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화 〉 [특별편] 링링 (1)
* * *
민아는 친구 녀석 따라 고향을, 여우 모녀는 머리를 하겠다고 사라진...그래서모처럼 맞이하는 나 혼자만의 시간.
막연히 걸음을 옮기며 어딜 갈까 하며 고민을 하는데,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온다.
차가운 인상이 매력적인 스승의 집착녀 링링이다.
"응? 링링?"
"...서후군요."
"여긴 어쩐 일입니까?"
시끌벅적한 낮 시간대의 쇼핑몰.
이곳을 돌아다니는 사람들보다 더욱 바쁘게 사는 그녀가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일까?
구경 중이던 물건을 도로 제자리에 놓으며 묻는 내 질문에, 링링이 시선을 옆으로 피하며 대답했다.
"모처럼 시간이 남아서..."
"그래서 잠시 쇼핑 중?"
"...그렇습니다."
쿡쿡. 귀엽네.
금방 그녀의 행동을 보지 못했더라면 꼼짝없이 믿었으리라.
나는 그녀가 바라보는 곳의 정확히 반대편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고양이와 강아지 등등 귀여운 동물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일 때문에 보고 있는 줄 알았더니... 성격과는 다르게 저런 걸 좋아하는 타입이었나?'
내가 알기로 스승은 동물을 기피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링링 또한 상당히 깔끔하고 청결을 중시하는 타입.
당연히 동물을 싫어할 줄 알았는데... 그건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찬찬히 다가간다.
내 접근을 눈치 채고는 두 발짝 뒷걸음치는 여인.
그러나 내가 팔짱을 끼자 한숨을 푹 쉬고는 벗어나길 포기 한다.
대신 매섭게 날 노려보며 물었다.
"서후는 여기 무슨 일입니까?"
"그냥 가끔 시간이 날 때면 이렇게 혼자 걷곤 합니다."
누구에게나 혼자 있는 시간은 필요하다.
바쁜 사람일수록 더.
나를 차갑게 노려보던 링링의 표정이 좀 누그러졌다.
"근데 스승님은?"
링링은 상시 스승에게 붙어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기 직전까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스승 옆에 지내는 게 그녀의 일과다.
그런데 아까 분명 시간이 남아 이곳에 있었다고 했다.
"본가에 들어가시며 하루 휴가를 주셨습니다."
그렇군. 기일인 건가.
매년 이맘때쯤이었지.
"그럼 오늘 하루 뭐할 생각입니까?"
"아직 딱히 계획은 없..."
말하던 여인의 눈이 번쩍 뜨였다.
내 질문의 의도를 깨달은 것이다.
아차 싶은 표정으로 날 돌아보는 그녀.
미안하지만 이미 늦었어.
방긋 웃어주며 그녀에게 말한다.
"그것 참 잘됐군요! 저도 오늘 딱히 할 일이 없는데."
"이, 이거 놔주시죠...!"
바로 도망갈 각을 잡으나 소용없다.
넌 이미 내 함정에 빠져버린 것이여. 크흐흐.
"안 놓으면 소리 지를..."
"저 성추행 범으로 몰려서 파출소가면 스승님께 전화할 겁니다. 제 보호자라곤 스승님뿐이니."
링링 바로 침묵.
표정이 한껏 구겨진다.
훗. 스승이 나한테 목매는 이상 넌 나한테 안 돼.
난 승리의 미소를 지어주며 그녀의 팔을 잡아끌었다.
이래저래 생각을 해봐도 저항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판단이 들었는지, 링링이 순순히 따라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 어디 가는 겁니까?"
"어디 가는 것 같나요?"
"...모텔입니까?"
이런. 링링의 머릿속에 나란 인간이 어떻게 각인되어 있는지 알겠구만.
뻔히 가는 건 재미없으니 좀 바꿔 볼까?
즉석으로 머리를 돌려 계획 하나를 짜낸다.
그리곤 질문.
"밥은 먹었습니까?"
"예. 3시간 전에."
"그럼 바람이나 좀 쐴까요? 저기서 책 하나 사들고."
난 손 끝으로 쇼핑몰에 딸린 서점을 가리켰다.
링링이 물끄러미 그곳을 바라보다 날 가만 돌아본다.
"평소 하던 대로 하십시오, 서후. 그러다 일찍 죽습니다."
"...평소 하던 대로 하는 겁니다, 링링."
"거짓말이 서투르시군요."
정말이지 한 번을 안 지는구만.
그래도 당장 모텔 가는 건 아닌 게 마음에 들었는지, 먼저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나 또한 걸음을 옮기며 팔을 움직여 그녀의 허리를 감는다.
그로인해 살짝 움찔하긴 했으나 딱히 저항하진 않는다.
'음. 반응이 좀 밋밋한데.'
그렇다면...!
손을 내린다.
그리곤 레깅스 밖으로 터질 듯 부풀어 오른 빵빵한 엉덩이를 꽈악 움켜쥔다.
바로 제지 들어오는 링링.
그러나 내 손은 미꾸라지마냥 그녀의 손을 피하며 엉덩이를 왔다갔다 순회했고, 결국 참다못한 그녀는 몸을 돌려 날 정면으로 응시했다.
반쯤 뜬 눈빛 아래 냉랭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보는 눈이 많습니다, 서. 후."
어이쿠. 이 이상하면 아주 뼈째 씹을 기세다.
그로 인해 소름이 오소소 돋았으나, 오히려 난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 어떻습니까? 우리가 보통 사이도 아니고."
