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화 〉 #119 한 실장의 부탁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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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의 빛이 밝아오는 새벽 어느 거리.
한 여인이 통화를 하며 길을 걷고 있다.
"응. 이제 일 끝나고 집 들어가는 길."
밤새 고생 많았어. 일 힘들진 않아?
"조금. 그래도 돈 많이 주니까 그냥저냥 괜찮은 것 같앙."
어느 날 SAF 기획실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누군가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달라는 의뢰.
처음에는 이런 건 흥신소에나 맡기라며 매몰차게 거절하려 했지만, 경호 수당에 3배를 쳐준다는 말해 혹해 지원하게 되었다.
좀 뒤가 구리긴 하지만 뭐 어떤가?
그 돈이면 대체 얼마야 진짜.
'그래도 확실히 날밤을 새는 건 피곤하긴 하네.'
낮밤이 뒤바뀐 게 며칠 안 돼 아직 적응이 안 된다.
살짝 멍하기도 하고.
그걸 느낀 것인지 빨리 통화를 끊어주는 자상한 남자친구.
그럼 얼른 들어가서 씻고 쉬어.
"응. 고마워."
사랑해.
"나도 사랑해, 오빠!"
전화를 끊고는 터덜터덜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간다.
현재 시간 새벽 6시.
저 멀리 아침햇살이 환하게 비춰오고 있다.
그녀는 그 빛을 받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앞으로 3개월만 어떻게든 버티자!'
그럼 6개월간 쉬어도 이득이다.
이번 기회에 돈 잘 벌어서 오빠랑 해외여행이나 한 달 간 다녀오도록 하자.
그렇게 기분 좋은 미래를 꿈꾸며 크게 하품을 하길 잠시, 그녀 앞으로 다가오는 웬 남자.
순간적으로 그녀의 스마트폰을 낚아채더니 도망간다.
앗! 그거 산지 이제 2개월밖에 안 된 건데!
"거기서! 너 거기 안 서?!"
여인은 골목길에 들어선 남자를 재빨리 따라 쫓아갔다.
***
"읏. 앙... 아앙...!"
허리를 흔들어 좆두덩으로 강하게 때려줄 때마다 궁둥이 위로 거친 물결의 파문이 인다.
올림머리가 매력적인 여인은 내 좆질에 간드러진 교성을 내지르며 거칠게 헐떡였다.
'참 쉬워.'
어쩜 이리 쉽게 걸려드는지.
물건을 훔치고 달아나는 이 따위는 간단히 제압가능하다 생각하는 걸까?
그래도 명색이 성인 남자인데?
'유독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특성이지.'
잘 잡힌 치안. 금지된 개인화기.
외국에선 생각도 못할 일이다.
한 남자를 시켜 스마트폰을 훔치게 하고.
그녀를 골목 안쪽까지 끌어들인 우린 전기 충격기로 간단히 그녀를 제압했다.
그리곤 작업실로 이동. 기절한 그녀를 깨워 상황을 인지시킨 뒤 어제 년처럼 똑같이 협박해 주었는데...
"흥. 해보시던가!"
아직 어려서 그런 걸까.
패기가 넘친다.
심지어...
"너희들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하고도 멀쩡히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한성 그룹 좆까 씨발아!"
입도 굉장히 걸걸하다.
참네. 얼굴은 꽤나 청순하고 반반한데 말이야.
어떻게 할 거냐는 듯 날 쳐다보는 한 실장.
뭘 어떡하긴 어떡해.
난 어깨를 한 번 으쓱해주고는 말했다.
"그럼 바로 시작하죠. 수술대 가져오세요."
그 한 마디에 바로 조용해지는 여인.
남자들이 나가 진짜 수술대를 가져오고. 그 위에 그녀를 눕히자, 복날에 쳐 맞다 풀려난 개처럼 거칠게 저항한다.
"놔! 이거 놔아!"
그러나 그런 그녀의 저항은 비옷을 입은 사내의 등장에 말 그대로 굳어버렸다.
퀭한 얼굴로 주사기를 꺼내 마취제를 뽑아내는 남자.
그 광경을 목도하는 순간, 그녀는 곧바로 눈물을 줄줄 흘리며 사죄했다.
"잘못했어요. 흑흑... 다시는 안 까불게요. 제발 살려주세요... 흑..."
반항 끼가 있는 년이로군.
물론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다. 그저 성격을 테스트해볼 생각이었을 뿐.
