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화 〉 #104 우연찮은 만남
* * *
***
"흐아아... 드디어 끝났다아..."
"힘들어 죽는 줄..."
"나도."
"수고했어요, 언니들."
뜨거운 태양 아래, 진이 다 빠져 맥없이 흐늘거리는 고양이 마냥 네 여인이 휘적휘적 걸음을 옮긴다.
그들은 차량에 탑승하자마자 대충 자리 잡고 드러누웠다.
"후우. 촬영을 하러 하와이까지 온 건 좋은데, 더럽게 빡세네."
"힘내요, 린 언니! 그래도 열심히 구른 덕에 하루 시간 벌었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은지야, 넌 안 힘드니?"
보라 머리 여인의 질문에, 새하얀 머리칼을 가진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곤 갸웃한다.
"그냥 할 만 하던데요?"
"...역시 젊은 게 좋긴 하구나."
"아, 언니! 애늙은이처럼 말 좀 하지 마!"
"다혜야. 너도 한 살 더 먹어봐. 힘들다..."
그렇게 수다를 떨기를 잠시, 서서히 움직이는 차량.
촬영도 끝났겠다, 조금씩 힘이 회복된 그들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모였다.
그리곤 뭐하고 놀지 본격적으로 떠들기 시작했다.
"하와이에 왔으니까 역시 바다 아닐까?"
"보미야. 넌 이 뙤약볕에 나가고 싶니?"
"말은 그리 해도 가고 싶잖아? 안 그래?"
주황머리 여인의 제안에, 다른 여인들의 고개가 작게 끄덕여졌다.
하와이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무엇인가.
에메랄드 바다 아닌가?
"그럼 바다로 결정! 매니저 오빠, 제일 괜찮은 대로 가주세요!"
주문 받은 매니저, 그저 황당.
"야, 내가 좋은 데가 어딘지를 어떻게 알아?"
"오빠는 하와이 안 와봤어요?"
"당연히 처음이지."
"그럼 대충 검색해서 아무데로나 가요!"
하여튼. 대충이 뭐냐 대충이.
투덜거리는 것도 잠시, 남자의 머릿속에 번뜩 무언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어르신도 하와이에 계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음? 강 할아버지요?"
"응. 다혜는 잘 알겠고, 세 사람도 누군지 기억은 하지?"
왜 모르겠는가.
그들을 밀어주고 후원해 준 큰 손인데.
사실상 그녀들이 아이돌로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건, 그 분이 어마어마한 액수와 인맥을 지원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르신이 여름휴가를 하와이로 오신다 했는데, 때마침 그 분 별장이 해수욕장 근처거든."
"앗. 그럼 겸사겸사 인사도 드릴 겸 거기로 가야겠네요!"
그렇게 그들의 행선지는 강태백이란 노인의 집으로 결정됐다.
차를 세우고 내리자, 한 여인이 기다렸다는 듯 나와 맞이한다.
"어서 오십시오, 중혁. 린, 유나, 보미, 은지양도요."
"안녕하세요!"
"식사들은 하셨나요?"
"아뇨. 아직."
"잘됐군요. 식사들 하고 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그들은 잠시 서로 이야기를 나누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이들.
거대한 건물과 그곳 전체를 감싸는 시원한 냉방에 그들 입가에 기분 좋은 미소가 번졌다.
밖이 얼마나 더우면 차에서 내리는 그 잠깐 사이 벌써 이마에 땀방울들이 송골송골 맺혔는데, 이 안에 들어온 순간 그것들이 모두 사라지고 금세 뽀송뽀송해진 것이다.
"와아... 진짜 돈 엄청 많으신 분인가 봐."
"그러게. 이 큰 곳에..."
이 정도면 전기세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나올 텐데.
말로만 듣던 그들의 후원자가 어느 정도의 인물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이었다.
링링은 그런 그들을 이끌고 이곳의 주인인 노인이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
똑똑.
"링링입니다. 손님을 모셔왔습니다."
"들어오게."
문이 열리고.
차를 마시고 있는 두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한 명은 익히 알고 있는 그들의 후원자, 강 노인.
반백의 머리칼을 깔끔하게 뒤로 넘긴, 그러나 미소는 동네 할아버지를 연상케 할 만큼 인자한 인물.
그들은 그에게 허리 숙여 꾸벅 인사를 했다.
그가 손을 들어 인사를 받아주고, 이번엔 그 옆 다른 한 명을 살펴보는데...
"어? 후 아저씨?"
"어라? 앗. 정말이다!"
린과 다혜의 놀람에 다른 두 멤버도 고개를 돌린다.
