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6화 〉 #112 그림은 갖춰졌다
* * *
***
WSS 전자 대표의 횡령·배임, 그로 인한 회사의 주가 폭락 소식은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공중파와 지상파가 때리는 건 물론, 인터넷 실시간 검색 순위 1위 등극.
해당 기사들의 댓글 창은 바람 만난 불길 마냥 활활 불타올랐고, 이내 SNS와 유명 개인 방송들도 앞 다투어 이 사실을 다루기 시작했다.
원래대로라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순 없겠으나 그 일을 주도한 게 바로 한성그룹.
부리나케 움직이고는 있지만, 현 WSS에서는 그걸 잠재울 뾰족한 방도가 없다.
도와주기는커녕 같이 찍힐까 두려워 주위에선 등 돌리기 바쁜 게 현실이었다.
"편집장님. WSS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무시해."
"그... 기획실이라고."
올해 2년차인 직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편집장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WSS와 밀접하게 지내오며 서로 돕고 도움 받던 사이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편집장은 오히려 답답하다는 듯 이야기한다.
"무시하라고. 상황 파악 안 돼? 지금 이거 한성 기업에서 대기업 중 하나 골라서 잡들이 시작한 거야."
대기업이라고 다 같은 대기업이 아니다.
대기업들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그룹은 그 궤를 달리한다.
문제는 그 안에서도 다른 넷과는 차원이 다른 한성그룹.
그들은 주기적으로 자신의 밑에 있는 기업들을 매질하곤 했다. 마치 지금의 이 서열을 인지·각인시키려는 듯.
"지금 정계에서도 골치 아픈 사건 하나 있지?"
"예, 예. 그 총리 아들 문제 터진 거 말이죠?"
"정부랑 여당에서도 쉬쉬하며 이 사건으로 덮으려 들 거야. 그런데 지금 WSS쪽을 도와줘 봐. 어떻게 되겠어?"
"꿀꺽. 그, 그렇군요..."
한성그룹이 얼마나 치밀한 계획을 짜고 들어온 건지는 모른다.
다만 상황이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특히 WSS 전자의 대차 잔고가 나흘 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한 걸 보면, 절대 대충 끝낼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참에 라인을 갈아타야 할지도...'
편집장은 담배를 입에 물고는 연락처를 슥 훑어보았다.
살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
'생각보다 더 잘 터지네.'
역시 스승 회사다.
대한민국 제일 기업이라더니 그 여파가 상상을 초월한다.
WSS 전자는 물론 해당 그룹 모든 주가가 폭락 중인 상황. 심지어는 크게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업종들 모두 연일 4일째 하락하고 있는 중이었다.
'정말 배임·횡령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안 사실.
한성 기업은 다른 대기업들의 약점을 이미 쥐고 있다.
언제든지 고개를 쳐들면 내려찍기 위해.
'1등자리를 지킨다는 게 쉬운 건 아니지.'
난 스마트폰을 닫고는 고개를 들었다.
한 여인이 내 앞에 차 한 잔을 내려놓고는 조심스레 건너편에 앉는다.
세련된 머리칼에 화려한 복식.
연예인 마냥 꼼꼼히 치장한 화장.
눈은 인형마냥 동그랗고 코는 외국인처럼 높으며, 붉은 입술은 색정적으로 도톰하다.
눈 끝이 올라가 음흉한 여우와 같은 상이라는 것만 빼면 대단히 호감이 가는 미인이다.
'이 여자가 임호준의 부인.'
WSS 전자 대표의 여인이자 SAF 회장의 딸.
올해로 서른아홉에, 20살 딸 아이 하나 있는 유부녀.
그녀는 자신의 찻잔을 든 채 가만히 그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얼굴에 고심이 많은 게 현 상황의 심각성을 그녀 또한 인지하고 있는 것이리라.
몸을 움직여 등을 소파에 푹 기댄다.
편안함에 절로 나른한 기분이 든다.
난 그녀의 집을 마치 내 집 같이 누리며 입을 열었다.
"그 이름이..."
"백서희입니다. 그쪽은 서후고요. 그렇죠?"
"저에 대해 조사하셨습니까?"
"이름 만요. 그 외엔 쓸 만한 정보가 없더군요. 아, 하나 있네요. 이번 일이 당신과 연관이 있다는 걸."
