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화 〉 #190 링링의 부탁
* * *
"아저씨, 언니는 아무 잘못 없어요!"
"넌 먼저 올라가 있어라."
"아저씨…!"
"어서."
안 가고 버티나 머리에 손을 올려 슥슥 쓰다듬어 주자, 여우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발을 움직였다.
"그럼 우리도 가지요."
링링이 앞장섰다.
차에 올라타자, 그녀는 나를 끌고 병원 인근에 있는 거대한 건물로 들어섰다.
그곳은 그녀가 관리하는 상업 건물이었다.
주차장에서 내려 건물 안을 나아가자, 나와 링링을 아는 이들이 인사를 건네 왔다.
우린 그들과 인사를 주고받으며 한 가게로 나아갔다.
"어서 오세요. 어멋!"
날 알아본 스튜디오 여사장이 눈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한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서후 씨!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예. 서지은 씨도 잘 지내셨습니까?"
"후훗. 저번에 눈앞에서 백서희 년에게 시원하게 먹여주셨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나름 즐겁게 일상을 즐기는 중이랍니다!"
서지은. 그녀는 과거 백서희에게 당해 갖가지 치욕과 수모를 겪고 모든 걸 잃은 여인이었다.
회사는 쫄딱 망하고 본인은 SAF 남직원들에게 돌림빵 당하고.
그 상처가 분명 지워지지 않고 고스란히 남아 있을 터인데… 멘탈이 강한 여자라 그런지 웃으며 당시의 일을 운운하고 있었다.
"그것 참 다행이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데려오겠습니다."
"어멋. 정말요? 그럼 부탁드려요. 다음에는 똥꼬가 아니라 발이라도 핥아보라고 시키게."
서슴없이 웃으며 말하는 게, 확실히 이 여자도 보통은 아니다.
서지은이 링링과 날 돌아보며 물었다.
"근데 링링 씨와 서후 씨, 두 분께서 여긴 무슨 일로?"
잠자코 옆에서 대화를 지켜보던 링링이 대답했다.
"잠깐 중요한 이야기를 나눌 곳이 필요해서 말입니다."
"아. 그런 거라면 이쪽으로. 오늘 아침에도 청소해 놔서 아무 문제없을 거예요."
비밀 문을 열어 그 안쪽으로 우리를 들인 서지은이 웃으며 문을 닫았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두 분!"
좋은 시간이라니. 의도치 않게 오해를 샀네.
단둘이 대화를 하겠다며 이런 곳으로 찾아왔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건가?
고개를 돌려 방 안쪽을 쳐다보았다.
약 30평은 족히 되어 보이는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중앙으로는 거대한 침대가 놓여 있고, 한쪽으로는 화장실로 가는 문이 그 반대편으로는 각종 도구가 즐비했다.
링링은 그 침대 위에 올라가 있었다.
옷 한 올 걸치지 않은 채, 알몸으로.
"…뭐하자는 겁니까?"
"서후, 이런 거 좋아하지 않습니까?"
"뭐… 안겨오는 여자 거절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끊었습니다."
"별일이군요. 서후가 여자를 거부하다니. 그것도 다른 남자의 여인을 말입니다."
정곡을 콕 찌르는 말에 난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 날 지그시 바라보는 링링을 바라보았다.
이십 대 중반 즈음 되어 보이는 외모.
홍콩 출신답게 세련된 스타일이 꽤나 어울리는 인물이다.
가슴은 꽃봉오리 같이 크고 기다랗게 매달려 있으며, 몸은 전체적으로 슬림. 허리는 얇으면서도 궁둥이는 적당히 큼지막했다.
코는 외국인처럼 오뚝하고 입술은 두터운 게 참 잘 빨게 생겼는데, 그녀의 압도적인 매력이라 한다면 당연히 차갑기 그지없는 표정이었다.
'솔직히 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들긴 하지만….'
그 욕망을 애써 억누르며 난 링링에게 고갯짓하며 물었다.
