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1화 〉거리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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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은 제가 기분이 안 좋다는 걸 신경 쓰면서 조용히 따라왔고, 저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팔짱을 낀 채 소파에 앉았어요.
주뼛거리며 제 눈치를 보고 동생도 옆에 앉았고, 저는 동생이 아닌 핸드폰을 가만히 보다가…계속해서 오는 메시지들에 답장하며 말했어요.
“유학하고 있으면 한국 애들끼리 이상하게 커뮤니티가 생겨요.”
“네?”
“모르고 그런 거라고 생각하니까 얘기해 주는 거예요. 이 커뮤니티가 대단치 않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되게 귀찮아요. 북경에 와 있는 한국인 유학생 수만 몇만 명은 될 테고, 우리 학교만 해도 한국인 유학생만 3천 명 정도 되니까요. 연락을 잘하고 다니는 것만으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일도 있고, 저는 그렇게 사람들의 평가를 하나하나 다 신경 쓰는 편은 아니지만…와서 핸드폰 좀 볼래요?”
저는 동생에게 제 메신저 창을 보여줬어요.
메시지 안에는 다들 제 남자친구 누구냐는 질문, 남자친구 사귄 거냐는 질문, 남친 생겼네? 하는 말…정말 잘 연락도 하지 않던 사람들한테 잔뜩 메시지가 오고 있었고, 다 답장하는 게 힘들 정도였어요.
“…왜 이러는 거예요?”
“그러게요…4년동안 고백을 아무리 해대도 연애할 생각 없다, 남자친구 안 사귄다 그러고 연애해도 손도 안 잡아서 도도하다, 여왕님이다 소리까지 나오고 레즈비언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던 애가…남자친구 생겼다는 걸 돈 펑펑 써대서 유학생들 중에 제일 발 넓은 사람이 SNS에 올린 게 게 뭐가 대수라고. 그쵸?”
동생은 제가 이렇게 차갑게 대하는 게 처음이어서 그런지 말을 할 때마다 당황하는 모습을 숨기지 못했어요. 저보다 훨씬 크고 근육질인 남자애면서 제 말 한마디에 꼼짝 못 하는 모습은 뭔가 어색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화가 나 있는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아니, 그게 아니라…누나 남자친구 생기면 이렇게 연락할 만한 일인 거예요?”
“얘들한테는 그런가 보죠.”
“남 일에 왜 그렇게 관심을 가지는 건데요. 누나도 신경 안 쓰면 되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누나한테는 몇 년씩 같이 지낸 사람들도 있고, 친한 사람도 있어요. 그런 사람들 전부한테 제 소문이 막 돌고 사실이 아닌 얘기가 도는 게 보이는데 어떻게 신경을 안 쓰겠어요.”
동생은 제 말을 들을수록 점점 더 울상이 되어갔어요.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점점 마음이 약해졌지만…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엄하게 말했어요.
“그리고…얘기해봐요. 왜 그런 거에요?”
“네?”
“그 사람이 싫으니까 쫓아내 준 건 고맙지만, 누나를 따로 아는 사람인데 왜, 동생이면서 남자친구라고 말한 거에요?”
“그건….”
“남자친구도…아니면서….”
말하면서도 왠지 갑자기 가슴이 꽉 막혀와서 저는 몇 번이고 한숨을 내쉬었어요.
동생은 제 말에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저를 보고 있었어요.
뭔가 고민하는 듯, 그러면서도 말이 입 밖으로 안 나오는 건지 입을 열었다, 다물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어요.
제 말에 상처를 받은 것처럼 당장에라도 울 것 같아져서, 그런 모습을 보니 저도 마음이 약해졌고 굉장히 속상해졌지만…갑자기 동생이 요즘 자꾸만 저와 무언가 관계가 있는 것처럼 드러내고 싶어 했던 모습들이 떠올라서 저는 입을 다물었어요.
가만 생각해보면…홍콩 여행을 가면서부터 왠지 매일같이 파도에 휩쓸리듯 일이 커져서 침착하게 생각해 볼 시간이 없었어요.
냉정해지기에는 동생과 저의 거리는 너무 가까웠고, 같이 지내면서 같이 자고…몸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자제하기 힘들어져서 짐승처럼 서로의 몸을 원하는 걸 숨기지 못했던 것 같았어요.
