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056 오늘, 내 밤시중은 너로 정했다!
***
'기분... 탓일까?'
아파트를 나올 때 본 그 차... 아저씨 차 같았는데...
그에 차번호를 확인해보려 했으나, 친구가 날 이쪽이라며 잡아끄는 바람에 그러질 못했다.
마트에 들러 장을 볼 때도, 이후 카페에서 수다를 떨 때에도... 도무지 그 차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왜 그 차가 그곳에 있는 건지...
설마. 우리 집에서 나와 예림이 집에서 같이 지내고 계시는...?
'민아야, 정신 차려!'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상상까지 떠오르는 걸 보면, 내가 아저씨를 정말로 보고 싶은 모양이다.
아무래도 아저씨를 오랫동안 보지 못했으니...
마지막으로 본 이후로도 벌써 상당한 시간이 흐르지 않았던가.
아, 아저씨 보고 싶다...
입에 시원한 게 들어와도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고.
그렇게 의미 없는 시간을 때우고 친구와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저씨를 연상케 한 차는 아직도 그 자리 그대로 있었다.
그에 다가가서 확인하고 싶었으나, 친구가 팔짱을 끼곤 웃으며 말을 걸어오는 통에 그럴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문이 닫힐 때까지 틈 사이로 그 자동차를 가만 바라본다.
"후우..."
"왜 그래, 민? 무슨 고민 있어?"
"...아니야."
뭐 한다고 날 보러 와주지 않는지...
그런 속상함이 물씬 밀려와 눈시울이 붉어질 쯤, 돌연 귓가로 울리는 독특한 수신음.
난 재빨리 손을 움직여 스마트폰의 잠금을 풀었다.
그건 내가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설정해 놓은 알림이기에.
그리고 화면을 들여다보자... 과연.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사람에게서 문자가 와 있다.
-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했어. 사랑한다! (하트 바구니 이모티콘)
헤헷♥
안 좋은 생각일랑 완전히 사라지고, 마음 가득 기쁨이 넘친다.
역시 아저씨가 아니면 안 돼.
아무래도 언제 날 잡고 계획을 세워 봐야 할 것 같다.
아저씨를 당장 내 곁에 둘 수 있는 방법을...!
***
은주와의 정사 이후 아파트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시간이 꽤 흘렀는지 빌딩 너머로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어스름의 황혼이 지고.
석양 아래 온 세상이 붉게 물든다.
참으로 아름다운 세상이야.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워 보이는 건, 보는 내가 행복해서 일까.
아니면 세상이 본디 아름다운 것일까.
아무튼 의미 없는 생각을 하며 난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에 올라탔다.
그리곤 누구에게 연락 왔나 하고 보자, 여우에게 수십 통이 와 있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걱정 가득한 마음으로 후다닥 열어본다.
그리곤 하나하나 읽어보니, 어휴...
누가 집착녀 아니랄까봐.
- 뭐해뭐해?
- 아저씨. 왜 연락 안 받아요?
- (궁금증 가득 이모티콘)
- 수상한데 (의심 가득 이모티콘)
- 설마 엄마랑 하고 있는 거예요?
- 아니지? 그런 거 아니지?
- 나 빼놓고 너무해!!
.......
정말이지 읽는 데만도 한참이구만.
가만 보니 최소 1분에 한 번은 보낸 것 같다.
아무튼 이래저래 여러 말이 있었지만, 결론은 이거였다.
엄마랑 일대일로 했으니 다음엔 자기도 해달라는 것.
욕심도 많다니깐.
감당이라도 하고 그러면 모를까.
네 번쯤 가면 이성이고 뭐고 완전히 날아가 그저 질질 싸기만 할 거면서, 욕심 하나는 가히 최고다.
그래도 열렬히 문자를 보내왔으니 나도 답장은 줘야겠지?
간단하게 한 문장 보내준다.
이 아이가 원하면서도 두근거릴 만한 걸로.