여인의 눈이 정확히 날 응시한다.
혐오감과 적대감은 있으나 그보단 두려움이 90%가량 차지한 얼굴.
그녀는 주저주저하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강태백이란 분의 후계자께서 여긴 무슨 일로 오신 거죠?"
내가 스승과 연관이 있단 것까지 파악했나?
킥. 이러면 이야기가 빠르지.
난 감추어두었던 비릿한 미소를 입가에 지으며 말을 꺼냈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앞으로 1년간 내가 시키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할 것."
"그런 비인도적인 짓을... 노예제도가 없어진 게 몇 년인데...!"
"그런 말 하지 마. 말은 그리 해도 너희는 그렇게 생각 안 하잖아. 늘 밑에 있는 직원들, 서민들을 노예로 생각하지. 안 그래?"
"무슨..."
"아! 이런 실수. 노예가 아니네. 한낱 집에서 기르는 가축 정도로 생각하겠구나. 너희 세상이 망하지 않도록 유지시켜줄 사회의 부속품이자 축생."
여인이 입을 다물었다.
반박을 하지 않는다. 기분 나쁜 티도 내지 않는다.
그저 날 노려보며 다시 되물을 뿐이다.
"그건 당신도 그리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피차일반 아녜요?"
"미안. 난 서민출생이라 그런지 그런 생각 안 들더라고. 그렇지만 앞으로 1년간은 널 그리 다룰 생각이다. 아니, 더 심하게. 진짜 노예처럼."
"하. 누가 당신의 노예가 된데?!"
쏘아붙이는 여인을 향해 난 웃어보였다.
양팔을 활짝 벌려 어깨를 으쓱하며.
"싫으면 회사와 함께 망하라고."
"무슨..."
"지금 WSS 전자 외에도 해당 그룹 주식 모두 빠지고 있는 거 보이지? 아마 오늘 주식 장 끝나고 발표할 거다. 한성그룹에서 WSS쪽 지분 모두 정리하고 투자금도 다 회수한다고. 근데 그걸로 끝낼 것 같아?"
여인의 눈동자가 빠르게 굴러간다.
그리곤 이내 서서히 커지더니, 경악.
"서, 설마..."
"SAF 그룹 대차 잔고 확인해봐. 아마 바로 답 바로 나올 거다."
그러나 확인하지 않는다.
따로 확인해 볼 필요도 없다 생각하는 듯했다.
그만큼 내 자신감 있는 태도에 무언가를 느꼈다는 뜻.
난 여유를 가지고 그녀를 서서히 압박해 나갔다.
그녀가 두 손 두 발 다 들고, 완전히 고개를 숙이고 들어오게끔.
"아마 임호준 새끼는 버틸 수 있을 거야. 그쪽 남편이야 대기업 중에서도 그래도 열 손가락 안에 들었으니까. 그러나 당신은 어떨까? 집안이 버틸 수 있겠어?"
"......."
"뭐 이미 알고 있겠지만, 정치하시는 분들도 다 이쪽편이라는 것만 알아둬. 대충 끝나지도 않을 거라는 것도. 이건 일종의 10위권에 든 대기업 새내기 길들이기니까."
스승에게 듣기로는 언젠가는 할 거였다고 했다.
내가 요청했기에 그 시기를 살짝 앞당긴 것 뿐.
충분히 시간을 들여 기다린다.
여인은 약 10분이 지나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손가락과 다리, 눈동자만 쉴 새 없이 움직인다. 불안함을 내비치며.
'굳이 더 이곳에서 기다려야 할 이유는 없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곤 화들짝 놀라 날 올려다보는 그녀를 보며 말한다.
"앞으로 한 시간."
"예?"
"딱 1시간 결정할 시간을 주지. 1년간 내 노예로서 살다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1년 뒤 네가 개돼지로 아는 서민들 옆으로 이 집을 옮길지."
난 이곳에 오기 전 링링에게서 받아온 상자를 티 테이블 위에 올렸다.
그런 뒤 밖으로 향하며 말했다.
"한 시간 뒤에 돌아오지. 만약 내 제안에 응할 마음이 들거든 그걸 열어봐. 어찌해야할지 알거다."
그렇게 밖으로 나와 차에 앉아 가만히 담배를 태운다.
