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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화 〉자격증 시험 치고 뒷풀이...(3) (28/156)



〈 28화 〉자격증 시험 치고 뒷풀이...(3)

동생은  말을 듣고 갑자기 조용해졌어요.
어째서인지 갑자기 조용해져서…가만히 얼굴을 들어 올려다보니, 굉장히 묘한…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그 표정을 보고 저는 제가 뭔가 또 말을 실수했나 하다가 깜짝 놀라서 급하게 말했어요.


“아, 앗 아니. 동생이어서 싫어한다는 건 아니에요. 그냥 그, 약간…으, 뭐라고 해야 하지. 그러니까….”


저는 조용히 있다가. 어떻게 말을  줘야 하나 하다가…괜히 사람이 없는데도 주변을 살펴보고, 동생한테 가까이 다가가서…얼굴이 잔뜩 빨개진 채로 귓속말을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키가  닿아서…어깨에 손을 올리고 까치발을 들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서, 가만히 있는 동생의 귓가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서 말했어요.


“시, 싫어했으면…어제 그런  안 해줬을 거에요.”
“어?”
“나 원래 그런 건 상상도 안 한다구요. 아직도, 살짝 냄새 날까 봐…신경 쓰인단 말이에요.”


그리고 달래주려고 한 말을 다 뱉어내고 난 뒤 저는 제가 이런 말까지 했다는 거에 깜짝 놀라서 동생을 확 밀쳐냈어요.


“아, 아, 아…아니, 방금 말한  잘못 말한 거니까 못 들은 거로 해주세요….”

그리고 동생은, 왠지 조금 전보다 훨씬 풀어진 얼굴이 되어서는…볼 쪽을 손으로 쓸어내듯 만지고, 코를 덮은 채 킁킁댔어요.

“안 나는데….”
“안돼, 하지 마요! 하지 마세요!”


진짜로 정말 참지 못할 만큼 창피했어요.
양치 더 할걸, 냄새 조금이라도 났으면 어떡하지. 민트 차 더 마실 걸 하고 후회하면서 동생이 손을  들게 팔에 매달리던 저는…기분이 많이 풀어진 것 같은 동생을 보고 갑자기 엄청 미안해졌어요.
괜히 제가 그런 전화 받고 걱정된다고 멋대로 나와서, 열심히 하고 오늘은 놀면서 쉬어야  텐데….

“오늘…미안해요.”
“어? 뭐가요?”
“친구들하고 다 같이 술 마시고 놀아야 하는데, 놀러 가야 하는데…괜히  때문에 기분 상하게 돼서 나와버렸잖아요.”

왠지 동생한테는 잘해주려고 하고, 걱정할수록 자꾸 실수만 하는 것 같아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정말 주변 애들이 다들 지식이 많고 냉정하고 계산적이라고…혼자 살아남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것 같다는 말까지 들었는데, 왠지 동생한테는 그런 모습을 제대로 보여  적이 없는 것 같았어요.

“안 그래도 재미없어서 누나 보러 집에 돌아가고 싶었는데요. 뭐.”
“그래도, 오늘 같은 날에는 놀러 다녀야 되는데….”
“…전 누나랑 놀러 가고 싶어요.”
“어?”


그런 말을 하면서 동생은 다시 제 손목을 잡았어요.
굉장히,  차이가 많이 나서…제 손보다 거의  배 가까이 큰 손에 쥐어진 손목이 왠지 제 손도 저절로 살며시 쥐어지게 만드는  같았어요.
저는 놀라서 동생의 눈을 봤다가…왠지 또 심장이 두근거려서 시선을 피했어요. 그대로 정말로 같이 놀고 싶어한다는 걸 느끼고. 어디를 가면 좋을지 급히 생각했어요.


밤이 되어 버렸다 보니 놀러  수 있는 곳은 꽤 한정되어있었어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곳을 동생이 좋아할지도 모르겠고…대학 신입생들, 그리고 이제 20대가 된 남자애가 좋아할 만한 곳이 어딜까, 그중에서 지금 시각에 갈  있는 곳이 어디 있을까 하고 빠르게 생각해 봤어요.
그리고 생각한 끝에, 저는 동생의 친구들이 아까 얘기하던 게 하나 떠올랐어요.
분명 끝난 뒤에…오늘은 2차로 가려고 하는 곳이 있었다고 했으니까.

“그럼, 누나랑…클럽, 가볼래요?”
“…클럽? 클럽요?”

동생은 제 말을 듣고, 그게 제 입에서 나올 말이라고는 상상도 해 보지 못한 것처럼 놀라면서 되물었어요.

