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자격증 시험 치고 뒷풀이...(4)
하지만 쿵, 쿵, 쿵, 쿵 하면서 온몸이 떨리게 하는 소리나…왠지 정말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한 감각, 청각이나 시각이 제한되어서 오히려 집중되는 듯한 환경은 확실히 묘한 매력이 있기는 했어요.
퇴폐적인 분위기라고 할까요? 쿵쿵거리는 전자음악 소리가 아니라 좀 더 잘 울리는 콘서트 같은 거였으면 테이블에 앉아서 가만히 구경하러 오고 싶어질지도 모르겠다 싶었어요.
중간중간 여러 인종이 보여서, 흑인, 백인인 유학생들도 와 있는 게 보였어요.
확실히 이국적인 느낌도 있으니…다른 나라 사람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찾아올지도 모르겠어요.
그때쯤, 스테이지 쪽에서는 노래가 바뀌고 있는지 빛이 어두워지고 음악 소리가 점점 리듬감 있게 변하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어서 서로 부딪히기도 하지만…친구 얘기로는 클럽은 원래 저러고 노는 거라 하기도 했고, 저런 게 즐거운 거겠죠.
저는 그래도 클럽에 왔으니 저기도 가 봐야 하겠다는 생각에 조금씩 동생의 옷깃을 잡고 끌고 가다가…동생이 따라오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아서 귀에 대고 말했어요.
“스테이지 가서 잠깐 춤추고 올래요?”
“네?”
“스테이지! 가서~잠깐, 춤, 추고~올래요?!”
“나, 춤 못 춰요!”
“그래도! 클럽 오면 해 봐야 한다고 했어요! 다음 음악으로 바뀔 때까지만 추고, 입구에서 만나요!”
그대로 저는 괜히 제가 가까이 있으면 동생이 마음대로 놀지 못할까 봐 인파 속으로 끼어들었어요.
순식간에 동생이 안 보이게 되어버렸고, 저는 그대로 빠져나갈까 하다가…사람들 사이에 낀 채 조금 구석의 기둥 근처로 밀어져서 그제서야 주변 사람들을 살펴봤어요.
야한 옷차림에 진한 화장, 신기하게 형광색으로 눈가에 빛나게끔 화장한 사람도 있고, 다들 음악에 맞춰서 몸을 흔들고…조금 섹시한 춤을 춘다 싶으면 살짝 떨어져서 리듬을 타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보였어요.
이런 게 왜 재미있는 걸까…저도 춤을 못 추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뭔가 잘 모르겠다 싶은 문화였어요.
운동을 한창 할 때는 뭐든지 해보고 싶어서 수영, 댄스, 요가 등 이것저것 해본 덕에…춤은 출 줄 알긴 하지만….
별로 추고 싶다는 마음은 없어서, 그냥 조용히 리듬만 타면서 살짝 몸을 좌우로 흔들기만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어두운 공간이 더 어두워지고 불이 완전히 꺼졌어요.
약간, 주변 사람들이 더 당당해진다고 해야 하나…청각이 막히고 시각이 막힌 것만으로도 서로 더 날뛰듯이 몸을 흔드는 게 흐릿하게 보였어요.
그리고 제 뒤쪽에서도 누군가가 자꾸 부딪히고 있었어요.
전에 왔을 때도이랬지만…골반이 넓고 엉덩이가 커서 그런 것인지 이런 곳에서는 잔뜩 부딪히게 되는 점도 제가 별로 클럽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어요.
모르는 남자가 자꾸 톡톡 닿는 것도 그렇고…물론, 고의가 아니라는 걸 알긴 알지만…그걸 아니까 가만히 있는 거였지만, 왠지 점점 더 닿는 횟수가 많아졌어요.
모른 척, 모른 척해줘도 점점 더 엉덩이에 톡톡 닿는 횟수가 많아지고…가만히 있으니 점점 노골적이게 변했어요.
잔뜩 커져 있는 게 느껴지고…왠지 모르게 굉장히 크다는 걸 바로 알 수 있게끔 꾸욱 눌러대면서 비벼대고 있었어요.
몸을 피하려고 했지만, 골반을 살짝 쥐어 버려서 저는 당황했고, 그러면서도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게 굉장히 불쾌했어요.
가만히 리듬만 타는 몸을 멈춘 채 뒤를 돌아보려고 하지만 골반을 잡혀서 잘 돌려지지도 않고…빛이 완전히 꺼져 있어서 누구인지도 보이지 않았어요.
겨우 알 수 있는 건 저보다 조금 키가 크다는 것 정도였고…근육질인 팔이 느껴져서,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저는 혹시 아까 본 흑인인가 하고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 했어요.
가끔 서양인들은 자기 나라에서 하던 대로 이런 짓을 한다고 들었지만, 설마 저한테 이럴 줄이야….
사실,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서 클럽에는 다신 안 오려고 했었어요.
대학 다닐 때 미국에서 온 유학생이었던 친구가 저를 보고 키가 작은데 비율은 좋고, 엉덩이가 큰데도 슬랜더해서 굉장히 묘한 매력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이런 짓을 하는 건 저로서는 정말…그냥 불쾌한 일일 뿐이었어요.
팍 하고 발을 일부러 밟고, 뒤로 발을 차서 걷어차려 하고, 팔을 뒤로 뻗어서 밀어내려 하고…정말 계속 발버둥 치지만 골반을 잡은 손을 전혀 놓아주지 않았어요.
결국, 저는 음악이 조금 바뀌는 순간, 불이 켜지자마자 진짜 제가 싫고, 불쾌하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 인상을 쓰면서 고개를 뒤로 꺾고, 저보다 훨씬 키가 큰 게 느껴지는…사람의 얼굴을 보고, 뺨이라도 때릴까 하고 손을 들어 올리면서 올려다봤다가….