이번 사건이 확실히 시끄럽긴 한지, 주차장 주위로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난 가만히 누워 눈을 감고는 나는 나대로 생각을 가만 정리했다.
'이왕이면 임호준을 통해 그 부인을 직접 내어놓게 하는 편이 좋았겠지만...'
무려 대기업의 장자다.
이번 일로 숨통을 일시 조일 순 있을지 몰라도 절대 무너지진 않는다.
그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 말 그대로 판타지.
아쉽지만 아쉬운 대로 그 부인을 직접 넘어뜨릴 수밖에 없다.
그러고 나중에 당사자 앞에서 부인과 떡치는 걸 보여주거나, 몇 년 뒤 이 아이의 진짜 아빠는 따로 있었습니다! 뭐 그런 식이 좋겠지.
나올 수 있는 그림은 대략 갖춰졌고.
문제는 여자 쪽이 걸려드느냐가 관건.
'아마 응할 거다.'
오늘 응할지 아니면 다음번에 응할지는 모른다.
머리가 좋고 순응적이라면 바로 받아들일 것이고, 머리가 나쁘거나 반항적인 성격이라면 일단 거절할 것이다.
'뭐 저항 시도는 해볼 가능성이 높긴 하겠지.'
지금 WSS도 어떻게든 이 사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링링에게 가만 들어본즉, 자금을 들이부으면서 방어중이라고 했으니까.
그러나 제 아무리 실력 좋은 작전 세력을 끌어들여 주가 방어를 한다 해도 자금에서 너무 차이가 나는 상황.
기술적 분석인 차트 매매가 상당히 자리 잡은 한국에서 뭔가 상승 모양을 만들라 치면 그대로 내리꽂아 버리니... 안목 있는 개미들조차 접근을 못해 말 그대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심지어 소스가 너무 위험하지 않은가.
배임·횡령에 검찰까지 이미 움직이고, 대기업조차 하한가에 손해 감수해가며 투자금을 회수해 가는 상황인데.
'그런 상황에 그보다 작은 그룹인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지.'
있다면 하나.
내 제안에 응하는 것.
한 시간이 지났다.
자리에서 일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고층 건물을 올라간다.
부자들만이 산다는 건물.
아마 이 건물 안에만도 이번 WSS 사건으로 피해본 가정이 꽤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과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웬 남녀 5명이 문을 두드리며 소리치고 있었다.
"사모님, 잠깐 문 좀 열어보세요! 이야기 좀 합시다!"
"이번 일 다 잘 해결 될 거지? 그렇지 서연 엄마?"
그러나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은 고개를 갸웃갸웃 거린다.
"집 비운 거 아냐?"
"이상하네. 분명 아까 문 여는 소리 들린 것 같았는데..."
"나가는 소리였나 보구만."
아무래도 내가 집 문을 열고 나오는 소리를 듣고 모인 듯했다.
투덜투덜 대며 엘리베이터로 다가오는 그들.
날 발견하고는 위아래로 훑더니 묻는다.
"혹시 그쪽도 이번 WSS 때문에...?"
"예. 저도 저 집 주인 좀 만나보려고."
"그렇구만. 근데 아무래도 자릴 비운 모양이오. 20분 째 조용해."
"그런가요? 흠... 그래도 전 일단 좀 더 기다려보겠습니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엘리베이터 안에 올라탔다.
그리곤 내려가려다 한 명이 명함을 주며 말한다.
"만약 만나게 되거든 연락 좀 줘요."
"그러겠습니다."
"고마우이."
사람들이 그렇게 사라지고.
찬찬히 걸음을 옮겨 문 앞에 선다.
전화는 계속 통화중. 초인종을 눌러도 무반응.
그렇다면... 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외친다.
"한 시간 지났어!"
내 목소리가 세련된 복도 위를 쩌렁쩌렁 울린다.
그러나 어떤 반응도 돌아오지 않는다.
진짜 도망간 건가?
아니면 현실부정을 하며 방에 틀어박혀 있거나?
흠... 그 뒤로 두 번을 그리 더 소리를 질러보았으나 역시 고요.
결국 난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뭐 그래도 상관없었다. 아마 며칠 이내에 먼저 연락이 올 것이기에.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본격적으로 SAF의 주가도 폭락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비슷했다.
WSS의 사건 조사 중 SAF도 연관이 된 게 밝혀진 것.