저는 오늘 하루 동안 같이 집을 청소했던 것처럼, 확실하게 여기에서 정리해 두지 않으면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동생의 손을 잡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동생을 달래며 말했어요.
“저기…누나가 아무리 여자로 보여도, 우리 남매잖아요…그쵸…?”
“…네.”
“누나한테도, 남자로 보이지만…그래도, 안 되는 거잖아요….”
“하아….”
“누나도 자꾸 욕구 쌓이고, 누나한테 쌓이는 거 알고있어서…욕구 해소 도와준 거지만, 공부 열심히 하라고 도와준 거고…원래는 그러면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섹스 안 하도록 조심조심하고 있잖아요….”
동생은 대답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다가 제 손을 잡았고, 저도 손을 살살 쓰다듬어주면서 어르고 달래듯이 나긋나긋하게, 조용하게 말했어요.
“누나니까…섹스 안하고 지금까지 잘 참아줬잖아요. 그쵸…?”
“…네.”
“누나 아가방도 잔뜩 가지고 놀게 해줬고…안쪽 어떤지 궁금하니까, 자지 깊숙이까지 넣어보기도 했고….”
“네, 네에….”
“자지 조금 도와주는 것뿐이지, 누나는 자위기구가 아니에요….”
…왠지 말하다 보니 그러면 안 된다고 혼내려던 건데 제가 괜히 더 부끄러워지는 것 같았어요.
가만히 보니 동생도 제 말을 듣고 흥분한건지…바지춤이 솟아올라 와서 저는 깜짝 놀라면서 당황했어요.
“혼나는데…커지면 어떡해요.”
“…누나가 너무 야하단 말이에요.”
“자꾸 야하다고만 하고…그렇게 말하면 누나는 잘 모른단 말이에요.”
정말로 왜 야하다는 건지 모르겠는데 동생이 흥분할 때가 있어서 저로서는 굉장히 당황스러웠어요.
저도 동생이 핸드폰 화면을 확대하려고 양 손가락을 벌리는 것처럼 움직일 때나, 공부할 때 당분이 필요하니 먹으라고 사준 사탕 같은걸 핥아먹다가 쪽 빨아먹거나 하면 굉장히 야하다는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동생이 잔뜩 커져 버리는 것처럼 흠뻑 젖을 정도는 아니었어요.
동생이 제 손을 꽉 잡아와서 저는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목 뒤가 주뼛 설 정도로 긴장했어요.
동생의 눈을 보니 정말로 섹스하고 싶어하는 게 느껴지는 눈빛이어서, 조금 강아지 같은…먹이를 먹기 전에 기다려 명령을 듣고 참고 있는 것 같아 보였고, 저는 동생이 굉장히 많이 참아주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얼굴이 뜨거워졌어요.
“누나랑 하고 싶어서, 그렇게 참기 힘들어요…?”
“네.”
“정액 빼는 거 그렇게 도와줘도…하고 싶어져요?”
“…오히려 더 하고 싶어요.”
저는 동생의 말을 듣고, 조용히 심호흡했어요.
저도 동생의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섹스하는 상상을 해 버릴 정도로 야릇해지고, 안쪽을 잔뜩 문질러질 때의 행복감과 쾌감이 떠올랐지만…그러면 안 되는 거였어요.
문득 홍콩에서 관람차를 탈 때 동생과 대화했던 게 떠올라 속이 굉장히 갑갑해진 저는, 입을 몇 번이고 열었다가…닫기를 반복했어요.
동생은 이미 저를 여자로 보고있었고…저도 동생을 남자로밖에 보지 못하고 있었어요.
이미 서로 그런 마음은 드러내 버린 상태였고, 서로 이성으로서 좋아한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어요.
갑작스러운 일이지만…저는 굉장히 고민하다가, 결국 동생에게 제 생각을 말해줬어요.
“…그러면, 앞으로 하면 안 돼요.”
“…네?”
제 말을 들은 동생은 굉장히 당황해서 그대로 얼어버렸어요.
“앞으로 야할 때마다 어떤 점이 야한 것인지 얘기해주세요. 누나가 안 야하게끔 고쳐볼게요.”
“네? 어?”
“누나한테 싸는것도…안돼요. 누나 아가방 가지고 노는 것도, 귀두만 넣는 것도 금지예요.”
“어? 어…? 왜, 왜요….? 홍콩에선….”
