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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편의점 알바 누나 (13/121)



〈 13화 〉편의점 알바 누나

취업을 준비하며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조이연은 남자를 보는 눈이 굉장히 높았다.

‘내가 평생 혼자 살면 살았지 못 생긴 놈들은 너무 싫어.나는 무조건  생긴 남자만 만날 거야. 남자는 얼굴이야. 닥치고 얼굴이라구.’

그녀는 고집이 강했고,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을 신념도 품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나이가 이십 대 중반을 넘어가고있건만 연애를 했던 경험이 일절 없다.

‘어쩔  없어. 잘 생긴 놈들은 나 같은 알바에게 관심을 주지 않아.’

그녀는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지만 생각을 바꿀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

‘하나만 걸려라. 내가 어떻게 해서라도 너를 내 것으로 만들 거야.’

기회가 적다면 한 번의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가득한 그녀. 사람의 인생에는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말을 늘 떠올리며 사는 조이연이다. 그녀는 오늘도 알바를 하며  생긴 남자를 내 남자로 만들겠다는 꿈을 꾼다.

딸랑딸랑. 편의점의 문이 열려 내부의 창고를 정리하다 멈추고 밖으로 나왔다.

‘오. 이럴 수가. 미남이잖아.’

건들거리는 양아치 년이랑 함께 들어온 남자에게 시선이 멈췄다. 금발에 태닝까지 한 불량스러운 남자였으나 왜 이렇게 잘 생겼는지 모를 정도로 인물이 출중하다.

‘저 일진처럼 생긴 여자의 남친인가?’

조이연은 저 일진 여자가 부러웠다.

‘저런 년도 저런 남자를 만나는데 나는 뭐야? 어릴 때 일진을 하지 않은 게 후회가 되잖아.’

분명 저 일진도 졸업하면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건데, 저런 남친이 있다는 사실에 짜증이 났다. 오늘따라 유독 일을 하기가 싫어지는조이연이다.

주변을 살피는 척 곁눈질로 잘 생긴 남자를 계속 보았다.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을 지닌 얼굴이다.

‘심하게  대주게 생긴 가벼운 이미지에 보잘것없어 보이는 남자.’

조이연은 편의점에 들어온 이 남자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저렇게 건들거리는 이미지가 없다면 감히 도전할 의욕도 생기지 않을 정도의 미친 외모를 지녔기 때문이다.

매일 담배나 빠는 여자들에게 담배와 콘돔을 팔면서 시간이나 때우던 중 저렇게 잘 생긴 남자를 감상하게 되자 편의점 알바 일에 대한 없던 보람마저 생긴다.

잠시 후 금발 태닝의 남자가 바구니에 무언가를 잔뜩 담아서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가까운 곳에서 마주 보고 있으려니 더 확실히 알겠다.

‘그냥 존잘남이야.’

이렇게 잘 생긴 남자가 있다는 사실에 감탄한 조이연은 꾀를 부렸다.

‘최대한 천천히 계산하자. 내 눈이라도 즐거워야지.’

한가한 시간대라 손님도 없다. 천천히 눈앞의 미남이 내가 좋다고 난리를 치는 상황을 상상하면서 느리게 계산을 시작했다.

헉! 이 남자가 내 앞에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남자의 은밀한 속살이 보일 듯 말 듯 나를 자극한다. 조이연은 눈으로 보거나 손으로 확인하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유두가 발딱 서고 보지가 벌렁거림을  수가 있었다.

‘이건 망상이야. 망상!’

조이연은 정신을 차리기 위해 자신의 혀를 세차게 깨물었다.

‘미친년! 얼마나 굶주렸으면 이런 상상이나 하냐.’

그녀는 굶은 년은 사람이 아니라 발정기 짐승이라고 강조하던 엄마의 말이 떠올랐고, 깊게 납득하게도 되었다.

그런데,
아프다. 혀를 깨물자 머리가 띵할 정도의 통증이 뇌로 전달되었다.

그렇다면 눈앞에 있는 이 현상은 실제 현상이라는 뜻.

‘뭐야? 이 남자 도대체 뭐야? 설마 나를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말로만 듣던 좆뱀이 나를 유혹 할리 없다고 굳게 확신하는 조이연은 냉정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녀가 특유의 성실함으로 알바치고는 많은 돈을 모았으나 자신은 결코 좆뱀이 노릴 정도의 여성이 아님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어느덧 단추를 하나만 남기고 다 풀어버린 남자. 손이 떨려 계산도 제대로 하기 힘들었고, 보지는 수도꼭지를 틀어버린 듯 물이 흘러내리는 기분을 전하고 있다.

여기서 실수를 하면 성추행으로 고소를 할 수도 있는 남자다. 그렇게 하려고 이런 작업을 하는 걸 수도 있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CCTV가 나를 지켜줄 거라 믿는 그녀는 차분하게 마음을 진정시켜 나갔다.

그런데 헉! 꼬털. 남자의 자지 위에 난다는 그 신기한 털들이 눈에 보인다. 나에게 보여주기 위해 바지를 아래로 살짝 내린 거다.

저기서 조금만 더 내리면 저런 미남의 자지마저 수가 있다.

 일부 범죄자 년들이 남자를 대상으로 강간을 하는지 알겠다. 이곳이 편의점이 아니라 으슥한 곳이라면 내가 눈앞의 이 남자를 따먹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도저히 장담할 수가 없다.

