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화 〉벌레 (8)
“뭐, 뭐야?! 다쳤어요?!”
비명을 지르며 저는 곧바로 뒷걸음질 치다가 소파에 넘어졌고, 동생이 다급하게 뛰쳐나왔어요.
조금 전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인지 아직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던 동생은 제 비명을 듣고 놀라 뛰쳐나왔고 저는 입을 막으면서 바들바들 떨었어요.
“저, 그, 저거, 그거, 그게! 그게!”
“그거? 그거라뇨?”
“벌레!!!”
제 손가락을 보고 싱크대에 가까이 다가갔던 동생은 깜짝 놀라면서 뒷걸음질 쳤고, 곧바로 현관으로 가 슬리퍼를 들고 왔어요.
하지만 그사이에 무언가를 느낀 것인지 벌레가 후다닥 움직였고, 정말 끔찍하게도 날아오르더니 거실을 가로질러서…문이 열려 있는 제 방으로 들어갔어요.
“히이이익!! 잡아줘! 잡아줘!!”
“알았어요. 잠깐….”
그리고 동생이 방 안으로 들어가고 잠시 후, 탕! 하고 무언가를 내려치는 소리가 나더니 다시 벌레가 방문 밖으로 뛰쳐나왔어요.
“꺄아아악!! 꺄아아악!!!”
“거기 있어요! 잡을 테니까!”
벌레는 그대로 복도를 가로질러 동생의 방문을 지나쳐 창고 방으로 들어갔고, 동생은 들어가자마자 바닥을 내리치고는, 활짝 웃는 얼굴로 나왔어요.
“잡았어요!”
“가, 가까이 오지 마세요!”
“네?”
“아, 아니…. 그거, 그거, 슬리퍼, 슬리퍼 버려요! 버리고!!”
“버, 버리라고요? 이거 내가 좋아하는 건데…?”
“아니, 그치만…그, 그럼…닦, 닦고…아아아아 싫어, 싫어! 이쪽으로 오지마요!”
“아니, 밖에 버리려면…현관이 그쪽인데….”
“오지 말고 버리고 와주세요!”
“네?”
저는 완전히 패닉해 버려서 동생을 피하면서도 소파 위에서 내려가질 못하고 있었어요.
벌레가 바닥을 기어 다닌 건 아닐까 싶어 바닥도 밟기 싫었고, 동생은 그런 저를 보고 당황한 것인지 가만히 서 있다가 슬리퍼를 현관에 살짝 내려놨어요.
그대로 방에 돌아가 대충 옷을 입고 나오고…. 창고로 쓰는 방의 바닥을 먼저 깨끗이 닦고 나온 뒤 물티슈와 슬리퍼를 들고 다른 신발을 신고 현관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왔어요.
“저, 저기…신발장 열면…안에…스프레이 있어요.”
“스프레이요?”
“알콜 스프레이…그거 신발에 다 뿌리고, 바닥에도 뿌리고 손잡이에도 뿌리고 싱크대에도 뿌려주세요.”
“…네?”
“빨리이…!”
애원하듯 울먹이며 말하자 동생이 제가 말한 대로 따라주며 신발장에서 스프레이를 꺼내 쉴 새 없이 방안에 뿌려댔어요.
잔뜩 취한 것처럼 집안에술냄새가 가득해질 때쯤에 동생은 제 방에도 가서 뿌리고, 창고에도 뿌리고….
복도에도 뿌려줬고, 제가 소파에 앉아 심호흡하고 있자 제 방에서 들고온 후드집업을 제게 덮어주었어요.
“아, 고, 고마워요….”
“알콜 스프레이는 왜 있는 거예요…?”
동생은 그대로 싱크대로 가 팔을 걷고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흠칫흠칫 놀라면서 동생이설거지하고 나면 나중에 다시 한 번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대답했어요.
“가끔…벌레, 나오거든요…진짜 엄청 가끔…그럴 때마다 소름이 끼쳐서 사놨어요.”
“저 처음 봐요. 신기하게 생겼던데요.”
“아아아아아아 생김새 말하지도 마요. 전 싫어요, 진짜 너무 싫어 아…진짜, 너무 싫어….”
바퀴벌레는 정말로 제가 중국에 있기 가장 싫은 이유 중 하나였어요….
저는 두 팔로 무릎을 감싸 안은 채 소파 위에 앉아 동생이 설거지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있었고, 설거지가 끝나고 나서야 진정한 제게 동생이 두 손에 알콜 스프레이를 뿌리고 다가왔어요.
“누나 이렇게싫어하는 거 처음 봐요.”
“싫어, 진짜 너무 싫어요…끔찍해, 기분 나빠….”
“…벌레한테 하는 말이죠?”
