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화 〉아픈 누나의 간호
“네 맞습니다. 고객님. 아메리카노는 한 잔의 가격은 1원입니다.”
메이드 복을 입고서 친근한 미소를 보이는 여직원이 답했다.
뭔가 이상하다. 여기는 커피 한잔에 3만원을 훌쩍 넘기던 곳이다. 팥빙수 한 그릇에 10만원이라는 미친 가격을 자랑하던 곳인데 왜 이렇게 저렴하게 변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게임에서 사용하는 돈이라 실제 화폐와는 개념이 다르지만 게임 상의 물가는 세상에서 가장 비싸다.
“제가 잘못들은 거 아니죠?”
“1원이 맞습니다.”
이건 남녀역전 패치를 할 때 건드린 적이 없다. 패치로 인하여 어차피 온라인으로 접속하지 못하니 복잡하게 여기까지 해킹하며 바꿀 필요를 못 느껴서이다.
“여기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하는 거죠?”
“저희 유니콘즈 클럽은 이용하시는 사용자님들의 트렌드를 분석하여 경매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유니콘즈 매거진 18년 7월호를 보시면 이곳의 이용 가격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커피를 주세요.”
타블릿으로 직원이 알려준 매거진에 들어갔다. 이용자가 허락하는 가격까지 계속 가격을 올리는 경매 방식을 도입한다는 글이 복잡한 설명과 함께 적혀 있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용자들이 부담하는 가격까지 계속 가격을 올린다는 소리인데 이용자가 나밖에 없어 경매를 할 수가 없으니 시작 가격이 1원이 되어버렸고 인상도 불가하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자랑하던 곳이 가장 저렴한 곳으로 변했다. 뭔가 아이러니하다.
커피를 마시고 팁으로 1원 주면서 도합 2원을 클럽 유니콘즈에서 사용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당장 필요한 정보를 모두 얻은 나는 흡족함을 느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부장님. 잠시만 저에게 시간을 주세요.”
“나 부하 직원이랑 사적인 대화는 하지 않는 사람이야. 그거 몰라?! 박과장.”
나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내 시선이 향한 곳에는 엄마 강주연이 부하직원으로 보이는 30대 중반의 핸섬한 남자와 함께 있었다.
“그러지 말고 딱 5분만 저와 대화를 해주세요.”
“도대체 뭔데 그래? 알았으니까 저쪽으로 가서 이야기하자.”
엄마와 박과장이 1층 로비에 있는 소파로 가서 앉았다. 나는 엄마의 주변으로 조심히 접근하였다.
“부장님은 언제까지 혼자 사실 생각이에요?”
“나 애가 셋이야. 적어도 시집 장가는 보내고 그런 생각도 해야지.”
“그렇게 살면 부장님 인생은 누가 책임질 건데요?”
“그걸 왜 박과장이 신경을 쓰지?”
“저 사실은 부장님을 좋아하거든요.”
“뭐어? 박과장 같이 유능한 남자가 왜 나 같은 애 딸린 아줌마를 좋아해?”
“그게... 아무튼 좋아합니다.”
“난 지금 연애 같은 거 신경 쓸 생각이 없어. 미안해. 박과장. 나 같은 연상의 아줌마 쳐다보지 말고 좋은 연상의 여자가 없나 잘 찾아봐.”
엄마 강주연은 박과장과 더 이상의 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호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과장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
“잠시 후 미팅있는 거 알지? 그 안에 마음 정리하고 와. 그래야 프로잖아.”
함께 마주하고 있는 것이 불편한지 강주연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
혼자 남은 박과장. 멍한 표정을 보이던 그의 눈에서 점점 분노가 치밀기 시작한다.
“에이 씨발! 아줌마에게 따먹히기 좋나 어렵네.”
뭐지? 저 유부녀를 노리는 놈은? 이곳 세상과 잘 어울리지 않는 놈이다.
“에휴. 나는 왜 변태 성욕을 타고 태어나가지고 이리 고생이냐.”
어디에나 특이한 성적 취향을 가진 놈이 있듯 박과장도 그런 놈인가 보다.
“아줌마 꼬셔서 돈을 좀 뜯고 버리는 게 가장 큰 희열이지. 강주연! 넌 내게 찍혔어.”
박과장 이 새끼는 이제 보니 이상한 성욕에 좆뱀의 기질도 있는 놈이다.
엄마가 저런 놈에게 혹시라도 넘어가지는 않을지 잘 감시를 해야겠다.
*****
주말이 지나갔다.
착실히 학교를 다니기 너무 싫어 유리만 등교를 시키고 나는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다. 하루 정도는 학교를 빠져보면 어떠할까 싶은 생각 때문이다.
“반가워. 금태양!”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편의점에서 돈을 빌렸던 일우의 누나인 조이연이 나에게 다가온다.
근데 내가 이 누나에게 이름도 알려줬나? 살짝 헷갈린다.
“어 안녕하세요. 안 그래도 돈을 갚으려고 했는데 잘 되었네요. 누나.”
“그렇구나.”
조이연 누나는 자연스럽게 내 옆에 앉았다.
“근데 어떻게 나를 발견했어요?”
“어. 그. 그게 니가 금발이라 저 멀리서 보였어.”
뭔가 좀 미심쩍은 느낌이 들지만 이런 걸 신경 쓸 필요가 있을까 싶다.
“계좌 좀 가르쳐 주세요. 이자도 쳐서 드릴게요.”
“얼마 안 되는 돈인데 천천히 줘도 돼.”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와 딱 달라붙는 주황색 셔츠 거기다 남색의 레깅스를 입은 그녀는 운동을 다녀오는 모습이다.
“운동하고 오나 봐요?”
“어. 그. 그렇지.”