심지어 SAF쪽은 회장이 연루된 바, 타격은 더욱 컸다.
그로 인해 온 매스컴은 연일 두 그룹을 깎아내리느라 정신이 없게 되었다.
"어휴. 속이 다 시원하네요."
"그래?"
KUC 푸드의 사무실.
설아가 내 위에서 허리를 추잡하게 흔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기분을 대변하듯 그녀의 큰 젖가슴이 위 아래로 크게 출렁출렁 흔들거렸다.
"안 그래도 그 둘... 읏. 흣... 어, 언제고 손봐주고 싶었어요...!"
바람피운 남편, 그리고 그 불륜 대상.
복수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왜 아니 그럴까?
그러다 난 문득 궁금증이 들어 물었다.
"혹시 둘 중 어느 쪽이 더 미워?"
"그걸 말이라고... 당연히 서희 년이 더 밉죠!"
"왜?"
"원래대로라면 임호준 새끼가 더 미워야겠지만, 그 년이 정말 대놓고 꼬드겼거든요."
설아의 말은 이러했다.
어느 날 갑자기 웬 고등학생 즈음 되어 보이는 여자애가 나타나더니 자신의 남편을 따라다니며 막 유혹하더라고.
그걸 넘어간 남편도 어이가 없지만, 대놓고 남의 남자를 훔쳐간 행위는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나.
"당시엔 저희 회사가 별로 안 컸거든요. 그런데 반해 SAF는 제법 잘 나가는 회사였죠. 그 망할 새끼 회사도 그랬고요. 결국 대기업이 되기 위해 절 버린 거죠."
살짝은 씁쓸한 얼굴을 하는 여인.
이내 활짝 웃으며 이야기 한다.
"그래서 그 때부턴 이전보다 더 미친 듯이 일한 것 같아요."
"......."
사람은 저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
그 가치는 인생을 살면서 여러 차례 변화를 맞이한다.
18살 따스한 봄.
일평생 한 여인만을 사랑하길 원하던 소년이 갑자기 다른 이들의 여인을 뺏고 다니는 망나니가 되듯.
아마 이 여인도 그 사건을 겪기 전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을 것이다.
일에 빠져 밤새 회사에서 일하는 게 아닌, 평범하게 아이들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길 원하는...
'만약 그랬다면, 어쩌면 그녀의 아들딸도 지금처럼 막나가는 아이들로 자라나진 않았을 수도 있겠지.'
설아를 올려다본다.
과거 회상을 하는 듯 살짝은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
"설아야."
"네?"
"혹시 만약 그 때로 되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넌 어떻게 할 거야?"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럴 리는 없지만 혹시라도 그 일이 발생하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그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전..."
초점이 옅던 눈동자가 차츰 맑아진다.
사라졌던 얼굴 표정도 되돌아온다.
여인은 방긋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당연히 안 돌아가요. 그것들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이니까요."
역시... 실력으로 한 회사의 대표까지 올라온 인물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알고, 지나간 과거에 미련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재상이가 잘못된다면... 무조건 갈 거예요."
음울한 분위기를 띄우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진정시킨다.
난 그녀의 등을 슥슥 쓰다듬으며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계속 말해주었다.
"걱정 마. 아무 문제없을 거야. 분명히 살아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네에..."
설아가 내 포옹을 살짝 풀고는 날 가만 내려다본다.
여인의 입가엔 진한 미소가 걸려있다.
20대 후반 즈음 되어 보이는 동안의 외모.
한 기업의 대표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슴 같은 눈망울.
만년설의 피오르드를 연상케 하는 순백의 젖가슴과 개미와 비교해도 좋을 만큼 미친 굴곡을 소유한 허리와 골반.
'언제 봐도 맛나 보이는 몸뚱이야.'
난 양손을 뻗어 그녀를 감싸고는 입으로 유륜과 꼭지를 쯉쯉 빨았다.
그런 내 공격에 설아가 간드러진 목소리로 교성을 내질렀다.
"아흣... 저, 정말..."
"응? 정말 뭐?"
"아기 같아요, 서후...♥"
내 안면을 가슴으로 짓누르고는 팔로 두르는 그녀.
볼 위로 느껴지는 몰캉몰캉한 젖과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손이 참으로 힐링이 된다.
