였어요.
“아….”
본능적으로 감정을 읽어버린 저는 가슴 속이 갑자기 갑갑해지면서도 허무해졌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올 필요 없었는데.
방해하고 싶지 않았고, 그럴 이유도, 자격도 없었어요.
쏴아아아아아 하고 들리던 빗줄기 소리가 비가 잦아드는 것처럼 점점 작아졌지만, 눈앞은 어째서인지 비가 더욱 거세진 것처럼 흐려졌어요.
그때, 동생과 눈이 마주친 것 같은 느낌이 든 저는 다급하게 등을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갔어요.
보도블록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 같고, 비가 오는 건 맞는지 시야가 왠지 흐릿하게 보였어요.
하지만 길을 기억하고 있는 만큼 무의식적으로도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고, 저는 동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신발이 다 젖을 정도로 빠르게 걸어갔어요.
그런데…얼마 가지 못해 갑자기 등 뒤에서 누군가가 제 어깨를 잡아 세웠어요.
“누나.”
저는 깜짝 놀라 동생을 보면서…갑자기 흐릿했던 초점이 천천히 맞춰졌어요.
비에 잔뜩 젖은 동생이 우산 안으로 들어오고, 멀리 있는 여자애한테 손짓하는 게 보였어요.
왠지 아쉬워 보이는 여자애를 보면서 당황한 저는 가만히 선 채 동생을 올려다봤고, 동생은 제 우산을 빼앗아 들고는 제 쪽으로 씌워주면서 말했어요.
“감기 걸려요. 빨리 집에 가요.”
“…네.”
그때부터, 조금 전까지만 해도 동생이 걱정되어서, 동생에게 방해될까 봐 급하게 움직였던 제 발은 젖은 신발 때문인지 갑자기 굉장히 무거워져서…느릿느릿 하게 움직였어요.
동생이 바로 옆에 있을 뿐인데 조금 전까지 차갑게 느껴졌던 빗줄기는 샤워할 때처럼 따뜻한 물줄기로 느껴졌고, 느릿한 걸음에 맞춰 걸어주는 걸 보고 저는 빗줄기가 잘 안 보이게 해주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동생에게 점점 가까이 붙었어요.
허리에 손을 올려주진 않을까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생의 손은 계속해서 우산만 잡고 있었고…그런데도 가까이에서 온기를 느끼는 게 좋아서 더 가까이, 얼굴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서 발끝이 살짝 세워져 걸음걸이가 이상해졌어요.
“비 온다고 온 거에요.?”
“네…갑자기, 쏟아지니까. 걱정돼서요.”
그렇게 오랜만에 조금씩 안심이 되고 행복감을 느끼던 저는 조용한 침묵이 어색했는지 동생이 한 말에 대답했다가, 문득 든 의문에 저절로 귀가 빳빳하게 서는 것처럼 느껴지고, 목 뒤가 긴장되었어요.
“아까…그 친구랑은,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요?”
“아…별 얘기 아니에요.”
망설이던 저는 결국 비 사이를 달려 제게 오면서 젖어버린 동생의 얼굴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어요.
그리고 뒤이어진 동생의 말에 순식간에 행복감이 차오르던 마음속이 엉망이 되어 버렸어요.
“디퓨저 잘 쓰고 있냐고.”
당연히….
당연히,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야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어요.
동생에게, 여자친구가 생길지도 모르고…분명, 좋아하는 게 확실해 보였지만….
제가 여자친구를 만들라고 했으면서도, 제 기분은 순식간에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처럼 변해버려서 조용히 집까지 동생에게 매달리듯 기대며 걸어갔어요.
그대로 집에 돌아간 저는…곧바로 동생에게 사과하게 되었어요.
동생은 비에 흠뻑 젖은 채로 샤워하기 전에 몸을 수건으로 닦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방에 들어갔다가, 제가 다급하게 나오느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딜도를 발견했어요.
“이거….”
“죄, 죄송해요….”
동생은 방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얼굴이 조금 붉어져서 제 딜도를 건네줬고, 저는 깜짝 놀라 당황해서…동생이 건네준 딜도를 받고 가슴께까지 들어 올리며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어요.
“그, 그게…저도, 모르게…참기, 힘들어서…요, 용서 해주세요….”