어제 오늘 세 여인 중 유일하게 끝까지 저항했으니, 다른 둘보단 더 혹독하게 다뤄주는 게 좋을 것이다.
"그럼 앞으로 내 노예 겸 SAF 스파이가 되는 거야. 무슨 뜻인지 알겠어?"
"네. 흑흑... 하라는 거 다할게요. 목숨만 살려주세요..."
그렇게 소소한 소동을 통해 이 여인 또한 내 노예가 되었다.
간단한 계약과 촬영 끝에 지금은 이렇게 내 좆질을 받는 상황이고.
"어때, 내 자지? 기분 좋아?"
"모, 몰라요..."
"흠?"
내가 묘한 뉘앙스를 풍기며 말끝을 올리자, 여인이 깜짝 놀라 황급히 대답한다.
"조, 좋아요... 안을 가득 채워줘서... 읏. 흐읏... 저, 정말 좋아요...!"
재깍재깍 대답을 할 것이지, 꼭 이렇게 한 번씩 간을 본다.
어쩌면 반항 끼가 천성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사정감이 거의 다 차오른 난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며 외쳤다.
"이제 쌀 테니 보지에 힘 꽉 줘!"
"에...? 서, 설마 안에 싸시려는 건...?"
"아까 맹세한 거 잊었어? 넌 내 뭐지?"
"흑... 노, 노예입니다..."
"그럼 노예답게 주인님의 좆물 졸라 봐."
벽에 손을 짚은 채 엉덩이를 쭉 내민 상태에서 여인이 고개를 푹 숙이곤 말한다.
내가 시키는 대로 보지에 힘을 꽉 주면서.
"흣. 아앙... 주인님... 아, 안에 싸주세요...!"
"헉. 허억... 임신하면... 내 애 꼭 낳아라!"
"흑... 네, 네엣..."
그에 난 쪼이는 보지 안쪽에 자지를 힘껏 밀어 넣은 채 좆물을 싸질렀다.
그리곤 몇 차례 허리를 움직여 자지를 휘저어주다, 자지가 수그러들 때 즈음 빼냈다.
후두둑.
가랑이 사이로 떨어져 바닥에 웅덩이를 이루는 새하얀 액체.
그녀를 돌려 세워 전방에 카메라를 보게 한다.
고간과 얼굴이 아주 잘 보이도록.
"아기씨 잘 받았으니 기념사진 찍어야지? 게 다리하고 V해."
"네에..."
"활짝 웃으면서. 그렇지."
링링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내게 방금 따먹힌 이 아이. 얼굴이 제법 반반해서 그런지 SNS에서 인기가 꽤 있는 인물이었다.
사진도 자주 올리고.
길 가다 혹은 카페에 있다 보면 알아보는 이들이 있을 정도라나?
즉, 이 년의 약점은 바로 외부시선란 뜻이다.
그에 방금 동영상과 사진은 물론, 난 그녀를 데리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강제로 야외촬영을 시켰다.
다 벗고 자위하는 건 물론 계단에서 볼일을 보는 모습까지.
'SNS에 얼굴 다 팔린 년이다. 공개적 망신을 죽음으로 아는 한 절대 배신 못하리라.'
내가 개인이라면 혹시나 싶어 딴 마음을 품을지 몰라도, 어찌됐든 한성 그룹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1등 기업이니까. 현 생활을 유지하며 내 노예를 자처할 것이다.
"한 실장님 수고했습니다."
"서후님도요. 그... 어떻게 잠깐 시간 되십니까?"
왠지 무언가 중요하게 할 이야기가 있어 보여 난 고개를 끄덕이며 역으로 제안했다.
"그럼요. 괜찮다면 같이 점심식사나 하시죠."
극구 본인이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는 남자의 말에 알았다고 하고는 따라간다.
그러곤 비싼 음식점으로 인도하기에, 난 그를 만류해 스승 소유 건물에 자리한 1층 식당으로 향했다.
"저, 정말 여기서 식사하셔도 괜찮으십니까? 좋은 곳에서 대접하고 싶었는데..."
"아뇨. 괜찮습니다. 저에 대해 아시다시피 평범하게 자랐고, 지금도 남들 다 가는 음식점에 밥 먹으러 다닙니다."
뭐 말은 그리 했지만, 어릴 때와는 달리 지금은 음식 맛을 꽤 따지긴 한다.
