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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6화 〉 #075 몸으로 배운 건, 쉽게 잊지 못한다. (76/200)

〈 76화 〉 #075 몸으로 배운 건, 쉽게 잊지 못한다.

* * *

BDSM.

사실 남녀관계에 좀 안다 싶은 나도 아직 이쪽 분야는 잘 알지 못한다.

애초에 내 성취향은 국제적인 표준이기에.

그래도 대략 무슨 흐름인지는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내게 집착했던 여인 셋 중 무려 두 명이 이쪽에 발을 담그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 그런 면에서 그 둘이 내게 집착하는 걸 완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그도 그럴 게, 자신의 그 성벽을 받아줄 짝을 찾는 게 얼마나 힘들겠느냔 말이지.

아무튼 천만 다행이도 그 두 명은 모두 M이었고, 그런 그들과 함께 할 때는 잠시나마 꽤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문제는 민아인데.'

일단 민아는 일반인.

본인 말에 따르면 S 성향에 가까운 일반인.

그런 사람을 M으로 변화시킨다는 게 쉬운 건 아니다.

하긴 뭐 인간을 변화시킨다는 것 자체가 본디 쉬운 일은 아니다만.

어찌됐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사람이란 건 학습을 하는 생물.

특히 몸으로 배운 건 쉽게 잊지 못하는 만큼 그 부분을 적극 이용하면 된다.

'굳이 민아를 M으로 바꿀 필요는 없지만...'

얼마 전 도향이 했던 말이 떠올라 한 번 시도해 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아직도 스승과의 10년 갭.

일반인을 M으로 바꿀 수 있다면, 아마 여자를 다루는 기술 또한 덩달아 조금 더 늘 수 있으리라.

그러나 진짜 문제는, 난 민아를 말이나 정신적으로 M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의 해맑고 약간 얼 타는 성격이 마음에 쏙 들기에.

그럼 몸에 학습을 가해야 한다는 건데... 과연 그게 오늘 안에 가능할 지 의문이 들었다.

'뭐 일단은 움직여 볼까.'

민아의 보지에 들어가 있는 좆을 움직인다.

그러면서 똥구멍에 박혀 있는 도구에 스위치를 켠다.

우우웅. 진동이 일고.

그 떨림이 장벽과 근육을 타고 넘어와 내 좆을 흔들어 댄다.

읏. 으읍. 읏. 흣.

민아의 입에 물린 재갈 사이로 옅은 신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장난은 이쯤으로 끝내고 본인도 슬슬 본방에 들어가고 싶단 뜻.

일단은 빠르게 오르가즘에 도달하게끔 유도해야겠지.

원래대로라면 천천히 시간을 공들여 작업해야겠지만, 난 나 스스로에게 제약을 두기로 결정했다.

오늘 안에 눈에 띌 만한 성과를 내는 것으로.

어차피 실패해도 내 입장에선 손해 보는 것도 없기에.

그런 내 계획은 이러했다.

일단 먼저 민아를 절정에 가까운 상태로 만든다.

그리고 슬슬 가려고 할 때, 후장에 박힌 도구의 스위치를 끈다.

"으읍...? (왜 멈추는...?)"

그런 뒤, 손을 들어 올려 강하게 내려친다.

살이 탱탱이 차오른 엉덩이를 향해!

물론 아까 힘 조절 할 때와는 다르게 제대로 때려준다.

짝!!!

으으읍!!!

민아가 내 좆에 박힌 채, 엎드러진 자세로 폴짝폴짝 뛰었다.

그럴 만했다.

엉덩이로 내 손바닥 자국이 선명이 난 걸 보면 말이다.

손가락과 발가락에 힘을 꽉 주었다 풀기를 반복하는 아이의 새빨간 엉덩이를 매우 부드럽게 문질러준다.

진정하라며.

그러자 이내 고통이 잦아들었는지 민아의 떨림이 옅어졌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해야겠지?'

후장에 박힌 도구를 작동시킨다.

