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세상은 썩었다.
“태양아 너 들었어?”
“뭘 들어?”
“야겜만 한다는 놈이 법안 통과도 몰라?”
“겜돌이가 게임이나 하지법안이 뭔 상관이야.”
“너 그럴 줄 알았다.
“궁금하니까 빨리 말해.”
나는 친구 종혁에게 끔찍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의 가장 큰 낙을 빼앗으려는 무시무시한 일이 다가오고 있었건만 한심하게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2048년 3월 20일 일명 야겜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십 년 전 처음 나온 캡슐 게임기가 활성화가 되기 시작하자 세상은 변하기 시작했다. 게임 속 세상에 접속하여 다양한 여자를 만날 수 있는 현실이 이루어진 것이다. 물론 여자들도 다양한 남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실제의 정사와 유사한쾌감은 아니나 오크 돼지 년들을 만나느니 실제와 달라도 게임 속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는 현실이 더 즐겁다는 걸 모르는 남자는 세상에 없다.
반대로 여자들도 초라한 우리남자들을 만나지 않고 컴퓨터로 만들어진 초절정의 꽃미남을 얻게 되었으니 서로 윈윈이라 하겠다. 적어도 우리 남자들은 그렇게 굳게 믿었다.
하지만....... 캡슐이 도입되자 남성들은 결혼을 하지 않았고 비혼을 택하는 경우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어디를 가도 남자가 결혼하며 호구라는 소리를 듣는 일이 사회 현상이 된 것이다. 결국 여자들은 똘똘 뭉쳤다. 그리고 결국 국회를 장악함에 성공했다.
국회의원 2/3가 여자라는 놀라운 업적을 달성한 것이다. 그런 그녀들이 결국 야겜 금지법을 통과시키고 말았다. 빌어먹을 야겜 금지.
이게 특별법이라 효력의 발동이 엄청나게 빠르다. 나는 이민을 가야 하나 고민을 했으나 후진국은 싫고 선진국은 나를 받아줄 리가 없어 혼자 기대하고 혼자 좌절을 했다. 이제 며칠 후면 모든 게임이 패치를 하게 된다. 뇌파 게임기로 접속을 하면 여자 캐릭터의 생식기가 모조리 사라지는 끔찍한 현장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보지도 없고 유두도 없으면 그게 여자냐?
이러면 우리 삼촌들이 조카들 몰래 벗겨보는 어린아이들의 여자 인형과 다를 바가 전혀 없다. 외모와 얼굴이 그렇게 꼴리게 만들어져 있는데 이런 미친 일이 발생하다니. 나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선택을 했다. 당당하게 휴가를 낸 것이다. 사실 일단 출근을 하지 않았다. 휴가는 일단 째고 그다음에 내는 것 이게 상남자의 휴가라믿었다.
내가 휴가를 얻은 이유는 하나다. 미리 불법으로 캡슐 게임기를 개조하기 위함이다.
게임기를 조작하다 걸리면 징역을 살아야 하지만 그런 건 상관도 없고 무섭지도 않다. 야겜을 못하면 어차피 내 인생은 감옥이다.
게임 개발사에 다니는 경력과기계공학을 전공한 내 노력을 여기에 다 때려 부었다. 살면서 이렇게 쉬지도 않고 무언가에 매진한 기억은 결코 없었다. 그만큼 이 위대한 작업에 모든 정력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결국 완성했다. 패치가 되지 않는 게임기. 비록 최신 야겜은 못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아. 아니다. 최신 야겜은 이제 없다.
이제 나 혼자만 한국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될 수도 있는 거다.
괜히 이런 짓을 했다가 걸리면 징역을 살아야 하니 가장 친한 친구인 종혁에게도 비밀로 하겠다.
며칠간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여 너무 지친다. 게임 속에 들어가 여자들이나 실컷 따먹도록 하겠다.
나는피곤함을 느끼며 마지막 패치에 들어갔다. 이건 내가 오랫동안 따로 준비한 엄청난 슈퍼 패치이다.
이름하여 남녀역전 패치다.
야겜의 경우 제작사에서 현질 유도로 돈을 벌기 위하여 길가는NPC 하나 꼬셔서 따먹는 것도 결코 쉽지가 않다. 강간이야 물론 가능하지만 실제 경찰들보다 검거를 더 잘하는 경찰 NPC놈들이다.
돈독 오른 개발자 새끼들. 이런 이유로 나는 내 월급의 50%를 현질에 사용하고 살았다. 따먹으려면 써야하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결국 만든 것이 바로 이거다.
남녀역전 패치를 깔면 여자들이 남자처럼 변하고 나를 제외한 모든 남자들이 여자처럼 변한다. 그야말로 나 혼자 무쌍을 찍게 되는 것이다.
나는 패치를 깔고서 냉큼 캡슐로 들어갔다.
- 금태양, 사용자 확인이 끝났습니다. -
이름은 그냥 고정하여 사용한다.