정말로 한 번 본적 있는 남자가 노인과 함께 앉아 그들에게 미소를 짓고 있다.
겉으론 20대 후반 즈음 되어 보이나 실상은 40대인 미친 동안의 남자!
그들은 눈을 부릅뜨고는 그가 정말 자신들이 생각하는 그 이가 맞는지 노려보았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의문은 곧이어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로 해소되었다.
"다들 오랜만? 린, 유나, 보미, 그리고... 은지! 맞지? 그동안 잘 지냈어?"
***
대박. 살다 살다 이런 행운이 겹치기도 하는구만.
수많은 여행지 중 미국 하와이, 그것도 딱 스승의 별장에서 마주치다니.
각각 네 가지 색상의 머리털을 가진 고양이들 같은 아이들의 모습에 웃으며 인사를 한다.
그들은 날 알아보고는 린을 선두로 우르르 다가와 내 얼굴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허허. 다들 아는 사이였던 게냐?"
"아아. 얼마 전 유나와 우연찮게 만나서 어찌어찌 알 게 되었습니다."
살짝 스승의 눈치를 보는 다혜.
스승에게 조련되고 그의 여자가 된 만큼 나와의 관계를 들키지 않기 위해 행동 가지를 조심하는 게 눈에 보인다.
그러나 나와 몸을 한 번 섞어보기도 했겠다, 전혀 거리낄 게 없는 보라머리 아가씬 아주 대담하게 내 목에 팔을 둘렀다.
"와아! 아저씨, 여긴 어떻게 오셨어요? 할아버지는 아무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그런 분이 아니신데?"
대표로 린이 물었지만 다들 궁금한지 고개를 내밀어 내 시야를 차단한다.
네 아이돌의 얼굴로 이루어진 세상이라...
이거 참. 뭔가 힐링이 되기도 하고 불끈불끈 힘이 샘솟기도 하네.
"예전에 여행하다 알게 분인데, 이번에 일행들과 비행기에서 내리다 만나게 됐어."
"일행요?"
살짝 불안한 얼굴을 하는 린.
그 표정 변화를 통해 나에 대한 그녀의 애착을 느낄 수 있었다.
직후 눈동자에 나에 대한 탐욕이 깃드는 것과 내 아랫도리를 은근슬쩍 만지는 것을 통해 확실히.
쿡쿡. 은근 엉큼하네.
"응. 아마 다혜는 알 거야. 민아라고..."
"앗. 민아도 여기 있어요?"
그리고 그 순간,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막 이곳에 나타난 두 아이.
민아와 예림이는 날 둘러싸고 있는 아이돌들을 보더니 후다닥 뛰어와 그들을 걷어냈다.
그리곤 날 감싸 안는 것도 잠시.
"어라? 다혜?"
"민아 언니!"
일단 아는 얼굴이 나와 바로 손을 잡고 한 바퀴 돈다.
그러나 인사가 끝난 뒤, 웃는 가면 뒤로 본격적인 암투가 시작됐다.
"근데 너무 가까이 붙어있으니까 아저씨 불편하겠다."
"간만에 봐서 기뻐서 그랬죠. 근데 언니야 말로 너무 가까이 붙는 거 아니에요?"
"걱정 마. 아저씬 내가 아기일 때부터 날 챙겨주... 에?"
그러면서 내 팔에 팔짱을 끼려던 민아는 실패했다.
그도 그럴 게, 한 쪽엔 린이 다른 한 쪽엔 여우가 매달려 있었던 것!
심지어 이쪽도 실시간으로 싸움 중이었다.
"난 한예림."
"난 린, 소희라고 불러도 되고. 근데 너 몇 살? 초면에 말이 좀 짧다?"
"나 21살인데?"
"동갑?"
일단 동갑이란 사실에 잠깐 분위기가 누그러지나, 다시 팽팽히 맞서는 두 꼬맹이들.
민아와 다혜가 하하호호 웃으며 암투를 벌인다면, 이쪽은 아주 얼굴 위로 본색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쪽 팔 놓고 떨어지지."
"흥. 남이사."
어휴. 정신 사나워.
그래도 그 싸우는 게 꽃들이다 보니 봐줄만 하다.
은근 꼴릿하기도 하고.
기분 좋은 샴푸나 섬유 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중간 중간 탱글탱글한 엉덩이와 가슴이 내 몸에 부딪쳐 와...
아무튼 서로 팀을 맺기도 하고 배신을 하기도 하며 치열한 접점을 벌이던 그들의 싸움은, 이제 식사를 하러 가자는 노인의 중재에 잠시 일단락됐다.
식탁 앞.
도향과 일면식이 있던 아이들이 인사를 나누고.
