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화 〉군소 집단화 (2)
“두 분은 무슨 일로 이곳에 오셨나요?”
한승연 아줌마가 미소를 보이더니 여유로운 표정으로 우리에게 물었다.
분명 자신이 유리하다는 걸 알고 있다는 분위기다.
뭐가 뭔지 몰라도 너희가 이렇게 나를 찾아왔다는 건 굽혀야 할 무언가가 있다는 걸 의미함을 본능적으로 캐치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전에 이곳으로 온 사람들을 찾아왔어요.”
“잘 아는 분들인가 봐요?”
한승연의 눈치라면 어차피 아는 사람이라는 건 걸리게 되어 있다. 돌리지 않고 말하는 이연 누나.
우리의 처지를 밝힌 이상 무언가를 요구하기가 불리한 상황이 되었다.
아쉽지만 이건 어쩔 수가 없다.
“자세한 건 누추한 저희 집으로 가서 이야기하지 않겠어요?”
“... 좋습니다.”
이연 누나가 나를 쳐다보며판단을 머뭇거릴 때 내가 먼저 나서서 답했다.
“당신은 남자답지 않게 여자처럼 호쾌하군요. 외모와 다르게 말이에요.”
“그러게 말이에요. 앙칼진 게 딱 제 스타일입니다. 두목.”
“보지에 좆을 넣고 좀 흔들면 무너질 자존심을 부리는 남자군요.”
한승연이 말하자 그녀의 주변에 있던 거친 여자들이 지저분한 말을 하며 나를 희롱했다.
한승연이 부하들의 농담을 말리지 않을까 했는데 초장부터 분위기를 휘어잡고 싶은지 그녀는 가만히 있다.
이곳에 있는 여자들이 나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 온다.
한승연은 수배자 년이라도 얼핏 보면 기품도 있고 얼굴 자체는 미인이다. 그런데 나머지 여자들은 대체로 오크에 돼지 년들이라 저른 눈빛을 보내면 두들겨 패고 싶다.
억지로 꾹 참는 나.
“들어가요.”
이제야 안으로 들어가자고 말하는 한승연.
그렇게 나와 이연 누나는 처음으로 이 하얀색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집으로 들어가자. 거실에 최 반장 언니의 남편과 아들이 있었다.
우리가 찾고 이들을 마주하게 된 상황.
그들은 한승연의 부하들에게둘러싸여 무언가를 강제로 들으며 행동을 주입받고 있었다.
그러다 조이연을 발견했다.
“이. 이모!”
“아가씨!?”
최 반장의 친동생은 아니지만 그와 무척 가까웠던 이연 누나를 보는 둘의 반응은 무척 반가웠다.
“형부. 민호야.”
이연 누나가 반가움에 그들 앞으로 다가가려고 했다.
그때. 그녀의 앞을 막아선 한승연.
“저분들은 우리 패밀리에서 저희와 함께 하기로 한 분들입니다. // 그렇지 않습니까? 두 분.”
한승연이 둘에게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러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는 두 부자.
여기서 아니라며 맞서기에는 한승연이라는 사람이풍기는 분위기가 무서웠다.
“제가 둘을 데려 가고 싶은데 안 될까요?”
“호호호. 그건 곤란해요.”
기껏 데리고 온 사람을 돌려보내면 한승연의 리더십이 깨진다. 흥분한 이연 누나가 이렇게 물은 건 실수가 분명하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바꾸는 모양새가 되면 그나마 납득이 되는 그림이 되는데 이건 아니다.
“일단 두 사람이 안전하게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 우리는 나가요. 누나.”
“그럴까?!”
나는 이연 누나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눈치를 주었다. 그리고 우리가 나가려고 행동하면 저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반응도 보려고 했다. 흥분했던 이연 누나는 정신이 돌아왔는지 내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며 동조했다.
“이왕 오셨으니 식사도 함께하고 하루 정도는 머물면서 우리가 얼마나 좋은 패밀인지 보시기 바랍니다. 손님 대접은잘해야 예의에요.”
“좋습니다.”
거절할 분위기가 아니라 일단 승낙했다.
내 말에 옆에 있던 인상이 험악하고 여자에게 한승연이 명령했다.
“오늘 오래간만에 고기나 구워 먹자. 남자들에게 옥상에 세팅하라고 해.”
“예. 언니”
“우리가 준비하는 동안 여러분은 저쪽 방에 가서 이야기라도 나누세요.”
확실히 이곳은 수평이 아닌 수직 구조를 가진 조직이다.
한승연 부하들의 감시를 받으며 방으로 들어간 우리.
일단이연 누나가 두 부자와이야기를 나눴다.
사고가 생기고 대피소로 이동했던 두 부자.
식량이 차츰 줄어들어 외부 활동을 늘려나가다 그들을 이끌던 무리가 좀비에게 죽자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정착할 곳을 찾던 둘은 혹시 최 반장이 살아있지 않을까 싶어 이곳 주변으로 왔다가 한승연의 일행에게 걸리게 되었다.
이제 스무 살이 된 조카 민호와 형부인 아빠.
아빠는 중년의 멋쟁이고 민호는 연예인을 시켜도 될 곱상한 외모.
이들도 나처럼 이곳에서 성폭행당하기 쉬운 외모였다.
힘도 없으니 이곳 여자들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지. 여자라면 내가어떻게든 구해주겠지만 남자는 나도 어쩔 수가 없다.
“식사하러 오세요.”
대화가 이어질 때 저녁을 먹으러 나오라는 소리가 들렸다.
지글지글.
옥상에서 구워먹는 냉동 대패 삼겹살. 존나 맛있다.
