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화 〉한승연의 제안
저들이 소리를 낸 이유는 좀비가 인근에 있는지확인하는 것 하나와 다른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한 번 나와 보라는 의미로 들렸다.
무슨 의도인지 궁금한 우리는 긴장한 상태로 저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우리를 발견하고는 먼저 아는 척하는 저들의리더로 보이는 아줌마.
“모퉁이 뒤에 있는 원룸 탑 층에 사는 분들 맞죠?”
“네 맞아요.”
“반가워요. 저는 저쪽 하얀 집에 사는 한승연이라고 해요. 저희를 알고 계시죠?”
대충 누구인지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기에 이연 누나가 가볍게 끄덕였다.
사람이 살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나 문을 닫은 상태로 누구냐고 묻는 집들이 더러 있다.
그런 경우 기억을 해놓고 이따금씩 관찰하면서 피해 다녔다.
혹시 잘못되면 남겨둔 무언가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가기는 하겠지만 그 전에는 건들지 않는 것.
그게 서로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는 이연 누나이다.
주변의 다른 집들과 달리 혼자 하얀색으로 지어진 여기 인근에 위치한 단독 주택의 경우 워낙 관리 상태가 좋아 누군가가 살고 있다는건 익히 알고 있었다.
“조이연이에요. 이렇게 소리를 낸 이유가 뭐죠?”
“저는 이곳에 살아계신 주민들과 힘을 합쳐서 이곳 일대를 안전한 구역을만들어보면 어떠할까 해요.”
자애로운 표정을 하고서 힘을 합쳐보자는 제안을 내미는 한승연 아줌마.
그런데,
이연 누나의 표정은 그녀의 말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저는 좀비도 무섭지만 살아남은 사람들도 충분히 무서워서요.”
단호하게 함께 작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히는 조이연.
“다 같이 잘 살자고 하는 건데.”
“여기 일대에 좀비들 잡느라 우리가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요?”
중년의 아저씨 둘이 이연 누나의 말에 눈에 불을 켜고 뭐라 하기 시작했다.
인상을 쓰며 그들을 노려보는 이연 누나.
좀비를 잡던 남자들이라 그런지 아니면 부인들을 믿는지 둘은 더 화가 난 표정으로 이연을 노려보며 자신들의눈에 잔뜩 힘을 주었다.
그때. 손을 옆으로 내밀며 일행들에게 가만히있을 것을 지시하는 한승연 아줌마.
상당히 우악스럽고 거칠어 보이던 아저씨 둘은 한승연 아줌마의 말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조용해졌다.
다해서 고작 4명이기는 해도 한승연의 사람을 휘어잡는 능력은 대단한 모양이다.
“무슨 생각을 가지고 계셨는지 잘 알겠습니다. 혹시 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지 찾아오세요. 저는 아무리 좀비로 가득한 세상이라도 인간은 인간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소를 지으며 답하는 한승연의 말에 어떠한 대꾸도 하지 않고 몸을 돌리는 이연 누나.
나는 그런 그녀의 뒤를 조용히 따라갔다.
*****
퍽 퍽 퍽
“하아앙. 아아아.”
내 허리가 움직일 때마다 이연 누나가 교성을 내지른다.
뒤에서 머리카락을 잡은 상태로 잡아당겼다.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이게 만들어져 더 섹시하게 느껴진다. 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계속하여 내 쪽으로 잡아당기며 더욱더 강하게 그녀의 엉덩이를 때렸다.
찰싹찰싹.
“아아아. 하아. 흐으응.”
“오늘 생리도 아닌데 아깐 왜 그렇게예민한 게 군거야?”
“느. 느낌이 나빠서.”
“느낌?”
“어. 이상하게 찝찝하더라고.”
“그렇구나. 나는 그 리더로 보이는 한승연 아줌마가 사람이 괜찮아 보이던데 누나는 아니야?”
조금 전 한승연을 만났을 때 조이연의 표정이 유독 차가워졌던 이유가 궁금했던 나.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러는지 궁금하잖아.
“눈빛. 그 여자 눈빛이 조금 섬뜩했어. 하으읏. 아아. 더 세게 더 빨리 해줘.”
눈빛이라.
이연 누나가 그녀의 눈빛에서 무언가 찝찝함이나 불쾌함을 느낀 거 같은데.
우리는 함께 자고 함께 생활하는 팀.
한승연에 대한 나의 판단도 조이연의 영향을 받아 불쾌함과 찝찝함으로 변하는 듯하다.
퍽 퍽 퍽
사정감이 몰려와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인 나는 이연 누나의 엉덩이를 거칠게 앞으로 밀어 버렸다. 소파 앞으로 넘어지듯 엎드려진 그녀.
그렇게 좆을 빼버린 나는 누나의 앞으로 갔다.
다시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누나의 얼굴을 위로 들어 올린 나.
이후 찌이익.
정액을 잔뜩 토하며 누나의 얼굴 여기저기에 뿌렸다.
이연 누나가 거칠게 다뤄주라고 요청해서 즐겁게 괴롭히기는 했는데, 내가 제대로 잘했는지 여부는 모르겠다.
“태양아. 오늘도 나 너무 좋았어. 앉아 봐! 내가 깨끗하게 좆을 닦아줄 게. 헤헤”
얼굴을 타고 흐르는 내 정액을 혀로 핥으며 조금 전의 섹스에 만족스러움을 보이는 이연 누나.