- 캐릭터 생성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원하는 성향을 이야기하시면 저희가 유사한 외형을 만들겠습니다. -
“금발, 태닝, 양아치. 존나 잘생긴 남자”
조금 느끼한데 양아치 같은 남자 그렇지만 더럽게 잘 생긴 남자의 이미지 여러 개가 나타났다. 나는 디테일하게 바꾸는 작업이 귀찮아 가장 훈훈한 외모를 고르고 그냥 넘어갔다.
- 성기를 고르시기 바랍니다.
야겜들은이게 문제다. 좆을 돈을 주고 현질을 해야 한다. 나는 가장 굵고 위대한 자지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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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자지.
가장 크고 굵은 자지입니다. 이 좆의 맛을 본 여자는 다른 좆을 맛보기 힘들어집니다.
가격은 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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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원래 현질로 5억을 주어야 구입하는 좆이지만 패치를 깔아서 0원이다.
- 위대한 자지를 고르셨습니다.
- 기본 스탯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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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12 체력 12 민첩 12 정력 12
잔여 스탯 200
* 항목당 스탯의 최대치는 5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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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탯 1이 현질로 천만원이다. 스탯 평균이 30을 넘기면 1당 1억을 주어야 업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일반인을 기준으로 스탯 20이 평균 능력인 게임인데 돈에 혈안이 된 게임사가 사람을 시작부터 병신으로 만들어 놓고 게임을 시키는 거다.
나는 패치를 했기에 당당하게 능력치를 올렸다.
- 힘 50 체력 50 민첩 50 정력 50으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잔여 스탯 48은 게임 내에서 돈으로 환전하여 드립니다.
뭐야? 돈으로 돌려주는 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스탯을 미친 듯이 올려놓을 건데 조금 아쉬웠다.
- 입장을 원하는 환경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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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환경을 고릅니다.
1. 고아 - 0원
2. 평범한 집안. - 0원
3. 여자들만 있는 집안. -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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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당하게 3번 여자들만 있는 집안을 골랐다. 이건 뭐 질문도 아니다. 돈이 없어서 고르지 못하던 걸 이제야 골랐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다. 3번을 고르려면 이벤트 카드가 있어야 하기에 현질로 3억은 족히 줘야만 가능하다.
- 이제 모든 선택이 끝났습니다. 게임 속으로 입장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5. 4. 3. 2.....
-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상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 수동모드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게임을 종료할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뭐야? 불법 패치로 인하여 문제가 생겼나. 갑자기 내 의식이 흐려지고 있다.
쉬지도 않고 작업을 하다 게임에 접속한 금태양은 모르고 있었다. 그가 지나치게 피곤한 상태에서 불법으로 조작한 게임기를 통해 게임에 접속하여 신체와 뇌파에 커다란 문제가 생겼음을 말이다.
*****
“태양아. 일어나. 일어나자.”
나를 흔들며 깨우는 귀여운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시야가 돌아오자 내 앞에 있는 여자가 보였다.
20대 중반의 여자. 안경을 끼고 있어서 그런지 지적인 이미지가 물씬 풍겼다. 게임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로그아웃 상태로 깨어나는데 지금 보니 게임에 접속한 상태다.
나는 오른손을 오른쪽 상단으로 들어 엄지손으로 허공을 가볍게 터치했다.
툭. 아무런 현상이 없다.
어라? 이상하다. 상태창이 나와야 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혹시 잘못 눌렀나 싶어 여러 차례 눌렀으나 달라지는 것이 없다.
“너 뭐해?”
“아.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세수를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티에 팬티만 입고 잠을 자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야 금태양! 너 누나 앞에서 뭐하는 짓이야.”
눈앞에 있는 여자가 고개를 돌리며 나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한다.
아! 맞다. 남녀역전 패치. 이게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동생이 그럴 수도 있지.”
“너 밖에서 이러지 마. 안 그래도 불량하게 보인다고 주변에서 말이 많아.”
누나의 말을 들으니 여자도 양아치가 있듯 금태양의 불량함은 어디 가지 않았나 보다.
근데 금태양의 기억이 없으니까 좀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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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양의 기억을 구입하시겠습니까?
예 (0원) / 아니오
*최초 1회만 선택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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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이 나오지 않아서 당황했는데 이건 살아 있었다. 나는 예를 눌렀다.
- 지금부터 금태양의 기억을 전이시킵니다.
누군가의 기억이 머리로 들어왔다. 양아치 같은 남자의 양아치다운 기억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현재까지 개발된 최신형의 캡슐 게임기도 이렇게 기억을 전이하는 과학 기술은 없다. 기억을 사는 건 정확하게 표현하면 설정집을 돈 주고 구입하는 거다. 상태창을 통하여 상대방의 정보를 확인하는 건데, 이상하게 내 머리로 금태양의 기억이 들어왔다.
“너 사고 쳤지?”
“유라 누나. 사고라니. 내가 양아치야?”
김유라 누나가 나에게 사고를 쳤는지 물어온다. 가만히 고민하는 모습이 사고 치고 할 말이 있는 표정으로 보였나 보다.
“너 주변에서 다 양놈이라고 해. 내가 얼마나 창피한 줄 알아?”
유라 누나 안경 쓴 모습
안경이 없는 유라 누나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