밥을 먹는 것인지 아니면 눈싸움을 하는 것인지 모를 틈 속에서 노인이 매니저에게 물었다.
"그래. 촬영을 잘 끝났고?"
"예. 그래서 한 이틀 정도 쉬다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잘 곳은?"
"숙소는 이미 다 잡아ㄷ..."
그러나 그 순간 끼어든 한 사람.
슬렌더한 체형의 자색 머리 아이가 남자의 말을 확 끊고는 말한다.
"할아버지! 저희 잘 곳이 없어서 그런데 여기서 이틀만 묵으면 안 될까요?"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그녈 돌아보는 일행들.
그러나 사랑에 눈이 먼 여인은 이런 거 저런 거 신경 쓰질 않는다.
특히나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고 춤까지 추는 아이돌 아닌가?
그걸 보고 무언가를 느낀 다혜도 재빨리 동조하고 나섰다.
"저도 부탁드릴게요!"
한 명도 아니고 두 언니가 그러자, 막내 은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저도요!"
얼떨떨한 얼굴의 매니저와 오렌지 색 머리의 아이돌 보미.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게 그들의 숙소는 이곳으로 정해졌다.
그리고 그걸 지켜 본 두 초딩의 눈엔 불길이 일었다.
저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감이 팍 온 것이다.
"림, 아저씨는 우리 손으로 직접 지켜야 해. 잠깐 힘을 합치자."
"좋아. 일단 쟤네들 물리칠 때까지는 휴전 협정이양!"
그 어이없는 대화에 나와 도향, 은주, 새롬의 입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무래도 요 이틀간은 정신이 없을 것 같구만.
그리고 그런 내 예상은 정확했다.
내가 어딜 가던 졸졸졸 뒤를 따라다니는 여섯 명의 아이들.
물을 마실 때도, 담배를 피러 갈 때도.
심지어 화장실까지도... 에?
"야, 너희들 안 나가?!"
"그치만 이 둘이 안 나가는데용!"
"무슨 소리야. 우린 너희들이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온 것뿐이라고!"
"알았으니까 일단 모두 나가. 어서!"
어휴. 지금은 소변을 보느라 다행이지.
대변 볼 때는 어찌해야 할 지 벌써부터 암담하다.
쪽팔리게 볼 일 보는 소리를 들려줄 수도 없고 말이야.
조선 시대 왕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티비를 보기 위해 소파에 앉고.
각각 두 다리와 두 팔에 찰싹 달라붙는 아이들.
이대론 이틀간 고통만 받을 것 같아, 난 도향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하여튼 우리 애기, 내가 없으면 안 되는구나?"
그러더니 시야 밖으로 사라진다?
그러곤 조금 있자, 시원한 음료 네 개를 들고 나타났다.
마시고 하나둘 잠에 빠지는 아이들.
다 각자 침대에 눕히고.
그렇게 보미와 은지만이 뻘쭘하니 남아, 나와 함께 티비를 보게 됐다.
끙... 일부러 그런지 어쩐지는 몰라도 애매한 조합이 남아버렸네.
하필 둘 다 건들지 않는 애들만 남다니.
'린이나 다혜, 둘 중 하나가 껴 있었다면 진도 빼기가 참으로 쉬울 텐데.'
슬쩍 시선을 돌려 보미를 본다.
날 지켜보던 아이가 화들짝 놀라 티비로 고개를 돌린다.
내게서 좀 떨어져 있는 걸로 볼 때, 제법 경계하는 분위기다.
'일단 얜 좀 힘들어 보이고...'
이번엔 은지 쪽을 보았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이쪽이 공략하기 쉬워 보여.
그런데 이 아이... 보미란 애하고는 반응이 정 반대다.
나와 얼굴이 마주해도 놀라기는커녕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방긋 웃으며 입을 연다.
"아저씨."
"응?"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응, 그래."
"아저씨 린 언니랑 다혜 언니랑 했어요?"
"푸훕...! 켁. 켁. 켁켁..."
난 어이가 없는 눈으로 눈앞의 백색머리 아이를 바라보았다.
뭐 이런 직구가.
은근 얘 마이 페이스의 기질이 좀 엿보이네.
난 자리에서 일어나, 사례가 걸린 듯 기침을 해대는 보미에게 물 한잔 따라주었다.
"가, 감사합니다... 콜록콜록."
그러나 그녀는 물을 마시다 말고 다시 뿜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소파에 앉자마자 은지가 내 고간 위로 올라타 앉은 것 때문인데, 그게 묘하게 여성상위 분위기를 풍겼던 것!
"켁켁... 으, 은지야?!"
