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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마녀, 에스테야-41화 (41/42)

〈 41화 〉 필요한 일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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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 필요한 일들 (3)

몇 번이나 그녀를 물 속에서 안았는지 세어 보지도 않았다. 그저 내 말단의 쾌락과, 내 품에 안겨 할딱이는 그 의식 잃은 작은 몸을 껴안을 뿐이었다. 두 손으로도 거의 가려지는 조그마한 등이나 한 손아귀로 잡히는 엉덩이와 가슴이 좋았다.

마지막은 다를 게 없었다. 그 안에 내가 잔뜩 부어 놓은 것들이 흐르지 않도록 구슬 하나를 단단히 밀어 넣어 주었을 뿐. 힘없이 흔들리는 조그마한 몸을 답삭 안아 들고 나와선, 잘 닦고 말리고 침대에 눕혔다.

곁에 누워 인형처럼 그녀를 끌어안았다. 조밀하고도 작은 얼굴, 색색거리며 숨을 내뱉는 입술, 아래에 박힌 구슬과 꼬리에 바르르 떨리는 몸뚱이가 모두 사랑스럽다.

“이렇게까지 예쁠 일인가.”

에스테야의 입술을 자는 사이에 살짝 탐했다. 손을 뻗어 그 앙증맞은 젖가슴을 가볍게 움켜쥔다.. 까무러쳤는지, 이제는 그냥 잠든 건지 모르겠지만 아릿한 배덕감이 쾌락으로 끓어오른다.

나는 손을 천천히 끌어 내렸다.

얄팍한 가슴골을 따라 손끝이 스치고, 귀여운 배꼽을 지나 발갛게 부은 클리토리스에 닿는다. 손끝으로 꾹 누르자 가냘픈 몸이 발발 떤다. 잠든 주제에도.

“…예쁘다.”

눈을 감고도 힘없이 입술을 벌려 더운 숨을 내는 에스테야가 지독하리만치 사랑스러웠다. 나는 조심스레 에스테야의 허리에 손을 넣어 안곤 내 몸 위에 엎어 놓았다.

아직도 딱딱하게 달아오른 내 것이 에스테야의 구슬 박힌 아래에 닿는다. 그 보드랍고도 고운 허벅지 안쪽의 흰 살결이 내 것에 양쪽으로 더럽혀졌다. 깨끗이 씻어 놓은 다리에 내 쿠퍼액이 묻는다.

그 고운 다리 사이를 몇 번 지분거려놓으니 아직도 안이 거하게 적셔져 있는 게 느껴졌다. 손가락이 안으로 파고들 때마다 여린 허리가 가볍게 튀었지만 깨어나지는 못했다.

깨어 있는 에스테야의 눈치도 보지 않았는데 눈을 감은 후에 눈치를 볼 쏘냐.

나는 그녀의 허리를 잡아 살짝 들어, 그 아래를 내 성난 물건에 맞추고 내렸다. 부드럽고도 빠듯한 삽입이다. 내 위에 엎어진 잠들고 가냘픈 몸이 힘겹게 흔들린다.

“…흐으, 헤으으, 흑, 헤윽….”

망가진 신음이 연신 흘러나왔다. 귀두 끝에 구슬이 닿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밀어올렸다. 질벽에 꽉 맞물린 구슬이 내 것에 밀려 저 안까지 들어간다.

수십 번이나 내게 안겼는데도 에스테야의 속살은 내 물건의 두께보다 좁았다. 넣은 구슬이 큰 크기가 아니었는데도 밀어 넣는데 어느 정도의 조임이 느껴질 정도로.

하지만 나는 좀 더, 좀 더 허리를 깊게 놀렸다. 에스테야가 깨어났을 때 하고 싶은 게 있었다. 이윽고 구슬은 밀려 들어가다, 자궁 입구에 딱 달라붙었다.

이제 에스테야를 깨울 때였다.

“에스테야. 일어나야지.”

그 귀를 매만지고 머리를 쓸어넘기며…나는 허리를 난폭한 짐승처럼 놀렸다. 퍽, 하는 커다란 소리가 방 안에 울린다. 에스테야가 곧 헛바람을 들이켰다.