이 누나는 답을 하는 게 죄다 부자연스럽다. 계속해서 뭔가 미심쩍은데 여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나 싶어서 그러려니 한다.
척. 조이연이 나에게 오렌지 주스를 내밀었다.
“이게 뭐에요?”
“뭐. 뭐긴 으. 음료수지. 시원하게 어서 마셔.”
먼 곳에서 나를 부르며 다가오더니 음료수까지 건넨다. 참으로 착한 누나다.
나는 조이연이 주는 음료를 받아마시려고 손을 내밀었다.
“금태양! 너 이 새끼야.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어?”
나는 날카로운 목소리에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유. 유라 누나.”
“너 학교에 있을 시간인데 지금 여기서 뭐 해?”
유라 누나가 나타나자 조이연은 슬며시 음료수를 품에 넣더니 조용히 떠나갔다.
“그러는 누나는 여기서 뭐 하는 건데?”
아침에 분명히 출근하는 모습을 보았다. 무슨 협회라는 곳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인 누나인데 지금 여기에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오늘 몸이 너무 아파서 조퇴하는 중이야.”
“많이 아파?”
“누나 챙기는 척 연기하지 말고, 빨리 이야기해! 왜 학교 안 가고 여기 있는지 말이야.”
“그냥 학교 가기싫어서 그래. 됐냐?!”
“하긴, 너도 성인인데 착실히 학교 다니긴 싫겠다.”
지금이라도등교를 하라고 할 줄 알았는데, 엄마 강주연과 달리 의외로 쿨한 모습을 보이는 김유라다.
“아파 보이는데 나랑 집에 가자. 내가 간호해 줄 게.”
“뭐 간호?”
“누나 간호하라고 오늘 학교 땡땡이친 기분이거든.”
툭. 유라 누나가 가볍게 머리를 때렸다.
“아얏. 아프잖아.”
나는 김유리가 나에게 연기를 하듯 똑같이 아픈 척을 했다.
“어쭈?! 우리 동생 오늘 좀 귀엽다?”
“난 원래 귀엽다고.”
그렇게 김유라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근데 조금 전에 옆에 있던 여자는 누구야?”
“아. 친구 누나야. 학교 땡땡이치니까 학교가라고 이야기하더라.”
가뜩이나 양아치라고 놀리는 유라 누나인데 편의점 알바 누나에게 외상을 했다는 소리를 하면 분명 잔소리만 늘어놓을 것이 빤하여 친구 누나라고 했다. 일우가 친구는 아니지만 아는 놈은 분명하니 그렇게 틀린 소리도 아니다.
“야! 너 남자 새끼가. 여자 무서운 줄 알아! 너처럼 곱상하게 생긴 남자는 특히 조심해야 되는 거야. 모르겠어?!”
“까짓 박아주면 그만이지 뭐.”
툭.
“아야”
이번에는 진짜 아팠다.
“남자가 자지함부로 여기저기 넣는 거 아니다. 이거 명심해.”
함부로 안 넣기는 개뿔! 예쁘면 박고 보는 것이 원래 남자라고!
집에 돌아온 유라 누나는 감기 기운이 있는지 종합 감기약을 먹고는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강골인 줄 알았더니 요즘 날씨에 감기나 걸리고 완전 약골이네.”
“뭐래! 그래도 누나가 아프다고 동생이 옆에 있어주니까 기분은 좋네.”
김유라는 몸에서 열이 많이 나고 있다. 그 탓에 땀을 뻘뻘 흘린다.
“잠깐만 있어봐! 물수건 좀 가지고 올 게.”
나는 세숫대야에 물을 받아 수건과 함께 가져왔다.
“이건 왜?”
“티비에서 봤는데 추우면 따뜻하게 해 주고 열이 나면 몸에 열을 빼줘야 하는 신호라고 하더라.”
“우리 동생이 완전 바보는 아니네.”
“나 시험하려고 왜 가지고 왔는지 물은 거지?”
“...”
답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그런가 보다. 내 평판이 참 바닥이긴 하다.
“이제 닦을 게”
나는 물이 묻은 수건으로 유라 누나의 이마와 목 등을 닦았다.
“몸에도 땀이 많은데 좀 닦자. 이대로 잠이 들면 찝찝할 거야.”
“그. 그럴까?”
“설마 여자가 부끄러움 타는 거임?”
“야 금태양!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부끄러움이라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하하. 어이가 없네.”
“그렇지? 부끄러움은 아니지?”
“당연한 소리를 왜. 왜 하냐? 하하”
어색한 유라 누나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누나의 하얀색 셔츠를 위로 들었다.
꿀꺽. 긴장한 유라 누나가 침을 삼킨다. 그 소리마저 고스란히 들렸다. 감기약 기운이 벌써 도는지 흥분한 탓인지 조금 전과 달리 당장은 그렇게 아파 보이지 않는다.
“등을 좀 들어.”
유라 누나는 내가 티를 벗기기 용이하게 등을 들어 주었다.
역시 D컵. 풍만한 젖을 가리는 하얀색 브라가 눈에 들어왔다.
“누나는 가슴이 좀 큰 편이네.”
“여자의 부심은 젖이지. 내가 엄마 보다는 작아도 어디 가서 부족하단 소리는 안 들어.”
나는 천천히 유라 누나의 젖 주변을 닦았다.
“웬 젖부심?! 맘마통도 좀 닦고 싶은데 괜찮지?”
“뭐?저. 젖도?”
“설마 여자가 부끄러운 거야? 동생 앞에서 말이야.”
“너 아까부터 계속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안 그래도 갑갑한데 니가 무안할까 봐 참은 거야.”
“그럼 잘 됐네.”
나는 유라 누나의 브라를 잡고 그대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