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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002 참을수록 맛있는 법 (3/200)



〈 3화 〉#002 참을수록 맛있는 법

"이것으로 청소 끝!!"


민아가 양팔을 크게 들어 올리며 힘차게 외쳤다.
그에 따라 상체에 달린 가슴이 두어 차례 위아래 출렁 거렸다.
음. 브라를 차서 적당히  가슴이라 생각했는데, 뽕 없는 브라인가?
제법 출렁이는  츄릅. 보는 맛이 있다.

"그럼 아저씨는 아빠 방에 있는 화장실에서 씻으세요!"

"어, 그래."

후다닥 달려와 수건 하나를 건네준다.

"아까 보니 수건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고맙다."


마음 씀씀이가 제법 예쁘구나.
물론 몸매도.


아까완 달리 이제는 온몸을 땀으로 샤워한 민아.
투명한 옷이 완전 몸에 달라붙어, 진한 살색이 그대로 비치고 있다.
무엇보다 어깨를 타고 내려가는 검정색 끈...


꽤나 야릇하다.
저런 야한 분위기로 해맑게 웃으니, 더욱 더.

"그럼 씻고 봐요!"

"그래."

마음 같아선 어떻게든 말을 걸어, 맛나 보이는 몸을 눈으로  시식하고 싶었으나...
바지를 뚫고 나오려는 주니어가 날 곤란케 했다.
마치 자기도 보고 싶다는 듯, 나오려 용솟음친다.


'기다리렴. 곧 맛보게 해줄 테니.'

군침이 도는 건 너만이 아니란다.


아무튼, 샤워를 하며 민아를 어떻게 공략할지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일단 상황은 아주 좋다.
같은 집에서 생활한다면 의도치 않은 사고를 가장해 이런 저런 상황을 유도할  있으니까.


그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먹기 전 할  있는 것.


'떠올랐다. 지금 당장 써먹을 만한 것을.'





***


'후 아저씨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구나.'

마지막으로  뒤로 제법 지났는데, 여전히 자상하고 친절하시다.

과거에도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꼬박꼬박 다 들어주시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칭얼거림이든, 떼를 쓰는 것이든.


철이 든 뒤론, 당시 내가 너무 어려서 그저 받아주실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란 의문이 들었는데.
그도 그럴 게, 다른 어른들은 아저씨처럼 친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남이란 말이 괜히 있는  아니지.'

그런데 아저씨는 무언가 다른 것 같다.
변함없이 친절하시다.
아까 차에서도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던, 지루함 없이 다 들어주시고.
무엇보다...

'정말 아빠 친구 맞아?'


농담이 아니라, 외모가 서른 초반밖에 안 되어 보인다.
뭐 저런 사기 능력이  있는 것일까.
그래서였다.
공항에서 보자마자  아저씨란 것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앗. 순간 멍하니 있었네. 물 아깝게...'


그렇게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데 돌연  생각.


'깜빡했다! 지금 집에 아저씨가 같이 있었지!!'


이런 어쩐다.
집이라 너무 익숙한 나머지, 평소처럼 입을 옷 들고 오는  깜빡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뭐 별 상관없지 않을까?
어차피 아저씨인걸.


그래도 왠지 마주치면 부끄러울  같아, 살며시 문을 열었다.
복도엔... 아무도 없다.
그에 심호흡을 하고는 후다닥. 단번에 방 앞까지 달려 문을 열려는데,


벌컥.

"아! 민아야."

"아, 아저씨?"

젠장.  마주치고 말았다.
그것도 제대로.
그래도 몸을 수건으로 감싸고 있으니 천만 다행... 헙.


'세상에 이게 웬...'


눈앞에 신세계가 펼쳐져 있다.
가끔 사진으로나 볼 수 있었던 조각 같이 아름답고 단단해 보이는 근육들이.

탄탄한 흉근과 그 아래 자리한 뚜렷한 초콜릿 복근.
그 옆으로 세세히 뻗어나가는 잔 근육과,
마지막 플레이팅 처리된 툭 튀어나온 혈관들까지.


꿀꺽.


