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 〉남동생이라는 남자와 동거 (1)
엄마가 이혼한 뒤로 몇 번인가 이혼할 거면 왜 결혼하나 싶었던 제가 질문하니, 엄마는 아빠의 외모에 반했다는 말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어릴 때에는 잘 몰랐지만, 확실히 아빠는 꽤 잘 생긴 편이었고, 저는 약간 둘 사이에서 좋은 점보다는 좋지 않은 점들을 많이 닮은 느낌이었어요.
키는 크지 않은데 얼굴형도 그렇게 여성스럽다기보다는…개인적으로 섹시하다기보다는 조금 순수해 보이기도, 바보같아 보이기도 하는 얼굴이었어요.
목소리는 엄마를 닮아서 예쁜 편이었지만 얼굴은 아빠를 좀 더 닮았다는 말을 들었어요. 약간 선이 굵은 쪽이었고 눈썹도 좀 두꺼웠어요.
가슴이 크지도 않았고, 다만 골반은 꽤 큰 편이었어요.
운동을 꾸준히 한 탓인지 몸매가 안 좋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남동생은 그런 저와 조금 닮았지만 달랐어요. 허스키하면서도 살짝 귀여운 목소리에, 넓은 어깨와 큰 키부터, 특히 키가 너무 차이나서 가만히 보고있으면 정말 내 동생이 맞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고는 했어요.
이런 외모에 대한 것들은 그냥 남동생을 보고 침대에 누워있을 때 문득 든 생각이었어요.
아빠를 본지도 오래되었지만, 남동생이 만약 아빠를 많이 닮은 거라면 엄마가 반할 만도 했다 싶었어요.
다만, 그렇게 반한 남자를 두고 바람을 핀 엄마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고, 좀 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불신하게 되었어요.
그날 이후로 계속해서 전 이상할 정도로 동생의 외모를 많이 살펴봤어요.
동생은 아무리 봐도 굉장히 묘한 외모였어요.
날렵하면서도 굵은 선이라고 해야 하나, 연하 같으면서도 남자다운 매력이 있는 얼굴이어서 남동생 같은데도 남자다운? 특이한 느낌이 들었어요.
도착하고 바로 다음 날부터 동생은 공부를 시작했어요.
같이 가기로 한 학원에 가서 등록을 도와주고, 중국에서 파는 맥도날드를 사주기도 했어요.
한국과는 메뉴가 조금씩 다르고 중국 맥도날드에는 특유의 ‘북경 닭고기 말이’ 라는 특이한 메뉴가 있었어요.
제가 꽤 좋아하는 메뉴였는데, 동생도 신기해하면서 먹었고 콜라 맛이 조금 다르다고 하기도 했어요.
여러 가지로 동생은 중국으로 오게 된 게 굉장히 신기하다고 했어요.
공기도 의외로 이 정도면 괜찮다 하기도 했고요.
음…뭐, 그때 당시에는 중국 내의 정책으로 다른 도시는 모르지만, 북경의 공기는 좋게 유지하는…이상한 짓을 하고 있었어서 비교적 좋아진 상태였어요.
그 이후 동생의 일상은 굉장히 규칙적이게 정해져서, 아침에 일어나면 학원에 갔다가 점심에는 집에 돌아와 같이 식사를 했어요.
원래는 저녁까지 학원에 있기로 생각했던 건데, 교육과정을 보고 이 정도면 나도 가르칠 수 있겠는데? 싶어서, 동생한테 한번 상의를 해 봤었어요.
“면접은 학원에서 더 잘 가르칠 테지만, 작문을 봐 주거나 중국어 자격증 준비를 하는 건 나도 가르쳐 줄 수 있는 수준인 것 같은데…음, 나도 지금은 딱히 취업하거나 하지 않았으니까 어때요? 내가 가르쳐주고…대신 남는 학원비로 주말마다 중국이 어떤지 한번 구경하고 다녀 볼래요?”
“어? 그래도 괜찮…을까요?”
동생도 꽤 괜찮은 생각이다 싶었던 것 같았어서 그 후로는 저녁마다 제가 동생 방에서 과외를 해 주고, 시험을 풀게 한 뒤 그동안 저녁준비를 하고, 식사를 끝낸 뒤 채점, 너무 늦기 전에 옷을 차려입고 밖에 나가 조깅을 했어요.
“어…이거 혹시 김치맛 감자칩이에요?”
“아, 그거 맛있는데. 한번 먹어볼래…요?”
“이건? 설마….”
“어…오이맛이에요. 그거 먹지 마세요. 아니다, 한번 도전해봐도 괜찮긴 한데….”
