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8화 〉 이상한 여자 (88/121)

〈 88화 〉 이상한 여자

* * *

마트의 식품 코너 뒤편에 마련된 조리가 가능한 공간.

이곳은 재능이 가장 없는 달리 표현하면 쓰임이 잘 없는 여자들을 모아 놓고 잡다한 일을 시키는 곳이다. 식당에서 유일하게 대접을 받는 사람은 저기 구석에 서서 매서운 눈빛으로 다른 여자들에게 우악스럽게 명령을 내리는 뚱뚱하고 험악하게 생긴 주방장 아줌마 송씨 하나에 불과하다.

“빨리 움직여. 이제 점심이야. 이 썩을 년들아!”

오늘도 여지없이 걸걸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분주하고 살벌한 주방이다.

‘여긴 진짜 최하야!’

주방장 송씨는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둔 통에 머리를 박으라고 명령을 내리고, 김치로 싸다구를 때리기도 한다. 드라마에서 보던 걸 실제로 볼 수 있는 현장이라는 거다. 여기가 드라마와 차이가 있다면 이곳에서는 사람 때린 김치를 버리지 않고 먹인다는 거 정도다. 음식이 귀한 세상이 되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인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이곳에 오는 걸 싫어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능이 없는 여자들만 모인 곳이라 그런지 미색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여자들이 태반이다. 그런 탓에 나 같은 괜찮은 외모의 남자만 보면 환장하고 바라본다.

지금도 일을 하면서 틈틈이 나를 훔쳐보느라 여념이 없는 여자들.

혹시나 몰라서 와봤기에 대충 둘러보고 나가려던 중 나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여자를 발견했다. 상큼하고 풋풋한 그런 느낌을 물씬 풍기는 하얀 피부의 매력적인 여자였다.

‘전혀 기대도 하지 않던 식당에서 이런 미녀를 만날 수 있다니. 오늘 운세가 너무 좋잖아!’

내가 응시하던 식당 중간에 쪼그리고 앉아 감자와 당근을 깎던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적당히 큰 키를 가진 그녀의 전체 실루엣이 내 눈에 보였다.

‘어라? 이게 뭐야?! 교복?!’

자세히 보니 저 여자는 교복을 입고 있다. 나는 저절로 긴장부터 했다.

교복은 미성년자의 상징이다. 내가 아무리 양아치라도 절대로 미성년자는 건드리지 않는다. 내가 도덕적인 사람이라 그런 건 당연히 아니다. 여긴 게임 세상이라 미성년자를 건드릴 용기가 나지 않아서다.

‘아아. 존나 아쉽네!’

나는 너무 아쉬워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구차하다는 걸 알지만 그녀에게 다가갔다.

“거기 너 이쪽으로 와!”

내가 남자라 해도 서열 4위라는 위치가 변하지는 않는다. 박윤주는 항상 서열과 위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람을 다스리기에 나의 말은 그만큼 힘이었다.

갑작스러운 나의 부름에 교복을 입은 여자가 멍하니 두리번거리자.

“교복 너! 빨리 가 이년아!”

주방장 송씨가 내가 있는 곳으로 가라고 크게 호통을 쳤다.

머리를 긁으며 나에게 다가온 그녀.

“부르셨어요?”

“너 이름하고 나이가 뭐야?”

“저는 최미나, 나이는 스물하나에요.”

“스물하나라... 민증 있어?”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주민등록증을 꺼내 나에게 건넸다.

‘성인이 맞잖아!’

나는 이 여자가 성인이라는 사실에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하지만 이곳 세상은 지난 라이프처럼 고등학교에 대학반이 있는 그런 세상이 아니다. 멀쩡한 성인이 왜 교복을 입고 있는지 궁금했다.

“너 왜 교복을 입고 있어?”

“교복 판매점에서 알바를 하다가 좀비 사태가 터졌어요. 갈아입을 옷이 교복 밖에 없어서...”

“그게 말이 돼?”

“실은 제가 교복을 좋아해요.”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성인이라는 건 사실이다. 그 자체로 기뻤다.

나는 교복을 입은 성인 여성을 데리고 이희영이 사용하는 체력 단련실로 최미나를 데리고 갔다.

이희영은 한승연의 뇌전각에 당한 부상으로 인하여 여전히 이곳을 찾지 않기에 내가 마음껏 이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곳에서 최미나가 나와 비교할 때 얼마나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지 제대로 파악하려고 한다. 이 정보를 가지고 최미나를 따먹으면 나는 몇 번의 관계를 했을 때 나보다 약한 여자가 위대한 자지에 얼마나 빠르게 복종하게 되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얻게 된다.

“우선 체력부터 테스트를 할 거야. 저기 있는 옷으로 갈아입어.”

이것저것 확인을 하려는 게 많다. 교복은 박을 때 입는 게 좋으니 땀을 흘리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레깅스와 기능성 티셔츠를 잔뜩 모아둔 곳으로 간 최미나. 그녀는 여러 차례 고개를 뒤로 돌리며 나를 살피더니 계속해서 머뭇거렸다.

“뭐해?”

“깜짝이야! 하아.”

나의 말에 화들짝 놀라는 최미나. 그녀는 몸을 최대한 돌린 상태로 한숨을 내쉰 후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그녀가 환복을 활 때 나는 그녀의 뒤태를 감상했다. 굴곡이 살아 있는 게 떡감이 좋을 것 같아 자지가 일어서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최미나! 운동할 때 누가 속옷을 입어! 운동복만 입어.”

빠르게 옷을 갈아입으려는 그녀에게 나는 속옷을 입지 말라고 했다. 이곳 세상에 어울리지 않게 지나치게 몸을 가리는 여자 최미나. 수상한 구석이 있으나 지금은 그녀의 몸을 감상하는 일이 우선이었다.