오들오들 떨고 있는 제게 동생이 살짝 손을 올려서 어깨를 토닥여줬고, 저는 그제야 조금 진정되기 시작해 머릿속이 어지러워졌어요.
갑자기 피가 빠르게 돌다가 진정되니 빈혈이 온 것 같아서 동생한테 살짝 기대면서 벌레에 대한 얘기를 해줬어요.
“…원래 벌레 없단 말이에요.”
“그러게요, 이렇게 깨끗한데 나오는 게 신기하네요….”
“집에는 없어요! 다른 집에서 하수관 타고 오거나, 현관 통해서 들어오거나 하는 거예요. 진짜너무 싫어…진짜, 나 여기 싫어요….”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도 싫어요…?”
“오래 있었으니까 싫은 거에요! 어릴 때부터 벌레 볼 때마다 청소를 끔찍하게 하면서 알게 된 거지만 여기는 아무리 치워도 벌레가 어딘가에서 나와요! 심지어 그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아무리 무슨 조치를 취해도 끝나지 않고, 동생 온다고 해서 화장실부터 싱크대까지 전부 다 살충제 막 뿌려 넣고 락스로 살균하고 뜨거운 물 붓고 다 했는데, 매일 청소할 때마다 물 끓여서 부어 넣는데도 잠깐 여행 갔다 왔다고 이러고….”
“…그렇게 청소하고 있었던 거에요?”
“안 그러면 나방파리가 어디서 날아와서 알이 막 부화하는 것도 그렇고, 아아아…진짜 싫어, 너무 싫어….”
“나방파리…?”
싫은 점은 벌레만이 아니었어요, 중국은 홍콩처럼 식당 위생점검이 철저하지 않아서, 비싼 곳이나 해외 프렌차이즈 매장이 아니면 처음부터 청결을 믿기 어려웠고, 오픈키친이 아닌 이상 안에서 정말 어떤 짓을 하고 있을지 모르는 것도 있었어요.
동생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릴 때 식당에 갔다가 생쥐가 나와서 바닥을 막 뛰어다니는데 사람들이 다들 조금 놀라기만 하고 발을 들고 그냥 계속 식사를 하는 건 너무 충격적인 광경이었고, 그 후로 저는 밖에서 외식한 적이 거의 없었어요.
오픈키친 형식으로 주방 안이 다 보이면 식사하기 전에 조금 둘러보고 오고, 상태가 안 좋으면 그냥 마실 것만 마시다가 나오거나 아예 도망가듯 나가거나…둘중 하나였어요.
동생은 그것까지는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물에 석회질이 너무 많아 샤워기와 수도꼭지마다 필터를 끼워 줘야 한다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어요.
심지어 엄청나게 빨리 쌓여서 한 달에 한 번씩 갈아줘야 하고, 한국에서 쓰면 분명 3년째 쓰고 있다고 하는 필터가 한 달이면 꽉 차서 분홍빛이 살짝 도는 갈색으로 가득 차는 건 정말 끔찍한 데다, 필터가 꽉 차면 세수할 때 눈이 살짝 따가워서 필터를 갈아야 할 시기라는 걸 알게 되는 것도 끔찍했어요.
천천히 심호흡하며 진정한 저는 두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고 소파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났어요.
동생이 대신해서 알콜 스프레이를 잔뜩 뿌려줘서 살균되었으니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는 빨리 잠들어서 방금 일을 잊고 싶다는 생각에 제 방으로 가며 말했어요.
“미안해요, 너무 소리 질렀죠…제가 벌레만 나오면 이래요.”
“아뇨, 괜찮아요.”
“그, 소란 피워서 미안하고…늦었으니까…자, 잘자요…?”
굉장히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버린 것 같아 얼굴을 붉히면서 동생을 올려다보며 도망치듯 조심스럽게 방문을 닫고 들어간 저는 곧바로 침대에 몸을 던졌어요.
조금 전까지 자위하고 싶어 했던 것 같은데, 그런 건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소름이 끼쳐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가만히 누워있었어요.
…그렇게, 이불을 정말 잠깐 덮고 있던 저는 갑자기 굉장히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서, 온몸에 소름이 끼치며 몸을 일으켰어요.
아까 벌레가 내 방으로 날아오지 않았었나, 어디에 앉았던 거지…어딜 내리친 거지…이불에 올라왔던 건 아닐까? 방 안에 얼마나 기어 다녔지? 어디에 앉았지?
주뼛주뼛 몸을 일으킨 저는 방 안을 두리번거리다가 조심조심 베게를 안고 침대에서 내려왔고, 발끝을 세운 채 바닥을 정말 적게 밟으면서 거실로 나온 저는, 살금살금 동생의 방문 앞으로 가 문을 두드렸어요.