나 : 너도 해줄게.
예림 : 꺄아악♥ 약속한 거예요? (하트 뿅뿅 이모티콘)
정말이지 발랄하다니깐.
그리곤 고개를 들자 저 멀리서 걸어오는 두 아이가 보였다.
손에 시원한 걸 하나씩 들곤 웃으며 이야기 하고 있다.
민아와 여우.
오랜 기간 같이 다녀서 그런 걸까?
두 사람은 상당히 비슷한 점이 많았다.
젊은 애들답게 둘 다 발랄하면서도, 다른 애들과는 구분이 될 정도로 상큼하고 톡톡 튀는 반응을 가지고 있다.
웃기도 잘 웃고 심지어 장난기도 많다.
다만 그러면서도 묘하게 둘 사이에는 차이점이 존재했다.
민아가 살짝 순진하면서도 백치미 넘치는 장난꾸러기라면, 여우는 다 좋은데 내 앞에만 서면 허당이 되는 그런 사고뭉치의 느낌?
'결론은 둘 다 초딩 같다는 거지.'
민아는 진짜 초등학생 같은 초딩.
여우는 말 그대로 초딩스러운 초딩.
뭐 그렇다고 여우를 까는 건 아니다.
성격이나 행동이 그렇다는 것뿐이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히며 그 안으로 사라지는 두 아이를 본 나는, 민아에게도 문자를 넣어주었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고 사랑한다고.
그러자 조금 있으니 돌아오는 답변.
- 아저씨, 저도요! 사랑해요! (하트 가득 이모티콘)
'그럼 매일 해야 할 일들도 다 했고...'
저녁 약속을 지키러 가볼까?
차의 시동을 켠다.
그리곤 그대로 운전 머리를 목표물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설아를 만나 자궁에 좆물을 가득 넣어주러...!
퇴근 시간이 된 터라 가는 데엔 제법 시간이 걸렸다.
혹여나 내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퇴근하진 않았을까 살짝 걱정했으나...
역시 실력으로 대표직을 얻었다는 사실처럼, 내가 도착할 그 때까지도 그녀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대표실 앞에 도착하자, 비서가 내게 꾸벅 인사를 해온다.
그런데 아까완 다르게 좀 공손해진 것 같은데?
'설아에게 뭐라고 한 소리 들은 걸까?'
모를 일이다.
다만 그녀에게선 그 어떤 적대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호의와 함께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볼 뿐.
능숙하게 손을 움직여 설아에게 보고하는 여인.
이십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그녀는 날 계속 흘끔거리다, 이내 허락이 떨어진 듯 수화기를 내려놓고 직접 문을 열어주었다.
"고맙습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좋은 시간이라...
그냥 예의상 한 말이겠지만 야릇하게 다가오는군.
그럼 비서에게 응원도 받았겠다, 우리 대표님 교배 섹스 하러 가보실까?
방 안에 들어선다.
아침과는 다른 느낌의 사무실 전경이 눈에 들온다.
오전에는 무언가 탁 트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면, 지금은 환한 태양 빛이 사라진 터라 전체적으로 단조롭고 선명한 느낌이 강했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이곳의 주인은 아침에 보았던 그 자리에서 같은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로 오셨군요."
"당연하지. 너처럼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는 건데, 안 올 리 없잖아?"
"그것 참 감사하네요."
"혹시 기대했어?"
그런 내 질문에 여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어쩜 그런 뻔뻔스런 질문을 잘도 하냐는 얼굴로 날 바라본다.
그러더니 이내 검지와 엄지로 미간과 이마를 꾹꾹 누르며 내게 대답했다.
"안 올 걸 기대했는데 오셨네요. 참으로 아쉽습니다."
쿡쿡. 정말이지 솔직하지 못한 대표님이라니깐.
난 찬찬히 걸음을 옮겨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손을 뻗어 뒷목을 마사지해주며, 여인이 바라보고 있는 것을 같이 들여다보았다.