언니의 부름에도 상관않고, 그저 내 양 볼을 작은 손으로 붙잡고는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그녀.
오목조목 자리한 귀여운 외모가 내 시선을 잡아끈다.
"빨리 대답해주세요. 아저씨, 언니들이랑 했어요?"
"정말 그게 궁금한 거야?"
"네."
"왜?"
그러자 정말 말도 안 되는 대답이 아이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만약 했으면 저도 해보려고 그러죠. 대체 얼마나 좋으면 저리 극성이나 싶어서요."
아이가 엉덩이를 슥슥 움직여 내 물건 위를 자극한다.
그러면서도 얼굴엔 부끄러움은 1도 없고 호기심만이 그득하다.
얜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네.
괜히 찜찜한 난 거절의사를 표했다.
애초에 내 타깃 범주를 벗어나기도 했고.
"미안하지만 난 미성년자랑은 안 하거든. 딴 사람 알아보렴!"
근데 백발 머리의 아이, 생긋 웃으며 말한다.
"걱정 마요. 저 1년 꿇은 거니까. 올해로 만 19세에요."
"...엥?"
"그치 보미 언니?"
고개를 돌린다.
주황 머리의 아이가 입 주변을 닦으며 고갤 작게 끄덕인다.
"전 원래 친구들에게도 언니언니 하고 다니거든요."
"그래도 싫은데..."
내게 반해 훅 들어오는 여자는 환영이지만, 이런 속내를 알지 못하는 여인은 사양이다.
내가 단호히 거절하자 그걸 오해한 아이가 주섬주섬 지갑을 가져와 내 눈앞에 민증을 내보였다.
정말로 올해 만 19세가 맞다.
"이제 믿어요?"
"너 말이야... 이런 아저씨 말고 좀 파릇파릇한 애들 만나서..."
"그 이야긴 오케이란 뜻이네~"
그러더니 갑자기 내 바지를 벗기기 시작한다.
아니, 이 무슨...
"야, 너 뭐하는 거야?"
"아이. 가만히 좀 있어 봐요. 잠깐 맛만 보는 거니까...!"
지금 얘가 뭔 소릴 하는 거지?
"너 경험 있어?"
"아뇨?"
"근데 무슨 아저씨 같은 말투로 그런 말을 해?"
팬티를 끄집어 내리려는 백발머리 아이와 어떻게든 그걸 저지하는 나.
내 저항이 생각보다 완강 하자, 도리어 더욱 오기가 치솟는지 아이의 안광이 번뜩였다.
가만 보니 평상시엔 세상만사 쉬엄쉬엄 하다가도, 흥미를 끌거나 승부심을 자극하면 불타는 타입인 것 같았다.
"그럼 이렇게 해요."
"뭐?"
"만약 저랑 해준다면 다른 아이돌이나 가수 언니들도 소개시켜 줄게요!"
"야, 은지!!"
옆에 떨어져 가만 우릴 지켜보던 보미가 후다닥 다가와 등을 마구 때리며 혼을 낸다.
그러거나 말거나, 눈을 빛내며 내 대답을 촉구하는 아이.
"어때요?"
"그거 말고 또 다른 거 하나 더 걸지."
"엑? 아저씨!"
나와 은지는 옆에서 쫑알쫑알 떠들어 대는 오렌지 머리 여인을 밀어냈다.
그리곤 약속이라도 하듯 서로 얼굴을 마주 댔다.
"대신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을 때면 언제든 대주기. 어때?"
"그건 좀 과한 요구 같은데요?"
"싫으면 말고. 난 애초에 그다지 너랑 하고 싶지 않았다고."
물론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
아까까진 찜찜해서 거절했으나, 지금은 눈앞에 꼬맹이의 성격이 파악됐다.
그 속내도 정말 순수하기 그지없을 만큼 단순하다면, 이런 맛난 아이돌 몸뚱어리를 거절할 이유는 없지.
내가 팬티에서 손을 놓고는 팔짱을 끼며 표정관리를 하자, 아이가 고민을 하다 이내 타협안을 내놓았다.
"1년. 어때요?"
"5년."
"2년이요. 그 이상은 안 돼요."
"그래. 콜."
2년이면 애 두 명은 만들 수 있겠구만.
거래는 성사됐다.
새하얀 머리칼이 매력적인 귀여운 아이는 신난 얼굴로 내 팬티를 끄집어 내렸다.
그리고 곧 망연자실한 얼굴로 바라보던 보미와 함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에...?"
"...꿀꺽."
어서와. 이런 대물은 처음이지?
두 아이는 벌어진 입을 다물 생각도 못한 채, 한동안 내 물건을 멍하니 바라만 봤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