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화 〉#003 운동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에 오자,
나른함이 밀려오는지 민아의 눈이 빛을 잃어갔다.
'그럴 만도 하지.'
비행기를 타고 와 찌부둥한 상태에서, 집안 전체를 싹 청소했다.
그 상태에서 맛난 음식으로 배까지 채웠으니, 당장 쓰러져 자도 전혀 이상하지 않으리라.
"많이 졸리지? 어서 자렴."
"앗. 그러니까요. 왜 이렇게 졸리지?"
그러면서도 흘끗흘끗 내 눈치를 보는 그녀.
손님이 온 첫날 초저녁부터 그냥 잠자러 가기엔 미안한 모양이다.
'아이구. 착해도 너무 착하구만.'
나중에 이것저것 부탁해도 아주 잘 들어줄 상이다.
그에 난 방긋 웃으며, 그녀의 손목을 잡고는 그녀의 방으로 이끌었다.
살짝 당황한 듯하나 뿌리치진 않는다.
그도 그럴 게, 그녀 입장에서 생각해볼 때 내가 사심을 부릴 이유가 전혀 없거든.
'이런 면에서 아는 사람을 자빠뜨리는 게 쉽긴 하지.'
그러나 오늘은 진도를 더 뺄 생각은 없다.
이 이상은 독이기에.
그에 난 그녀를 그대로 방 안으로 데려간 뒤, 잡았던 손을 놓고는 나 혼자 밖으로 나왔다.
문손잡이를 잡으며 인사하자,
"그럼 잘자렴."
민아 또한 웃으며 크게 외친다.
"아저씨두요!"
문을 닫고는 거실로 천천히 걸어가, 소파에 미끄러지듯 내려앉는다.
'후우. 일단 오늘 하루는 성공적이군.'
중간에 욕심으로 작은 실수를 하긴 했으나, 딱히 그것 외엔 문제없었다.
나에 대한 그녀의 호감은 이미 높은 상태며,
착실하지만 꾸준히 상승중이다.
'그러나 기한이 길지는 않아.'
간만에 만난 탓에, 현재 민아는 들뜬 상태다.
즉, 이성적 판단을 제대로 못하는 상황.
나이가 어릴수록 그게 더 심한데, 그렇기에 지금 이 기간이 최고의 기회라 할 수 있었다.
작업을 걸어도, 냉정한 판단보단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오랜만에 만나 떨리는 두근거림도, 잘만 이용한다면 사랑으로 착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
'어떻게 잘 요리하냐는 이제 순수히 내게 달린 것.'
3일. 아마 3일 안에 결과를 봐야할 거다.
오늘은 지났으니 정확히 말하면 이틀이지만.
저 기한을 넘긴다면 다시 끌어올리는데 약 3주의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일단 천천히 작업하며 각이 서는지 볼 참이었다.
'내일이 기대되는군.'
그런데 다음날...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저요? 저 오늘 낮에 약속 있어서 잠깐 나갔다 올 거예요!"
이른 아침.
민아의 스케줄을 물어보니, 젠장. 오늘 약속이 있단다.
설마 남자는 아니겠지?
"간만에 친구 만나서 이야기도 좀 하고, 쇼핑도 하려고요!"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사실에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먹이감을 빼앗길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마음에 다른 남자가 각인되면 치환시키는데 꽤나 애를 먹기에.
그래도 같이 있는 시간이 적어졌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그런 내 기분을 느낀 걸까.
"앗... 그러고 보니, 점심은 혼자 드셔야겠네요. 미안해요 아저씨.."
"아냐아냐. 나 신경 쓰지 말고, 신나게 놀다 오렴. 다만, 너무 늦게 들어오면 안 된다."
"네~ 그렇게 말씀하시니 꼭 아빠 같네요! 헤헷."
이렇게 되면 사실상 오늘 하루는 공친 셈인가.
분명 낮에만 쇼핑을 갔다 온다고 했지만, 갔다 오면 피곤하기에 사실상 하루가 날아간 셈이다.
피곤할 때 여자를 건드는 것만큼이나 미련한 행동도 없으니까.
그래도 아직 오전은 시간이 있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어떻게 호감도를 올려보지?'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불현듯 떠오르는 좋은 아이디어.