“저, 저기이….”
왠지 무척이나 울먹이는 목소리가 되어서, 동생이 방 안에서 갑자기 놀라 일어나는 게 들렸어요.
이불이 확 하고 뒤집히고 뭔가 다급하게 입는 듯한 소리가…잘들어보니 쯔읍 하는 끈적한 소리가 난 것 같기도 했어요.
“왜, 왜요? 괜찮아요?”
왠지 놀란 것처럼 얼굴이 붉어진 데다가, 후끈하게 열기가 올라 있는 동생을 보며 저는 이런 말을 하는 게 굉장히 부끄러우면서도…여행 갔을 때 같이 잤으니까 하는 생각에 우물쭈물하며 말했어요.
“가, 같이…자 주면, 안돼요…?”
“…어?”
“벌레, 무서워서…못 잘 것 같아요.”
동생은 제 말을 듣고 놀랐는지 눈을 깜빡깜빡하면서도 방문을 천천히 열어줬어요.
저는 조심스럽게 동생의 방으로 다시 들어갔고…곧바로 베게를 침대에 놓으며 엎드렸다가, 이불 안에 뭔가가 들어있는 것 같아 이불을 들쳤어요.
“앗, 아니…잠깐….”
“앗….”
그제야 저는 동생이 조금 전까지 자위를 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러고 보니 동생의 바지춤이 튀어나와 있었고, 방 안도 왠지 후끈후끈했어요.
“있다가 다시 올까요…?”
“아, 아뇨…바로 치울게요.”
“앗, 잠깐만요….”
저는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지만…예전과는 다르게 이미 많은 걸 봐 버려서인지, 그냥 아까 그걸로 만족이 안 되었구나, 자위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만 들었고, 그렇게 생각하며 보니…동생의 자위기구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어요.
이게 그렇게 기분 좋은 걸까? 싶었던 저는 엉덩이 모양의 자위기구 위에 동생이 하던 것처럼 올라타 살짝 허리를 움직여봤고, 동생은 그런 제 모습을 보며 굉장히 당황하고 있었어요.
“뭐, 뭐 하는 거에요…?”
“앗…아니, 무슨 느낌인지 궁금해서…뭔가, 되게 부드러운데…차갑네요.”
“그, 저기…그, 그만…바로 치울테니까….”
“앗, 미안해요.”
왠지 동생이 자위기구보다 자꾸 저한테 허리를 흔들고 싶어하는 게 이해가 될 것 같았어요.
딜도는 쓰다 보면 점점 데워지는 것도 있었지만, 동생의 커다란 엉덩이 모양의 오나홀은 아무리 해도 따뜻해질 것 같지 않아 보였어요.
확실히 사람의 몸과는 다를테고…안쪽의 느낌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허리를 움직이며 닿는 느낌은 확연히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동생의 것을 들어서 건네주었고, 동생은 주뼛주뼛하면서도 받아 수건으로 감싸 대충 의자 위에 올려놨어요.
“앗, 깨끗하게 해야….”
“아뇨, 나중에. 아침에 할 테니까요….”
동생이 곧바로 침대 안으로 들어와 이불로 제 몸까지 덮어버리면서 책상 쪽이 보이지 않게끔 옆으로 눕길래 왠지 저건 더 신경 쓰지 않아 줬으면 하는 듯해 보여서 저는 더는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누워있었어요.
그러자 동생이 가만히 누워있는 저를 바라보다가 얘기를 꺼냈어요.
“갑자기 같이 자자고 해서 놀랐어요.”
“미, 미안해요…이 나이에 벌레 무섭다고 같이 자자고 하고 이상하죠…?”
“아뇨, 그냥 귀여워요.”
“자꾸 누나한테 귀엽다고 하면 안돼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동생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다 손을 멈칫하는 걸 보고 저는 머리를 살짝 젖혀서 쓰다듬기 좋게 해 주었어요.
동생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살살 빗겨주자 왠지 굉장히 안심되어서 점점 불안한 생각이 들지 않게 되었어요.
“예전에도 벌레 나왔어요?”
“네…으으으으….”
소름이 끼쳐서 부르르 떨자 동생이 그런 제 모습이 조금 웃긴 것인지 피식 웃었어요.
저는 조금 더 동생의 품 안에 안기듯이 살금살금 다가가 머리를 기대고 이불 안에서 손가락으로 동생의 한 손 손바닥을 긁으며 말했어요.
“이럴 때마다 중국에 있기 싫어져요…목 뒤쪽 긴장한 거 보여요?”
“만져봐도 괜찮아요…? 진짜다, 엄청 힘 들어가 있어요.”