“…흐읍!”

하지만 그다음 순간 밀려오는 건 혼절한순간 내내 탐해졌던 쾌락이었다. 끊어졌던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그간의 쾌락이 에스테야의 뇌를 잔뜩 녹인다.

“흐, 헤으, 흐으, 학, 흑, 헤극…!”

뱃속의 이상한 이물감이 쾌락에 더 불을 지폈다. 강렬한 삽입에 결국 자궁 안쪽까지 들어간 유리구슬이 그 안에서 이리저리 움직인다. 몇 번이고 잔뜩 싸 넣어서 살짝 부풀어 오르기까지 한 그 희고 얄따란 배 안에서. 몸을 움직일 때마다 구슬이 그 안에서 굴러다닐 것이고, 구슬은 그 안의 정액을 세차게 휘젓겠지.

“하, 헤윽, 차, 서운, 이거, 뭐, 뭐야, 뱃속에….”

에스테야의 발개진 눈시울에서 다시 눈물이 뚝 뚝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보드라운 살결이 다시금 벚꽃의 달콤한 향을 여과 없이 내뿜는다.

나는 에스테야의 등을 토닥이고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움찔거리는 그녀의 조그맣고 여린 귀에다 대고.

“뭐긴 뭐야. 알 같은 거로 생각해.”

“아, 아, 알…? 미, 미쳤어…? 그, 그런 게 어떻게…되, 될 리가 없잖아…!”

에스테야는 상식과 지식을 부정하는 내 발언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허리 아래를 지배하는 쾌락에 할딱였다.

나는 그녀의 꼬리를 가볍게 움켜잡았다. 비틀어 당기며 말했다.

“왜. 뱃속에 내가 뭘 잉태하게 만드는 건 싫어?”

“서, 지, 지운, 흑, 이, 잉태라니…그게, 무, 무슨 소리야…?”

슬슬 믿는 것 같다. 에스테야는 순진했고, 순박했다. 온갖 망상으로 야설을 써 내려가던 그녀였지만 그 자신마저도 악마와 화인이 몸을 섞으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그러니 내가 속삭이는 말이 전부 진실로 느껴질밖에. 심지어 내게 박힌 채로 머릿속이 새하얗게 범해지고 있는 와중이다. 상식적인 판단이 되는 게 이상하지.

“임신 축하해, 에스테야.”

“…아, 아, 아아….”

나는, 사실은 내가 하도 정액을 쏟아넣고 또 쏟아넣어 살짝 부푼 에스테야의 새하얀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에스테야는 제 배가 예전보다 조금 더 부푼 것을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가, 몸을 바들바들 떨기 시작했다.

“마, 말도, 말도 안 돼…잠깐…나 아직 마음의 준비가….”

“그럼?”

내가 마치, 내가 생각해도 악마 같은, 사악하기 그지없는 웃음을 지으며 되물었다.

“지울까? 유산시켜줘, 에스테야?”

오른손을 말아쥐고, 그 주먹을 에스테야의 아랫배에 가져다 댔다. 그 각인의 문양 위에. 에스테야의 허리가 발정의 저주에 파르르 떨었다. 그 안에서는 유리구슬이 맴돈다. 에스테야가 내 손목을 잡았다.

“아, 아니야, 하, 하지, 하지 마, 차서운….”

그 배를 감싸 쥐곤 울먹이는 모습이 퍽이나 사랑스러웠다.

“왜?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며.”

나는 상체를 살짝 일으켜 침대에 기댔다. 에스테야의 몸을 끌어안곤, 그 등을 어루만졌다. 발발 떠는 그녀의 몸이, 살짝 부푼 아랫배가 내 배에 닿아온다.

“…그, 그래도. 나는…네가 해준 건 다 소중해. 내가 준비가 안 되었어도…그래도….”

내 말을 답삭 믿었다는 것이 첫 번째의 사랑스러움이었고, 속아넘어가는 와중에도 그런 말을 하고 있다는 게 두 번째의 사랑스러움이었다. 설령 그게 원치 않는 임신이라도 내가 해 준 거라면 다 소중하다니.

