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1화 〉 #157 기브 앤 테이크
* * *
시끌벅적한 뉴욕 시내 거리를 거닌다.
타깃을 공략하기 위해 수도 없이 걸었던 길.
이제는 그 타깃뿐 아니라 딸까지 대동해 찬찬히 그 위를 걸어간다.
그러면서 난 중간중간 몇몇 이들과 눈이 마주칠 수 있었다.
'경호 인원들이 꽤 많구만.'
사방에서 우리를 주시하는 시선들.
물론, 나와 시선이 교차한 이들 모두가 경호 인력은 아닐 것이다.
사라는 뭇 남성 여성 가릴 것 없이 이목을 끌 만큼의 외모를 갖추고 있기에.
할리우드 배우 저리가라 할 만큼의 슈퍼 모델급 여인이 지나가는데, 안 쳐다볼 인물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로 인해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내게도 옮겨왔는데, 사실 그것 자체는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
잘 나가는 여자들과 걷는 건 자주 경험해본 일이니까. 다만...
"서후?"
"아... 아무것도 아냐. 신발에 작은 돌멩이가 들어갔나 봐."
내 어색한 걸음걸이에 사라가 의문을 표하고, 난 적당히 둘러대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사라가 팔짱 낀 손에 힘을 더한다.
'하아... 미치겠네. 이건 정말 고문인데.'
걸을 때마다 팔위로 출렁이는 이 느낌.
거대한 가슴의 압박감에 아랫도리에 자꾸만 힘이 실린다.
육체가 빼어난 게 이럴 땐 참으로 불편하구만.
그에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며 주위를 분산시키는 그때, 한 남성이 사라에게 말을 걸어왔다.
"안녕하세요, 사라 씨."
"어머. 잭.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죠?"
"예. 하핫. 저야 늘 너무 잘 지내 탈이지요."
금발에 짧은 스포츠머리를 한 전형적인 백인.
몸과 복식을 보아하니 대충 무슨 일을 하는지 알 것 같다.
찰스 밑에서 경호일을 하는 사람인가?
그런데 문득 든 의문.
'눈빛이 이상한데.'
여인을 바라보는 눈이 보통이 아니다.
웃는 미소도 그렇고.
이 남자 설마?
그는 대화를 주고받다 날 돌아보며 여인에게 물었다.
"근데 옆에 남성분은 누구...?"
"아... 이쪽은 서후에요. 얼마 전 우연히 알게 됐죠. 서후, 이쪽은 잭. 우리 오빠 밑에서 경호 일을 하고 있는 분."
역시 예상대로로군.
근데 이해가 안 간다.
자신의 동생에게 저런 감정을 갖고 있다면, 찰스 성격상 절대 가만 놔두질 않았을 텐데.
'아무래도 지금껏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은밀히 움직여 왔었던 모양이군.'
그런 인물이 지금 우리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
대략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내게 경고를 하러 온 것이겠지.
"반갑습니다. 서후입니다."
"잭입니다."
맞잡은 손에서 강한 악력이 느껴진다.
분명히 악의가 담긴 행동이다.
하... 새끼가?
솔직히 손아귀 힘은 고만고만했으나, 이런 놈하고 똑같이 행동하기 싫은 난 적당히 상대해 주었다.
그러자 녀석은 픽 웃음을 흘리고는 맞잡은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는 마치 더러워졌다는 듯 손바닥을 자신의 겉옷에 슥슥 닦으며 사라에게 말한다.
"괜찮은 분 같군요. 그래도 다음부터는 친구를 사귀신다면 저희 쪽에 알려주십시오. 요새 아시아 쪽에서 안 좋은 목적을 가지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들이 많답니다."
"아하... 그렇군요. 알겠어요. 고마워요, 잭. 그럼 우린 바빠서 이만."
"아, 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사라 씨."
그렇게 녀석은 우리를 지나쳐 사라졌다.
장난감 가게에 들어서고. 엘리스가 이것저것 구경하는 사이, 사라가 내 귓가에 대곤 작게 속삭인다.
"미안해."
"응? 뭐가?"
"아까 잭 말이야. 기분 나빴지?"
아무래도 나를 포함 아시아 사람을 싸잡아 욕한 걸 두고 말하는 듯하다.
뭐 정확히 말하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을 돌려 깐 거겠지만.
그래도 단어 선택이나 표현이 익숙한 게, 평소 동양인을 깔보는 그런 기저가 깔린 전형적인 미국인임에는 분명했다.
'미국에서 아시아인이 무시당한 게 한두 해 된 것도 아니지만.'
자유와 평등을 주장하는 나라, 미국.
그런데 현재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현 주소는 정말 밑바닥 그 자체다.
20년 전에도 좆같았는데, 뭐 지금도 여전히.