그에 난 곧바로 상의를 벗고는 가볍게 운동을 시작했다.
일단은 가볍게 스트레칭부터.
평상시에도 아침에 일어나면 이렇게 운동을 한다.
그러나 그냥 방에서 해도 되는 걸 굳이 거실에서 자리 잡고 하는 이유.
"우와아!! 아저씨 운동 하시는 거예요?"
간단히 씻고 나온 민아가 지나가다 날 발견하곤 물었다.
흘끗 보니, 시선이 내 복근에 닿아 있다.
'역시... 이쪽에 관심이 많나 보구만.'
사람마다 선호하는 게 다르다.
그리고 나이마다 또 다르고.
여자는 어린 나이에는 얼굴, 좀 나이 먹으면 남자의 몸을 본다.
지금 민아는 남자의 몸을 보는 시기.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가듯,
거실서 상의를 탈의한 채 운동하면 필히 크게 관심을 가질 거라 확신했고, 실제로도 매우 뛰어난 반응이 나타났다.
벌어진 입으로 침이 나올 듯 말듯 한 게 바로 그 증거이리라.
"츄릅. 아앗!"
결국 흘렸구만.
이럴 땐 못 본 척 해주는 거지.
"응? 왜 그러니?"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부끄러운지 허겁지겁 닦는 녀석.
쿡. 귀엽네.
응급처치를 후다닥 끝낸 민아가 내게 다가와 물었다.
"와아... 아침마다 이렇게 하는 거예요?"
"응. 매일 매일 해줘야 유지가 되거든."
"역시... 그냥 만들어진 몸이 아니네요!"
씻고 나왔으면 바로 기초화장 하러 가야할 텐데.
내 몸이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자리를 잡고 앉아 멍하니 구구다 본다.
그에 10분가량 놔둔 뒤, 슬슬 도망가기 전 아이를 불렀다.
"민아야."
"네?"
"너도 운동 안 해볼래?"
"저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검지로 자신을 가리킨다.
토끼 상이로구만. 어휴 귀여운 것.
"운동 관심 없어? 한동안 여기 있을 텐데, 괜찮으면 내가 가르쳐 주고."
그러자 폴짝 뛰며 기뻐한다.
"정말요?! 그럼 저야 정말로 땡큐죠!!"
"그럼 옷 안 불편한 걸로 입고 나와."
"네에!!"
신나게 자기 방으로 후다닥 들어간다.
'저렇게 보면 아직은 애네.'
뛰는 폼이나 리액션이 아직 어린 티가 팍팍 났다.
뭐 그런 맛으로 젊은 애들과 다니는 거겠지만.
내 나이 마흔셋.
나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 중, 젊은 애들과 노는 자들이 꽤 된다.
이 나이가 남자로선 사실상 전성기인 때라, 젊은 애들을 꼬드기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 탓도 있고.
요새 세상이 물질 만능주의인 탓도 있다.
아무튼,
난 주로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는 그걸 즐기기에 나이를 크게 가리진 않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젊은 여성을 선호한다.
금방도 말했지만, 그 젊음이 좋기에.
같이 놀고 하다보면, 마치 한 살이라도 젊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막 잡아 올린 것처럼 싱싱하고 쪼임이 좋은 몸뚱어리를 맛보고 나면, 나 같이 독특한 취향이 아닌 이상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간만에 어린 보지를 먹어보겠군. 얼마나 싱싱한지 어디 한 번 살펴볼까?'
방에 들어갔다 다시 나온 민아는, 편한 티에 몸에 쫘악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고 나타났다.
얇은 허리에 비해 큰 엉덩이가 유독 눈에 띈다.
"흐음? 그런 것도 있었네?"
"아앗. 네! 한 때 운동 좀 해보려고 샀었어요. 뭐 결국은 실패했지만. 헤헤."
그러고는 살짝 부끄러운지, 고간을 손으로 슬쩍 가린다.
방금 도끼자국 보였던 것 같은데.
그래도 이럴 땐 못 본 척 넘어가는 게 필요하다.
"잘됐네. 다른 옷보다 그게 좋아. 자세가 잘못되었는지 어쩐지 바로 보이거든."
