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 사냥의 시간
* * *
박윤주는 노련하고 뛰어난 리더다.
세력을 확장하려고 불필요한 인원을 무분별하게 늘리지 않고, 항상 물자를 먼저 확보한 후 거기에 적합한 인원을 영입한다. 그럼에도 그녀의 세력은 빠르게 커져간다.
전투력이 우수한 오혜수와 기름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한 나는 그녀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이곳 생활이 편하다. 하지만 우리와 달리 쓸모가 없다고 판단한 사람은 노예처럼 가혹하게 부려먹는다. 어차피 인권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억울해도 재주가 없으면 어쩔 수 없다.
퍽. 퍽. 퍽.
나는 오혜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지난 며칠간 할 일이 없던 나는 오혜수를 완벽한 내 여자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섹스만 했다.
위대한 자지의 능력으로 인하여 자연스럽게 내가 하는 말을 따르며 고분고분해져 가는 그녀.
“너무 좋아앙. 하으읏. 흐응. 사랑해!”
내 몸에 깔려 교태를 부리는 오혜수의 모습은 언제나 보기 좋다. 그녀의 보지가 전해주는 조임을 만끽하며 빠르게 허리를 움직였다.
“이제 쌀 거야.”
“하앙. 하아. 어서 싸. 빨리. 하으읏”
찰싹찰싹.
격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그녀의 내부에 듬뿍 싸려고 한다.
“사정 그만!”
뒤에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낮게 깔린 위압감을 주는 목소리에 살짝 위축된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근육 괴물 이희영이 서있었다. 흥미로운 표정을 지으며 나와 오혜수의 뜨거운 관계를 지켜보고 있는 그녀.
“허락도 없이 남의 방에 오면 어떻게 해! 저 언니는 신경 쓰지 말고 어서 싸!”
오혜수는 나의 사정을 유도하기 위해 두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더니 힘을 주어 아래로 눌렀다.
그렇지만.... 이희영의 내뿜는 분위기로 인해 사정감을 놓친 탓에 오혜수의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주유소 일을 해결했다며? 축하한다.”
“운이 좋았어요. 희영씨.”
“세상에 운이라는 말은 없어. 오직 실력만 존재할 뿐이지.”
나를 칭찬하는 이희영. 그녀가 ‘사정 그만!’이라 했으나 이후로는 말이 없기에 계속 박아도 되는지 고민이 생긴다.
나는 이희영의 눈치를 살피다 슬며시 허리를 움직였다.
보지의 조임이 다시 느껴지자 금방 흥분하기 시작하는 내 자지.
찌걱찌걱.
“흐읏. 아아앙.”
사정 직전까지 갔던 내 자지는 금방 사정감을 회복했다. 다시 격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빠르게 사정을 하려고 했다.
그때였다.
“내가 사정은 없다고 했지?! 당장 좆 빼!”
무서운 기운이 나를 덮친다는 착각이 생길 정도로 강력한 위압감이 나를 덮친다. 뒤에서 근육 괴물이 압박하니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다. 쩝. 나는 사정 직전의 잔뜩 흥분한 자지를 꺼내야만 했다.
이미 충분한 오르가즘을 느낀 오혜수. 그녀는 몸이 나른할 정도로 풀려버려서 그런지 조금 전처럼 싸라고 나를 재촉하지 않았다.
뒤에 있던 이희영이 우리가 있는 침대로 다가왔다. 오혜수를 거칠게 옆으로 밀어버린 그녀는 당당하게 내 앞에 누웠다.
“며칠 나갔다 왔더니 기분이 별로야. 자지나 넣어!”
조금 전까지 자신이 따먹던 남자를 빼앗은 이희영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오혜수가 일어서며 싫은 소리를 하려고 했다.
턱. 손을 옆으로 뻗은 이희영이 완력으로 오혜수의 행동을 막았다.
“넌 가만있어. 언니도 좀 즐기자!”
“이이!”
두 여인의 살벌한 기싸움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아직은 무리다. 오혜수는 이희영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흥!”
어쩔 수 없다는 걸 아는 오혜수. 그녀가 할 수 있는 행동은 화가 났음을 알리는 게 전부다.
“귀염둥이야. 시작해!”
나는 근육으로 무장한 이희영이 여전히 무섭지만 섹스는 그것과 별개다. 이런 여자는 별미라 여기기에 기꺼이 이희영의 짧은 원피스 치마를 위로 올렸다. 늘 그렇듯 그녀는 핑크색 팬티를 입고 있었다.
팬티를 옆으로 밀친 나는 흥분을 가라앉힌 자지를 그녀의 보지로 밀어 넣었다. 보지를 좀 빨아주고 넣는 게 매너인데 거칠게 넣고 싶은 마음이 생겨 바로 넣어버렸다.
뻑뻑하게 자지를 밀어 넣어 이희영에게 작은 고통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뒤에서 섹스를 구경하며 잔뜩 흥분했는지 이미 보지에서 나온 액들이 많아 부드럽게 잘도 들어갔다.
“하읏. 흐응. 이거야. 이거. 이런 자지는 너뿐이야. 나 너무 좋아!”
결국 옆에 오혜수를 두고 이희영과 네 번이나 섹스를 했다.
*****
나의 좌우로 오혜수와 이희영이 발가벗고 누워 있다. 섹스가 끝나서 그런지 둘은 무척이나 편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일은 잘 해결했어?”
오혜수가 물었다.
“서울이 얼마나 넓은데... 이렇게 빨리는 못 찾지.”