"자, 빨리 말하십시오. 왜 여우랑 같이 나타났는지. 그리고 여우한테 무슨 장난질을 한 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요."
"하아. 적당히 해, 링링. 난 지금 너랑 말싸움하기도 피곤해."
링링이 잠시 내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치 관찰을 하는 것 같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내 가까이 다가와서도 링링은 한참을 그리 행동했다.
그러다 음? 아랫도리에서 링링의 손길이 느껴졌다.
"제게 별로 관심이 없는 것 치고는 밑이 단단합니다만."
"후우. 그래. 그만 하자. 대신 다음번엔 나와 내 여자들 앞에 절대 나타나지 마라."
그러고 돌아서자, 링링이 내 앞길을 막아섰다.
그리고는 자리에 풀썩. 내 앞에 공손히 엎드렸다.
"서후."
"…뭐냐?"
"저 좀 도와주십시오."
무릎과 두 손을 모아 엎드린 탓에 얇은 허리와 큼지막한 궁둥이가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특히나 새하얀 피부 위로 층을 이룬 척추 뼈와 잔 근육이 그녀의 성적 매력을 더욱 드높이고 있었다.
자꾸만 아랫도리에 힘이 실리는 걸 느낀 난 한손으로 안면을 감싸고는 되물었다.
"뭔데, 이번엔?"
"스승님께서…."
"그만."
그놈의 늙은이하고는 더는 엮이고 싶지 않다.
내가 걸음을 옮기자, 링링이 내 다리 하나를 붙잡고는 매달렸다.
하. 천하의 링링이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꼴이라니.
나름 아시아 음지에선 이름을 날릴 만큼 두려움의 대상인 그녀가 이리 매달리는 꼴을 보니,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녀 또한 알고 보면 굉장히 불쌍한 사람이니까.
"후우. 일단 들어는 보겠습니다. 얼토당토아니한 부탁을 하면 거절할 것이니 그리 아십시오."
"고맙습니다, 서후. 정말 고맙습니다."
근데 매달릴 때도, 고맙다는 말을 할 때도 사무적인 얼굴이라니.
참. 어떤 면에선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링링이 내 손을 잡고 침대 위로 이끌었다.
그녀는 내 위에 올라타, 상의부터 하의까지 하나하나 벗기기 시작했다.
"어째… 하는 행동만 봐선 들어주기 힘든 부탁 같습니다, 링링?"
"알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참작해 주십시오, 서후."
"그래서 뭡니까?"
링링이 무언가를 집어 들었다. 젤이었다.
자신의 가슴과 배에 끈적이는 액체를 펴 바르며 링링이 운을 뗐다.
"스승님이 새 후계자를 찾았습니다."
"그것참 잘 됐군요."
이제야 자유를 얻을 수 있겠구만.
"4일 전부터 함께 하고 계십니다. 근데 스승님께선 천수가 다 하고 계셔서 이론상으로는 가르칠 순 있어도 실전적인 부분이 문제로 남아있습니다."
"그 말은…."
링링이 몸을 수그려 내 몸에 자신의 몸을 밀착시켰다.
사전에 체온으로 충분히 예열이 된 탓인지, 젤은 그렇게 차갑지 않았다.
링링이 내 위에서 몸을 앞뒤로 움직였다.
엎드린 탓에 더욱 커 보이는 두 젖가슴이 내 상체를 부드럽게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서후 생각대로입니다. 서후가 그 부분에 대한 교육을 맡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육. 교육이라….
확실히 이론으로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실전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오랜 기간 옆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됐고 어떤 부분은 잘했는지를 짚어주는 작업이 필요했다.
링링에게 듣기로 스승의 수명은 얼마 안 남은 상황.
사실상 자신의 유지를 이을 사람의 교육을 내게 부탁한다는 것과 같았다.
그런데 그 일을 이제는 끊고자 하는 난 그다지 흥미가 일지 않았다.
근데 그걸 느낀 걸까?