그러나 내색할 필요는 없겠지.
난 괜찮다며 작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리곤 반대로 물었다.
"그런데 아까 그 남자, 너 바라보는 눈빛이 보통이 아니던데?"
"아, 서후도 느꼈어?"
음? 본인도 알고 있는 건가?
그런 쪽엔 눈치가 없어 지금껏 놔둔 줄 알았더니?
사라는 옆으로 이동 중인 엘리스를 따라가며 찬찬히 말을 이었다.
"처음 만날 때부터 끈적이는 눈으로 쳐다보더라고. 한 5년 됐나? 근데 그냥 모른 척 행동하는 중이야. 어찌됐든 우리 가족을 경호해 주는 분인데, 그 사실을 오빠에게 말하면 가만두지 않을 것 같아서."
이거 설마... 친오빠의 감정도 알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에 질문.
"너희 오빠는 어떤 사람이야?"
"음... 어떨 땐 굉장히 차갑지만, 또 어떨 땐 매우 따뜻한 사람? 자기 사람에겐 한없이 따뜻한 사람이야. 특히 가족에게는 더. 그래서 난 오빠가 매우 좋아."
말하는 분위기를 가만 살펴보니, 아직 그 오빠의 진짜 모습이나 감정에 대해선 모르는 모양이다.
어쩌면 친오빠에 대한 강한 애정이 객관적인 눈으로 보는데 어려움을 만들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때 내 앞으로 쪼르르 다가와 엘리스 왈.
"난 아까 그 아저씨보다 이 아저씨가 더 좋아, 엄마!"
"어머멋. 그래? 그럼 우리 딸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겠는 걸?"
잭이란 남성의 출현으로 살짝 기분이 다운된 사라의 얼굴에 미소가 확 번진다.
난 안아달라며 양팔을 벌리는 아이를 들어 꼬옥 안아주었다.
"어이쿠. 고맙다. 아저씨도 우리 엘리스가 참으로 좋은 거 알지?"
"헤헤."
생글생글 웃는 꼬마 아이.
정말이지 이렇게 보면 천사가 따로 없다니까.
그런데 그 어미가 잠깐 고개를 옆으로 돌린 순간, 엘리스가 내 귓가에 입을 바짝 대곤 말했다.
"기브 앤 테이크 알죠? 이따 시간 날 때 어젯밤에 뭐했는지 말해줘요."
아... 요놈의 꼬맹이가?
어후. 진짜 포기한 줄 알았더니 그것 참 끈질기구만.
"네가 좀 더 큰 뒤에 알려주면 안 될까?"
"언제요?"
"한 10년 후?"
"안돼용!"
금발의 꼬맹이가 내 양 볼을 잡고는 쭈욱쭈욱 늘린다.
그런 우리 사이로 불쑥 들어오는 사라.
"흐응~ 둘이서 뭘 그리 속닥대는 거야? 질투 나게. 엄마에게도 말해줘. 뭐야?"
"그런 게 있어. 엄마는 몰라도 돼!"
그러자 날 돌아보는 진갈색 머리의 미녀.
내가 대답을 안 하고 우물쭈물 대자, 제 딸이 보지 못하는 걸 알고는 덥석 손을 뻗어 불알을 인질로 잡는다.
"야, 너 그거 반칙..."
"호호호. 서후. 우리 딸하고 무슨 이야기했어요?"
"아, 아니... 그게 그러니까..."
재빨리 머리를 굴린다.
그런데 너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라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체 무슨 변명을 해야...
그때 궁지에 몰린 날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꼬맹이가 제 어미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아저씨가 엄마보고 슈퍼카래."
"응?"
"내가 오늘 아침에 엄마 몸 어떠냐고 물었었거든. 그랬더니 슈퍼카라고 하더라고. 그거 이야기하고 있었엉."
"어머멋. 서후도 참...♥"
사라가 양손으로 볼을 붙들곤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참 립서비스 하나하나에 반응이 좋은 백마다.
그렇게 난 매도 주고 약도 주는 작은 악동 덕에 곤란한 상황을 잘 피할 수 있었다.
그에 아이를 다시 바닥에 내려주는데, 땅바닥에 발이 닿기 직전 엘리스 왈.
"기브 앤 테이크. 아저씨 제게 두 번 빚진 거예요. 이따 꼭 말해주세요!"
"...그래그래."
꼬맹이 주제에 완전 날 들었다 놨다 하네.
이젠 나도 모르겠다, 진짜.
될 대로 되라지.
장난감 가게를 돌아다니는 시간은 생각 외로 즐거웠다.
엘리스가 구경을 하는 사이, 우린 우리대로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꼬마 아이를 뒤따르는 쭉쭉빵빵 유부녀의 궁둥이에 손을 가져다 댄다.
