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7화 〉 #153 혹시 애 딸린 유부녀가 마음을 표하는 게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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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입에 맞으세요?"
"예. 정말 실력 좋으신데요? 홈 메이드는 정말이지 오랜만이네요. 아주 맛있습니다. 외국인에게 초대 받아 먹어본 것들 중에 단연코 최고입니다."
내 대답에 여인이 손을 모으곤 좋아라 한다.
그런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꼬마 아이.
마치 '잘하고 있구만!' 뭐 그런 표정으로 스파게티를 먹으며 고개를 주억인다.
사라는 포크를 뱅글뱅글 돌리며 말했다.
"서후는 좋은 사람이군요. 말만이라도 정말 감사해요."
"말만이라뇨. 아닙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쿡쿡. 저도 제 요리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아요. 제 요리를 이렇게 맛있게 먹어주는 건, 지금껏 윌과 오빠뿐이었어요."
사실 그녀가 내게 대접해준 크림 스파게티의 맛은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좀 느끼하다고 할까? ...아니 많이.
그래도 20년 이상 여자들의 눈앞에서 그들이 만든 음식을 먹으며 표정 관리를 해온 나다. 그런 내게 먹방 연기를 하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혼신의 연기를 다해 맛있다는 표정을 지어준다.
그러자 여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굉장히 기뻐한다.
그녀는 그릇이 빈 내게 많이 있으니 더 먹으라며 다시금 슥 채워주었다.
'아, 힘들게 먹었는데...'
내 무덤을 내가 팠군.
그런 내게 사라가 웃으며 왈.
"솔직히 좀 느끼하죠...? 초대한 손님이 동양 사람인 걸 깜빡하고는 저희 먹던 대로 해 버렸어요. 맛있게 먹어주셔서 정말 감사하지만, 느끼하시면 언제든 그만 드셔도 돼요."
아... 이 여자 보통이 아닌데...?
저리 말하면 그 누가 숟가락을 놓을까.
"그... 사라씨도 어서 드세요."
"아, 전 이미 많이 먹었어요. 간 본다고 먹다 보니 어느새 배가 가득 차버렸지 뭐에요? 호호. 어서 드세요, 서후씨!"
"아, 예."
양손을 가운데로 모아 턱을 올린 채 싱글벙글 웃는 그녀.
그 옆에서 꼬마 아이 또한 소리 죽여 킥킥 웃는다.
눈치 빠른 아이답게 지금 이 상황을 코미디 만화 마냥 즐기고 있는 것이리라.
시선을 내린다.
고소한 걸 넘어 느끼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새하얀 액체로 버무려진 면발들이 접시에 가득 들어있다.
'후우... 차라리 이게 술이었다면 더 나을지도 모르겠군.'
별다른 수가 없는 난 결국 다시 먹기 시작했고, 무려 총 일곱 접시를 먹어서야 그녀의 리필은 끝을 맺었다.
감동한 얼굴로 딸아이에게 말하는 그녀.
"대박. 엘리스. 이거 봐."
"와아... 엄마가 요리한 걸 다 먹은 거야? 아빠보다 더 대단한데?"
"아빠가 기록이 얼마였지?"
"여섯 접시! 요리 실력이 젬병인 엄마와는 완전 천생연분인 듯! 그치?"
"어머멋. 얘가...! 오호홋."
기분 좋게 웃으며 딸아이의 입을 재빨리 가리고.
엘리스는 그런 엄마의 손을 벗어나 위층으로 올라가며 말했다.
"난 이제 놀 테니까 방해하지 마!"
그렇게 날 도와주는 천사는 무대를 깔아주고 도망갔다.
이제부터 완성시키는 건 내 몫.
어색한 기류가 우리 둘 사이로 흐른다.
난 한 번은 거쳐야하는 불편한 질문을 조심스레 꺼냈다.
"근데 남편 분은 어디에?"
사실 분위기 좋은 이 때 이런 질문을 꺼내는 건 별로 좋지 않다.
그러나 이미 두 모녀가 대화하며 여러 차례 나온 말이다.
사라의 남편, 윌.
그걸 들었는데도 도리어 묻지 않는 건, 의심을 넘어 반대로 이상한 취급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
그에 묻자 사라가 자리에 앉아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답했다.
"멀리 떠났어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요."
"아... 이런. 미안합니다."
"아녜요. 저희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나눴으니, 설마 하니 생각 못하시는 건 당연한 거죠. 오히려 서후 씨가 놀라셨을 것 같네요."
그럼 지나야할 관문도 지났겠다, 난 다시 한 번 사과하고는 바로 화제 전환을 시도했다.
"그런데 아까 보니까 남자 신발도 있던데요? 혹시 남자친구인가요?"
"아니요. 아녜요...! 오빠 거예요. 남편이 죽고 지금 오빠랑 같이 살고 있거든요. 제 유일한 혈육인데, 저도 혼자고 오빠도 혼자니 그냥 같이 지내는 거죠. 가족처럼."