제게 있어 운동은 살을 빼기보다는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거에 가까워져 있어서 조깅을 하고 난 뒤에는 먹고 싶은걸 사러 편의점에 들르고는 했는데 그때마다 동생은 조금 특이한 것들을 먹어보면서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왜 한국 세븐일레븐에서는 오뎅을 안 팔지…?”
“어? 안 팔았었나…? 팔지 않아요?”
“아니, 파는데…이거랑, 이거는 안 팔고. 그리고 여기는 실시간으로 계속 조리하는 걸 팔잖아요.”
“아, 여기에서는 세븐일레븐이 회사원들의 점심식사 식당 같은 느낌이 강하거든요. 점심에는 참 식당처럼 밥이랑 반찬들도 다 해서 팔아요. 이쪽 코너가 그거고, 지금은 밤이라서 닫고 있는 거예요. 내일은 도시락 여기에서 산 거 하나같이 해서 싸줄까요?”
“어, 네. 근데 진짜 도시락 안 싸 줘도 되는데….”
“나도 심심하고, 싸 주고 싶어서 싸 주는 거니까 괜찮아요.”
제 일상도 점점 동생에 맞춰져 갔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동생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샤워하고, 아침밥을 해주고 같이 밥을 먹은 뒤에 도시락을 싸주고, 잘 다녀오라고 인사하고 집 안 청소…동생의 방도 같이 청소해주고 빨래하고, 속옷은 상하면 안 되니까 따로 손빨래를 해주고…제 빨랫감하고 같이 해서 창고로 쓰는 방에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잘 널어놨어요.
창고라고 하지만…원래는 엄마의 전 남자친구가 얼마간 머무를 때 쓰던 방이었어요.
“으읏, 흐응…앗, 하아, 응….”
그리고…집안일을 다 하고 난 후에는 동생이 오후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기 전에…제 방에 가서…기구들을 꺼내서 자위했어요.
원래 남동생이 오기 전에는 매일같이 자위하고는 했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였어요.
격하게 움직이는 쪽도 아니어서 소리가 엄청나거나 하진 않았지만…확실히 저는 욕구가 많은 것인지 아니면 잘 느끼는건지…한번 자위를 하면 이상하게 물웅덩이가 생기고, 잠깐 정신을 놓으면 침을 흘리는 게 버릇이라…아예 처음부터 옷을 벗고 자위하는 게 습관이 되어있었어요.
남동생이 집에 있을 때는 절대 할 수 없는 천박한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늘 절대 들키지 않을만한 시간인 이 시간대에 자위를 하게 되었어요.
자위는 흡착형 딜도 위에 완전히 앉아서 가만히 있는 채로 새티스파이어라는 클리를 흡입하며 자극을 주는 진동기를 대고 있는 게 끝이었어요.
그걸 뗐다 붙였다 하면서 조금씩 절정감을 조절하며 하는 게 다인데,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럽게 절정 할 수 있었어요.
가끔씩은, 허리를 직접 움직이기도 했지만…이상하게 제 몸은 그런 안쪽을 긁어내는 자극에 굉장히 약했고, 왠지 내가 너무 짐승처럼 느껴져서 하지 않았어요.
자위를 다 하고 나면 미리 깔아둔 수건으로 바닥을 닦은 뒤, 땀을 씻어내기 위해 샤워를 했어요.
그때 쯤이면 동생이 학원에서 돌아올 때라서, 가끔은 샤워 도중에 동생이 집에 먼저 도착하기도 했어요.
가끔 생각보다 일찍 돌아오거나, 제 자위시간이 길어지면 제방의 자위기구들을 채 다 정리하지 못했을 때 돌아오기도 했지만, 그럴 때는 땀에 젖은 머리를 대충 풀어헤치고 간단하게 입을 수 있는 돌핀팬츠랑 티 정도만 입고 방에서 홈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고 말하고는 했어요.
동생도 딱히 의심하는 것 같진 않았어요.
저녁이 되면 안경을 끼고 동생의 방으로 가 과외를 해줬어요.
원래는 끼지 않았지만…대학교를 졸업하면서 계속해서 밤을 새우고 논문을 쓰다 보니 어느 순간엔가 눈이 안 좋아져서, 가까이에서 문자를 오래 봐야 할 때만 아주 약간만 교정해주는 안경을 썼어요.
처음엔 동생이 선생님 기분 내는 것 같다고, 묘하게 이미지가 달라서 더 잘 가르치는 것 같다고 놀리듯 말하기도 했어요.
침대에 앉아서 책상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동생을 보면 좀 묘한 기분이었어요.
이 사람이 정말 내 동생이라니 싶었어요.
사실 아무리 동생으로 생각해보려 해도 동생으로 느껴지지가 않았어요.