"오해할 소리는 하는 게 아닙니다."
"만약 내가 링링을 사랑한다면요?"
도향이 올라오고 작업을 치게 되면 그녀 또한 내 여자가 될 것이다.
그에 겸사겸사 묻는 질문에, 링링의 얼굴이 한 겨울의 서릿발 같이 냉기를 풀풀 날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
"...농담이 아니고, 진짜 불알 터뜨려 버리는 수가 있습니다.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십시오."
그러고는 내 팔을 툭 걷어내더니 혼자 걸어간다.
뿔났다 뭐 그런 뜻이리라.
'정말이지 귀엽다니깐.'
실제론 못할 거면서 말은...
곧바로 달려간다.
그리곤 옆에 바짝 붙으며 탱글탱글한 엉덩이를 꽈악 움켜쥔다.
그 행동에 이젠 될 대로 되라는 표정으로 링링이 한숨을 내쉬었다.
'3명이고 9명이고, 내게 웃을 때까지 임신시켜 주마.'
어쩌면 내 인생 최고의 난이도가 될 그녀의 엉덩이를 매만지며, 난 그리 다짐했다.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습니까, 링링?"
차를 몰며 하는 질문에 그녀가 나직이 대답했다.
"아뇨. 아무데나 가도 됩니다."
"아까 제가 장난을 좀 치긴 했습니다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오늘은 링링에게 맞추고 움직일 생각입니다."
내 대답에 날 확 노려보는 여인.
링링은 스승 외의 남자가 자신에게 호의를 보이면, 정말 과장 1도 안 보태고 극렬히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그녀가 그나마 나와 잘 지내는 건, 스승이 아낀다는 점.
그리고 내가 스승을 별로 안 좋아하고, 그녀에게 또한 진심이 아니라는 점.
그런 내가 호의를 보이니, 싸늘하게 응대해 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작업을 하려면 응당 호의를 보여야 한다. 설령 그게 문제를 만들고, 운이 없어 더 멀어지게 되더라도.'
그래도 이대로는 차가 멈추는 순간 문 열고 내릴 기세.
바로 입을 열어 잘 구슬린다.
"오해하지 말고 들으세요. 전 링링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스승 밑에서 티격태격하면서 정이 든 건지는 몰라도요."
"......."
"동료 아니면 자매? 뭐 그런 감정일수도 있겠네요."
물론 뻥이다.
아무런 감정 없다.
아, 하나 있긴 있구나. 볼 때마다 박고 싶다는 것?
"그런데 그건 그거고. 오늘은 모처럼의 휴가 아닙니까?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편히 말씀해보세요. 저야 매일이 휴가라 항상 가고픈 곳을 가니,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링링이 시선을 창밖으로 돌렸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역시 스승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까?
집착녀니 응당 그러하겠지만.
여인은 가만히 침묵을 유지했다.
그에 다시금 물으려는 순간, 적막을 깨고 차 안으로 가느다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어요."
사랑의 대상이 사라져버린 집착녀는 저런 것인가.
목표를 잃고 그저 바람에 팔랑팔랑 날리다 바닥에 떨어지는 깃발처럼.
조금은 동정심이 들어, 진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말 한 마디 던져준다. 힘내라는 의미로.
"그럼 스승님이 좋아하는 선물이나 사러 가죠."
링링이 날 휙 돌아본다.
얼굴에 웃음이 옅게 비치고 있다.
난생 처음 보는 그녀의 웃음.
허? 막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은 꼴일세.
난생 처음 보는 링링의 웃음에, 내 주니어는 단번에 크기를 키워 옷을 뚫고 나오려 용솟음 쳤다.
근데 하필 링링이 그걸 보고 말았다.
곧바로 웃음은 사라지고 싸한 기운이 내려앉는다.
"아, 이건... 오해 마십쇼. 저야 시도 때도 없이 서지 않습니까?"
"...그러니까요. 서후가 발정난 원숭이이긴 했지요."
거 표현 참.
그리 말하면 나도 그냥 있을 순 없지.
뻔뻔하게 웃으며 운을 떠 본다.
"때마침 제가 발정이 나서 그런데... 어떻게 좀 도와주시겠습니까?"
"그런 건 혼자서 해결하시죠."
그럴 순 없지.
이런 미인이 동승해 주고 있는데, 굳이?
심지어 그 미인이 내가 원할 때면 언제든 박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다른 주인을 섬기는 좆집이라면 더더욱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너무도 맛나잖냐.
그러나 박는 건 마음대로 해도 펠라는 본인의 의지가 어느 정도 필요한 바...
손을 뻗는다.
그리곤 거부하는 여인의 젖탱이를 주물럭거리며 말한다.
"오늘 제가 시키는 대로 움직여주면, 스승에 대한 질문 한 가지를 거짓 없이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고민에 잠긴 그녀.
날 돌아보며 협상을 해온다.
"세 번."
세 번은 너무 많은데.
"두 번."
링링, 그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 판단이 드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좋습니다, 두 번."
그러고는 조금도 지체 없이 내 밑으로 고개를 내렸다.
바지춤을 푸는 소리가 나고, 좀 있으니 내 물건 위로 축축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살포시 내려앉는다.
'크으. 역시 언제 받아도 좋다니깐.'
남의 여자에게 받는 펠라는 말이다.
물론. 안에 무책임하게 싸서 임신시키는 건 더더욱.
오늘 밤은 잠 다 잤군.
링링이 보지랑 후장에 아주 가득 들이부어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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