“누굴 찾고 있어요?”
“한승연이라고 지명 수배를 당한 년이 있어.”
이희영은 대답을 했어도 전혀 기대하는 눈빛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한승연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지명 수배자 한승연이라면 제가 알고 있어요.”
“뭐어? 너 진짜 알고 있어?!”
“모를 리가 없죠! 그년 때문에 이곳으로 왔거든요.”
내가 지명 수배자 한승연을 알고 있다고 말하자 자신이 찾던 한승연이라는 걸 확신한 이희영. 그녀에게 이런 표정도 있나 싶을 정도로 환하게 밝아졌다. 한승연이 박윤주가 가진 메모리카드를 가지려고 하듯 박윤주도 한승연을 찾고 있었나 보다.
나는 이희영에게 한승연이 역삼 어디에 숨어있는지 알려주었다.
“이렇게 쉽게 찾을 줄은 몰랐네.”
그녀는 박윤주와 급하게 상의할 게 있다며 자리를 떠났다.
*****
내가 준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간 이희영. 그녀는 다음날 오후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그녀가 돌아오고 바로 회의를 시작했다.
나는 최근에 보여준 능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주택가에 숨어 밖으로 나오질 않으니 알고 찾아가는 게 아니면 못 찾겠더라. 언니.”
“역시 한승연. 내 주변에 있었어. // 니가 아주 큰일을 했어. 태양아.”
“운이 좋았습니다.”
박윤주가 나를 보는 눈빛이 아주 따듯하다. 이렇게 나는 이곳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승연은 내가 직접 나서야 잡을 수 있는 거물이야. 희영이 넌 도주를 못하게 막는 역할만 해. 이번 일은 니가 제일 중요하다는 거 잊지 마.”
“당연하지. 언니.”
“오혜수. 김태양. 너희는 이번 기회에 잘 봐!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말이야.”
박윤주가 나를 여기에 부른 이유를 알겠다. 운이건 실력이건 쓸모가 있는 나에게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보이며 권위를 쌓기 위함이다.
둘은 한승연을 잡기 위해 구상한 계획이 있었는지 자잘한 이야기를 몇 번 나누더니 바로 떠나자고 했다.
그렇게 한 때는 박윤주보다 더 위에 있었던 여자인 한승연를 잡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되었다.
역삼으로 향하자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생긴다.
이곳이 진짜 내 고향은 아니지만 좀비로 가득한 세상에서 깨어나고 여기서 생활을 시작했다는 기억 탓에 고향처럼 포근하게 느껴진다. 이 과정에서 조이연 누나도 생각이 났다.
‘누나라면 반드시 살아 있을 거야!’
아직 나타나지 않아서 걱정이 되지만 나는 그녀를 믿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집중해. 집중! 한승연은 나도 함부로 제압할 수 없는 여자야.”
박윤주도 긴장할 정도로 강한 여자가 한승연이라고 한다.
‘조이연과 나에게도 힘을 숨길 정도로 무서운 여자였구나.’
그녀가 영리하고 뛰어나다고 생각은 했다. 그렇지만 박윤주가 긴장할 정도로 강한 여자일 줄은 짐작도 못했다.
조용히 그녀가 머무는 단독주택 주변으로 접근한 우리 일행. 주변을 감시하던 자들도 있었지만 이희영이 소리도 나지 않게 제압했다.
주변을 일대를 빠르게 장악한 이희영은 오혜수와 함께 서둘러 단독주택 주변에 기름을 뿌렸다. 그리고는 주저하지 않고 그대로 불을 피우더니 어딘가로 숨었다. 한승연이 도주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 후 그녀와 싸우려는 것이다.
“불이야. 불!”
안에 있던 사람들이 불이 난 것을 발견하고는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퍽. 퍽. 퍽.
이희연은 한승연의 도주를 억제하기 위해 어딘가에 숨어 있다. 밖으로 나오는 사람은 오혜수의 차지가 된 것이다. 일반인 기준으로 오혜수는 최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누구도 그녀의 몽둥이 공격을 피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화염에 둘러싸인 집에서 오늘의 타깃인 한승연이 걸어 나왔다.
“언니 오랜만이에요.”
“이 살모사 같은 년. 결국 나를 찾았구나.”
“살모사라... 그거 칭찬이지?”
“윤주야. 나를 놓아줄 수는 없을까? 다시는 너의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게. 이 언니가 이렇게 부탁한다.”
“후후. 왜 그래?! 언니답지 않게. 설마 그런 말을 내가 믿을 거라 생각하는 건 아니지? 혹시? 약한 모습을 보여 나를 방심하게 만들려는 거야?”
“...”
“천하의 한승연이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니 진짜인가 보네.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나는 말이야. 항상 최선을 다해 사냥하라고 언니에게 배웠거든.”
박윤주의 눈이 먹잇감을 발견한 야생의 맹수처럼 빛났다. 그리고 그러한 빛이 손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투명하게 빛이 나는 신기한 손. 이건 게임에서만 보던 스킬 ‘수검’이다.
공격 스킬 중 가장 예리한 절삭력을 가진 능력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하아. 시발. 오늘이 내 제삿날인가?”
말과 달리 눈빛은 여전히 차분하게 살아있는 한승연. 그녀는 신고 있던 신발을 벗었다.
그러자 그녀의 발에서도 빛이 나왔다.
예상처럼 한승연 역시 개화를 한 능력자였다.
그녀의 능력은 놀랍게도.
‘뇌전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