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화 〉#052 겉과 속이 다른 그녀
"이제 좀 괜찮아?"
"...네."
분위기만으로는 하루 종일 펑펑 울 줄 알았는데, 한 회사의 대표답게 그녀는 빠르게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곤 곧바로 문제의 아들 녀석에게 콜.
놈이 허겁지겁 은주네 집 앞에서 철수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울음을 멈추고 아들 녀석에게 통화하는 순간까지 내 품에 안긴 채 조금도 벗어날 생각을 않았다는 것이다.
정말 귀엽구만. 누가 보면 내가 이 여자 아버지인줄 알겠어.
혹은 남편이거나.
그녀는 아들과의 통화가 끝난 뒤에도 가만히 내게 안겨 있었다.
그 상태 그대로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스스로도 인지를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정신적으로 극한의 상황에 몰리자 자연스레 기댈 곳을 찾았고, 찾은 뒤엔 말 그대로 눌러 앉은 것이다.
바닥에 계속 이러고 있는 건 아니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난다.
내가 그녀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릴 때까지, 그녀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취하고 있었는지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어어...?"
"왜?"
"그... 놔주세요..."
"가만히 있어. 소파로 갈 테니까."
여인을 안은 채 그대로 소파로 가 앉는다.
그건 그렇고 꽤 무게가 나가는구만.
키도 크고 근육이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여인이 날 올려다본다.
그리곤 조심스레 말한다.
"저어... 고마워요."
무슨 뜻인지를 알아들은 난 조금 더 배려해주었다.
그래야 내가 하려는 일이 아주 잘 풀릴 테니까.
"이러고 더 있어도 돼."
"네..."
그녀는 내 가슴팍에 한쪽 볼을 댄 채, 검지로 상의를 꾹 눌러 무언가를 깨작였다.
마치 어린아이가 놀이터 바닥에 글자를 쓰듯 장난을 치는 그런 느낌이었다.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건가?
아니면 이제 그만큼 내게 의지를 하고 있다거나.
"어떻게 할 생각이야?"
"...모르겠어요."
"잘은 모르겠지만, 이번 일이 처음은 아닐 것 같은데."
길게 한숨.
여인이 고개를 떨군다.
그리곤 내 상체 위로 낙서 하듯 움직이던 손 또한 같이 밑으로 내려갔다.
분위기는 어느 정도 잡힌 것 같고.
그럼 슬슬 시동을 걸어 볼까?
"방법이 없는 거야?"
"네... 딸이면 모르겠는데, 아들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를 전혀 모르겠어요. 그 남자라도 있었으면 맡겼겠지만..."
참고로 강설아와 그 남편은 결혼 후 4년 만에 이혼을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남편 쪽이 바람을 핀 것.
설아가 첫 째를 낳고 둘째를 임신해 집 안에 콕 박혀있을 때, 남편 녀석은 열심히 밖에서 딴 여자를 만나며 바람을 피우고 다녔던 것이다.
그게 회장의 눈에 띠게 되고, 그는 고액의 위자료를 물어준 뒤 쫓겨나듯 이혼하게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고 했지.'
대한민국에서 열 손가락에 드는 그룹의 사람이라, 사실상 큰 타격은 없었다고 들었다.
오히려 일부러 그러고 다닌 게 아니냐는 풍문이 돌 정도로.
아무튼 도움을 줄 남자를 구한단 말이지?
그럼 딱이로군. 내가 나서기에 말이야.
"그럼 내가 가르쳐 줄까?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요? 가르쳐 주세요."
여인이 간절한 얼굴로 부탁해온다.
마치 어둠만이 가득한 절망 속에서 한 줄기 구원의 빛을 본 사람의 얼굴과 같았다.
"뭐 대단한 건 아니고. 남들이 써먹는 걸 이야기 해주는 것뿐이야."
"그래도요. 말해주세요."
이렇게 보니 새삼 그녀가 자신의 일 외에는 자식 사업에 지식이 전무 하단 걸 깨닫는다.
뭐 이해는 된다.
현 회장에 눈에 들어 대표직을 받을 정도라면, 성과를 내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뛰었겠는가.
눈에 핏줄이 터지고, 보지엔 거미줄을 칠 만큼 부단히 노력했을 것이다.
이곳에 올라오기 위해.
뭐 나로선 잘 된 거지.
한 회사의 대표라고는 하나, 굴리긴 여느 여자보다 쉬울지도 모르겠다.
여인의 눈앞으로 검지와 중지를 들어 보이며 말한다.
"두 가지 방법이 있어. 첫 째, 지금 바로 군대로 보내버려."
"구, 군대요? 그렇지만 그거 신청하면 몇 개월 걸리는 거 아닌 가요?"
"아, 걱정 마. 그거 말고 신청하면 3-4일 내로 바로 갈수 있는 거 있어. 그쪽이 정신 차리기엔 좋을 거야."
뭔지는 모르겠으나 내 자신감 넘치는 표정에 신임이 갔는지, 여인의 얼굴이 조금은 펴지었다.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묻는다.