탱탱한 엉덩이와 하얀 피부를 보니 어서 넣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지만 테스트가 무조건 우선이다.

“오리걸음으로 여기 세 바퀴 실시!”

“???”

찰싹.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세게 때렸다. 찰진 소리와 함께 탱탱한 감촉이 느껴진다.

“뭐해? 빨리 안 하고.”

“아. 알았어요.”

많이 당황한 최미나는 얼굴이 붉어진 상태로 오리걸음을 시작했다.

헉. 헉. 헉.

얼마 움직이지 않았음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어하는 그녀.

‘체력이 심각하게 약한데?’

최미나는 남녀역전이 이뤄지지 않은 여자처럼 참으로 나약했다.

“최미나. 여기로 와.”

오리걸음을 멈춰도 된다는 사실이 즐거운지 빠르게 내 앞으로 온 그녀.

“윗몸일으키기를 해. 시간제한은 없어. 그냥 오십 개만 해. 채우지 못하면 저녁은 없어.”

가장 밑바닥 등급은 식사도 제대로 주지 않기에 늘 허기가 진다. 최미나는 밥을 주지 않는다는 말에 사력을 다해 윗몸일으키기를 했다.

출렁출렁.

나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고 그녀의 몸이 내려갔다 올라오는 가슴 지점에 코를 가져다 놓았다. 딱 달라붙는 기능성 옷으로 인하여 도드라지게 튀어나온 그녀의 가슴은 윗몸일으키기를 지켜보는 나의 유일한 즐거움이다.

“헉. 헉. 으윽. 이익.”

분명 사력을 다하는 걸로 보이는데 40개를 하지 못했다.

‘너무 허접한데?!’

하는 사람은 힘들어하지만 시키는 나는 그저 어리둥절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으로 턱걸이를 시켜본 결과 얼마나 오래 매달리는지를 봐야 하는 심각한 상태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하여 매달리는 걸 시킨 결과 그녀는 1초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낙하했다.

‘너무 저질이라 체력과 근력을 테스트하는 게 의미가 없어!’

나는 그녀가 잘하는 게 뭐가 있을까 궁금했다.

“이걸 팔에 최대한 결착시키고 있어.”

나는 시범을 보여준 후 그녀에게 보호 가드를 주었다. 그녀는 잔뜩 긴장한 표정을 하고서 비장하게 서있다.

나는 다리에 힘을 주고 킥을 날려 그녀가 들고 있는 보호 가드를 가격했다.

퍽.

“아얏!”

철퍼덕.

모든 힘과 체중을 실어서 찬 킥도 아니고 충분히 대비를 하고 있음에도 그대로 바닥에 넘어지는 최미나.

가장 문제는 눈을 질끈 감으며 어쩔 줄 몰라했다는 거다.

‘보호가드도 있는데 이렇게 겁을 먹는 여자가 있네.’

결과를 취합할 필요도 없다. 이 여자는 존나 나약하다. 남녀역전 세상에서 이런 여자가 있다는 사실이 황당하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으니 분명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신기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때, 문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이 새끼 설마? 성전환 수술 같은 거 아니야?’

여자가 남자를 할 수도 있고 남자가 여자를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근력과 같은 타고난 걸 따라 하기는 불가능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최미나가 남자였는데 여자가 되었다면 이렇게 힘이 없는 게 이해가 된다.

나는 아름다운 미모를 보유한 최미나를 바라보았다.

‘여긴 성형 기술이 쩌나? 하긴! 가디언이 멸망 프로젝트 같은 걸 진행할 과학이 있다는 거잖아.’

찝찝하지만 이런 미녀를 만나기 너무 어려우니 민증을 확인한 것처럼 이번에도 직접 확인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손 위로 들어!”

“....아 예.”

잔뜩 겁을 먹은 그녀가 손을 위로 들었다.

기능성 티셔츠가 말려 올라가며 그녀의 하얀 피부와 배꼽이 노출되었고, 툭 튀어나온 유두도 잘 보였다.

‘성형이면 어쩌지? 젖이 지나치게 크잖아!’

이왕 인공으로 가슴을 만들면 작게 만들 사람을 별로 없을 거다. 괜히 거길 만졌다 그게 잡히면 기분이 찝찝할 것이 분명해 고민이 밀려온다.

‘몰라! 그래도 일단 만지고 보자!’

나는 최미나에게 다가간 후 그녀의 배꼽에 손을 올린 후 손을 아래로 내렸다. 조금 움직이자 그녀의 음모가 느껴진다. 이제 살짝만 더 내려가면 되는데 나도 모르게 손이 떨리고 땀이 흐른다.

만약 달려 있으면 내 기분이 무척이나 나쁘다고!

“뭐....뭐 하는 거예요?”

“몰라? 여자들이 아주 좋아하는 걸 특별히 해주는 거야!”

“저는 이런 거 싫어....”

그녀는 말을 하다가 급히 멈췄다.

“설마 여자가 남자를 싫어한다는 그런 황당한 소리를 하려고 했던 건 아니지?”

“...”

최미나는 신기하게도 나의 말에 답을 하지 않았다. 대신 손을 아래로 내려 나의 팔목을 잡으며 보지로 내려가는 내 손을 억제했다.

“뭐 하는 거야? 힘도 없는 게!”

“저 생리 중이에요.”

“그래? 더 잘 됐네. 그것도 확인하지 뭐.”

“부끄러워서 싫어요. 싫다고요.”

내가 음부를 만지는 걸 싫어하는 일반적이지 않은 여자 최미나. 이 여자는 어떻게 봐도 여러모로 정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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