링링이 내 양 볼을 붙잡고는 말했다.
"만약 제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서후가 원하는 만큼 서후의 아이를 낳아드리겠습니다."
"예?"
내가 방금 뭔 소릴 들은 거지?
지금 자기 입으로 내 애 낳는 기계가 되겠단 소릴 한 거야? 천하의 링링이?
난 단호히 말했다.
"거절하겠습니다."
"왜죠? 늘 절 보며 그런 생각과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요?"
"알고 있었습니까?"
"서후가 저에 대해 잘 알 듯, 저 또한 서후에 대해 잘 압니다. 함께 한 기간이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링링이 무슨 말을 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뭘 말하려는지 알 것 같았다.
스승의 온 관심이 내게 집중되어 있다 보니, 알고 싶지 않아도 나에 대해 알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겠지.
링링이 몸을 일으켰다.
내 자지 위에 자신의 비부를 맞닿은 그녀는 앞뒤로 슥슥 움직이며 내 자지를 매끈매끈하게 만들었다.
"보세요, 서후. 제 몸 매력적이지 않나요? 이 몸을 맹꽁이배로 만들 수 있도록 해 드리겠습니다. 낳고 나면 몸 관리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겁니다."
"링링이야 뭐… 몸 관리를 게을리 할 사람은 아니지요."
"제 몸을 드릴 테니 제발 주인님의 부탁을 들어주세요, 서후."
하아. 난 상체를 일으켰다.
의도치 않게 링링과 난 코를 마주대고 눈을 마주치게 되었다.
'언젠가는 한 번 짚고 넘어갈 부분이긴 했지.'
언제고 한 번 해주었어야 했던 말.
그동안은 한 번이라도 더 따먹기 위해 혹은 마주칠 때 안 불편하기 위해, 호감 깎지 않으려 애쓰느라 못했던 말을 꺼냈다.
"링링, 그렇게 자신을 희생하면 무슨 행복이 있나요?"
"…예?"
"링링도 알겠지만, 스…승님은 절대 링링이 원하는 걸 들어줄 위인이 아닙니다. 링링은 그동안 이용만 당한 겁니다."
흔들거리던 링링의 몸이 멈추었다.
"이제 그만 정신을 차리십시오."
날 바라보던 링링의 고개가 떨구어졌다.
어깨도 덩달아 축 쳐졌다.
이제는 알 것이다.
그래.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동안은 날 탓했겠지. 나라는 인간에게 스승의 온 관심이 쏟아지는 바람에, 자신에게 기회가 오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와 큰 트러블이 발생했다.
절대 회복할 수 없는 수준의 문제가.
응당 그렇다면 길 잃은 스승의 관심은 바로 옆에 있는 링링에게 돌아가야 했으나, 스승은 새로운 후계를 찾아 만들었다.
"이제는 그만 인정하시고 정신을 차리십시오, 링링."
"…흑."
두 손을 모아 울음을 터뜨리는 여인.
냉정한 팩트 폭격에 싸대기라도 맞을 줄 알았는데… 링링도 지치긴 지친 모양이다.
가늘게 몸을 떨며 우는 여인을 난 말없이 안아 토닥여 주었다.
링링은 한참을 내 품에서 눈물을 흘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우는 걸 그친 링링이 양 손으로 내 상체를 밀쳤다.
그에 끝났거니 하는 순간… 엥? 내 뺨을 시원하게 갈긴다?
"그래도 그렇지, 그동안 이용만 당한 거라고 그리 사실대로 말하다니. 서후는 매너를 모르는군요."
"아니, 그거야… 돌려 말하면…."
"그런 걸 돌려 말해도 못 알아들을 제가 아닙니다."
그, 그런가?
"미안합니다, 링링."
이유는 모르지만 얼떨결에 사과했다.
내 사과를 들은 링링이 환하게 미소 지었다.
"만약 정말 미안하다면 제 부탁 들어주십시오."
