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화 〉 *** 3부 시작 *** 입대를 하다.
* * *
[기억의 일부를 차단합니다.]
[새로운 게임으로 입장을 합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여인들을 잔뜩 껴안고 깊은 잠을 자고 있던 중 몇 개의 글자들이 내 앞을 스쳐 지나갔다.
너무 졸렸던 나는 그 안내를 무시하고 계속 잠을 잤다.
무시하지 않아도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기에 그냥 외면한 거다.
나는 푹 잠을 잤고, 누군가 나를 깨우는 소리에 정신이 돌아왔다.
“오빠. 일어나. 오늘 입대하는 날이잖아.”
입대? 이런 재미없는 농담은 빈말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참. 일어나라니까.”
확. 갑자기 이불이 사라졌다.
놀라서 눈을 떴다.
내 앞에는 작고 귀여운 여자 아이 하나가 있었다.
“넌 윤지?”
“당연한 걸 왜 물어?”
나는 이 여자를 처음 보는데 누구인지 알겠다.
윤지는 엄마가 나 다음으로 입양한 동생이다.
‘새로운 기억을 넣어주고 이 세상으로 온 모양인데?’
근데 기억이 좀 제한적이다. 엄마와 동생 윤지에 대한 기억은 있는데, 어제 내가 뭘 했는지 같은 기억은 전혀 없다.
“입대라니.... 그게 무슨 말?”
얼굴이 어두워진 윤지.
동생은 고개를 푹 떨어트렸다.
“미안 오빠.”
찌릿.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윤지는 얼마 전 친구들과 다툼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싸움이 생겼고, 윤지가 친구를 때렸다.
나는 맞지 않고 때린 건 좋은 거라 말했다.
그리고 호탕하게 외쳤다.
걱정하지 마. 오빠가 다 책임질 게.
이곳 세상에서 우리는 가난하다.
아이가 좋아 둘이나 입양을 한 엄마 김윤미는 큰 사기를 당해 갑자기 형편이 나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지금 하는 미용실도 장사가 잘 되지 않아서 돈이 필요해진 처지이다.
집에 목돈이 필요해져 난 입대를 결정했다.
남자가 군에 입대를 하면 정부에서 일시금으로 오천만원을 주기 때문이다.
그만큼 남자가 군에 입대하는 경우는 특별했고 잘 없었다.
얼마 전 오천을 받은 나는 동생의 합의금으로 몇 백을 쓰고 나머지는 모두 엄마 김윤미에게 주었다.
나를 안고 미안하다고 울던 엄마에게 ‘괜찮아. 이렇게 키워줬잖아.’라고 말을 했던 기억이 생겨났다.
그러니까 난....... 무조건 군대에 가야 한다.
제기랄!
*****
엄마가 차려놓은 다양한 음식을 떠서 먹었다.
‘돌을 씹는 기분인데?’
군대에 간다고 생각하니까 이 맛있는 음식들이 잘 넘어가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발기도 하지 않는다. 내가 누군데..... 자지도 힘을 잃은 거다.
그만큼 군에 들어간다는 건 싫었다.
짧은 머리에 반항기가 있는 윤지는 티격태격하며 따먹고 싶은 그런 동생이다.
펌을 한 긴 머리와 섹시한 느낌이 강한 엄마는 남자를 자극하는 뭔가를 지닌 여자이다.
그런데 지금 난 이런 엄마와 동생을 보고도 성인군자가 되어버린 듯 꼴리지 않는다.
‘이게 군대의 힘인가?!’
조금 전까지 난 군에 가지 않을 방법을 궁리했으나 이젠 깔끔하게 포기했다.
메인 미션.
군에 입대하여 즐거운 군 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 입대하지 않을 경우 사망하게 됩니다.
밥을 먹을 때 내 앞에 나타난 미션.
이곳 세상에 있게 된 이상 무조건 입대를 해야 한다.
괴롭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군대에 간다. 시발!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가 끝났다.