"시간이 이렇게 늦은데... 바쁜 분이신가 봐요?"
"네. 아마 누군지 알면 놀라실 걸요? 후훗."
그러면서 갑자기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
뭔가 똥마려운 강아지 같은 행동을 보인다.
그에 가만 기다리자, 사라가 내 눈치를 흘끗흘끗 보더니 와인 잔을 슥 비우며 지나가는 어투로 툭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이란,
"그런데 서후 씨는 혹시 애인 있으세요?"
이거이거... 알아서 굴러 들어오는구만.
사실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 못한 건 아니다.
도향이 가볍게 짠 타깃의 여러 루트 중에는 이것 또한 있긴 했다.
당시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의뢰자가 그 남편을 죽일 정도면 보통 질투가 아냐. 아마 타깃 근처엔 남자가 얼씬도 못하게 했을 걸? 근데 웃긴 건 뭔 줄 알아?'
'뭔데?'
'사람은 사랑하는 이가 떠나면 그것을 사람으로 대체하려는 습성이 있어. 어쩌면 서후 네가 다가서는 순간 바로 홀라당 빠질 지도 몰라.'
'에이.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 특히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그게 더 심해. 사람의 온기를 통해 외로움을 극복하려고 하지. 혹시 모르니까 그런 상황도 염두 해둬.'
그 땐 정말이지 터무니없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일어나 버린 탓에 도리어 다른 쪽에서 힘들게 생겼다.
이 여자가 내게 푹 빠졌단 이야기는, 남자 좆만 보면 좋아서 헥헥 거리는 암캐로 만들기엔 다소 여러 모로 곤란한 점이 생겨버렸다는 거니깐.
'후우. 그건 그 단계에 가서 생각하기로 하자.'
벌써부터 다른 놈들에게 내 여자를 돌릴 생각을 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진짜 이 짓을 해야만 하나?
"저어... 서후 씨?"
아차. 순간 생각에 잠겨 그녀가 내게 질문했었던 걸 깜빡했네.
"그... 사라 씨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고민을 좀 했습니다만..."
여인이 내게 완전 집중한 채로 마른침을 삼킨다.
누가 보면 실시간으로 로또 추첨방송이라도 보는 줄 알겠다.
난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이야기했다.
"사실... 저 애인이 없습니다."
"정...말요?"
"네. 부끄럽게도..."
"어머멋. 대박!"
갈색머리의 미녀가 손바닥을 짝짝 마주치며 기뻐한다.
자리에서 일어나며 환호하는 통에, 그녀의 거대한 가슴이 위아래로 출렁이며 내 시선을 확 잡아끌었다.
'와아... 진짜 개 크네.'
어떻게 외국인들은 하나같이 저리 크지?
마른 체형인 주제에, 그 크기는 전에 따먹은 백마 새댁 그레이스보다 더 큰 것 같다.
내 의지를 벗어나 서서히 고개를 쳐드는 물건을 애써 가라앉힌다.
여인은 약 5초가량 그리 폴짝폴짝 뛰다, 이내 자신의 행동을 깨닫고는 도로 자리에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귓가 주변이 딸기마냥 새빨갛다.
"저어...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저에게 마음이 있으신 건가요? 사라 씨?"
여인의 고개가 들린다.
웨이브 진 기다란 진갈색 머리칼과 그 아래 자리한 오뚝한 코.
호숫가를 담은 듯 푸른 큰 눈과, 자지를 가져다 대고픈 마음이 절로 생길 만큼 도톰하고 매력적인 붉은 입술.
굉장히 예쁘다.
진짜 서양인의 조각 같은 외모는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몸매는 더 끝내준다. 이 세상 육체가 아니다.
사라, 주저주저하다 모기만한 목소리로 왈.
"네에..."
"진심...이신가요?"
그러자 고개를 크게 두 번 끄덕이고는 조심스레 말한다.
"호, 혹시 애 딸린 유부녀가 마음을 표하는 게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할게요."
그럴 리가 있나!
난 바로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곤 확 끌어안았다.
"에, 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라는 분명 혈기왕성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자다.
그런데 2년간 얼마나 고통을 받았는지 지금은 스스로의 자존감을 낮추고 있었다.
이럴 땐 이런 식의 극약처방이 좋다. 나 또한 당신을 좋아합니다 라는 걸 온 몸으로 보여주는 것!
대신, 조심해야 할 것 한 가지.
'제발 서지 마라. 서지 마라. 좀만 참아라, 아들아!'
사라의 큼지막한 가슴이 가슴팍에서 느껴진다.
뇌의 신경을 모조리 태울 듯한 유방의 놀라운 감촉에 난 이를 꾹 다물고는 어떻게든 참아냈다.
저돌적으로 행동한 건 좋은데, 여기서 세워버렸다간 이 남자는 내 몸을 노리고 있구나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으니.