하아. 아쉽다. 눈앞에 이 남자만 있다면 하루 종일 계산을 하라고 해도 하겠다. 당황하여 허둥지둥 거리는 척 연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계산을 해야만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다해서 27500원이요.”

남자가 호주머니를 뒤지더니 무언가를 찾았다. 딱 봐도 지갑이 없는 모양인데... 지갑이 없는 척 연기를 하는 거다. 호주머니가 조금 부풀었고, 저 연기 자체가 어설프기 짝이 없다. 설마 지갑이 없다는 빤한 말을 할까 싶은 생각으로 남자의 말을 기다렸다.

“... 저기?”

“무. 무슨 문제가 생겼나요?”

“제가 지갑이 없는데 어쩌죠?”

상체를 숙이며 아래에서 위로 눈을 치켜든다. 단추를 하나만 잠근 상태라 굉장히 도발적인 자세였다. 분명 지갑이 있다고 확신하는 조이연. 그녀는 이 남자가 무슨 이유로 자신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했다.

좆뱀 짓을 한다면 하루 백만원도 쉽게 벌게 생긴 남자가 고작 삼만원도 되지 않는 돈으로 알바를 유혹을 한다? 납득하기 어렵다. 조이연은 계속해서 깊은 고민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아- 그렇군요. 육봉고에 있는 대학반 학생 맞죠?”

“네 맞아요.”

조이연은 순간 깨달았다.

‘이 남자는 나를 장난감으로 여기는 거야. 그런데 너?! 실수한 거야.’

하는 행동을 보니 자신을 유희의 대상으로 삼은 모양이다. 하지만 조이연은 기회가 온다면 반듯이 쟁취하겠다고 다짐하며 살아온 여자. 이런 틈을 준다면 절대로 놓치지 않는 야생 암컷의 본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제 동생도 거기 학생이에요. 그.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요?”

“도. 동생 같으니까 내가 돈을 빌려준다는 거예요.”

조심스레 돈을 빌려준다는 미끼를 던졌다. 이 놈은 나를 가지고 놀려는 놈이다. 제발! 재미없다고 여기며 계산하지 말고 나에게 돈을 빌려! 조이연은 남자와 자신 사이에 채무 관계가 형성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제가 떼먹으면 어쩌려고 그래요? 누나”

“누. 누나?!”

“제가 동생은 아니잖아요.”

“그. 그렇지. 동생 같아서 빌려 줄 게.”

이런 멍청이! 조이연은 자신이 원하는 좋은 분위기로 일이 진행되자 당황하여 말을 더듬었다. 태연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긴장하며 남자의 답을 기다렸다.

“그럼 누나가 좀 빌려주세요.”

됐다. 이제 이걸 빌미로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자 잠깐만.”

조이연은 평소의 본능을 발휘하며 자신도 모르게 멤버십과 각종 쿠폰을 사용하여 금액을 내렸다. 자신의 알뜰함을 눈앞의 남자에게 어필하기 위함이다.

“너 19800원만 주면 돼.”

이런 시발! 하고 나니까 너무 궁상맞은 모습만 보여 버린 게 아닌가 싶어 후회가 된다. 고작 만원도 되지 않는 작은 돈에 이미지가 나빠지면 어쩌나 걱정이다.

“그렇구나. 다음에 올 때 줄게요.”

다행히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모습이다. 하긴. 나를 놀이 대상으로 생각하는 남자일 뿐이다.

그걸 알지만 조이연은 조금도 실망하지 않았다.

“그. 그건 아니지.”

“예에?”

“돈을빌려줬으면 여. 연락처정도는 알려 줘야지.”

나를 호구로 아는 모양인데, 나는 그렇게 쉬운 여자가 아니다.

조이연은 어떻게든 연락처를 알아내려고 했다. 물론 남자가 강하게 나오면 물어보지 않을 테다. 어차피 육봉고 대학반에 다니는 빤한 남자다. 금발에 태닝을 한 남자가 누구인지 동생 일우에게 물으면 그만이었다.

그저 연락처를 아는 기쁨을 누리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나섰을 뿐이다.

“폰 좀 주세요.”

폰을 내밀자 번호를 적어서 나에게 내밀었다. 조이연은 그대로 전화를 걸었다. 이런 건 확인이 필수다. 나를 놀리는 놈이라도 엉터리 번호를 적지 않는  보니 상태가 아주 나쁜 남자는 아니었다.

자신의 행동 여하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가 좋아질 기회가 올라가고 있음을 느낀 조이연. 그녀는 희망이 무엇인지 처음 경험했다.

“고마워요. 누나.”

“아니야. 돈을 떼먹을 학생 같지 않아서야.”

누나라고 부르는 귀여운 놈을 보고 있으니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태연하게 반말을 하며 조금이라도 아는 사이가 되었음을 어필했다.

“야 오혜수 계산 끝났어. 나가자. //  갈게요. 빌려줘서 진짜 고마워요.”

‘아니야. 내 돈을 받아줘서 내가  고맙지.’

남자는 고맙다는 말을 재차 강조한다. 양아치들의 습성을 고려할 때 공짜로 주니까 고맙다는 말로 해석하면 절대로 틀리지않을 거다. 이것은 양아치 언어라 해석이 아주 쉽다.

그깟 2만원은 전혀 아깝지 않다. 조이연은 미남을 사귈 수 있게  지금의 기회를 반드시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하아. 오늘 밤에 잠은 다 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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