“진짜 오랜만에 본 거긴 한데…가끔 나올 때마다 저는 직접 잡지를 못해서 살충제로 잡거나 했었어요. 그냥 칙 뿌려서 잡고 나서…손으로 잡기도 싫어서 청소기로 빨아들여서 장갑 끼고 나중에 필터 털 때 버리거나 하고 아, 집에 있는 틈새 전부 다 실리콘으로 막아놨어요. 그래서 다른 틈으로 못 들어간 거긴 한데….”
“실리콘이요…?”
“대부분은요. 싱크대 틈새도 다 정리하고, 그것 때문에 교양수업으로 들었던 환경디자인 수업에서 모형 만들었더니 미술 전공하는 애 수준으로 손재주가 좋다고 칭찬 듣기도 했는데…아, 미안해요…지금 조금 정신이 나가서 얘기하는 게 좀 이상하죠…?”
“귀여운데요 뭐.”
동생이 손바닥을 긁던 제 손가락을 잡아 쥐고 주물주물 만지며 말했어요.
저는 얼굴이 뜨거워지니 조금 전까지 놀라서 빈혈기가 왔던 탓인지 갑자기 머리가 몽롱해지고 어지러워져서 동생한테 머리를 기대며 말했어요.
“아, 아무튼…아아아, 아까 제 방 들어갔죠…? 혹시 어디 어디 앉았어요?”
“그냥 침대 밑에 잠깐 있다가 내리치니까 밖으로 나갔어요. 알콜 잘 뿌렸으니까 걱정하지 마요.”
“그렇게 말해도 신경 쓰여요…원래는 벌레 한번 보면 집안 전체에 다약 뿌려놓고 일주일 동안 엄마 방에서 자고 그랬었어요.”
“엄마 방요?”
“앗, 지금은 동생 방…그, 음…소리같은거 안 새게, 문 입구를 굉장히 잘 막아놨거든요…방문만 닫아도 틈새가 없어지게….”
“소리요…? 문 틈새에 그거…? 방 안에 온도 유지하려고 그런 줄 알았어요.”
“어, 엄마가 일하다가 피곤해서 오시면 잘 자라고 그런 거에요.”
섹스룸으로 써지고 있던 방이었던 만큼 신음소리가 조금이라도 덜 새어 나오길 바래서 해 봤던 건데, 소리는 전혀 막아주지 못했지만, 엄마가 없을 때 벌레가 나오면 제 피신처가 되게 해 주었어요.
조금 전에도 벌레가 동생의 방으로는 가지 않고 창고로 쭉 간 것도 동생 방은 문을 닫기만 해도 틈이 없어지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리콘으로 된 문풍지 같은 거였는데 실수로 물을 흘리거나 해도 전혀 새어나가지 않을 정도였고, 그 덕에 제가 가장 안심할 수 있는 곳도 동생의 방이었어요.
“아무튼, 여기는…벌레 나왔을 때 늘 도망치던 안전지대 같은 방이거든요.”
“…그래서 온 거에요?”
“미, 미안해요 동생 방인데…오늘 너무 놀라서, 오늘만 같이 자게 해주세요….”
저는 동생이 자위하던 걸 방해해 버린 것도 있고, 동생의 태도가 갑자기 변한 것 같아서 뭔가 민폐를 끼치고 있는 것 같아 사과했어요.
그러자 동생은 잠깐 고민하는 듯하더니, 그대로 제 어깨를 감싸 안아 끌어당기더니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어요.
“원래는 일주일 동안 피한다면서요?”
“어? 그건, 그렇지만….”
“같이 자면 뭐 어때요. 여행 다니는 동안도 같이 잤는데.”
“그, 그건 그렇지만…그건 여행 중이니까….”
저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저랑 같이 자는 게 싫다는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대로 동생의 품에 안겨 킁킁 하고 체취를 맡고 있자 왠지 멍해지면서도 굉장히 안심되어서 당장에라도 잠들 것 같아졌어요.
그대로 조용히 동생과 서로 끌어안고, 깜짝 놀랐던 만큼 피곤해졌던 건지, 아니면 잔뜩 가버렸던 탓에 뒤늦게 몸의 긴장이 풀린 것인지 순식간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어요.
저는 점점 잠이 들면서도 혹시나 동생의 개인적인 시간을 너무 방해하는 게 아닐까 싶어 졸린 목소리로 말했어요.
“정말…누나랑 같이 자도…괜찮아요…? 자위, 방해받잖아요…저도 그렇고….”
“그러네요…그러면 그냥 같이 자위할까….”
“으음…그러게요….”
평소라면 깜짝 놀라 그게 뭐냐고, 안 된다고 했을 테지만….
몽롱해서인지 저는 왠지 동생의 말이 좋은 생각인 것처럼 들려서, 어떡할까…하고 고민하면서 잠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