“혹시 한국에 있을 때 가 본 적 있어요?”
“…네, 아니, 한번요. 친구가 가보자고 해서.”
“앗, 어땠어요? 재미있었어요…?”
“그땐 별로…같이 가고 싶은 사람도 없었고.”


그래도 클럽을  번도 안 가본  아니라고 하니 살짝 놀랐어요.
저는 한국 클럽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고, 중국에서도 딱 한 번만 가보고 다신 안 갔거든요.
어지럽고 시끄럽고 잘 안 들리고 어둡고…그런 무드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한테는 조금 맘에 들지 않았어요. 조용한 게 더 취향이라고 해야 할까….


그치만 동생은 아직 어리고, 보통 동생 나잇대의 남자애들을 생각해보면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에 저는 동생을 클럽에 데려가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국에서는 안 가봤잖아요. 어때요? 음…누나랑 가는 거니까 오래는 안 가고 잠깐만? 구경한다고 생각하고…나 왜 그런지 클럽 가면 돈을 조금 주거든요. 돈을 줘도 가고 싶지는 않아서 안 갔는데, 한  정도 입장료는 되니까. 동생도 공짜로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많이 가봤어요?”
“아…그게, 친구들은 많이 갔는데…저, 저도…한번…이에요. 왠지   맞아서.”

…동생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엄마가 자주 클럽에 간다는  알고 있었어서 더 가기 싫었던 것도 있었어요.
왠지 조금 야한 춤을 추는 애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고…연기가 자욱한 게 마음에 안 들기도 했고.

“어때요? 한국인 유학생들 많이 가는 클럽이  근처에 있는데…전에 같이 간 빵집 있죠? 한국 브랜드가 들어온 거. 이 주변이 한국사람이 많아서, 너무 중국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국적인 면이 없지도 않아서…재미, 있어 할 것 같은데…?”

솔직히 확신은 하기 어려웠어요. 동생이 저처럼 클럽이 별로 맘에 안 들지도 모르니까요.
그치만 저는 다른 것보다 뚜렷한 이유가 하나 있어서 싫은 거였고, 동생은  그런 걸 모르니까 다를 거라는 생각에 말했더니, 동생은 가만히 저를 위아래로 살펴보다가 말했어요.

“그럼, 음…가볼래요.”
“앗, 그럼 오늘은 누나랑 클럽 가서 칵테일 먹고 놀다 오는 거예요!”

저는 동생도 가고 싶다고 하니 어째서인지 그렇게 가기 싫었던 클럽도 가고 싶어져서 동생이 잡고 있던 손목을 놨다가, 반대로 제가 옷자락을 잡고 끌고 갔어요.
정말로 거리가 멀지 않아서, 3분도 되지 않아서 클럽 앞에 도착했고…동생은 클럽 앞에서 두리번거리다가 저를 따라서 입구를 지나왔어요.
빌딩 앞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주변에서 한국어가 잔뜩 들리고 있고, 정말 여기가 중국이 맞나 하는 기분이 들어요.

입구에 가까이 다가가 양복을 입은 직원분에게 그대로 생각나는 대로 손을 내밀자 돈을 받지 않고 도장을 찍어줬어요.
그런데 돈을 주지 않길래, 전에는 이벤트 같은 거였고 오늘은 안 주는 건가 싶어서 지갑을 꺼내고 동생의 입장료를 내려 했더니 동생을 가만히 보던 직원이 그냥 통과하라면서 도장을 찍어줬어요.

“어…? 나랑 같이 와서 무료로 해주나 봐요.”
“아닌 것 같은데….”
“네?”
“아니, 그런 것 같다고요.”


무슨 말을 한  같았지만, 계단을 내려가면서부터 이미 잘 들리지 않았어요.
입구  카운터에는 다른 사람들이 입구 근처의 탈의실에 들어가기도 하고, 보관료를 내면서 가벼운 짐을 맡기고 있는 게 보였어요.

도난사건이 많다 보니 생긴 일 같은데, 간단하게 카드나 전화 정도만 들고 들어가서 맘대로 놀 수 있는 시스템이었어요.
저와 동생은 딱히 맡길 게 없다 보니 바로 안으로 들어갔고, 눈앞에 밖과는 완전히 다른 광경이 보였어요.
조명은 점점 어두워지고, 약간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완전히 불이 꺼져있는 지하 공간에서 보랏빛, 붉은빛, 푸른빛이 물결치듯이 붕, 붕,  하는 울림에 맞춰서 새어 나오고 있었어요.


여기까지 오자마자  쿵 쿵  하고 커다란 소리가 울리면서 점점 바로 옆에 있는 동생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가 되었고, 동생은 왠지 자욱한 연기에 놀라 주변을 둘러보고 있어서, 제가 동생의 어깨를 톡톡 치고 꾹 눌렀다가 그래도 제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는 것 같아서 제 귀를 손가락으로 톡톡 치고 입가에 손바닥을 세로로 대서…귓속말을 하고 싶다는  전해줬어요.