“앗….”
가만히 절 내려다보고 있는 동생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서, 손을 멈췄어요.
저는 엄청, 잔뜩 인상 쓰고 발버둥 치고 걷어차던 몸이 멈추고 조용해진 채 풀어진 표정으로 가만히 올려다봤어요.
이런 걸 했다는 게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지고…올렸던 손으로 가슴을 톡톡 하고 주먹으로 쳐서 하지 말아 달라고 쳐댔어요.
그치만, 그게 애교로 보인 것인지…아니면 제가 갑자기 얌전해져서 가만히…골반에 올려진 동생의 손을 마구 떨쳐 내려는 게 아니라 달래주듯이 살살 쓰다듬으면서 하지 마, 안돼애 하고 입을 움직이는 걸 잘못 이해한 것인지….
동생은 오히려 뒤에서 저를 더 꾸욱 잡은 채, 엉덩이에 잔뜩 눌러대면서…음악 소리, 몸을 크게 울리는 리듬은 완전히 무시한 채, 정말 진하게…꾸욱, 꾸욱 하고….
부비부비, 하고, 문질러댔어요.
입에서는 야한 소리가 나오는 것 같고, 얼굴은 뜨거워져서 어쩔 줄 몰라졌지만 그래도 동생한테 거칠게 대할 수가 없어서…손등을 톡톡 두드리면서 멈춰달라는 사인을 보냈어요.
서로 선 채로 뒤에 붙어서 골반을 잡고 꾸욱꾸욱 눌러대니 균형을 잡기가 힘들었어요.
그것 때문에 팔을 가끔 허우적대니, 동생이 갑자기 목 바로 밑에, 쇄골 쪽을 한쪽 팔로 끌어안더니 꽈악 안으면서 잡아당기고….
그대로 엉덩이는 뒤로 뺀 채, 허리가 쭈욱 하고 살짝 휘어지면서 동생에게 쇄골과 어깨를 쭉 안겨 고개를 든 상태로, 꾸욱 꾸욱 하고…엉덩이 사이에 커다란 게 자꾸 문질러지면서, 원피스 치마가 조금씩 올라가는 게 느껴지고 있었어요.
하아, 하아 하고 숨을 내뱉으면서…이래선 안 되는데, 야한 기분이 들어 어쩔 줄 모르게 되어버렸어요.
동생에게 뒤에서 안긴 채 엉덩이가 완전히 동생의 골반 위에 올려질 정도로 꾸욱 눌러지면서…그 사이로 놓여져 있는 커다란 게 너무 뜨겁게 느껴졌어요.
옷을 입고 있는데도 알아버릴 만한 크기, 야한 모양…기억 속에 있는, 어젯밤에 잔뜩 삼켜준…혀를 가져다 댈 때 봤던 모습….
몽타주처럼 머릿속에 이미지가 자꾸만 떠올랐고,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허리를 조금씩 움직였어요.
부비부비 해도 좋다는 사인처럼, 클럽에서 만난 모르는 남자에게…이런 야한 어프로치를 받고 좋다고 엉덩이를 같이 문질러 대던 다른 여자처럼 동생에게 살짝, 조금씩 야한 승낙을 하듯…평소처럼, 집에서 안마해 줄 때처럼, 위아래로 살짝, 살짝 하고 흔들거렸어요.
결국, 치마가 반을 넘게 올라가 져서, 뜨겁게 열이 오른 엉덩이에 차가운 공기가 닿는 게 느껴졌어요.
정말 주변에서 누군가가 봐 버릴 것만 같다는 걱정이 들기 시작하고…부끄러운데도 살짝 시선을 내려보니…정말로 저희가 눈에 너무 띄었던 건지 주변에서는 떨어지지도 붙지도 못한 채 힐끔힐끔 훔쳐보고 있었어요.
저는 그 시선에 너무 부끄러워져서 동생한테 어떻게든 말을 하고 싶어서 팔을 쭉 뻗었어요.
꾸욱 꾸욱 하고 눌리는 엉덩이는 뒤로 내민 채 발끝으로 서고…위로 쭉 양팔을 뻗은 채, 동생에게 쇄골에서 어깨를 쭈욱 안겨져 있던 저는, 팔을 올리면서 목을 안겨진 자세가 된 채, 동생의 머리를 더듬거리다가…목 뒤로 깍지를 끼고, 살며시 잡아당겼어요.
그대로…천천히, 가까이 온 동생의 얼굴을 제 목 옆으로, 어깨 쪽으로 당기고…안아주듯이 하면서, 귓가에 대고, 너무 부끄럽고, 이런 곳이지만 느껴버리고 있는 걸 참을 수 없어서…작게, 제발 들리기를 바라면서 최대한 귓가에 입을 가까이 대고…속삭이듯이 말했어요.
“보고, 있어요….”
하지만 제 말을, 제 태도를 잘못 이해한 것인지…동생은 그대로 제 입술에 입을 맞추려다가, 제가 다급하게 입술을 막으니 멈춰 섰어요.
“아, 안돼요…이, 이런 데에서….”
정말 부끄러워서 머릿속이 망가질 것만 같은데도, 동생이 클럽의 분위기에 취해 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조금 어리둥절하는 동생에게 다시 귓가에 입을 가져다 대고, 아까보다는 조금 더 크게 소리를 내려 노력하면서 말했어요.
“주, 주변에서 봐요오….”
마침 타이밍 좋게도…음악이 한순간 멈추는 타이밍에 저는 그 말을 할 수 있었고.
그 순간에, 주변에서는 아주 잠시동안 야 저기 봐, 장난 아니다 하는 말이 들려서…정말로 귀가 터질 것처럼 뜨거워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