다만 월급쟁이에게 한 달 월급치 식비를 대접받을 만큼 뻔뻔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도 더 좋은 데로..."
그런 그에게 면박을 주는 식당 여사장.
"아니, 우리 집이 어때서!"
"아, 그런 뜻은 아니었고..."
"흥. 한 실장 정말 실망이네! 내 알아서 특별히 잘 대접할 터이니 걱정 말아. 오케이?"
한 실장이 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뜨끈한 순대국밥이 나왔다.
'이 집 음식이 괜찮아, 스승과는 자주 들렀었지...'
지금은 뭔 옛날의 이야기.
여사장도 당시엔 꽤나 아름다웠었는데, 이젠 50이 넘은 게 세월이 흐르긴 흘렀다는 것을 느낀다.
우릴 쳐다보다 내 시선을 느낀 여인이 웃는다.
"왜? 우리 동생 무슨 할 말 있어?"
"아닙니다. 그냥 실력이 여전하시구나라고 감탄했을 뿐입니다."
"고마워! 역시 우리 동생뿐이야. 그래도 자주 좀 오지. 어르신보다 더 보기 힘들어~"
"하핫. 앞으로 자주 오겠습니다."
그녀는 내가 스승을 따라 촌에서 서울로 상경한 뒤 정을 붙이게 된 몇 안 되는 사람이다.
다만 스승에게서 벗어난 이후론 마주칠 일을 피하다보니 자연스레 오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그게 꽤나 섭섭했는지는 몰라도 그녀는 내게 자주 오라는 말을 계속했다.
그러다 손님들이 많아지고 자연스레 그녀가 바빠지자, 한 실장이 살짝 주저하다 입을 열어 말했다.
"이제 슬슬 경호를 받으시는 게 어떻습니까?"
속뜻은 간단하다.
다시 스승에게로 돌아왔으니 후계자답게 신변 보호를 받는 게 어떠냐는 의미.
그러나 난 고개를 저었다.
여우모녀의 일로 스승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딱 그 일까지의 이야기.
그게 스승의 정통 후계자가 되겠단 의미는 아니었다.
문득 십여 년 전, 스승을 떠날 때가 떠오른다.
제안하나 하마. 내 일평생 쌓아온 일을 이대로 매장시켜 버리기엔 너무도 아까워서 말이다. 적정한 후계자가 나타날 때까지 네가 내 일을 다 배워놓는 건 어떠하냐? 그럼 내가 설령 잘못돼도 네가 대신 후계를 키워줄 수...
그에 대한 대가는 한성 그룹 차남으로서 가진 모든 것에 대한 상속권.
물론 정통 후계자가 나타날 경우 그에게 양도해 줘야 하긴 하지만, 스승은 그걸 통해 날 후계자로 묶어놓으려는 심산인 것이었다.
'그냥 결혼해서 자식에게 가르치고 하면 되지. 참...'
당시엔 단칼에 거절했지만 여우모녀 일로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스승이 하던 일을 제대로 계승하기 위해 이번에 미국에서도 간단한 테스트를 치른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도 자신 없다.
여자를 한낱 도구처럼 다루는 일이.
"이번 일도 그렇고... 혹시 모르니 정식으로 경호를 받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건 한 실장 개인의 뜻? 아니면 스승의?"
"어르신은 아니고. 이 건물 내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그렇...습니까..."
이 건물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나이도 성별도, 그리고 출신과 직업도 다른.
그러나 공통된 점이 있으니... 하나같이 스승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는 점이다.
스승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는, 어찌 보면 링링과 같은 사람들.
물론 집착이 아닌 단순히 은혜를 갚으려는 마음이지만.
"저희는 서후님이 잘못되기를 원치 않습니다. 그러니 이번만큼은 양보해 주십시오."
스승은 날 매우 아낀다.
2000억이라는 큰돈을 주저 없이 쓰고,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두 발 벗고 나설 만큼.
이번 WSS 사태만 봐도 그러하지 아니한가?
'경호. 경호를 받는다라...'
젊은 시절엔 감시당한다는 사실이 기분 나빠 반대했지만, 지금은 굳이 받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하다.
그저 살짝 주저가 되는 것은 그러다 자연스레 후계자로 확정될까 하여 그런 것일 뿐.
그에 난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에게 말해주었다.
"생각해보겠습니다."
남자가 기쁜 얼굴로 따라 일어나 바로 내 손을 붙잡는다.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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