늦게 배운 도둑질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나의 자지에 푹 빠져버린 이연 누나.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식탁 의자에 앉은 나. 휴지로 얼굴을 닦고 내 앞으로 온 이연 누나는 내 좆에 남은 정액들을 자신의 혀를 이용하여 구석구석 빨면서 깨끗하게 만들었다.
이럴 땐 머리를 쓰다듬어줘야지.
나는 조금 전까지 거칠게 당기던 누나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삐 삐 삐
식탁 위에 놓아둔 스마트폰에서 작은 신호음이 나왔다.
내가 만든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알림.
당장 확인에 나섰다.
이곳 일대가 표현된 지도 화면이 나타났다. 그리고 빨간색 점 하나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 포착되었다.
이건 도둑놈이 우리의 식량을훔쳐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것이다.
“잡았다.”
“미끼를 문 거야?”
“어. 성공이야.”
“잘 됐다. 도대체 어떤 새끼인지 상판이나 보자.”
이연 누나의 전투력이 올라가고 있음이 보였다.
*****
놀랍게도 이연 누나가 숨겨 놓았던 음식을 훔쳐가는 놈은 하나였다.
당연히 모두 알고 있다는 듯 여러 곳을 돌면서 음식을 가지고 돌아가는 놈.
여기저기 떨어트려놓았던 수신기들이 지금 한 곳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저런 행동이 가능하다는 건 도둑놈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누나와 나는 새벽에 몰래 집을 빠져나왔다.
도둑이 우리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시야에 잡히지 않는 시간대에 몰래 빠져나온 것이다.
우리가 도착한 것은 어느 고시원의 건물이었다.
초기에 잘 진압에 성공했는지 건물의 일층은 막혀 있었다.
그리고 유리 사이로 내부에 좀비가 돌아다가 있음이 보였다.
“누나 이 개새끼가 좀비가 있는 건물 위에 숨어 살았어. 엄청 치밀한 놈이야.”
“그러게. 반드시 잡아서 족치자.”
이연 누나와 나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놈이 어떻게 이곳에 머무는지 알 수 있었다.
도시가스 배관.
놈은 이걸 타고서 위에 있는 층으로 이동하는 게 분명했다.
당장 위로 올라갈까 생각도 했지만 이렇게 치밀하게 행동하는 놈이라면 내부에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른다. 거기다 이놈이 혼자라는 보장도 없었다.
일단 기다리다 밖으로 나오면 잡아서 족치기로 했다.
그렇게 밖에서 조용히 기다리는 선택을 한 나와 이연 누나.
무료하다 싶을 정도로 오래도록 가만히 있어야 했다.
특전사 출신의 조이연은 이런 훈련도 경험했는지 조용히 끈기 있게 잘 버틴다.
그런 그녀의 모습 탓에 나도 차분하게 인내할 수 있었다.
드르륵.
드디어 3층의 창문이 열렸다.
그러더니 호리호리한 체구를 가진 족제비 같은 남자 하나가 밖으로 내려왔다.
누나와 나는 건물에 놈의 동료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최대한 떨어져서 놈의 뒤를 따라갔다.
저 건물 위에서 저자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는 동료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위에서 보는 시야도 고려하여 널찍하게 떨어져서 움직였다.
놈이 어느 단독 주택으로 들어갔다.
저곳은 이연 누나와 나도 들어갔던 경험이 있다.
수첩을 꺼낸 나는 이곳의 정보를 보았다.
[ 주운로 227가 36 ]
- 현관문 제외하고 잠겨 있음.
- 공구들이 여러 개 있었으나 음식은 발견되지 않음.
- 거주지로 삼기에 매우 나쁜 조건이다.
왜 이곳으로 놈이 들어왔는지 생각하면서 누나와 나는 내부로 들어갔다.
조용히 안으로 들어온 우리는 놈이 도주를 하지 못하도록 문을 닿았다.
어느 방으로 들어간 놈.
소리를 죽이며 다가가 문을 열었다.
그 방에는 다양한 공구들이 있었다.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는 놈의 뒤로 다가간 이연 누나.
그리고는 퍽.
일단 한 대를 후려 쳤다.
“으아악!”
“소리치면 그대로 죽을 거야.”
나의 차가운 말이 들리자 놈은 아프지만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아프지만 정신을 차리고 우리를 바라보는 놈.
누구인지 아는지 몸을 떨고 있다.
“왜. 왜 그러세요.”
팍. 발로 도둑의 안면을 가격한 이연 누나.
“도둑놈 새끼야! 연기하면 죽인다.”
“죄. 죄송합니다.제가 너무 배가 고파서.”
팍. 팍. 팍.
이 새끼는 사회생활을 못하는 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화가 난 나는 놈을 발로 찼다.
그러자 이미 화가 나 있던 이연 누나도 놈을 밟기 시작했다.
“배가 고파서 남이 모아둔 음식을 모조리 털어 가냐?”
“사. 살려주세요.”
“너 동료 있냐?”
“... 이. 있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이연 누나.
“이 새끼 대답할 때 고민하더라. 그러니까 동료 없어. 그곳에 가면 우리 식량을 되찾을 거야. 누나.”
“태양이 너 예리한데?!”
“뭘 이 정도로.”
누나도 이놈의 눈빛을 보고서 내가 물은 질문에 머리 굴리는 모습을 봤나 보다.
두들겨 맞던 상황에서 나온 기습적인 질문이라 연기를 잘 못했던 어설픈 놈.
동료가 없다고 하면 그대로 죽일까 무서워 어설프게 있다고 답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걸리게 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