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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화 〉자격증 시험 치고 뒷풀이...(1) (26/156)



〈 26화 〉자격증 시험 치고 뒷풀이...(1)

시험  치고 오면 열심히 쳤다고 고생했다 해주려고, 케이크 사 오려고 했는데….
아마 그건 어려울  같았어요. 동생은 그런 제 얼굴을 보고 실망한 표정이 보인 것인지 갑자기 안절부절못하면서 말했어요.

“이, 일찍 돌아올게요.”
“어? 아니에요. 친구들하고 같이 재미있게 놀고 와요.”
“안 갈게요. 그냥 시험 치고 바로 올게요.”
“어?! 왜요? 아니, 놀고 와요! 친구들하고 꼭 놀고 와요!  안 마시고 오면 화낼 거예요?”

한 손으로 계속 입을 가린 채 혹시 정말로 바로 돌아올까 봐 저는 꼭 갔다 오라고 경고했어요.
대학에 붙게 되면 지금 친한 애들이 같이 공부하면서 과제도 같이 하고, 좋은 강의도 서로 공유하고 족보도 있으면 나눠  사이일 텐데, 그런 것들은 미리 친해져야만 가능한 거였어요.

동생은 잘생기고, 몸도 좋고…친구가 없거나 인기 없을 외모는 아니었지만, 조금 너무 고고해 보인다고 해야 하나…약간 저 애는 여자친구 있을 것 같으니까 고백 못 하겠어 같은 느낌이 드는 타입이어서 조금 걱정됐어요.

“진짜 갔다 와요…?”
“네,  갔다 와야 돼요?”

동생은 다시 한 번 묻고 나서야 제가 정말로 갔다 오기를 바란다는  알겠는지 고개를 끄덕이고는 현관문을 열었어요.
시험장까지 같이 가주고 싶지만…학원에서  같이 가기로 한 거로 알고 있어서 그럴 수는 없었어요.
그대로 나가려던 동생은 갑자기 멈춰 서더니…뒤를 돌아보고는 굉장히, 아까부터  궁금했지만 참고 있던 걸 묻는 것처럼 살짝 눈살을 찌푸리면서 물어봤어요.

“알았어요. 저기 근데…왜 자꾸  가리고 있는거예요?”
“앗, 어…마,  못해요.”

저는 얼굴에 갑자기 열이 확 올라서…시선을 피하고 현관문을 빨리 닫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동생이 그대로 문고리를 잡더니, 닫지 못하게 하고는 오히려 더 끈질기게 물어왔어요….

“말 못할 일이에요? 왜요?”
“아, 안돼요. 말 안 해요.”
“절대로? 말하기 싫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왠지 진짜 말 안 해줄 거야? 하는 듯한 눈빛이…말을 안 해주면 속상해하고 삐질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저는 결국…말해주기 너무 부끄럽지만, 양손으로 입을 가린 채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로…왜 이러는 건지 얘기해줬어요.

“그, 냄새, 난단 말이에요…남자애는, 정액 냄새 싫어하잖아요…아직, 양치…두 번 했는데 아직….”
“어…?”
“이, 이따가 민트 차 잔뜩 마실 거예요. 이따가 저녁에는  가릴 거니까…웃지 마요?!”

동생은 피식 웃더니 그대로 히죽거리면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서 갔다 오겠다는 듯 손을 흔들었어요.
저는 그 모습이 얄미워서 아무  안 해주려다가…혹시나 시험을 치는데 영향 갈까 봐 손을 흔들어 주면서…그러면서도 눈은  마주쳐주고 고개를 돌리면서 입을 가리고 말했어요.

“시험 잘 치고, 이따 봐요.”
“네에~”

그리고 저는 곧바로 양치를 한  더 한 뒤, 민트차를 배가 부를 때 까지 마셨어요.
입에 잔뜩   삼키지 않고 가만있다가 조금씩 삼키면서…계속.
왠지 모르게 계속 그래도 정액 맛이 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어요.




저녁이 될 때쯤, 먼저 식사 거리를 만들어서 혼자 식사하고 보니…이 시간에 혼자 있는 건 굉장히 오랜만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혼자 있던 시간에 비하면 잠깐 같이 있었던 것뿐인데…벌써 없으면 이렇게나 허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기분이 굉장히 이상해졌고, 자꾸 지금쯤은 뭘 하려나 싶으면서도 방해가 될까 봐 핸드폰을 봤다가도 메시지는 보내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갔어요.

[시험 치러 들어가요]
[화이팅! 화이팅!]
[잘 치면 상 있어요?]
[어…있어요!  보고 와요!]

어느새 시간은 쭉쭉 흘러버려서…오후 4시부터 보는 시험이 끝나고, 핸드폰에는 동생에게서 벌써 시험을 다 쳤고 다 같이 당구장에 갔다가, 술을 마시러 갈 것 같다는 메시지가  있었어요.

그전에는 피시방을 갈 것 같다고 했는데…중국에서는 피시방을 가려면 신분증이 필요했고, 동생의 여권은 집에 있었어요.
혹시나 싶었지만 역시, 동생 말고도 몇몇 때문에 당구장으로 장소를 옮긴 것 같았어요.
그대로 술을 마시고 있을 때쯤…저는 동생이 술을 마시는 게 제게 있어서는 처음이라는 생각에 왠지 걱정돼서 전화를 걸었어요.

[어? 뭐야, 뭐야, 아~여보세요~?]
“어? 여, 여보세요…?”

그런데 왠지, 굉장히 시끄러운 데다가…이상하게 동생이 아닌  같은 목소리가 들렸어요.
술 취해서 뭔가 달라진 건가 싶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어요.

[아~우와, 목소리 장난 아니다! 와!]
“어? 어…? 죄송한데  잘못 건 것 같아서….”