그런데 오늘은 뭔가 좀 다른데?
평소보다 굉장히 사랑 받는 느낌.
"아버지에게 들었어요. 이번 일 서후가 한 거라고."
"아하핫. 그래?"
그랬구만.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뭐 예상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나와 스승의 관계만 알아도 나오는 답이니까.
"고마워요. 그 날 아침에 저 건들지 말라고 마지막 경고도 했었다면서요?"
이런. 내 뒤에 꼬리도 붙였었나보군.
"아냐. 그냥 널 막 다루는 게 괘씸했을 뿐이야."
"어쩜..."
감동한 눈빛이 올라온다.
사람 붙인 건 기분이 나쁘지만, 손으로 입을 가리며 좋아하는 설아의 얼굴을 보니 어느 정도 정상참작이 된다.
설아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다시 방아를 찧었다.
이젠 내 물건에 어느 정도 적응이 끝난 여인은 거칠게 몸을 흔들었고, 그에 따라 올림머리가 서서히 풀려 아름답게 나풀거렸다.
찔꺽찔꺽. 찔꺽찔꺽.
좆두덩을 적시는 음란한 애액.
"설아야... 너 오늘 따라 많이 흥분한 것 같은데?"
"그, 그렇지만... 읏. 흐읏... 그런 사실을 알아버리면... 어느 여자라도 감동할 거예요...!"
어찌 아니 그럴까.
온 매스컴을 뒤흔드는 사건을 일으킨 이유가 그녀 때문이라 선고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녀 입장에선 어쩌면 최고의 프로포즈일 수도 있었다.
"서후 씨, 사랑해요!"
내게 달라붙어 입을 맞추는 여인에게 나 또한 호응하며 혀를 내민다.
설아의 도톰하고 달콤한 입술이 내 혀를 감싸 안고는 쪽쪽 빨아댄다.
그러면서 푹찍푹찍 쉬지 않고 피스톤!
"큿... 나 이제 쌀 것 같아."
"앙. 아앙...! 싸, 싸주세요. 안에... 듬뿍 싸줘요...!"
"너 그러다 진짜 내 애 임신한다?"
"허, 허락만 해준다면... 읏. 흐읏... 갖고 싶어요... 서후의 아이...♥"
하핫. 이젠 제법 좆물을 조를 줄 안다.
요부와 같은 눈빛으로 하는 말에 사정감이 확 치솟는다.
그에 난 설아의 엉덩이를 잡고 사정없이 흔들며 외쳤다.
"그럼 쌀 테니까 보지 꽉 물엇! 흘리지 말고 자궁에 담앗!!"
"네, 네엣...! 서후의 아기씨... 앙. 아앙... 안 흘리고 모조리 받을 게요!!"
"간다아앗...! 음란한 구멍 안에 착정 씨앗 들어간닷!!"
뷰릇. 뷰르르릇. 뷰르릇.
어휴... 진짜 끝내준다.
요 근래 5일간 설아랑 딱 붙어서 시간 날 때마다 허릴 흔들어 대는데도 전혀 질리지 않는다.
역시 사람은 운동을 해서 몸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이따 도향에게 부탁해놔야겠어.'
운동이라고는 담 쌓고 사는 두 꼬맹이, 민아와 여우 운동 좀 시키라고.
아직 둘 다 스물한 살이라 관리 안 해도 쫄깃쫄깃하나, 그것도 이십 대 중반 넘어가면 알짤 없다.
미리 관리해야 한다.
"그럼 한 번 빼봐."
설아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조심스럽게 자지를 빼내기 시작한다.
와아... 있는 힘껏 입구에 힘을 주고 있는지, 마치 문어 빨판에 좆이 붙잡힌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러나 거대한 귀두가 나오자마자 후두둑 떨어지는 정액들.
"아..."
"너무 아쉬워하지 마. 이따 또 채워줄게."
"정말이죠?"
설아가 소파 위에 엎드리고는 내 물건을 쯉쯉 청소했다.
입과 혀로 정성스레 구석구석 핥는 감촉이 가히 기가 막히다.
그런 그 때 갑자기 울리는 진동.
'응? 이 시간에 누구지?'
누군가 하여 본다.
백서희다.
하. 이제야 똥줄이 타는가 보네?
난 소리를 작게 줄이고는 전화를 받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