음... 새 사업을 점검하고 있는 건가?
현재 KUC 푸드는 새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시대가 변화하며 기존에 자리 잡던 다양한 것들이 변화하게 되었고, 돈을 버는 게 목적인 기업들 또한 그것에 발맞추어 여러 변화를 시도하였다.
그리고 그 중엔 인간에게선 절대로 뗄 수 없는 식습관도 포함되어 있었으니... KUC 푸드의 새 사업은 바로 도시락이었다.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겠군.'
내가 설아와 면담 자리를 만들기 위해 그 새 사업에 투자한다고 하고 온 만큼, 나 또한 지금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이미 해당 시장에는 선두주자들이 들어가 있다.
KUC는 그곳에 뒤늦게 뛰어드는 상황.
잘되면 새로운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니 만큼 성과가 두드러질 것이나, 반대로 실패한다면...
회장 자리는 포기해야 할 지 모른다.
새로운 일을 벌이기엔 시간이 촉박하니.
'참... 어떻게 보면 외골수란 말이지.'
가만히 고갤 돌려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여인을 바라본다.
내가 목을 계속 주물러 주고 있음에도, 온전히 자료를 훑어보는데 여념이 없다.
물론 이일 저일 벌려서 크게 성공한 사람을 본 적은 거의 없다.
손에 꼽을 정도다.
그렇지만 보통은 어느 게 성공 할지 모르니 다양하게 준비들을 하지 않나?
그러나 강설아 그녀는 굉장히 특이한 인물이었다.
지금껏 그녀는 무언가를 목표로 설정하면 그 끝을 보고 말았다고 한다.
실패를 하던 성공을 하든, 결과를 볼 때까지 그거 하나에 집중하는 게 그녀의 스타일이란 것이다.
'그럼 내가 사랑을 속삭여주면, 한동안은 나만 바라보려나?'
갑자기 든 의문.
그런데 가능성이 상당해 보인다.
그 왜 이혼 후 아직까지도 재혼을 안 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무엇보다 지금껏 내 마수에 걸려서 날 사랑한다고 매달리지 않은 여인을 본 적 없었던 만큼, 17년간 돌싱으로 지낸 그녀 또한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뭐 그건 앞으로 지켜보면 차차 알게 될 거고.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지금은 이 여인을 어떻게 맛나게 먹을까를 고민하면 된다.
목을 주무르던 손을 내린다.
그리곤 가슴 위쪽을 꾸욱꾸욱 눌러준다.
그게 자못 시원했는지 그녀는 잠시 주춤하다 이내 몸을 살짝 돌렸다.
의자로 인해 불편하니, 몸만 비틀어 주무르기 쉽도록 자세를 바꾼 것이다.
"어때? 시원해?"
"...네. 정말 고마워요."
"그건 그렇고 항상 힘들겠어. 이렇게 커서야..."
시선을 내린다.
옷을 뚫고 나올 만큼 큼지막한 가슴이 눈에 들온다.
오늘 그녀를 들었을 때 제법 무거웠는데, 아마 저 가슴이 그 부분에 상당히 일조를 했을 것이다.
여인이 책상 위로 서류를 올려놓았다.
그리곤 길게 숨을 내쉬며 눈 위를 톡톡 두드린다.
"맞아요. 하루 종일 무거워서 죽겠어요. 아침엔 그래도 괜찮지만 저녁 퇴근할 즈음엔 어깨까지 결릴 정도에요."
그럴 만하다. 이렇게 크니...
난 손을 내려 그녀의 파인 옷 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곤 조심스레 두 개의 덩어리를 옷 밖으로 끄집어냈다.
출렁. 두어 차례 위아래로 흔들거리며 탄력 좋은 젖탱이가 자신의 존재를 과시한다.