“…조심해 주세요.”
동생은 잘 참아주고 있는데 이런 짓을 저지르고 심지어 또 들켜버렸다는 게 정말 너무 수치스럽고 미안했어요.
다급하게 나온다고 클리를 자극하던 자위기구만 가지고 나오고, 의자 위에 올려두고 상상하던 딜도는 두고 나와 버린 것 같았어요.
저는 아무 말 없이 한숨을 쉬며 방으로 들어가는 동생을 보고 너무 우울하고 미안하면서도 비참해져서 방 안으로 들고 가 거울을 봤어요.
물에 젖어 피부에 달라붙은 머리카락과, 급하게 입고 나간 헐렁한 흰색 셔츠가 살짝 달라붙어서 피부와 속옷이 비쳐 보였고, 정말 헐렁하고 전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어요.
물론 동생에게 예뻐 보이기 위해 꾸미는건…일부러 야하거나 눈길을 끌 만한 옷을 입거나 하려는 건 아니었지만…아까 봤던 여자애의 커다란 가슴과, 젖은 옷이 달라붙어 있는 저의 별로 크다고 할 수 없는 가슴을 보니…무척 우울해졌어요.
이게 이상하다는 걸 알면서도 거울 속의 저를 가만히 보던 저는 그제야 제가 조금 몸매가 달라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이었지만 요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도 않고 자위하고 잠만 자고, 조깅도 안 나가고 있었으니…헬쑥해 보일 정도인 데다 엉덩이에도 지방이 조금씩 생기는 듯 살짝 접히는 부분이 많아진 느낌이 들어요.
그런 걸 보고 있자니 점점 비참해지던 저는 결국 다 젖은 레깅스를 벗고 평범한 추리닝으로 갈아입었어요.
그대로 오늘은 저녁밥을 안 먹고 왔으니까 하는 생각을 하며 동생의 저녁밥을 차린 저는, 동생을 불러 식사를 하고…제 방으로 가 침대에 누웠어요.
가만히 누워있자 오늘 봤던 일이 떠오르며 무척 우울해져서 저는 울먹이면서 베개에 얼굴을 묻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 일어났어요.
그대로 제 방의 옆…동생의 방 문 앞에 있는 화장실로 향하던 저는…동생의 방 문 앞에서 작게 들리는 소리에 얼어버렸어요.
“하아…하아….”
작게 들리지만 거친 숨소리…그리고, 좀 더 작게, 조심스럽게 들리는 찌걱찌걱 하는 야한 소리….
심장이 갑자기 두근두근하고 빠르게 뛰면서 머릿속이 핑 돌았어요.
동생이 방 안에서 자위하고 있다고 생각하자 숨이 확 막혀왔어요.
기분 나쁜 게 아닌, 오히려 굉장히 기분이 좋아지고…대체 제가 왜 이러지 싶으면서도 동생이 자위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뻤어요.
최근에는 계속 안 하는 것 같았는데 갑자기 왜 하는 걸까 싶었지만…어쩌면 제가 자위를 했다는 걸 알아버려서 자극받아서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문에 죄책감과 미안함이 확 밀려 올라왔지만, 그걸 넘어서는 흥분과 고양감이 온몸을 가득 채웠어요.
혹시 또 제 속옷을 입혀놓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자 기대감까지 생겼고, 두근두근하며 저는 저도 모르게 동생의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어 틈새를 통해 방 안을 훔쳐봤어요.
“하아…하아….”
그리고 동생이 자위하는 모습이 보이자…저는 흥분하면서도 굉장히 갑갑해졌어요.
동생이 자위하는 모습을 훔쳐본다는 배덕감도 있었지만…그보다는, 좀 더 누나가 가져선 안 되는 감정이었어요.
핸드폰으로 야한 동영상을 보면서,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오나홀을 움직여 커다란 자지를 굉장히 기분 좋게 해 주고 있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가 해주기도 했던건데…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동생이 혼자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쉬워지고 있다는 게 놀라우면서도…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오나홀이 마음에 안 들고 있었어요.