"아니, 링링. 방금 내 이야기를 뭐로 듣고…."
"서후는 제게 받아갈 보상만 생각하시면 됩니다. 혹시 싫으신 겁니까? 저 정도의 여자가 애도 낳아주고 평생 봉사를 해주겠다는데?"
오른손으로 내 어깨를 짚고는 링링이 허리를 똑바로 세웠다.
그리고는 왼 팔을 자신의 두 젖가슴 밑으로 끼웠다.
출렁출렁. 지방으로 이루어진 부위답게 흔들림 자체만으로도 야하기 그지없는 유방.
군살 없이 잘 관리된 근육 위에 붙어서 그런지, 그 움직임이 더욱 야릇하게 느껴졌다.
링링이 허리를 살짝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내 자지를 잡아 자신의 보지 입구에 살짝 끼웠다.
"부탁드립니다. 그동안의 정을 봐서라도. 아니…."
내 귀두가 링링의 꽃잎 안으로 파고들었다.
좁은 구멍을 한껏 넓히고 들어가자, 쫄깃하고 촉촉한 감촉이 내 자지를 꼬옥 감싸 안았다.
"그동안 제게 한 몹쓸 짓들을 다 갚는다 생각해 주십시오, 서후. 솔직히 그동안 서후의 원숭이 같은 욕정, 제가 한두 번 풀어드린 것도 아니잖습니까?"
"윽…."
그 말이 맡긴 하다.
솔직히 링링에게는 내가 미안한 감정이 꽤 있었다.
다른 여인들과는 다르게 링링만큼은 나와의 섹스를 즐기지 않았으니까. 아니, 즐기지 못했으니까.
"후우. 좋습니다. 대신 오래 교육 시킬 생각 없습니다."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금방 끝날 겁니다."
음? 그 교육이 금방 끝날 그런 게 아닌데.
그러나 그에 대해 묻기도 전에 링링이 들썩들썩 허리를 흔든 탓에 난 질문의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어때요? 제 보지 기분 좋나요, 서후?"
"예. 링링의 보지야, 늘 최고지요."
꽉꽉 물어재끼는 보지의 감촉과 눈을 즐겁게 만드는 완벽한 몸.
엘리트 신분에 스승의 여자.
늘 사무적인 얼굴로 대하면서도 질싸와 임신까지 허락한 여인.
내가 입술을 내밀자, 순간 멈칫한 링링이 눈을 감고는 입술을 포개왔다.
정성과 사랑이 느껴지는 입놀림이다.
밑으로는 아기씨를 착정하는 행위가 한창이다.
"쪽. 쪼옥…. 하읏. 아, 안에 싸주세요, 서후."
"주인님이라고 불러. 오늘부터 내가 네 새 주인이니까."
"그런…."
"싫으면 말고."
입술을 짓씹으며 고심을 하던 링링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아, 안에 싸주세요, 주인님."
"더 진심을 담아 외쳐!"
"링링의 자궁 안에 싸주세요, 주인님…!"
난 링링의 머리를 끌어당겨 그 입에 입술을 포갰다.
링링이 혀를 내밀어 내 키스에 적극적으로 응해왔다.
슬쩍 눈을 떠본즉,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거면 된 거지.'
링링의 성격상 날 주인으로 인정했으니 그동안 스승을 모시듯 날 깍듯이 모실 것이다.
스승이 돌아가셨다고 해서 따라 자살하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뭐… 이렇게까지 했는데 죽어버리면 내 손을 벗어난 거고.'
필사적으로 허리를 흔들며 혀를 움직이는 링링의 뒷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었다.
문득 아까 링링이 보여주었던 미소가 떠올랐다.
내가 사과하는 순간 보여주었던 환한 미소가.
'원래 링링이 그리 미소 짓는 여인이었던가?'
난 고개를 갸웃하며 링링의 자궁 안에 내 귀두를 끼워 넣었다.
착 감기는 자궁의 감촉이 참으로 끝내준다.
"하으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