21살 인생 처음으로,
남자 몸을 보고 가슴이 뛰는 순간이었다.



***



먹혀들었군.
민아 표정을 보는 순간 확신했다.
동공이 크게 뜨이고, 자신도 모르게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그에 더욱 인상 깊이 박히도록,
교묘하게 몸을 움직여 근육들이 도드라지게 하였다.


그렇게  20초가량이 지나서야,
민아가 정신을 차리곤 뒤늦게 부끄러워했다.

"아, 아저씨. 몸 진짜 좋네요."

"정말?"


"예. 아빠 친구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요! 아빠는 아랫배가 이만큼이나 나왔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민아가 손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물고는 트였겠다.
이 분위기를 몰아, 대화로 부끄러운 상황을 자연스럽게 덮어 본다.

"왜? 이런 몸 처음 봐? 외국 애들 몸 좋지 않아?"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어디로 유학 다녀왔는데?"

"미국이요. 물론, 몸 좋은 애들은 좋긴 한데... 그래도 아저씨처럼 그... 이렇게 아름답진 않아요."


훗. 당연하지.
이게 어떤 몸인데.


이 분야에 최고 전문가를 찾아가,
순수하게 여자를 꼬드길 목적으로 만든 몸이다.
즉 외견만으로 치면, 여자들이 선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몸매라 봐도 무방하단 뜻이다.

이 몸이 완성된 날.
크게 감동을 받은 트레이너가, 우스갯소리로 추가 보너스로 1억을 더 달라 외쳤을 정도였으니까.

실제로 난 그에게 보너스로 천만 원을  챙겨주었다.
그리곤 그의 아내를 첫 타겟으로 지목, 이 몸으로 유혹해 맛나게 먹어치웠다.
물론, 임신시킨 건 보너스.

지금도 가끔씩 센터에 찾아가 정기적으로 몸 교정을 받는다.
그리곤 곧바로 그의 집으로 퇴근해, 애  낳은 유부녀의 자궁에 사정을 해주곤 한다.
아마 잘 하면 올해 안에 셋째를 임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번 만져볼래?"

라는 말이  끝까지 올라왔으나, 참아냈다.
아직은 아니다.
조금 이르다.

조급하면 일을 그르치는 법.
안정권에 도달할 때까지 천천히 접근해야 한다.

"맞다. 민아야, 내가 옷이 없어서 그런데... 혹시 아버지가 입던 티나 반바지 어디 있니?"


"아... 잠시만요!"

바로 아버지 방으로 들어가려다, 고민에 빠진 그녀.
몸을 움직이자, 그제야 자신이 옷을 하나도 안 걸치고 있단 걸 깨달은 모양이다.
그저 수건 하나로 간신히 위아래를 가리고 있을 뿐.


가만 보니, 잘 하면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을  같은데?
그에 난 능청맞게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음. 아직 봄은 봄이라는 건가. 해가 떨어지니 조금은 쌀쌀하네."


그러자 배려심 많은 아이답게 바로 노선을 결정한다.

"이쪽으로 오세요!"

수건을 양 옆구리에 꽉 끼고는 뽈뽈뽈 움직이는 그녀.
아래가 보일락 말락 하는 걸 스스로도 인지한 것인지 보폭이 상당히 짧았다.
그로 인해 내 눈은 매우 즐거웠으니...


'궁딩이가 제대로 씰룩거리는구만.'

그러다 한 옷장 앞에 서서, 아래쪽 선반을 잡아당겨 여는 그녀.
허리를 숙이자, 아슬아슬하게 보지살이 보인다.

와아 대박. 방금 핑크빛이었던 거 같은데?
정말이지 군침 돌게 하네.

"여기 있어요! 반바지는 이쪽이구요."

"그래. 고맙다."


"헤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쫑쫑쫑. 순식간에 지나쳐 방밖으로 사라진다.
볼이 발그레한 게, 부끄러운 모양이다.


음. 방금은  성급했네.


왠지 좋은 광경을  수 있을 것 같아 벌인 일인데.
그걸로 인해 그녀가 부끄러움을 인식했다면 약간은 손해였다.
그만큼 방어기제가 발동할 것이기에.