우우웅 떨며 민아의 흥분과 야릇한 신음을 유도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할 테니, 나 또한 민아의 자궁입구를 쿵쿵 때려주며 좆질을 해준다.

읏. 읍... 으읍. 읍...!

흥분이 단번에 날아간 민아가 다시 거칠게 헐떡이기 시작했다.

꽤 시간이 걸렸지만...

대략 25분쯤 걸렸나?

어찌됐든 아이의 가랑이 사이로 애액이 질질 흘러나와 침대보를 적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있으니 몸을 움찔움찔 떤다.

갈 것 같다는 신호.

'그러면 이쯤에서 다시 멈춰줘야지.'

스위치를 다시 끄고.

의아해 아는 아이의 엉덩이를 또 한 번 짝 소리 나게 내려친다.

이번엔 반대쪽 궁둥이를 향해!

짜악!!!

으으읍!!!

민아가 침대에 머리를 박고는 부르르 떨었다.

그리곤 보지로 자지를 미친 듯이 쥐어짰다.

얼마나 아픈지 그만큼 힘을 바짝 줬다는 뜻.

그러나 이번에도 못 갔군.

그럼 다시 시도한다.

갈 때까지.

고통에 순응하고 아이 스스로가 변화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그렇게 인내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똑똑한 아이답게 세 번째부터 민아는 내 손바닥이 날아올 걸 예측하고 후장에 박힌 기계의 떨림이 멈추면 미리 몸을 움츠렸다.

그래도 맞고 가지는 못했다.

뭐 좆질을 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맞고 간다는 게 말처럼 쉬운 건 아니겠지만.

그러나 이 짓이 무려 세 시간을 넘어갈 때쯤,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맞을 때 민아의 신음이 조금 달라진 것.

으흐읏...!

슬슬 적응해 가는 건가.

인간은 생존에 맞춰 빠르게 변화해가는 동물.

지속된 통증 속에서 그걸 받아들이기 위해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몸부림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리라.

아이의 엉덩이를 본다.

불쌍할 정도로 시뻘겋게 부어있다.

손바닥 자국일랑 이미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인 상태.

내 여인을 이리 다룬다는 게 영 마음이 아픈 걸 보니, 역시나 난 이쪽과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조금만 더 하면 된다.

거의 다 왔다.

그에 계속 시도하자, 마침내...

민아가 손바닥을 맞고는 전동기마냥 거칠게 몸을 떨어댔다.

입으로는 괴상한 신음을 내고.

보지에 박힌 내 좆을 확 밀어내며 밑으로 한 차례 왈칵 물을 쏟아낸다.

흐으읏...♥

한 번 절정 했으면 이후는 일사천리지.

가고 있는 아이의 엉덩이를 추켜세워, 좆으로 안쪽까지 쑤셔준다.

거침없이 팡팡 흔들어 귀두로 자궁을 사정없이 때려준다.

아직 절정의 여운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내 엄청난 공세를 견뎌낼 내공이 없었던 만큼, 민아는 곧바로 새 절정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허리를 위아래로 흔들거리며 보지가 파르르 떨릴 때, 한 번 더 간다!

짜악!!!

흐으으읏...♥

츄아악.

됐군. 성공이다.

때린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맞고 가는 몸이 되었다는 걸.

물론 맞고 간다고 해서 M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게 초석이 되어줄 건 분명했다.

어찌됐든 고통 속에서 희열을 느끼는 씨앗이 발아하는 데에는 성공했으니.

'뭐 끝까지 가봐야 알 긴 하겠지만.'

살기 위해 일시적으로 몸이 그러한 양상을 보인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실패한들 상관없다.

오늘 호되게 혼났으니, 앞으로 다신 S같은 소린 하지 않을 것이다.

엉덩이 때리고 싶단 말도 안 꺼내겠지.

그럼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은 겸사겸사 후장 확장이나 시켜놓을까?

내 좆이 들어가려면 한참 걸리겠지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오늘부터 조금씩 벌려 놓는다면, 아마 여우 처녀 뚫을 때쯤엔 피스톤질을 할 수 있으리라.