사회에 있을 땐 귀한 줄 모르지만 훈련병이 되면 무엇보다 간절해진다는 콜라를 벌컥벌컥 마신 후 입대할 모든 준비를 끝냈다.
남자의 경우 입대자가 워낙 적어서 의정부에 있는 교육 부대 하나에서만 입대를 받는다고 한다.
엄마 김윤미 대신 동생 윤지가 운전대를 잡았다. 엄마는 입대하는 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큰지 눈물만 흘리고 있어 운전을 할 수가 없는 지경이기 때문이다.
“윤지야. 운전할 때 잡생각은 하지 마.”
“....어. 오빠.”
윤지도 눈시울이 붉어졌기에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우리 가족은 의정부의 어느 부대 앞에 도착했다.
남자도 할 수 있다. 군인이 되려는 여러 신사들을 우리 군은 뜨겁게 환영합니다.
크게 적힌 현수막이 보인다.
“두 사람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안 되겠다. 나 혼자 들어갈게. 가 봐.”
“그..그래도.”
“진짜 괜찮아서 그래.”
나는 엄마 김윤미를 껴안았다.
그녀의 커다란 가슴이 느껴진다. 자지가 커지려고 한다.
계속 발기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렇게 몸이 닿으면 서기는 한다.
다행이다.
이번에는 동생 윤지를 안았다. 엄마를 안으며 이미 커졌던 자지는 윤지의 몸에서 나오는 체향이 코로 들어가자 금방 단단해졌다.
“오빠. 조심해. 흑. 흑.”
나는 안고 있던 윤지를 놓았다.
“간다!”
마음 약해지기 싫어서 바로 훈련소를 통과했다.
형식적인 입소식이 빠르게 끝났고, 가족들은 모두 밖으로 나갔다.
올해 입대하는 네 번째 남자 기수 300명과 군인 여성들만 남은 상황이다.
입대자의 가족이 모두 나가고 부대의 문이 닫혔다. 이곳이 군대라는 걸 증명하듯 다들 얼굴 표정이 변했다.
‘훈육’이라 적힌 빨간 헬맷을 쓴 여자가 크게 외쳤다.
“여러분은 남자가 아닙니다. 군인입니다. 이제부터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대접받던 거 생각하면 큰일이 날 겁니다. 이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목소리 봐라. 모두 대가리 박아!”
남자 훈련생들은 훈육 조교의 말에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이고 머리를 박지 않았다.
나는 박을 수 있으나 남들이 하지 않기에 따라서 가만히 있었다. 먼저 나서서 한다고 돌아오는 혜택은 없다. 그게 군대다.
“이 새끼들이. 남자라고 정신을 못 차리지? 조교 앞으로!”
“예!”
그녀의 말에 ‘조교’라는 글자가 적힌 검은색 모자를 조교들이 우르르 앞으로 나와 남자들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다.
“머리 박아!”
“박으라고 이 남자 새끼들아.”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달라진 세상이라 그런지 남자들의 일부는 여기가 군대임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적당히 눈치를 보다 머리를 박았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대부분이 머리를 박았다.
다들 체력이 저질이라 머리를 박고 10초도 버티질 못했다.
하지만 난 신체능력에 영향을 받지 않았기에 머리 박는 건 힘들지 않았다.
“일어서!”
“앉아.”
“좌로 굴러.”
“우로 굴러.”
시작부터 기선을 제압하고 싶은지 남자들을 열심히 굴린다.
몇 차례 교육을 받은 후 혼이 빠진 우리 남자들.
“잠시 쉬도록 합니다. 조교 인솔 하에 생활실로 이동합니다.”
정해진 생활실로 들어왔다.
군복과 군화 각종 보급품을 지급받은 우리는 조용히 생활실에서 대기했다.
*****
의료 장교 조희연 대위는 기분이 좋았다.
“신병들 하나씩 들어오라고 해.”
“예. 알겠습니다.”
그녀의 전령을 담당하는 병사가 밖으로 나갔다.