'의도치 않게 행동을 조신하게 하게끔 유도해 버렸군.'


그러나 이미 엎어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는 법.
다시 천천히 풀어나가며 접근하면 된다.


'참을수록 더욱 맛있는 법이지.'


그것이 밥이 됐건. 여자가 됐건.



옷을 입고 거실 소파에 앉아있자, 민아가  늦게 밖으로 나왔다.
전체적으로 목부터 발목까지 평범하지만 가려진 느낌.
역시나 아까의 사건으로 날 의식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래도 나쁘진 않네.'

이왕이면 속살이 많이 비치는 옷이 좋긴 하지만,
저렇게  달라붙는 청바지도 나쁘진 않다.
요새는 기술이 좋아, 저런 옷을 입으면 오히려 몸매가 더욱 부각돼 꼴리기에.


"그럼 밖으로 나갈까?"

"네!!"

어디로 갈까 하다, 민아의 의견을 따라 대학 근처의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흔하디흔한 파스타 집.
그러나 민아 말로는 이 집이 꽤나 유명하단다.

"여기 엄청 맛있거든요!"


그에 한번 슥 훑어보았다.
전체적인 가게 분위기와 음식들, 손님들의 표정 등등.
고급 음식점들을 많이 다녀봤기에, 잠깐 보는 것만으로도 견적이 나왔다.


'평범한, 맛난 음식점이로군.'

아마 입소문과 적절한 광고, 그리고 학생을 겨냥한 가격타협에 사람을 끌어 모았을 것이다.
맛은 있지만, 그저 지천에 널린 음식점들과 같은 수준.
음식이 나와 맛보니, 역시나다.

'차라리 잘됐다.'

음식에 깐깐한 성격은 아니지만, 이렇게 따지는 이유.
이걸로 민아에게 호감을  수 있을 것 같았기에.


'한동안 음식 먹는  보고 분석해서, 괜찮은 집에 데려가 봐야겠군.'


맛있는 음식은 감동을 넘어, 대접한 이에게까지 호의를 느끼게 한다.
특이한 성격이 아닌 이상, 아마 민아도 통할 것이다.


"어때요? 맛있죠?"


빙긋 웃으며 묻는 그녀.
나 또한 방긋 받아주며 답한다.

"그래."

그런데  때, 누군가 다가와 민아에게 말을 걸었다.


"민아?"


"어, 재현 선배?"

"유학  거 아니었어? 한국엔 언제 돌아왔어?"

"유학 마치고 잠깐 여행하다 오늘 들어왔어요!"


상당히 친한 듯, 웃으며 이야기하는 두 사람.
가만 들어보니, 대학교 선배인 모양이었다.


'남자 쪽이 민아에게 호감이 있군.'

어떻게든 맞장구쳐주며 대화를 이어나가려는 것과 여유가 없어 보이는 손과 발이 그 증거이리라.


바로 앞에서 보았다면 미처 못 볼 부분이었겠으나, 민아의 건너편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니 훤히 파악이 되었다.

둘은 조금 더 이야기하다, 이내 날 발견하고는 대화를 끝내었다.
남자가 내게 고갤 살짝 숙이고는, 빠르게 본인 테이블로 사라진다.

음... 남자는 그렇다 치고, 민아는 어떠려나.
배려심 많고 밝은 애는 단기간에 그 속내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에 확인차원에서 운은 뗀다.

"누구야? 남자 친구?"


그러자 쿡쿡 웃으며 손을 내젓는다.

"아뇨. 그냥 대학 선배에요. 평소 잘 챙겨주던 좋은 선배요."

아이고. 불쌍한 자식.
반응과 말만 들어도   같다.
이성적으로 관심 1도 없는 반응이다.


문득 시야에 우릴 쳐다보는 그 남자애가 포착됐다.
민아가 신경 쓰이는지 자꾸만 흘끗 거리는 녀석.
그런 녀석을 향해, 난 방긋 웃어주며 속으로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아인 내가 먹으마. 넌 다른  찾으렴.'


내가 목표로 삼은 이상,
니 좆이 들어갈 자린 없단다, 꼬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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