그냥 도구일 뿐인데, 자위기구일 뿐인데…질투…라는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보고 있는 영상조차도 다른 여자를 보며 자위한다는 생각이 드니 무척 마음에 안들고…그런데도 커다란 자지가 찌걱 찌걱하고 오나홀을 쑤셔대는 게 굉장히 야릇해서 몸이 뜨거워졌어요.
정말로, 지금까지 혼자 자위한 것보다도 훨씬 더 흥분되고 있었어요.
“읏…윽….”
제가 훔쳐보기 시작한 순간은 이미 자위를 어느 정도 하고 난 후인지 얼마 되지 않아 동생이 오나홀을 꾸욱 잡아당기면서, 끝 부분이 하얗고 뿌옇게 변하는 게 보였어요.
투명한 오나홀 끝에 정액이 가득 차고 있었고…그 모습이 너무도 야해서 멍하니 보고있던 저는 뒤늦게 동생이 쌌으니 씻으러 나올 거라는 생각에 제 방으로 조용히 도망쳤어요.
“하아…하아….”
잠시 후, 샤워실에서 물소리가 쏴아아아 하고 들리기 시작하자…저는 정말 뭔가에 홀린 것처럼 제 방에서 빠져나와 동생의 방으로 향했어요.
물소리에 발소리를 숨긴 채 몰래 동생의 방에 들어와, 방금 전까지 자위하던 탓에 가득해진 야릇한 냄새를 맡아대면서 얼굴을 붉히던 저는, 책상 위에 동생의 핸드폰에서 여전히 영상이 재생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대로 뭘 보면서 했을까 하는 마음에 두근두근하고 영상을 본 저는…흥분하던 몸이 갑자기 찬물을 부은 것처럼 식어버리며, 침대 위에 있던 것처럼 굉장히 우울해졌어요.
굉장히 큰 자지를 목구멍에 잔뜩 쑤셔지고 있는 서양인 여자가 괴로우면서도 행복한 듯해 보이는 모습이 재생되고 있었고…가슴이, 굉장히 커서…왠지모르게 아까 봤던 여자애가 떠올랐어요.
곧바로 자지를 빨던 여자는 서양에서 나오는 야한 영상들이 늘 그렇듯 엉덩이를 내밀고, 뒤쪽의 구멍으로 커다란 자지를 받아들이면서 허리를 잔뜩 흔들어대고 있었어요.
동생이 보면서 자위한 영상이니 분명 이런 게 취향이라는 얘기일 거에요.
생각해보니 저는 동생의 것을 영상처럼 제대로 목 안쪽까지 받아준 적도 없었고, 그런 건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가슴이 큰 것도 아니었고, 영상은 제가 동생의 욕구를 풀어주기 위해 해주던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어요.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멈추기 전에 다시 조심스럽게 방을 나간 저는 왠지 더 차갑게 느껴지는 침대에 다시 누워서…동생과 같이 잘 때를 떠올리며 제 목을 누군가가 안아주는 것처럼 이불을 안아 둘렀어요.
영상이 동생의 취향이라면 분명 제가 해주던 거로는 전혀 만족하지 못했을 것 같았어요.
커다란 걸 깊숙이 박아대는…허리를 잔뜩 흔드는 걸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는데…생각해보니 친구들이 서양에서 뒤쪽으로 섹스하는 이유는 커다란 걸 깊숙이까지 박기 좋아서라는 얘기를 했던 게 떠올랐어요.
그곳은 그리 깊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저는 동생의 것을 전부 받아줄 수 있는 만큼, 동생은 그만큼 엄청 움직이고 싶었을 텐데…그걸 그렇게 많이 참아준 걸까, 당연히 만족하지 못 했겠지…자꾸만 안 좋은 생각이 들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어요.
그대로 멍하니…동생을 좋아하는 거로 보였던 여자애가, 동생과 당연한 것처럼 마음껏 섹스하는 상상을 하자 너무 가슴이 갑갑하면서도 상상이 멈추지 않아서 몇 번이고 침대 위에서 뒤척였어요.
뒤척이던 제 머릿속에는…언제부턴가 이상하게 친구가 했던 말이 맴돌았어요.
유혹하면 위험하니까….
유혹하면…위험하니까…하면 안돼…라는 말이, 점점 반복될수록…왠지 더 잠이 오지 않고, 눈이 번쩍 떠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