“지금부터 질병 검사를 시작합니다.”
그녀가 말하자 주변에 있던 조교들이 생활실에 있는 훈련병을 하나씩 불러 의무실로 데려갔다.
조희연의 앞으로 001번이라는 명찰이 붙은 훈련병 하나가 들어왔다.
자잘한 검사는 병사들이 한다.
조희연이 하는 건 다른 검사이다.
이곳이 군대라서 꼭 해야만 하는 검사이다.
“너 성병 있어?”
“어..없습니다.”
“그래도 확인은 해야 해. 여긴 군대거든. 내가 쳐다본다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알겠어?”
“아...알겠습니다.”
조희연은 기뻤다. 이 맛에 여기 있기 때문이다.
“바지랑 팬티 내려.”
덜덜 떨던 1번 훈련병이 바지를 내렸다.
남자가 입대를 하면 어떤 수치스러운 일이 있는지 그도 들었기에 부끄러워도 바지를 내리는 거다. 이걸 할 수가 없으면 입대는 포기해야 한다.
그의 작은 고추가 나왔다
조희연은 자신의 엄지보다 작아 보이는 고추에 실망했다. 이건 발기해도 얼마 되지 않을 게 분명하다.
라텍스 장갑을 낀 조희연은 손을 내밀어 남자의 성기를 잡았다.
작은 고추라 흥이 식은 그녀는 빠르게 확인했다.
“이상 없네. 가 봐.”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희연의 검사가 시작되었다.
‘자지를 많이 봐서 좋기는 한데, 왜 이렇게 멋진 남자가 없을까?’
조희연은 세상에서 자지를 가장 많이 보는 여자 중 하나이다. 친구들은 항상 그녀에게 부러움을 보이고는 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년들.’
조희연은 남자의 자지를 많이 봤다. 술자리에서 항상 자랑하며 부심을 부리는 그녀이다.
하지만 그녀는 많은 자지를 봄으로 인하여 남자를 사귀지 못하게 되었다.
곱상하게 생긴 남자를 벗기면 조그마한 자지가 있을 거라는 트라우마가 생겼기 때문이다.
고작 이걸 보지에 넣는다고 생각하면 뭐가 재미있을까 싶다. 남자를 만나면 친구들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자랑하는 걸 제외하면 내세울 무언가가 전혀 없다는 거다.
‘누구보다 대물은 없다는 걸 잘 아는 년이 대물을 보려고 용을 쓰고 있잖아. 나도 참 미친년이다. 미친년이야.’
조희연은 언젠가는 거대한 자지를 보게 되는 날이 올 거라고 상상했다.
그녀가 이곳에서 장교를 하는 목적이 그것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내가 반드시 대물 자지 하나는 보고 전역한다.’
터벅터벅.
다음 훈련병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상하게도 소리부터 달랐다.
조희연은 기록부를 다음으로 넘겼다.
‘금태양? 선천적 금발증이 있네? 이럼 너무 튈 텐데.... 군 생활이 쉽진 않겠다.’
그녀의 짧은 생각이 정리가 될 때 100번째 훈령병이 들어왔다.
“바지랑 팬티 내려.”
조희연은 늘 그랬듯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최대한 기계적으로 말했다.
100번째 훈령병은 자연스럽게 바지와 팬티를 내렸다.
‘이상한데?’
지금까지 무수한 훈련병을 봤지만 이렇게 태연하고 당당하게 바지를 내리는 남자는 없었다. 남자니까 이건 당연한 거라 여기던 조희연이 살짝 당황했다.
금태양은 남자인데 당당하다. 혹시 약이라도 했나 싶은 기분이 들 정도이다.
그녀는 바지를 내린 금태양의 그곳을 바라보았다.
‘헉!’
축 늘어져있는 거대한 자지.
‘휴...흉기?’
남자의 자지를 보고 흉기를 연상하게 될 줄은 몰랐다.
풋풋하다. 귀엽다. 상큼하다.
이런 것들이 남자의 자지를 상징하는 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