"아야야... 힝... 아저씨 너무해요."

섹스가 끝난 이후, 민아가 입술을 삐죽 내밀며 항의했다.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앉아 있기도 힘들다는 것.

본인 말로는 평생 나을지 확신할 수 없을 정도라며, 나보고 오늘부터 자신을 꼭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좀 과장기가 심하게 들어가긴 했지만, 내가 봐도 좀 많이 아파보이긴 했다.

엉덩이가 1.5배는 커진 느낌?

그에 자동차에서 바셀린을 가져다 엉덩이에 슥슥 마사지 해주며 말했다.

"아저씨가 정말 미안하다, 민아야. 그런데 민아 엉덩이를 보니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그랬단다."

"칫. 두 번 귀여웠다간 민아 죽겠어요...!"

"하핫... 정말 미안하다."

내 진심이 섞인 뛰어난 연기가 괜찮았는지, 뾰로통하던 민아의 얼굴이 빠르게 풀렸다.

날 많이 좋아하긴 하는구나.

엉덩이가 이렇게 부었는데도 화나 짜증을 내지 않는 걸 보면 말이다.

특히 엉덩이가 아파 앉지 못한다는 이야긴 빈말이 아니었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차 속에서도 민아는 앉는 대신 좌석을 껴안고 탑승했다.

아파트로 걸어가는 와중에도, 처음 볼 때와는 다르게 원피스 위로 유독 엉덩이만 툭 튀어나온 것 같은 것도 마냥 기분 탓은 아닐 것이다.

그게 자못 미안해, 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민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곤 한 마디.

"민아야, 사랑한다!"

"헤헷. 저도요♥"

"앞으론 짧게 짧게라도 자주 보러 올게."

"정말이죠? 약속 한 거예요!"

민아가 후다닥 아파트 입구로 와 폴짝폴짝 뛰며 차 속에 있는 내게 손을 흔들었다.

비록 떨어져있지만 그 기쁨이 그대로 전달돼 와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정말 귀엽구만.

그런 그 때 스치듯 들려오는 중얼거림.

"역시 시도해보길 잘했어...!"

"응? 뭐라고?"

"앗. 하하... 아니에요!"

아무튼 그렇게 초딩1 민아와의 만남도 끝이 나고.

나는 차를 돌려 천천히 초딩2의 집으로 향했다.

그곳에도 날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여인들이 있으니.

그 중 엄마 여우를 볼 생각을 하자, 마음 가득 평안이 밀려왔다.

좋은 여자지.

구멍이 작고 쫀득쫀득해 박는 맛도 있는데다가 같이 있으면 늘 마음이 편안한 여인.

대신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그 편안함 때문에 꼴릿함이 좀 깎인다는 것?

그래도 보지 감촉이 좋으면 그게 용서가 된다.

심지어 얼굴도 꽤나 동안 아닌가.

'오늘 밤도 신나게 뒹굴겠구만.'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패턴.

밤새 셋이서 헉헉대다가 새벽 2시쯤 다 함께 껴안고는 자는 것.

그래서인지 요새 여우네 집에는 늘 이불을 말리고 있다.

매일 같이 축축해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삼일 만에 들어가는 만큼, 오늘 밤은 평소보다 더 뜨거울 것이다.

그렇게 날 환하게 맞아줄 두 여인의 얼굴을 떠올리며 잔잔히 미소 짓는데, 돌연 진동이 울렸다.

누군가 하고 보니 링링이다.

수신을 하자, 그녀 특유의 사무적인 목소리가 기계 너머로 들려왔다.

"서후."

"예, 링링."

"타깃이 3시간 전 집을 나섰습니다. 아무래도 가출인 듯합니다."

링링이 말한 타깃이란 바로 설아의 아들 재상이다.

아무래도 그 엄마랑 이야기가 잘 안 된 모양이었다.

설아 봐서 웬만하면 짧게 끝내려고 했는데... 안되겠구만.