그리고는 덥석 움켜쥔 뒤 마음껏 주무른다.
"서후... 정말 짓궂어...!"
"나만 즐기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랬다.
내가 분석한 대로 사라는 꽤나 개방적인 여인이었는지, 내가 궁둥이를 만지면 그에 질세라 본인은 내 자지를 만져댔다.
꽤 음란한 손놀림에 물건이 뻣뻣이 고개를 쳐든다.
"어멋. 우리 아들 그새 단단해졌네♥"
굉장히 기뻐 보이는 얼굴.
그동안 멀리서 그녀를 관찰하며 늘 볼 수 있었던 슬픔에 잠긴 표정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남편을 잃은 슬픔을 나하고 있을 땐 거의 잊고 있다 판단해도 될 듯했다.
'사람을 잃은 슬픔은 사람으로 치유한다더니.'
자신감 넘치고 적극적인 성격이라, 어쩌면 상처를 덮고 일어나는 속도도 확실히 더 빠를 지도 모르겠네.
그 사이 어느새 풀발기해 바지를 뚫고 나올 만큼 커져버린 내 물건.
그대로 사라의 뒤로 바짝 붙는다.
그리고는 내 커진 좆으로 그녀의 궁둥이 사이를 마구 찔러댄다.
"흣... 서후 정말..."
"어때? 좋아?"
내 질문에 여인이 볼을 붉히며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응... 막... 하고 싶어."
"그럼 할래?"
사라가 픽 웃는다. 그녀는 내 볼을 꽉 잡아당기며 말했다.
"본방은 좀만 참아. 이따 집에 가서 잔뜩 하자."
개방적이라도 어느 정도 선은 있다 이거로군.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여인이 내게서 떨어져 딸 뒤로 다가선다.
그에 난 곧바로 따라붙어, 그녀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양손을 사용해 그녀의 가슴을 붙잡았다.
"어어...?"
그리고는 그대로 주물주물.
어후. 출렁이는 감촉 보소?
이거 완전 장난 아닌데?
"서, 서후...! 지금 뭐하는?!"
"가만 있어봐. 네가 내 물건을 흥분시키는 바람에 참기 힘들어졌어."
"그런... 아무리 그래도 여기 사람이..."
여인에게 바짝 붙어 가슴을 마구 주무르며 허리를 슥슥 흔들어댄다.
내 큰 물건이 사라의 보지를 마구 찔러대고, 그녀는 두리번거리며 주변에 사람이 다가오는지 확인한다.
다행이 우리가 있는 곳엔 손님들이 없는 상황.
다만 카운터에 사장이 우릴 보고는 작게 헛기침을 해댔는데, 아무래도 이 행위를 보고만 모양이다.
그 소릴 들은 사라, 곧바로 내 손을 후다닥 떼 낸다.
슬쩍 표정을 보니 기분이 나빠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미약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진도를 빼 볼까?'
손을 다시 내민다. 이번에는 배 쪽으로.
흠칫 놀라는 여인.
그러던 말던 내 손은 그대로 배를 타고 상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그대로 쭉 올라가 그녀의 브라 안쪽까지 파고들어, 거대한 두 젖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아흣...!"
오오... 개 끝내준다.
언제 만져 봐도 좋은 이 말랑말랑한 감촉!
브라가 거슬려 아예 위쪽으로 밀어 올리고는 마음껏 주무르자, 고혹적인 몸을 가진 유부녀는 진갈색 머리를 흔들며 옅게 헐떡였다.
"읏. 흐읏... 서후 그만해..."
"뭘 그만해? 응?"
"지금 하는... 그, 그거어..."
"그거라고 말하면 뭔지 모르겠는데~"
내가 장난 식으로 말하자 사라 또한 작게 미소 짓는다.
밖에서 가슴을 만져도 크게 뭐라 하지 않는다니... 참으로 깨어있는 여인이로구만?
심지어 그걸로 그치지 않고, 오히려 내 쪽으로 몸을 기대며 내 손길을 즐기기 시작한다.
"응흣... 하아... 뭔가 좋다. 어깨가 풀리는 기분이야."
"그래?"
"응. 나 가슴이 커서 좀만 걸어도 어깨가 늘 결리거든."
하긴... 수박 두 개를 가슴에 달고 다녀보라. 아니 그럴까?
제 아무리 브라로 고정을 한다 해도 꽤나 뻐근할 것이다.
그에 유륜과 꼭지를 괴롭히는 대신 그 위쪽 림프관을 자극해주며 뭉친 걸 풀어주자, 사라가 이젠 아예 이곳이 장난감 가게인지도 잊고 적극적으로 내 손길을 즐기기 시작했다.
내게 완전히 기대, 눈을 감고는 빙그레 미소 짓는 여인.
그러나 그런 그녀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엄마?"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