눈앞에 없으면 나한테도 동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실제로 눈앞에 두면 이 사람이? 하고 현실감이 안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주말이 되면 같이 놀러 나갈 준비를 하고 맛있는 식당에 가거나, 주문을 중국어로 해보게끔 시키거나 지하철을 혼자 타보라고 하고 옆에서 보고 있거나, 계산을 해 보라고 하거나, 중국의 쇼핑센터에 데려가거나….
가끔은 계속 펜을 잡아서 팔하고 어깨가 아플까 봐 주물러주기도 하고, 계속 앉아있으니 허리에 안 좋을까 봐 침대에 눕게 해서 허리를 주물러 주기도 하고, 운동을 안 하면 안 좋으니까 날씨가 좋으면 조깅하자고 데리고 나가고, 영양제도 잊지 않게 먹여주고….
그런 일상들을 남동생이 온 뒤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하는 한국인 친구에게 얘기해 주니 굉장히 황당해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차려주고, 잘 다녀오라고 해주고 도시락을 싸 준다는 말부터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아? 하고 황당해 하던 친구는 계속 말해보라고 하더니 눈썹이 일그러졌다가, 시선이 이상한 곳을 향했다가, 말이 끝나갈 때쯤에는 정말 어이가 없다는표정을 하면서 말했어요.
“…아니, 그건 남동생이 아니라 남편 아냐?”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미쳤다 진짜, 너 그거야? 그 남동생 엄청 좋아하는 그 뭐지? 그거 있는데…무슨 컴플렉스라고.”
“그게 뭐야. 뭔지 모르지만 그런 거 아니야. 입학시험 준비하느라 공부하는데 중국까지 와서 얼마나 외롭고 힘들겠어. 거기다 나랑은.”
“15년 만에 본 누나고 말야. 와~뭐, 그래. 그렇게 잘 해주려 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닌데…조심해야 되는 거 아냐?”
그리고 친구가 약간 이런 말 해도 되나? 하는 투로 잠깐 입을 다물다가 가까이 오라는 듯 손가락질을했고, 가까이 다가가니 주변을 살펴봤어요.
“야아, 여기 어차피 한국말 알아듣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왜 그래.”
“다른 유학생이 들으면 이상한 얘기잖아. 아무튼, 남동생이라고는 해도 걔 나이대가 이제 막 고등학생 끝난 거 아냐? 남고생 성욕이 엄청나잖아. 너 조심해야 되는 거 아냐?”
“그게 무슨 소리야?”
“와아~진짜, 넌 왜 생긴 건 이런 애가 남자를 이렇게 몰라? 나한테 이 몸 좀 빌려주면 안 돼? 이 말을 해도 못 알아듣네.”
“아니…무슨얘긴데 진짜로, 놀리지 말고.”
친구는 주변 사람들이 다들 못 알아들을 걸 알고있어도, 사람들이 많은 술집에서 이런 말을 하기는 민망한건지 얼굴이 빨개져서 말했어요.
“그…너 동생이, 지금 한창 성욕이 넘칠 텐데 너 보고 안 쌓이겠냐구…남자들은 쌓이면 빼내야 되잖아.”
“너 지금 남에 동생 가지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아이고, 봐봐 이게 남편 아니면 뭐야. 야! 난 오빠 방에서 정액 냄새 날 때마다 코 막고 들어가서 딸 적당히 치라고 머리 때리고 간다고. 이게 원래 정상적인 남매야. 너 그러는 건 이상한 거고.”
남자는 늘 쌓이게 되고, 자주 빼내 주지 않으면 멋대로 흥분해버려서 힘들다는 건 저도 인터넷을 통해서 배운 성적인 지식에 속했어요.
하지만 설마 동생이 그럴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고, 친구의 말을 듣고도 열심히 공부하느라 바쁜데 언제 그러겠냐는 생각만 했어요.
“쓰레기통도 자주 비워다 준다고 했지? 아니 봐봐. 애초에 이거부터 이상한데 나는…? 그 방 쓰레기통 얼마만 해? 그게 그렇게 빨리 찬다고…? 아니지, 아~그냥 넌 이래야 이해하겠다. 아예 자그마한 쓰레기통으로 바꿔줘 봐. 큰 쓰레기는 못 넣을만한 크기로. 그럼 휴지만 넣겠지? 어차피 거실에 쓰레기통 따로 또 둔다면서? 그렇게 하고 휴지가 빠르게 가득 찬다? 자위 엄청 하는 거지.”
“아니…아까부터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그리고 그런 걸 왜 아는 건데?”
“묻지마. 나도 알고 싶지 않았으니까…잠깐만, 우리 왜 이런 얘기 하고있는거야? 이거 그만 얘기하자. 내가 너무 쓰레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