정신 차리고 군대 갔으면 2년으로 끝내주려 했더니.

"지금 어디 있습니까?"

"대전 쪽 한 술집에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일단 한 번 녀석의 면상 좀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난 곧바로 차를 돌려 그 놈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늦은 밤. 어둠이 내려앉고 그 위를 각양각색의 빛 무리가 화려하게 장식을 하는 시간.

녀석은 내가 도착할 때쯤엔 한 남녀일행하고 싸우고 있었다.

술이 꽤나 취했는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댄다.

"이 씨발새끼들이. 내가 누군 줄 알아? 엉? 나 임재상이야. KUC 회장님이 바로 내 할아버지라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씨발!!"

싸우고 있던 반대편 남자가 주먹을 훅 휘둘렀다.

그거에 맞은 녀석은 그대로 나자빠져 꼴사납게 바닥을 뒹굴었다.

그런 그들 주변으로 다가가며 구경꾼들 중 한 명에게 묻는다.

어찌된 일인지.

그러자 그 사람 왈.

"저 모자란 새끼가, 저기 보이는 저 여자애 있죠? 걔한테 함 하자며 들이댔는데... 문제는 남친이 함께 있었다는 거죠."

즉, 남친이 있는 여인에게 한 번 하자고 들이댄 것.

구체적으로 설명을 들어보니 아주 가관이었다.

저 커플을 향해 얼마면 되겠냐는 둥, 남자 쪽에게 자기가 여친 잘 쓰고 돌려주겠다는 뭐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

'몸으로 체득한 게 쉽게 사라지진 않는 법이지.'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일단 좀 도와줘 볼까?

그래야 아주 제대로 참교육 해줄 수 있을 테니.

여기서 괜히 경찰서에 끌려 가면 앞으로 작업치기 더욱 힘들어질 수 있었다.

그에 다가간다.

그러곤 싸우는 세 사람을 말린다.

"워워. 진정하십시오."

그리고는 난 커플을 향해 조용히 돌아가 줄 것을 조언했다.

굳이 그들도 기분 좋게 데이트 나와 경찰서까지 가기를 원치 않을 것이고, 심지어 이유야 어찌됐든 폭력까지 사용한 사태 아닌가.

내 찬찬한 설명에 남자는 코웃음 쳤지만, 그나마 여자 쪽이 머리가 좋은지 빠르게 알아듣고는 남친을 종용했다.

그리곤 내게 묻는다.

"그럼 저 사람은 어떻게 하시려고요?"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하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그러면서 방긋 웃어주자, 여인이 볼을 살짝 붉히며 고갤 끄덕였다.

나와 번호를 교환하고, 그렇게 물러나는 두 사람.

그런 그들을 향해 문제아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소리친다.

"야, 이 씨발놈들아! 니들 어디가? 엉?"

이제 이것만 처리하면 되나.

내가 다가가 녀석 앞에 서자, 놈이 넌 또 뭐냐는 듯 눈을 부라렸다.

진심 한 대 세게 치고 싶지만 큰 그림을 위해 일단은 참도록 하자.

대신 귓가에 대곤 정신이 번쩍 들게 해준다.

"강설아 대표님의 첫째 아들 임재상씨? 지금 이 일, 회장님께 보고 드려도 될까요?"

딸꾹.

곧바로 잠잠해진다.

아무리 못난이라도 집 안 분위기가 어떤 지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항상 이름을 팔고 다니는 할아버지의 성격이 어떤 가를 너무도 잘 아는 듯했다.

"...너 누구야?"

"현재 강설아 대표님의 새 사업에 투자할지 어쩔지 협의 중인 사람입니다만... 이런 사고가 터진다면 좀 생각을 더 해봐야겠군요. 1000억이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말입니다."

내 대답에 녀석의 눈이 또르르 굴러갔다.

그러더니 금세 옷매무새를 정리한다.

사고를 치고 다니긴 했지만, 상황 파악을 못 할 정도의 머저리는 아니란 뜻이다.