"그럼 다른 건요?"
"이건 좀 약한 건데, 외국으로 잠시 내보내."
걱정 어린 표정이 빠르게 떠오른다.
"외, 외국은 위험하지 않나요? 요새 들어보니까 마약도 막 하고 그런다고..."
"그런데 계속 여기에 있으면, 했던 짓 또 하고 또 하고 무한히 반복할 걸?"
"...그건 그래요."
여인이 침을성을 흘렸다.
아들 녀석이 얼마나 사고뭉치인지는 요 근래 터진 사건이 한둘이 아니니 아주 잘 알 것이다.
그녀는 혹여나 다른 방법은 없나 내게 물었으나, 난 단호히 없다 단언했다.
사실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긴 하지만...
'말해줄 이유는 없지.'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결혼을 시키는 것.
애당초 성욕으로 벌어진 일이니 결혼을 시켜버리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될 터였다.
물론, 녀석의 행동거지로 볼 땐 얼마 못 가 바람피울 게 뻔해 보이지만 말이다.
여인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내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
아무래도 중대한 선택인 만큼, 혼자서 결정하긴 힘든 모양이다.
"어떤 게 좋을 것 같아요?"
"고민할 필요 뭐 있어? 걔한테 물어봐. 스스로 벌을 선택하라고 해."
"앗. 그게 좋겠네요."
흡족한 얼굴을 하며 좋아라 한다.
그걸 보며 난 마음속으로 씨익 미소를 지었다.
조금만 생각해도 도출되는 답안을 내게 물어본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기에.
저 방법을 그녀 또한 생각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그 사실 자체는 알 수 없지만, 핵심은 점점 나를 의지하고 있단 뜻이었다.
KUC 푸드의 대표 강설아씨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 17년 만에 찾아온 나란 남자에게 빠르게 마음을 주고 있는 상황이란 것이다.
'계속 옆에서 다독여주면 언젠간 완전히 의지하게 될 거다.'
이미 그녀는 내게 주인님 주인님 하며 존칭을 사용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거기다가 본인의 마음까지 맡긴다?
노예도 이런 충심 넘치는 노예는 없을 것이다.
시선을 내린다.
원피스 안을 꽉 채운 터질 듯한 두 가슴 사이로, 아찔한 계곡이 내 눈을 사로잡는다.
꿀꺽. 이거 안 되겠군.
"오늘 밤 가서 단단히 혼을 내주고, 둘 중 선택하라고 해야겠어요."
"그래. 그래. 그런데 그 전에..."
여인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준다.
'왜요?' 라고 묻듯, 설아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날 올려다본다.
그대로 쪽. 쪼옥. 입을 맞추곤 한 마디.
"나 지금 설아 너랑 엄청 하고 싶은데..."
"그런... 저 일해야 돼요. 시간이..."
다시 입술을 포개어 쪽. 쪼옥 빨아준다.
혀를 집어넣고 그녀의 속살을 살살 어루만져 준다.
여인 울상.
"쪼옥. 아, 안 되는데..."
그러나 거절 못할 것이다.
아들 문제를 내게 물어오고, 그 해답을 내가 준 시점에서 이미 게임은 끝난 거였다.
그녀의 마음 문의 빗장은 이미 산산조각이 나 활짝 열려버렸으니... 당장 닫는 건 불가능했다.
자, 어서 음란한 몸뚱어리 대!
가슴을 양손으로 움켜쥐고 주무르자, 이리저리 짜부가 되는 가슴에 얕게 헐떡이며 여인이 항복 의사를 표명해 왔다.
시선을 옆으로 살짝 피하며 말한다.
"대, 대신 빨리 끝내줘야 해요?"
그래. 일단 점심 전에 자궁에 한 번만 싸자, 설아야.
그러나 입 밖으로 꺼내는 말은 다르게.
"니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금방 안 끝날 지도 몰라."
"치이... 그게 뭐예요."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린다.
이미 하기로 결정한 만큼 그녀의 얼굴엔 불편한 기색은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입을 맞춰 키스를 하며 한손으론 가슴을, 다른 한손으론 팬티 속을 매만진다.
찔꺽찔꺽.
촉촉한 감촉이 손가락 끝으로 전해져 온다.
이거 딱히 애무할 필요도 없겠는 걸?
"어떻게 된 거야. 이미 축축한데? 너도 하고 싶었던 거야?"
"모, 몰라요."
쿡쿡. 우리 KUC 푸드의 대표님은 이런 쪽 경험이 적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구만.
그녀는 내 짓궂은 질문을 피하기 위해 더욱 열정적으로 입을 맞춰왔다.
반쯤 뜬 눈마저도 완전히 감고는 오로지 나와의 키스에 집중한다.
열중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네.
그럼 난 나대로 움직여 줘야겠지?
조심스레 그녀를 들어 올린다.
그리곤 소파에 살며시 눕힌 뒤, 성난 자지를 그녀의 음부에 가져다 댄다.