“여행 가서 자위기구가 없어서 도와준 거잖아요. 잘못하면 섹스할 수도 있고, 위험한 거니까….”
“어제는…?”
“그러니까 더 위험한거에요….”
동생은 이젠 매달리는 것처럼 제 팔을 잡고 있었어요.
저는 굉장히 가슴이 아프고 갑갑했지만, 그래도 필요한 거라는 생각에 계속해서 말했어요.
“누나가 자꾸 여자로 보이는건…존댓말 하니까, 가족으로서 거리감이 느껴져서 그런걸 수도 있어요. 누나가 그건 잘못했어요. 반말해 보도록 노력할게요.”
“왜, 왜요? 아니에요! 존댓말 해도 돼요!”
동생은 제가 이어서 말을 하자 당황한 걸 넘어서 충격을 받은 듯하다고 해야 하나, 제 말을 믿지 못하는 것처럼 눈을 크게 뜬 채 말을 더듬으면서, 그러지 말아 달라는 것처럼 제 손을 양손으로 매달리듯 잡으며 말했어요.
“누, 누나도…누나도, 기분 좋다고 했잖아요…자극하는 거, 좋다고…하고싶다고….”
“…누나도 참을게요.”
“어…? 어?”
“자위하는건…괜찮으니까, 필요하면, 누나 속옷 정도는 벗어줄 수 있어요. 오나홀에 입히는 게 더 자극 갈테니까….”
동생은 제 말을 들을수록 점점 더 안색이 안 좋아지고, 오나홀…자위…라고 작게 중얼거렸어요.
저는 제가 누나니까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마음먹으면서, 왠지 전보다 더 참기 힘들어서 자위를 잔뜩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그러면…냄새 맡는건…핥는 거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냄새…맡고 싶다고.”
“…콘돔에…싸 주세요.”
“네…?”
“자, 자위는…괜찮으니까. 누나도 잔뜩 자위하면서 열심히 참을 테니까, 콘돔에…싸서 주세요.”
여행을 가기 전에도…동생이 이미 그런 건 알고 있었으니까, 홍콩에 가기 전으로 돌아갈 뿐이었어요.
동생은 제 말을 듣고 정말 망연자실한 얼굴이 되더니…왠지 듣기만 해도 서늘해지는 목소리로 말했어요.
“…걔 때문에 그래요?”
“걔요…?”
“아까 걔가, 소문 막 내서 그래요? 그거 때문에 그래요?”
“그런 거 아니에요.”
“그럼 왜….”
계속해서 동생과 함께 있고, 같이 다닌 것도 있고…이렇게까지 냉정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도 오랜만이라는 생각이…아니, 동생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처음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 같아서 저는 조금은 냉정하게 말해줬어요.
“위험해서 그래요.”
“위험하다뇨…?”
“동생이 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저도 자꾸 욕구가 쌓이니까 아슬아슬하게 하고 있긴 하지만, 섹스가 아니라고 해도…원래는 정말 깊은 스킨십인건 맞잖아요…?”
맞죠? 하고 동의를 구하며 한 말에 동생은 탐탁지 않은 듯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여줬고 저는 이어서 제 생각을 말했어요.
“그러니까…들키면 굉장히 이상하게 볼 수도 있고, 곤란해요.”
“…안 들키면 되잖아요.”
“그치만 벌써 아까 그것 때문에 이렇게…됐잖아요.”
저는 동생에게 제 핸드폰을 보여주면서 말했고, 동생은 할 말이 없는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래도 동생이라는 걸 모르니까…남자친구인 줄만 알아서 다행이지만, 제가 동생을 남자친구라고 소개할 수도 없고….”
“하면…되잖아요.”
“네…?”
“어차피, 여기에 저희밖에 없잖아요…우리 둘밖에 없는데…아무도 못 알아보잖아요.”
저는 대답하면서도 왠지 두근두근해졌어요.
배덕감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동생의 말대로…저희만 입을 다물면 아무도 모르니까, 남자친구라고 해도…괜찮을지도 모르는 거였어요.
하지만…그러기에는 아직 제가 너무 불안했어요.
“잘 안 오긴 해도 엄마도 가끔 오고…아빠도 연락하잖아요. 혹시라도 알게 되시거나 하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그리고…아까 전화 한 친구는, 동생 있는 것도 알고 같이 사는 것도 아는걸요, ”
“그래도, 비밀로 하면….”