아직은 스테이지 쪽이 아니어서  소리를 질러야만 들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귓속말이 아니면 입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시끄러웠어요.
그리고 그제야 제 쪽으로 고개를 숙여 준 동생의 귀에 대고, 평소보다 좀 더 큰 소리로 말했어요.

“여긴 물담배를 많이 펴서 연기가 많아요. 칵테일 보러 갈래요? 거긴 조금 더 조용해요.”


동생은  말이 잘 들리지 않는 것인지 흠칫했다가, 귀에 대고 손바닥을 폈고,  안 들린다는 듯한 제스쳐에 웃어버린 제가 다시 귀에 대고 조금  크게 말해줬어요.

“여기는~물담배를~많이 펴요! 칵테일, 보러 가요!”

겨우  말을 이해한 동생이 저를 가만히 내려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저는 옷소매를 잡은 채 키가 훨씬 큰 동생을 끌고 다니면서 벽 쪽에 칵테일을 만들어주는 쪽으로 가 빈자리에 앉았어요.


그리고 그대로 가격을 봤다가…처음으로 클럽에서 칵테일을 주문해 보려  거지만 너무, 비싼 가격에 눈이 커지고…아무리 그래도 이 가격은 말도  되고, 비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에 조금 동생 눈치를 보다가 동생의 귀에 대고 말했어요.

“이, 이따가…집에서 누나가 칵테일 해줄까요? 잘은 못 하지만, 모히토는 자신 있는데….”
“어…왜요?”
“도, 돈…아까워서….”

그대로 동생에게 메뉴판을 보여주니 동생도 눈이 커져서는 어이가 없다는 얼굴이 되었어요.
정말로…한국 유학생들이 많이 오다 보니 가격도 현지에 맞지 않는 가격에서 좀 더 올린 가격으로 받고 있었어요.

동생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동의한 것인지 고개를 끄덕였고 도저히 이건 사줄 수가 없다는 생각에 저는 가장 저렴한 가격의 콜라를 시켰어요.
그러자 큰 잔에 콜라 한잔이 얼음을 정말 빽빽하게 가득 담아서 나왔어요…동생하고 서로 한 모금씩 마시자 콜라가 사라져 버렸고, 저는 이거  잔에 한국 돈으로 6천 원이 넘게 나갔다는 사실이 황당해서 동생을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었어요.

“가격 왜 이래요?”
“워, 원래 이런 곳이라고 듣긴 했는데…모르겠어요. 이렇게 비싼 곳이었구나….”
“비싸기보다는  수는 있을 것 같은데 돈이 아까운데요….”
“으, 응…이따가 집에서 칵테일 해 줘도 괜찮아요…? 미안해요.”
“…오히려  그게  좋은데.”
“앗, 너무 기대하지는 마요…집에 재료는 다 남아있지만, 완전  맘대로 만드는 거라서 이상할 수도 있어요.”

마침 예전에 만든 라임 청도 아직 몇 잔 만들어 마실  있을 정도로 남아있었고, 집에 가서 해먹어야겠다 하는 생각을 보며 동생하고 잠시 대화를 나누다가…쫓겨났어요.

“한 테이블당 하나씩 시켜도 10분밖에 못 앉아있는다는  좀 이상한 얘기 같아요.”
“…그렇게 장사하는 거겠죠. 오히려 앉아있는 사람이 잠깐 없어서 앉아있게 해 준 것 같죠?”


클럽은 제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장사방식이었어요…이걸 사서 먹고 논다니….
왠지 알아갈수록 클럽은 제가 느꼈던 것보다 더 별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기에 잔뜩 있는 사람들을 보면 분명 제가 취향에 안 맞을 뿐인 거라고 생각했어요.

동생과 저는 가만히  쪽에 서서 클럽 안을 구경했고, 계속해서 연기가 신경 쓰이는지 손을 공중에 휘젓던 동생이 조용한 쪽의 벽에서 저한테 물어봤어요.


“물담배라고 했죠? 이거 왜 이렇게 많이 피는 거예요?”
“으음…약간, 근육 이완 작용? 같은  있어서,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어서 그래요. 앗, 저런  피거나 하면 안 돼요…?”

몸에 안 좋다는 얘기도 없고, 중독성이 있다는 말도 못 들었지만…왠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 중 하나였어요.
중국에서는 물담배가 불법이 아니어서 지금처럼 클럽 내에서도 잔뜩 펴서 특유의 달콤한 연기 냄새가 가득하고, 술집에도 너무 늦게 가면 이렇게 연기가 가득해지는 곳이 있어서…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안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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