다른 사람한테 잘못 걸었나…? 우연히 한국 사람한테 걸린 걸까? 해서 화면을 보니, ‘동생’ 이라는 글자가 보였어요.
전화는 잘못 건  아닌데, 다른 사람이 받은 걸까 하고 생각하니 왜 다른사람이 받지…혹시 너무 취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나~우리 지금 치킨집인데! 지하철 옆에 한국 치킨집 알아요? 짜장면도 파는 곳~]
“어…? 알긴, 아는데….”
[그럼 거기로 와요~완전 재미있게 놀고 있으니까!]
“어?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대로 전화가 끊어졌어요.
전화를 다시  번  걸어봤지만, 받지 않았어요.
…혹시 정말로 술에 약해서 정신을 잃기라도 한 걸까 하는 걱정이 들어서 저는 어떡하나 고민하다가…옷을 갈아입기 시작했어요.
저도 술에 굉장히 약해서, 동생도 어쩌면 저만큼 약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걱정됐어요.

정말 오랜만에 운동복이나 편한 옷이 아니고…밤인 데다가, 동생 친구들이  거라는 생각에 예전에 친구가 어울릴 거라고 사준 터틀넥 미니 원피스…그래도 나름 제가 생각하기에는 예쁜 옷을 꺼내 입고, 약간이지만 화장을 하고…머리를 묶어 올려서 나갈 준비를 했어요.
술집은 대학가인 만큼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았고, 걸어서 가도 15분 안에는 도착할 거리였어요. 저도 대학에 다닐  몇 번인가 가본 적 있는 곳이었고, 한국인이 하는 한인 술집이에요.

특이하게도 짜장면하고 치킨을 같이 파는…한류 드라마를 보고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 싶어하는 중국인들에게도 인기 있고, 한국 유학생들도 자주 오는…그런 술집이었어요.
얼마 되지 않아 술집 앞에 도착한 저는 조금은 빠른 걸음 계단을 올라가 2층의…동생이 있다는 술집으로 찾아갔어요.

“어?”
“어…?”

그리고 올라가자마자 테이블 안쪽에 앉아있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입구 쪽을 바라본 동생과 눈이 마주쳤어요.
동생은 집에 나갈 때와 같은 옷을 입고 있었지만…묘하게 그 술집의 조명에 비춰 보이니 현관에서 봤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에, 다른 옷처럼 보였어요.

검은색 항공점퍼에 검은 셔츠, 그리고 청바지…그러고 보니 검은색 위주로 입은  묘하게 저랑 색을 맞춘  같아 보이게 되었어요.
일어선다면 청바지 때문에 다르게 보일테지만, 앉아있다 보니 상체만 보여서 그런 것 같기도 했어요.

저는 걱정한 것과는 다르게 너무 멀쩡해 보이는 동생의 모습에 놀랐고, 동생의 주변에 있던 친구들은 다들 동생이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한곳에 시선이 고정되어있으니 동생의 시선을 따라서 저를 바라봤어요.
그리고 저는 왠지 이상해서…천천히 걸어서 테이블 옆으로 갔고, 테이블에 앉은 동생을 드물게 내려다보면서 동생의 친구들한테 인사했어요.

“아, 안녕하세요. 전에 봤던 분들도 있고 오늘 처음 뵙는 분들도 많네요.”
“어? 우와! 진짜 이분이 누나야?”
“와~소문으로만 듣던, 와, 우와. 어…언니…맞죠? 뭔가, 어려 보여….”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어? 근데 여긴 갑자기 왜 온 거에요…?”
“비켜봐.”
“어? 어어….”

한 명이 그렇게 말했고, 동생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안쪽에서 나왔고,  옆에 가까이 와서 서더니 저와 친구들이 앉은 테이블 사이에 서서 저를 완전히 가려버리면서 물어봤어요

“여긴 왜 왔어요?”
“어? 그게…걱정돼서.”
“걱정요?”
“네…호, 혹시 술 많이 취한 걸까 해서요. 친구들 있다고 하니까….”
“옷은…왜.”
“앗, 이런 거 입은 거 보여준  없죠…이상해요?”

친구는 어울린다고 했지만, 뭔가 밑으로 갈수록 꽉 조이는 것 같은 핏이 부끄러워서 안 입고 있던 옷이었어요.
졸업 후에는 정말 옷 대부분이 운동복이 되어버려서 가지고 있는  중에서는 그나마 대학생 같아 보일만 하고 보풀도 일어나지 않았고 가장 깔끔하고 예뻐 보일 것 같은 옷이라서 입은 건데…왠지 동생은 대답해주지 않고 가만히 내려다봤어요.

“여, 역시 이상하죠?”
“아뇨…잘 어울려요.”
“와~사이 좋다. 그런데 누나랑 존댓말 왜 하는 거야?”

왠지  어울린다는 귓가가 간지러워져서, 술집의 살짝 어두운 보랏빛 조명이 얼굴이 붉어진  가려줄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하는 그때, 왠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렸어요.

“내가 존댓말을 하든 반말하든 무슨 상관인데.”
“그냥~좀 웃기잖아. 그치?”

저는 왠지…사람 사이에 관계를 잘하진 못하지만 묘하게 주변 분위기나 감정을 예민하게 느끼는  있어서, 동생의 친구들이 약간 질려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뭐랄까, 저거 또 저런다 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왠지 잔뜩 취해 보이는 모습의 남자애가 그런 말을 해서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어요.

“어…혹시 아까 전화 받았던 분이세요?”
“전화?”
“아~내가 아까 너 전화 오길래 받았어. 아까 화장실 갔다 왔잖아.”
“내 전화를 왜 니가 맘대로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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