꼬옥꼬옥. 보지가 입구에 들어선 귀두를 조이며 환영해준다.
그에 부응하여 그대로 쭈욱 안쪽까지 밀어 넣어주자, 설아가 날 확 끌어안고는 한 차례 부르르 떨었다.
'조금이지만 행동이 바뀌었군.'
어제까지만 해도 삽입할 때 그녀는 양 손을 내 가슴팍에 댄 뒤 밀어냈었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로 꽉 끌어안는다.
심경의 변화가 생긴 건가?
궁금하니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키스를 하던 입을 살짝 뗀다.
대신 허리는 살살 움직여 자지로 구멍 안쪽을 슥슥 비벼준다.
그 상태로 여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며 묻는다.
"설아야."
"예, 주인님..."
어이쿠. 지금 기분이 좋긴 좋나보구만.
알아서 주인님이라고 불러 주는 걸 보니.
"혹시 나 어떻게 생각해?"
"네에...?"
눈을 동그랗게 뜬다.
누가 보면 내가 뒤통수라도 세게 한 대 때린 줄 알겠네.
그녀는 잠시 시선을 밑으로 내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하더니, 슬쩍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했다.
그녀 스스로도 나에 대한 마음이 무언지 몰라 혼란스러우나, 아직 완전히 연 상태는 아니라는 것.
"빠, 빨리 끝내주세요..."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여인이 흘끗 눈알만 움직여 내 표정을 살핀다.
쿡쿡쿡. 귀엽네.
지금 반대로 날 띄워보는 건가?
뭐 원하는 대로 해준다.
꼬옥꼬옥 자지를 움켜쥐는 구멍을 안쪽까지 쑤셔주며, 원피스 안쪽에 숨어있는 큰 가슴을 밖으로 끄집어낸다.
출렁출렁.
박을 때마다 거대한 젖통이 크게 흔들거렸다.
그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채, 난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푹직푹직 음란한 소리가 터져 나오며 내 좆이 조금씩 자궁 입구를 향해 나아간다.
읏. 흣. 흐읏. 읏.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 여인은 내 얼굴을 보는 게 뭐가 그리 부끄러운지, 아까의 질문 이후로 애꿎은 건너편 소파만 노려보았다.
그러면서도 팔은 날 꼬옥 껴안고는 절대 놓지 않는다.
그 대조적인 모습에 장난기가 오른 난 그녀의 귓가에 대곤 살짝 물었다.
"혹시 두려운 거야?"
"흣. 네? 무, 뭐가요?"
"뭐긴. 날 좋아하게 될까봐 두려운 거냐고 묻는 거지?"
"읏. 저, 절대 그런 거 아니에요..! 앗. 흣. 빠, 빨리 끝내줘요."
그런데 왜 날 껴안는 손엔 더욱 힘이 실리는 건데?
그거 참. 위에 사는 양반들은 하나 같이 겉과 속이 다르다더니... 딱 맞는 이야기다.
좀 솔직해지면 복이 달아나기라도 하나 보지?
그런 그 때, 돌연 울리는 벨소리.
비서실에서 온 연락인 듯하다.
그러나 현재 그녀는 내 밑에 깔려 거칠게 헐떡이고 있는 상황.
받으러 가려는 걸 자지로 몇 차례 때리며 혼을 내주자, 그녀는 곧바로 체념했다.
그러자 이번엔 노크 소리가 나직이 들려왔다.
연락을 받지 않자 직접 온 것이다.
꽤나 중요한 일인가?
"대표님, 혹시 바쁘십니까?"
"무, 무슨 일이야?"
"30분 내로 회장님께서 방문하신 답니다."
"아, 아버지가?!"
여인이 화들짝 놀라, 끌어안던 팔을 풀고 날 밀어내기 시작했다.
얼굴이 긴장으로 가득한 게 평소 회장에 대한 그녀의 심리가 어떠한지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누구마음대로 여기서 끝을 내려는 거지?
저항하는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며 말한다.
"뭐하는 거냐?"
"못 들었어요? 아버지께서 오신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내 굳은 얼굴을 보고서야 자신의 상황이 어떠한지를 자각하게 된 것인지, 여인의 얼굴이 울상이 되었다.
눈 밑으로 빠르게 물이 차오른다.
"부, 부탁할게요. 뭐든지 시키는 대로 할 테니 제발 지금은 봐주세요...!"
양 손을 앞으로 모아 싹싹 빌며 간절히 애원한다.
마치 매 맞고 혼난 아이가 잘못했다며 비는 듯한 모습에, 좀 불쌍한 마음이 들어 순간 그럴까도 싶었으나... 잘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런 기회가 오는 건 정말 흔치 않다.
그리고 오는 기회는 언제나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이후 일이 편하다.
그렇다면 지금 이걸 통해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
"그럼 다리 들어올려. 발바닥이 천정 향하게."
회장님 오시기 전에 자궁 안에 좃물 한 번 채워 넣자, 설아야. 쿡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