"기분 나쁠 리가 없잖습니까. 사라 씨 같은 미인이 마음이 있다는데."
"아..."
다시 여인을 놓아주며 해맑게 미소.
"자신감을 갖으세요. 사라 씨는 충분히 섹시하고 매력적인 여인입니다. 그에 마음 같아선 키...스라도 하고 싶었는데, 초면에 그건 무례인 것 같아..."
"그럼 해주세요."
"...네?"
아니, 잠깐. 이건 너무 빠른데?
내 예상을 벗어난 속도감에 난 살짝 경계를 취하며 여인을 살폈다.
입가엔 진한 미소가, 그리고 눈빛은 사뭇 진지하다.
진심이란 의미다.
"키스를 안 해주시면 마음이 없는 걸로 알겠어요."
내가 망설이자, 대뜸 못을 박는다.
그에 난 어쩔 수 없이 여인에게 다시 다가가 포옹하며 진한 키스를 나누었다.
감미로운 감각이 입술 위를 지나간다.
보드랍다가도 때론 거친 움직임이.
그리고 그 사이사이를 촉촉한 혀가 나타나 강렬하게 궤적을 남기고는 사라진다.
"쪽. 쪼옥... 쪽... 하아..."
서로 타액을 나누고 끌어안는다.
목과 머리를 부여잡는가 하면 상대의 허리를 쓰다듬는다.
우린 그렇게 한참을 입을 맞추고 떼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어멋."
고개를 내려 내 아랫배를 바라보는 그녀.
풀 발기 해 고개를 쳐든 내 똘똘이가 눈에 들어온다.
녀석은 나와 사라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그녀의 명치 부분을 사정없이 때려대고 있었다.
그걸 보며 사라, 의미심장한 미소.
"흐응~ 위에보단 아래가 더 솔직한 분이시군요?"
"사라 씨, 원래 이렇게 저돌적이십니까?"
"뭐... 그렇기도 하고. 저도 여자라고요. 그것도 무려 2.년.이.나. 굶주린 유부녀! 후훗."
아... 그러네.
당했다. 상심해 있을지언정 그녀 또한 굶주린 암사자인데.
무엇보다, 본래 성격을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 모습이 그녀다운 것이리라.
"제 방으로 갈까요, 서후 씨? 아니, 서후?"
말을 편하게 놓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나 또한 놓으며 말해준다.
"응. 근데 딸은 어쩌고?"
그런데 그 때, 계단 위쪽에서 사라의 딸 엘리스의 얼굴이 포착됐다.
아니, 쟤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
날 보고는 팔로 파이팅을 한 번 외치고 쏙 사라지는 그녀.
허어... 그저 헛웃음이 나온다.
아무리 인생사 새옹지마라지만, 이거 정말 조금도 예상대로 흘러가질 않는구만.
그 사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사라가 말했다.
"괜찮아. 엘리스는 장난감 하나 생기면 두 시간은 자기 방에서 꼼짝 안 하거든. 설령 안방에 갑작스레 들어와도 아직 뭘 모르는 나이여서 문제 될 것도 없고!"
"......."
진심인가 하여 그녀를 똑바로 마주본다.
미인 백마가 날 향해 방긋 미소 짓는다.
마치 '우리 딸아이는 7살이라 아직 순수해서, 봐도 뭐가 뭔지 전혀 모를 거예요!'라고 하는 듯하다.
'옆집이 바람피우고 하는 것도 다 알고 있는 걸 알면 기절초풍하겠지...'
그에 그 잘못된 생각을 좀 고쳐주려고 했으나, 갈색 머리의 쭉쭉빵빵 유부녀는 내 팔짱을 끼고는 자신의 방으로 찬찬히 잡아끌었다.
그리곤 방문을 닫고 옷을 하나하나 벗는 그녀.
'꿀꺽. 대박...'
매끈한 팔다리와 위아래로 툭 튀어나온 거대한 두 언덕.
상체에 비해 하체가 훨씬 길어서 그럴까?
그저 감탄밖에 나온다.
강설아나 임하나처럼 마치 우월한 유전자만 모아놓은 듯한 기분이 든다.
여인이 순백의 T팬티와 레이스가 주렁주렁 달린 야릇한 브라만을 남긴 채, 침대 위로 슥 올라선다.
기다란 다리를 좌우로 활짝 벌리곤 팬티를 위로 쭉 잡아당겨, 털 한 점 없는 자신의 백보지 민낯을 당당히 보여준다.
그러면서 내게 한 쪽 눈을 윙크하며 왈.
"굶주린 불쌍한 유부녀를 위해 침대 위로 올라와 줄 수 있지?"
그럼. 당연하지.
지금 이 모습을 본다면 어느 남자를 데려다놔도 모두 다 침대 위로... 아니, 그녀 위로 올라탈 것이다.
그에 나도 옷을 벗고는 침대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런 내 몸, 특히 내 거대한 주니어를 본 여인의 눈은 금세 휘둥그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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