나는 에스테야의 꼬리를 잡아, 그 등을 지나 에스테야의 목에 감았다. 목이 죄이지 않게 살짝 감곤 허리를 다시 천천히 놀렸다.

“학, 흐극, 히끅, 흑, 하으…이, 이상, 해…. 평소보다 더….”

당연하겠지. 그 안에서 유리구슬이 돌아다니고 있으니까. 배와 배가 맞붙어 각인은 계속 가냘픈 몸을 발정시키고, 허리과 등은 곱게 휘었다. 나는 그대로 에스테야의 목에 꼬리를 묶었다.

“뭐, 하는, 거, 거야…?”

“나는 네가 그 조그맣고 예쁜 젖가슴을 바짝 내밀고 있는 게 좋더라고, 에스테야. 이제 몸을 앞으로 말면 네 애널에 박힌 플러그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알겠지?”

에스테야를 가볍게 뒤로 밀고, 그 허리를 팔로 지지한다. 젖가슴 아래에 바짝 드러난 흉곽에 입을 맞추자 에스테야의 몸이 바짝 말렸다.

그와 동시에 목에 묶은 꼬리가 애널 플러그를 당기고, 에스테야의 호흡이 자지러진다.

“학, 헤윽, 히급, 흑, 하, 하응, 하, 흑…!”

제 아랫배를 조그마한 손으로 감싼 채 앞뒤의 쾌락에 할딱거리는데, 에스테야의 작은 몸을 감싼 연분홍색의 머리칼이 커튼처럼 일렁인다. 새하얀 살갗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에 달라붙고 나면 마치 나더러 더 탐해 달라고 사정하는 것만 같다.

나는 에스테야의 손을 치우고, 에스테야의 몸을 당겨 안았다. 아랫배와 아랫배가 밀착하고, 다시금 그 여린 몸이 강렬한 쾌락에 발발 떤다. 상체를 숙여 에스테야의 목덜미를 깨물고 그 자국을 바라보며 연신 허리를 놀렸다.

내벽의 돌기를 헤집고, 주름을 뒤엉켜 놓고, 자궁경부 너머의 빈 곳까지 꽉 맞물려 박은 다음 더 위로 밀어올린다. 내 정액과 유리구슬로 가득 찬 자궁이 밀려 횡격막을 꾹 누르면, 숨이 턱 막히는 아득한 쾌락과 함께 에스테야의 몸이 더 부서질 것처럼 경련한다.

“히극, 흑, 헤윽, 그만, 학, 차서운, 나, 망가져, 헤극, 헤윽….”

“망가지면 안 돼, 에스테야?”

“그, 그게 무슨, 학, 미친, 흐극, 그만, 헤으으…!”

싱긋 웃으며, 나는 에스테야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바짝 당겼다. 눈물 가득 고인 눈가가 살짝 찌푸려진다. 하지만 연신 박히는 앞뒤의 구멍 탓에 다시 쾌락으로 물들었다. 웃지도 찡그리지도 못한 채, 아득한 쾌락에서 허우적거리며 멍하니 풀려가는 그 얼굴. 그 얼굴이 좋았다.

나는 에스테야의 가슴을 제법 거칠게 움켜잡았다. 그러곤 연신 허리를 놀렸다. 쳐올리는 허릿짓에 에스테야의 몸이 가볍게 뜨면, 머리채를 잡아당겨 아래로 내린다. 허리가 곱게 휘어 젖가슴이 도드라지면 움켜잡아 주물러 몸을 다시 말게 만들었다. 그럴 때마다 다시 애널플래그가 당겨지고, 나는 다시 허리를 놀리고, 에스테야의 가냘픈 몸은 위로 또 튕겨 오른다.

나 자신이 그녀를 무한히 괴롭히는 기계 장치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더 그녀를 괴롭히고 난 다음에야 나는 구슬이 나돌아다니는 에스테야의 자궁 안쪽에 정액을 다시 거하게 싸질렀다.

왈칵 왈칵 그 안을 다시 뜨겁게 채우며 자궁경부에 딱 붙어 움찔거리는 좆 때문인지 에스테야의 곧 부스러질 인형 같은 몸이 밟힌 토끼처럼 바들바들 떨었다.

그 모습이 나의 가학성에 다시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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