그것에 손을 대곤 꽈악 움켜쥐자, 각각 한 손에 다 잡히지 않아 밖으로 흘러넘쳤다.
정말이지 끝내주는 젖탱이구만.
가슴은 이렇게 크면서, 또 몸은 운동으로 꾸준히 관리해 허리는 진짜 개미만 하다.
내가 손을 쉬지 않고 움직여 두 젖탱이를 사정없이 괴롭히자, 여인이 날 올려다보며 물었다.
궁금하다는 듯.
"...제 가슴 좋나요?"
"응. 말로는 표현 못할 정도로."
여인이 고갤 주억인다.
그러면서 과거를 회상하듯 나직이 말했다.
"하긴. 전 남편도 제 가슴을 참 좋아하긴 했어요. 삽입하기 전 가슴 사이에 넣고 흔들곤 했거든요."
"애 낳기 전에? 그럼 원래부터 이리 큰 거야?"
설아의 가슴은 한 회사의 대표답게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컸다.
얼마 전 보았던 아이돌 다혜보다도 더.
키가 큰 터라 멀리서 볼 땐 그다지 커 보이진 않지만, 막상 잡아보면 손에 넘칠 크기였던 것.
그러면서도 운동으로 꾸준히 관리한 만큼, 쳐지지도 않고 내실이 꽉 찬 감촉 또한 최상급인 젖탱이였다.
이런 젖을 찾으려면 국내는 힘들고 아마 외국에나 나가야 할 것이다.
내 질문에 여인이 고개를 젓는다.
"그건 아니에요. 크긴 했지만 진짜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애 둘 낳고 나니 이렇게 커져 버렸네요."
"맞다. 딸도 하나 있었던가?"
"네. 하나라고 올해로 20살이에요."
그러고 그녀는 길게 탄식에 가까운 한숨을 내쉬었다.
뭐 이해는 갔다.
아들 녀석 못지않게 딸도 문제가 많았던 것.
임하나.
KUC 푸드 대표 강설아가 낳은 두 번째 자식이자 내 복수를 위한 또 다른 사냥감.
강간범 녀석을 먼저 처리하고 움직일 생각이라 아직까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이었으나, 사실 넘어 뜨는 건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매일 같이 클럽에 드나들면서, 이 남자 저 남자 하고 다니는 발랑 까진 년이었던 것.
오히려 너무 문란해 걱정이 들어, 난 링링에게 성병은 없는지 의뢰를 부탁했다.
그리고 천만 다행이도, 아직까진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정보에 의하면 없었다.
"설아... 니가 참 고생이 많아."
사고뭉치 자식이 둘이라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런 내 목소리에서 진심을 느낀 걸까.
여인이 고갤 뒤로 완전히 젖혀, 사슴과 같은 눈망울로 내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무슨 생각인지를 알 수 없는, 잔잔한 호수를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게 고요히 날 바라보길 잠시.
살며시 눈을 감는 그녀.
키스해달란 뜻이다.
쪽. 쪼옥. 쪽. 쪽.
부드러운 감촉이 입 주위로 전달돼 오고.
짜릿하고 황홀한 감각이 물건에 힘을 싣는다.
그리곤 그것이 부풀어 올라 터질듯 바지 위로 텐트를 칠 때, 난 살포시 그녀의 입에서 떨어졌다.
"그..."
여인이 무언가를 말하려하다 다시 입을 다문다.
무슨 말을 하려는데 저리 망설이는 걸까.
"왜? 말을 해. 부담 갖지 말고."
"...아니에요."
재촉할까 했으나 그녀의 얼굴이 혼란스러운 걸 보고는 가만히 자제했다.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여인들이 고민을 할 땐 기다려 주는 게 좋기에.
물론 그렇다고 가만히 넋 놓고 기다려선 안 된다.
무슨 고민인지는 몰라도 내게 이득이 되게끔 유도해 내야 한다.
가슴을 주물럭거리는 손을 떼곤 몸을 낮춘다.