거기다 소주까지 한 잔 마시니 기분마저 좋다.
이곳 세상에 와서 음식을 먹으며 느낀 만족도는 오늘이 최고다.
즐겁게 음식을 먹으며 이곳에 대한 파악에 나섰다.
현재 인원이 여자가 8명 남자가 이번에 들어온 최 반장 남편과 아들까지 포함해서 6명인 상황이다. 남자들은 대부분이 잔뜩 겁에 질려있고 수동적이다.
어떻게 부려먹는지 대충 짐작이 되었다.
툭. 내 엉덩이를 때린 누군가.
고개를 돌려보니 뚱뚱한 아줌마 하나가 즐거운표정을 보이고 서있다.
“이 봐! 맛있게 생겼는데 나랑 살지 않을래?”
이연 누나가 나서려는 걸 내가 말렸다. 지금 상황에서 그녀가 나서면 사건이 커진다.
내가 어떻게 행동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다시 툭. 아줌마가 또 내 엉덩이를 때렸다.
아줌마가 때린 거라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어떻게 대처하냐 그게 계속 고민이 되었다.
“캬아. 손맛 좋네.”
퍽. 갑자기 내 엉덩이를 때린 여자를 사정없이 후려치는 주먹이 날아왔다.
이곳의 리더 한승연이다.
“내 손님에게 뭐하는 짓이에요. 제 허락 없는 나쁜 손버릇은 곤란하다고 했죠?”
“죄. 죄송해요.”
“흥. 늦었어요.”
퍽. 퍽.
한승연은 나의 엉덩이를 때린 아줌마를 수차례나 두들겨 팼다.
감정이 없는 듯 무심한 표정으로 두들겨 패며 섬뜩함을 자아내는 그녀. 결국 피가 흐르고 나서야 폭력을 멈추고 나에게 다가왔다.
“제가 사과할 게요.”
“... 괜찮습니다.”
한승연의 폭력으로 인하여 푹 가라앉은 분위기.
우리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했다.
*****
하얀색 집은 규모가 꽤 커서 넓고 방도 많았다.
조이연과 나에게 3층의 방을 내어준 그들.
잠시 후 여기저기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 이러지 마세요.
- 혼이 나고 싶어?!
- 가만히 있어라.
- ... 예.
이곳에 있는 남자들을 성노예로 삼고 있는 현장의 소리.
최 반장의 남편과 이제 성인이 된 민호의 목소리도 들렸다.
나의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이거 나쁜 거 맞지?
분명 남자가 당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게 억울할 건 없잖아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들이 미녀라면 더 좋을 텐데 쉽기도 했다.
어느 정도 이런 상황도 예상하고 있었는지 이연 누나는 생각보다 태연하게 있다.
그녀가 나서면 상황이 더 꼬인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서 자제하는 느낌이다.
한참이나 야한 소리를 듣고 있던 중 나의 배가 꼬르륵 소리를 만든다.
빌어먹을 냉동 대패 삼겹살.
배가아픈 나는 화장실을 가야만 했다.
화장실에 있어도 남과 여의 뜨거운 소리는 계속 들렸다.
그런데 신기한 건 두목인 한승연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는 거였다.
흠칫. 물을 내리고 화장실 밖으로 나온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다 한승연을 보았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조용히 서있는 한승연.
“태양씨? 잠깐 저를 따라오세요.”
은색의 실크로 된 잠옷용 원피스 입은 한승연이 대뜸 자신을따라오라고 한 상황.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서 이 집의 안방으로 들어갔다.
당장은 우리가 이들에게 잡힌 처지라 어쩔 수 없었다.
안방으로 들어왔으나 아무런 말도 없어 조용한 상황.
주변에서 떡을 치는 소리만 들려왔다.
- 아아아. 하아아. 자지 존나 맛있어. 너무 좋아.
- 역시 좆을 넣어야 잠이 온다니까
잠깐 동안 가만히 있던 한승연이 입을 열었다.
“나는 이연과 태양씨 둘 다 내가 있는 곳으로 왔으면 좋겠어. 둘은 꽤 유능하거든.”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흥! 결국 내 밑에 안 올 거지?!”
“사람 일은 모릅니다.”
“거짓말은... 여기서 나가고 싶어서 그러는 거 내가 모를까 그래?”
아니라고는 말을 못 하겠다.
“내일 여기서 무사히 나가고 싶지?!”
“예.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기회를 줄 게.”
“기회요?”
“호호호”
웃음을 보이며 일어난 한승연 아줌마.
그녀는 팬티를 아래로 조금 내린 그녀는 자신의 실크 원피스를 배 위로 올렸다. 그리고는 화장대에 몸을 기대며 앞으로 엎드렸다.
“자 넣어. 태양씨. 먹어보고 자기가 맛 있으면 풀어줄게.”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없어. 나는 눈이 꽤 높아서 아무나 따먹지 않아. 오늘은 온 남자 둘도 나쁘진 않은데 아무리 그래도태양씨 보다 못해서 부하들에게 준 거야. 그러니 나를 실망시키지 마.”
“알겠습니다.”
한승연은 30대의 성숙한 미녀라 할 수 있다. 거기다 이 집에 있는 악당들 중에서는 가장 미녀다. 물론 가장 악당이기도 하다.
나는 그녀를 따먹음에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아니 내심 설레기도 했다.
이곳에 있는 그녀의 부하들은 내가 두들겨 패건 아니면 반대로 두들겨 맞건 하고 싶지가 않지만 한승연은 미녀라 다르다.
천천히 한승연의 뒤로 다가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