“그랬다가…들키면 어떡해요.”
“안, 안 들키면….되잖아요.”
“그래도 혹시 들켜서…동생 아니게 되면 어떡해요….”
“아…미, 미안해요…잘못했어요.”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말하자 동생도 저를 가만히 보다가…뭔가를 뒤늦게 깨달은 것처럼 굉장히 걱정스러운 얼굴이 되었어요.
저는 동생이 제 걱정을 알아주자 고마우면서도 굉장히 미안해졌어요.
그렇게 하고 싶어하는데…참기 힘들어하는데, 그렇게나 많이 쌀 정도로 매일 쌓이는데…너무 가혹한 건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동생을 달래주면서 말했어요.
“…홍콩 여행 가면서 개방감 때문에 서로 조금…자제하지 못한 거니까. 계속 그게 남아서…이대로 가다간 정말로 섹스했을지도 모르잖아요…서로, 계속 끌리니까…그쵸…?”
“…네.”
“중독성, 강하니까…안쪽에, 가득 넣는 거…기분 좋으니까요.”
“하아, 네….”
“계속 동생하고 같이 있고싶어서 그러는 거니까…위험했을 때 잘 멈췄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계속 이러다가 결국…더 야한 거 해버리고 자제 못 하게 되어 버리면 대학 끝나고 한국 가서 어떡해요. 아빠한테 들키면….”
“…따로 둘이서만 살면 되잖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찾아오면 들키잖아요…근친…섹스 하는 걸로 오해받아버리면 큰일 나요….
동생은 내키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결국 제 말에 고개를 끄덕여줬어요.
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동생을 달래줬어요.
“누나랑 한국 가서도 같이 살고 싶은 거니까…자제해 줄 수 있죠…?”
“네….”
정말 내키지 않는 듯, 속상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듯 동생이 체념하며 말했어요.
그 후 동생은 늦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도 굉장히 풀이 죽은 듯해 보였고, 계속해서 저를 힐끔거렸어요.
“…제가 할게요.”
“앗…괜찮은, 데….”
“제가 할게요…누나 들어가서 쉬어요.”
설거지까지도 동생이 뺏어서 해 버리고, 정말 계속 제 주변을 서성거리면서…뭔가를 말하려다가 말기를 반복하며 시간이 지났어요.
저는 계속해서 동생의 앞에서 제게 오고 있는 메시지들에 적당히 답장하고 있었고, 대부분은 내가 생기면 무슨 상관인데? 하는 답장이었지만, 친한 친구들에게는 아니라고 확실히 말해뒀어요.
다들 그 선배가 또 그 선배 하는구나 하고 넘어갔지만, 오랜만에 연락 닿은 김에 만나서 얘기나 하자는 말이 나오면서, 말 나온 김에 바로 며칠 뒤에 보자며 시간을 서로 맞추고 있었고, 저는 여자들끼리 본 지도 오래됐구나 싶어 적당한 날짜를 잡고 있었어요.
결국, 잘 시간이 되어서 침대 위에 같이 누워서까지 핸드폰을 놓지 않는 저를 보던 동생이 길게 한숨을 쉬면서 조심조심 제 허리에 손을 얹었고, 저는 동생과 마주 보며 누워서 핸드폰만 보고 있다가 동생의 눈을 힐끔 바라봤어요.
“오늘까지만…안돼요?”
“…오늘 벌써 많이 쌌잖아요.”
“그러면…내일…안돼요? 내일까지만.”
“…안돼요.”
“네….”
제게 거절당한 동생이 굉장히 시무룩해져서 울상이 되었고…저는 계속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서 동생에게서 뒤돌아 누웠어요.
“아….”
왠지 뒤에서 굉장히 상처받은 듯한 소리가 나고, 제 어깨에 올렸던 손이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오길 반복했어요.
저는 무척 미안해져서 그 정도는 허락해주기로 했어요.
그러면서도 혹시나 싶어 단호하게 말했어요.
“…손 올리는 정도는…괜찮아요…그 이상은 안 돼요.”
“앗…네.”
제 말을 들은 동생이 평소보다 훨씬 더 조심스러운 손길로 당장 깨질듯한 유리병을 만지듯이 손을 살짝 올리고 천천히 감싸 안았어요.
그대로…왠지, 오랜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정말 아무 일 없이 잠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