"아, 정말요?"
웃으며 진지하게 설명을 시작하자, 어느새 부끄러움은 잊고 내게 가까이 다가온다.
설명하며 흘끗 보니, 역시나 도끼자국이 있다.
그것도 제대로.
'오호. 보지살이 두툼한 스타일인가 보네.'
제법 눈으로 보는 맛이 있을지도.
이런. 생각을 빨리 다른 데로 돌리자.
물건에 힘 들어간다.
"일단 스트레칭부터 하자. 운동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몸을 풀어주는 거거든."
"아, 넵!"
서로 마주본 상태로 하나 하나 점검해준다.
'와아. 이거 보는 재미가 있네.'
폴짝폴짝 뛰면, 가슴이 출렁출렁.
좌우로 흔들면, 덩어리들이 흔들흔들.
몸을 쭉 펼 때면 예의 도끼자국이 깊게 패여, 보는 내가 다 곤혹스러웠다.
후우후우. 진정해.
물건도 큰 내가 세웠다간 정말 빼박이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해 볼까?"
그러면서 오늘은 하체 위주로 가르쳐주기로 결정했다.
굳이 많고 많은 부위 중 하체로 결정한 이유는...
'음. 좋군!!'
앞이면 앞, 옆이면 옆, 심지어 뒤까지,
어디서 관찰하건 좋은 구경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보지살도 두툼하고, 엉덩이도 제법 빵빵하고.'
심지어 골반도 크다.
이 정도면 애 잘 낳겠어.
스쿼트 중인 민아에게 다가가, 가볍게 손으로 엉덩이를 탁 잡으며 말했다.
"엉덩이 조금 더 뒤로."
"이렇게요?"
"응. 그렇지."
그러곤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럽게 뗀다.
처음에 손댔을 땐 좀 당황하는 듯 했으나, 내가 사뭇 진지하게 임하자 본인도 곧 운동에 집중했다.
"이쪽이랑 이쪽에 힘 들어가는 거 느껴져?"
이렇게 손으로 허벅지와 엉덩이를 스윽 쓸며 물어도 전혀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네! 지금 완전 힘 들어가고 있어요!!"
"그래."
후후. 좋구만.
그렇게 민아와의 운동은 결과적으로 만족스럽게 끝을 맺었다.
"그럼 다녀올게요! 저녁에 봐요!!"
장장 두 시간에 걸쳐 완전 무장을 하고는, 밖으로 나가며 내게 손을 흔드는 민아.
문득 떠오르는 사실이 있어 재빨리 붙잡는다.
"잠깐. 연락처는 가르쳐 주고 가렴."
"아, 맞다! 깜빡했다!"
아직까지 민아와 연락처 교환도 안 했던 것이다.
얘는 얘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를 신경 쓰느라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민아가 내 손에서 폰을 받아가더니, 아기자기한 손으로 티디딕 빠르게 움직여 연락처를 저장했다.
뭐라고 썼나 받아본 즉, '우리 민아♥'라 적혀있다.
쿡. 귀엽기는.
"그럼 진짜 다녀올게요!!"
"그래. 조심히 갔다 오렴."
순식간에 엘리베이터로 사라진 녀석.
민아가 떠나자, 집안엔 고요한 적막이 무겁게 내리 앉았다.
'음. 앞으로 약 4시간 동안은 할 일도 없겠다, 그 년에게 가 볼까나.'
그만 둔 회사 부장의 부인, 정아.
마지막으로 본 이후로 이틀이 지났으나, 별다른 연락이 없는 걸 보니 들키진 않은 모양이다.
그에 까톡을 넣자, 순식간에 답장이 온다.
나 : 어디야?
정아 : 집에 있어요. 어서 와서 암캐 구멍에 박아주세요 주인님♥
'저번 일 이후로 더 달아오른 모양이군.'
임신했는지 확인하기까지 2주,
생리로 치면 한 달 정도 여유가 있으니, 수위를 서서히 올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그날 위험일이긴 해도 실패 했을 수도 있으니, 오늘은 좀 듬뿍 넣어주고 와야지.'
그럼 어디 우리 정아.
불륜 보지 맛보러 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