그저 성욕을 주체 못하는 그런 부류인 듯했다.

"흠흠. 방금은 실수입니다. 그..."

"못 본 걸로 해드리지요."

"감사합니다."

그러고는 녀석은 후다닥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

그 뒷모습을 보며 나 또한 자리를 피했다.

여기 있어본들 경찰에게 상황 설명만 해줘야 하는 상황이니.

차에 타고.

찬찬히 운전을 하며 링링에게 전화를 넣는다.

만나 봤으니 이제 결정을 내려야겠지?

"그래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바람잡이 구해서 옆에다 붙여주십시오."

"그런 뒤엔?"

"마카오 쪽으로 빼주시면 됩니다. 원정 도박 쪽으로 바람을 넣어주심 됩니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는다.

그리곤 시계를 본다.

현재 시간 23시 49분.

가는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여우네 돌아가서 자기엔 늦은 시간이다.

그럼 어쩔 수 없지.

여기서 자는 수밖에.

그에 난 곧바로 한 사람에게 전화를 넣었다.

조금 있으니 낯선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보세요?"

"예. 아까 번호 교환했던 사람입니다만."

그렇다.

지금 내가 전화를 건 여인은 아까 설아 아들과 싸운 커플 중 여인 쪽 번호였다.

당시 난 두 사람 모두와 번호를 교환했었고, 당연히 남자 쪽은 차에 탄 뒤로 바로 지워 버렸다.

"아, 네. 안녕하세요! 혹시 일이 잘 해결 안 된..."

"혹시 남자 친구 분도 같이 계신가요?"

"아뇨. 저 집에 데려다 주고 돌아갔어요. 걘 낼 출근해야 해서요."

잘됐네.

그럼 가볍게 작업 쳐 볼까?

하룻밤 간단히 끼고 잘 여인으로.

아까 분명 내게 보인 호감으로 보건대, 이 여자 툭 건들면 쓰러질 여자였다.

그게 내가 이상형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남자 친구의 밤일이 시원찮은 건지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촉이 왔다.

그리고 이런 감은 늘 그렇듯 잘 맞았기에, 난 곧바로 그녀에게 직구를 날려 보냈다.

"그럼 같이 한 잔 안 하실래요? 아까 잠깐 마주친 뒤로는 자꾸만 생각이 나서..."

그러자 잠깐 동안 침묵이 이루어졌다.

아마 고민을 하는 것이리라.

아무리 툭 건들면 쓰러지는 그런 부류라도, 겉으로는 아닌 척 조신한 듯 행동하는 게 여자란 생물이기에.

그럼 도와줘야지.

이럴 땐 고양이 심리를 이용해 주는 게 좋다.

그렇다고 너무 훅 빼진 않고 발을 살짝 떼는 정도만.

"아, 혹시 부담스러우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이거 보고 싶다고 너무 제 생각만 했네요. 그럼 이만..."

그러자 침묵으로 일관하던 여인이 움직였다.

살짝 다급하게 대답해 온다.

"아, 아니에요! 혹시 어디로 나가면 될까요?"

빙고.

집 안에서 끌어냈으면 끝이지.

난 그녀에게 직접 데리러 가겠다 말하고는 그곳으로 이동했다.

교차로에 자리한 편의점 앞으로, 긴 생머리의 스물 중반 쯤 되어 보이는 여인이 쭈뼛거리며 날 기다리고 있다.

어리긴 해도 골반이 큰 타입인지 제법 궁둥이가 맛깔나게 생겼다.

심지어 얼굴도 꽤 괜찮은 스타일.

'그러니 녀석이 한 번 하자고 치근덕거렸겠지.'

눈만 높아서는.

저런 거저 주는 여인도 못 먹고 말이야.

아무튼 니가 못 먹은 거 내가 잘 먹으마.

그리고 남자친구 분께는 미안합니다.

비록 하루지만 여친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자궁 안에 좆물 가득 넣어서 돌려드릴 테니, 혹여나 애 갖게 되거든 잘 키우십시오. 큭큭.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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