그리곤 신발과 양말을 하나 하나 벗겨낸다.
그 행동에 돌연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다리를 잡아 빼는 여인.
"가만히 안 있어?"
"...알겠어요."
내 명령에 다리를 다시 내어놓긴 했으나, 내가 뭘 할지 몰라 불안한지 무릎 위에 올린 두 손이 자꾸만 꼼지락 댄다.
그것 참. 자꾸 그러면 놀려주고 싶잖니.
그래도 꾹 참자.
일단 점수를 따는 게 먼저다.
무슨 고민을 하는 진 모르겠으나, 여인들이 내게 무언가를 말하려는 걸 망설일 때면 어김없이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곤 했다.
그러니 이번에도 틀림없었다.
어떻게든 그녀의 고민이 내게 좋을 쪽으로 움직이도록 움직이게 해야 한다.
지금 내 행동은 그것을 위한 첫걸음.
다 벗겨내자 내 눈앞엔 새하얀 발 두 개가 자리하게 되었다.
그런데 요 두 놈조차 그녀의 심리를 나타내기라도 하듯, 발가락을 사정없이 꼼지락 댄다.
"가만히 있어."
"네에..."
여인의 한쪽 발을 잡는다.
그리곤 양손으로 발바닥을 꼬옥꼬옥 눌러 주물러 준다.
설아 비명.
"무, 무슨...! 머, 멈춰요! 당장 멈춰요!!"
"내가 가만히 있으랬지?"
"그, 그치만... 더럽단 말이에요...!"
버둥거리는 그녀를 확 노려본다.
그런 내 기세에 눌려 여인이 움직임을 우뚝 멈춰 세웠다.
후우.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가는 여자야.
다시 움직인다.
이번에는 발가락과 그 사이사이를 엄지로 꾹꾹 눌러준다.
"어때? 시원해?"
"...네에."
"오늘도 고생 많았어. 혼자서 자식 둘 키우느라 고생 많다 정말."
내가 한 쪽 발을 다 주무르고 반대편 발을 주무를 때까지, 여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 또한 딱히 이 순간엔 말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기에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우리 사이엔 고요한 침묵만이 자리했다.
그렇게 발 지압 마사지가 끝이 나고.
여인의 발에 다시 양말과 신을 신겨 주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곤 바라본다.
어떠한 변화가 생겼는지.
여인은 시선을 바닥에 둔 채, 기도하듯 양손을 고간으로 꼬옥 모으고 있다.
귓가가 좀 빨간 것 외엔 특이사항은 없다.
'...아직인가.'
혹시나 싶어 화장실에 가 손을 씻고 왔음에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물론 나에 대한 호감은 올라간 게 확연히 느껴졌지만, 아직 대답을 할 정도까진 아니라는 뜻이다.
그럼 조금 더 구슬려야겠군.
막 손을 씻고 나와 차가운 만큼 스킨십은 안 되겠고.
그녀의 바로 옆, 책상에 몸을 기대며 말한다.
"같이 저녁이라도 먹을래?"
여인이 고개를 든다.
설마 내가 그 짓도 안하고 밥 먹자고 할 줄은 생각도 못한 듯하다.
사심이라곤 1도 없는 얼굴을 연기하며, 다시 한 번 묻는다.
생긋 웃으며.
"콜?"
"콜."
여인이 미소 지었다.
보기만 해도 남자의 마음을 울릴 만큼 아주 매력적인 미소였다.
이렇게도 웃을 줄 알았었나?
그 웃는 얼굴로 인해 콩닥콩닥 뛰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며, 난 그녀에게 한 손을 내밀었다.
자, 어디 무슨 고민이 있는지 한 번 들어보자고.
그 뒤엔 바로 교배 섹스다.
저런 미소를 보고도 안 하면 그건 남자가 아니지.
오늘밤 내 밤 시중은 너로 정했다, 강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